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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안 씸 주한영국문화원장

“쇠락해가던 맨체스터 살린 건 축구가 아니라 예술이었다”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이안 씸 주한영국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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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씸 주한영국문화원장

공업의 쇠퇴로 버려졌던 맨체스터의 샐퍼드 부두는 1980년대 말 도시 재생 프로젝트에 의해 복합문화공간인 로리센터로 바뀌었다.

‘실용 영어 사관학교’

영국문화원은 이처럼 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지만 그 중심은 영어교육이다. 현재 광화문센터(2750명)와 서울교대센터(400명)에서 매학기(7주) 3150명 정도가 교육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 성인반, 나머지는 초등학생·중학생반이다. 중학생 과정은 올해 3월 처음 도입됐다.

“그동안 중고교생들이 영국문화원에 오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실용적인) ‘영어’를 가르칩니다. 특히 한국의 중고교생들은 시험에 통과하기 위한 공부에 치중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우리식 강좌를 마련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많은 10대와 학부모들이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중등과정을 마련하면서 새삼 확인했습니다. 이미 100여 명의 학생이 중등과정에 등록했으니까요.”

▼ 일반적으로 미국의 대학이나 대학원 진학을 위해 토플(TOEFL)을 많이 치르는데, 그에 상응하는 영국식 시험인 ‘아이엘츠’(IELTS·International English Langua- ge Testing System)도 요즘 준비하는 이가 많은 듯합니다.

“2008년 한국에서만 2만5000명, 전세계적으로 100만여 명이 이 시험을 치렀습니다. 한국에선 2007년보다 25%나 증가했습니다. 아이엘츠 치르는 사람이 이렇게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대학이 아이엘츠가 영어 실력 테스트에 좋은 시험이라고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주로 영국과 호주 등지의 대학만 외국인 학생들에게 아이엘츠 성적을 요구했거든요.”



‘아이엘츠’에는 아카데믹(Academic)과 제너럴(General Training) 모듈이 있다. 유학을 원하는 이들은 아카데믹을, 이민이나 취업을 원하는 이들은 제너럴 모듈에 응시한다. 지난해 이 시험을 치르고 대학과 직업 교육을 위해 영국으로 떠난 유학생은 모두 5000여 명. 장단기 영어연수를 다녀온 이도 2만명이나 된다.

요즘 영국문화원이 특히 집중하는 영어교육 프로그램은 영어교사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초·중등학교 영어교사 연수프로그램인 ICELT는 6개월간 파트타임으로 교육을 받으며 국제적으로 인증받는 자격증을 얻을 수 있다. 교사를 위한 교실영어,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영어수업, 5개월간 풀타임으로 영어와 교습법에 대한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pca영어탐험버스도 등장했다. 초등학생들에게 인기있는 과학동화 ‘신기한 스쿨버스’를 연상케 한다.

영어교사·수업 질 높여야

“영어 자료 센터로 활용할 수 있는 영어탐험버스는 상당히 흥미로운 프로젝트입니다. 전문 영어 선생님이 이 버스에 타고, 학교를 방문합니다. 그리고 방과 후에 학생들을 이 버스에 태워서 여러 가지 흥미로운 활동을 할 수 있게 고안했습니다. 다음달에는 우리와 파트너십을 형성한 공주시에 이 버스를 보낼 계획입니다.”

▼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영어교육은 한국인이 세계 활동을 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한국 정부가 영어교육에 매우 관심이 많은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와 수업의 질임을 알아야 합니다. 유능한 교사를 양성하고, 교수법을 잘 개발하는 데 투자해야 영어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원어민 교사는 숫자가 한정돼 있으므로 그들에게만 의존할 수 없습니다.”

▼ 한국의 영어정책에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줄 수 있나요.

“20년 뒤에 그 질문을 해주십시오(웃음). 지난해 미래의 영어교육 정책에 대한 국제토론회인 ‘퓨처 퍼펙트’라는 행사를 치렀습니다. 한 참석자는 20년, 30년 뒤의 상황을 미리 내다보고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이 정답입니다. 몇 년 내로 영어정책을 평가해서도 안 됩니다. 그러니 2029년에 다시 만나서 같은 질문을 해주십시오(웃음).”

주한영국문화원에는 1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50여 명은 영어교사이고, 나머지는 업무요원이다. 영국문화원은 전세계적으로 109개국에서 8000여 명이 일하는 세계적 기관이다. 올해로 75주년을 맞이했다. 한국에선 1973년 출범했다.

탐조여행이 취미

이안 씸 원장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화학분야 박사학위를 받은 이로 1976년 영국문화원에 들어가 과학분야 국제교류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이란 이집트 인도 베트남 등을 거쳐 2005년 7월 주한영국문화원장에 취임했다. 현재 영국대사관 문화참사관도 맡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살아봤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충격’은 크게 느끼지 않고 오히려 그 ‘다름’을 즐긴다고 한다. 다만 “한국어가 잘 늘지 않아 걱정”이라며 “한국 사람들이 영어 배우기 어려운 것과 같은 듯하다”고 웃었다. 취미는 탐조(探鳥)여행이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탐조 취미가 좀 심심하게 여겨지는 모양입니다. 제 취미가 탐조라고 하면 ‘그거 재미있어요?’라고 묻곤 해요. 영국 사람들은 정원에 새 모이통을 두고 새들이 찾아오면 관찰하는 걸 즐겨요. 지금도 성북동 집에서 거실이나 정원에서 새들을 관찰하곤 합니다. 특히 인도에 살 때는 그곳 새들이 굉장히 화려하고,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흥미로웠지요. 서산이나 한강, 북한산 등지에서도 청둥오리 등 다양한 새를 만날 수 있어서 좋습니다.”

▼ 마지막으로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요.

“영국문화원은 영국과 한국이 서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것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금방 깨달은 사실은 ‘영국 사람은 한국을 잘 모르고, 한국 사람도 영국을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간극을 메우려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과 영국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니까요.”

신동아 2009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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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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