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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이슈

다국적 자본·민족주의 준동하는 국제 식량시장

식량價 08년 일시하락,09년 다시 폭등? … 끝나지 않은 식량위기의 덫

  • 이장훈│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l.com

다국적 자본·민족주의 준동하는 국제 식량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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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가격이 폭등한 또 다른 원인은 바이오 연료 개발이다. 에탄올을 비롯한 바이오 연료가 대체 에너지로 개발됨에 따라 옥수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반면, 다른 농작물 재배는 감소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식량가격 급등의 주범으로 바이오 연료를 지목했다. 에탄올 생산에 사용되는 옥수수 비중은 1997, 1998년 5.5%에서 2007, 2008년 26.8%로 대폭 증가했다.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인 브라질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곡물이바이오 연료용으로 대거 사용되고 있다. 더욱이 유가 급등이 바이오 에탄올 생산을 부추김에 따라 농지가 연료 생산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25갤런이 들어가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의 연료탱크를 에탄올로 한 번 채우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을 곡물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바이오 에탄올 생산에 소요되는 옥수수는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가량으로 전체 옥수수 수출량을 이미 앞섰다. 현재 미국 전체에 140여 개 에탄올 생산 공장이 가동 중이며, 70여 개가 추가 건설되고 있어 에탄올 생산량과 옥수수 소비량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또 지난 2007년 말 제정된 ‘에너지독립 및 안보법’에 따라 미국은 오는 2022년까지 360억갤런의 에탄올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람이나 동물의 먹을거리로 쓰여야 할 곡물이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옥수수 대신 건포도나 말린 과일 같은 사람들의 간식을 돼지 사료로 쓰는 농가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7대 곡물 메이저社’

식량가격 급등 현상은 이처럼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또 다른 원인도 있다. 바로 다국적 곡물회사들이다. 곡물가격 폭등을 내다본 메이저 곡물회사들이 선물가격을 올려놓고,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을 이끄는 이른 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났다. 왝더독은 원래 ‘꼬리가 개의 몸통을 흔든다’는 의미로, 몸체가 주이고 꼬리는 부수적으로 몸체에 붙어 다니는 게 정상이지만, 반대로 꼬리가 몸체를 끌고 다니는 기현상을 가리킬 때 쓰인다. 한마디로 주객전도(主客顚倒)다. 더욱이 곡물시장은 곡물 값이 아무리 비싸도 구매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비탄력적인 시장이다.

세계 곡물시장은 미국계 카길·ADM·콘 아그라·콘티넨털(카길과 2001년 곡물 부문 합병)과 유럽계 루이 드레퓌스·벙기·앙드레 등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을 ‘7대 곡물 메이저’라고 한다. 또 일본의 미쓰이·미쓰비시·마루베니와 캐나다의 UGG-애그로, 이탈리아의 페루치 등도 세계적인 곡물기업으로 꼽힌다. 7대 곡물 메이저는 세계 곡물교역량의 80%를 지배하고 있으며, 유통분야 시장점유율도 총 저장 능력에서 75%, 수출 능력에서 56%, 밀 제분에서 69%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수출금지나 가격담합 등 불공정 무역을 자행할 수 있다. 이는 국제 곡물시장이 WTO(세계무역기구) 등 국제기구의 규범에 따라 유지되기보다는 이들에 의해 혼란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각국의 농산물 생산지나 시카고 선물거래소 등에서 다량의 곡물을 매입, 정부와 기업에 판매함으로써 막대한 이윤을 얻고 있다. 이들은 또 곡물의 생산·가공·저장·수송 등 유통 과정까지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들은 인공위성을 통해 전세계 곡물의 작황을 분석하고 거미줄보다 치밀한 정보력으로 자사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이들은 로비 등을 통해 세계 농업정책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 중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카길의 경우, 67개국 1100개 사업장에서 16만명을 고용하면서 세계 곡물시장의 40%를 지배하고 있다. 1865년 윌리엄과 새뮤얼 카길 형제가 설립한 이 회사의 경영권은 150여 년 동안 혼인으로 엮인 카길과 맥밀란 두 가문에 상속돼왔다. 이 두 가문의 지분 비율은 55%. 카길은 기업공개를 하지 않은 비상장 기업이라 이 회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카길의 지난해 매출은 1200억달러로 상장기업이라면 세계 500대 기업 중 20위권에 들 규모다. 지난해 수익은 23억4000만달러였다. 이는 전년 대비 52.4% 늘어난 액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식량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이들의 ‘식량투기’를 지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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