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호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가 태동한 세계 종교의 중심지

  • 사진/글 ·허용선 여행 칼럼니스트 yshur77@hanmail.net

    입력2009-04-29 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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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

    유엔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예루살렘 시가지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은 3000년 넘는 긴 역사를 가진 곳이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성지(聖地)가 한데 모여 있다. 사연 많은 종교적 건축물이 도시 전체에 즐비하다. 유네스코는 “인류가 영구히 보존해야 할 뜻 깊은 도시”라며 예루살렘 전체를 세계 문화유산으로 이미 지정했다.

    유대인이 존경하는 다윗왕은 기원전1000년경에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이곳을‘다윗의 도성’이라고 불렀다. 원래 4만2900㎡(1만3000평) 정도의 작은 성읍이던 것을 그의 아들인 솔로몬왕 시절 북쪽으로는 예루살렘 대성전이 있던 곳까지, 서쪽으로는 시온산 언덕까지 확장했고 주택구역을 조성해 성의 면모를 일신했다고 한다.

    예루살렘은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어 이곳을 차지하려는 많은 나라의 침략을 받아왔다. 50회가 넘는 외침이 있었고 이집트, 바빌로니아, 로마, 페르시아, 오스만투르크, 십자군 같은 세력의 지배가 이어졌다. 이스라엘의 수도이자 ‘평화의 도시’라는 뜻을 갖고 있는 예루살렘은 현재에도 이스라엘의 정치, 행정, 종교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감람산 언덕에 있는 유엔전망대에 올라가 보면 예루살렘은 과거와 현재가 잘 조화된 불가사의한 도시로 느껴진다. 견고해 보이는 예루살렘 성벽 뒤로는 유서 깊은 기원전의 건물에서부터 최근 지은 고층건물까지 배치돼 있어 신비함을 더한다.

    중앙에 황금빛 찬란한 돔이 있어 예루살렘 어느 곳에서나 눈에 띄는 오마르 이슬람교 사원은 흔히‘바위의 돔(Dome of Rock)’이라 불린다. 내부에는 길이 17.7m, 폭 15.5m나 되는 거대한 바윗돌이 있다. 마호메트가 이 바위에서 하늘로 올라갔다고 하여 이슬람교에서는 매우 신성시하는 곳이다. 이슬람 세계의 건축 사상 역작으로 꼽히는 오마르 사원은 이 바위를 기념하고 보존한다는 취지로 691년 우마이야 왕조 제5대 칼리프 압둘 말리크에 의해 건설됐다. 정팔각형의 기하학적 구조로 설계된 벽에는 화려한 모자이크 창이 있고, 코란의 기도문과 알라 세계의 조화를 상징한 무늬들이 사원 안팎을 장식하고 있다.

    평화의 도시



    올리브산 정상에 있는 예수 승천 경당은 팔각 모서리에 기둥을 세우고 아치형 벽 위에 돔이 씌워져 있다. 처음에는 예수의 승천을 기념하기 위해 돔을 씌우지 않았으나 이슬람교도의 손에 의해 돔이 씌워졌다고 한다. 이 경당 안에는 예수가 승천할 때 남겨놓고 갔다는 예수의 오른쪽 발자국이 찍힌 바윗돌이 잘 보관돼 있으나 역사적인 신빙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감람산 기슭에 있는 오솔길을 따라 눈물교회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할 당시 지났던 길을 걷게 된다. 순례객들은 이 길을 걷다가 ‘도미누스 플레빗 소성당(눈물교회)’을 만난다. 이 교회는 예수가 예루살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곳에 세워진 것으로 내부의 철로 된 창문이 인상적이다. 밑으로 더 내려가면 겟세마네 동산이 있는데 과거 예수가 죽음의 공포와 불안 속에 고뇌하며 온갖 정성을 다해 기도하던 곳으로, 결국 여기서 제자인 유다의 배신으로 로마 군인들에게 체포된다. 오늘날 이곳에는 만국교회가 세워져 있다.

    베드로 회개 기념교회는 시온산 남동쪽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예수가 잡혀 대사제의 관저로 끌려갔을 때, 베드로는 예수를 뒤따르다가 예수를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했다. 세 번째 부인했을 때 닭이 울었고, 예수가 몸을 돌려 베드로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제서야 베드로는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나를 세 번 모른다고 할 것이다”라고 한 주님의 말씀이 떠올라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베드로 회개 기념성당은 대사제 가야파의 집터라고 추측되는 곳에 세워져 있다.

    골고다 언덕은 로마시대에는 사형터였으나, 예수 처형 후 기독교의 중요 성지가 됐다. 이 언덕 위에 세워진 유명한‘주의 무덤교회(성묘교회)’는 순례객들이 꼭 방문하는 곳이다. 이 교회 내부에는 예수가 사후 3일간 머물렀다가 부활한 성스러운 유적지 등 의미 깊은 곳이 많다.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십자가의 길)는 예루살렘 성지순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예수가 빌라도 총독에게 사형 선고를 받은 곳인 사자성문(Lion`′s Gate)에서 시작되는 이 길은 예수가 십자가를 메고 처형장인 골고다 언덕으로 가는 길이다. 순례객들은 예수가 겪은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면서 옛 골고다 언덕에 세워진 ‘주의 무덤 교회(성묘교회)’로 향한다.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

    만국교회 내부. 예수가 기도를 드렸다는 바위가 모셔져 있다.

    ‘스테반 성문’은 예루살렘의 동쪽 성문이다. 성문 양쪽에 사자상을 놓았다고 해서 사자성문이라고 불렀으나 예루살렘 최초의 순교자인 스테반이 이 문 앞에서 돌로 맞아 죽었다고 하여 스테반 성문이라고도 부른다. 다마스커스 성문은 예루살렘 북쪽 성벽에 있으며 로마시대에는 예루살렘의 중심 성문이었다. 예루살렘이 공격당할 때마다 첫 번째 목표가 되었기 때문에 침략자들에게 자주 유린당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스라엘 사람은 대부분 백인이지만 피부색이 검은 흑인도 일부 섞여 있다. 이들은 예멘이나 에티오피아 같은 아프리카에서 이주해 온 유대인이다.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은 과거 많은 속박과 고통을 당하며 여러 지역에 흩어져 살았기 때문에 이처럼 다양한 피부색을 띠고 있다. 이스라엘의 두뇌와 교육은 세계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대목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인물이 허다하지만 이스라엘의 우수한 두뇌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람으로는 말할 것도 없이 아인슈타인이 꼽힌다. 유대계 미국인으로 뛰어난 과학자였던 그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으며 미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일조했다.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가장 성스럽게 생각하는 통곡의 벽은 유대인에게 마음의 고향이요, 성지 중의 성지인 곳이다. 조상들의 애환이 깃들어 있어 이곳에 서면 유대인들은 각별한 애착과 감동을 느끼게 된다. 기쁠 때나 슬플 때 유대인들은 신분의 높고 낮음, 연령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누구나 이곳을 찾는다. 벽에 머리를 대고 기도서를 읽으면서 때로는 눈물까지 흘리며 열심히 기도드린다.

    예루살렘을 방문하기 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로는 이스라엘관광청(www.israel.co.kr), 이스라엘관광청 서울사무소(seoul.mfa.gov.il), 이스라엘관광/오락 사이트(www.infotour.co.il) 등이 있다.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
    1 베드로 회개 기념교회 천장의 스테인드글라스

    2 예수가 처형당한 골고다 언덕에 세워진 성묘교회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
    3 올리브산에 있는 예수 승천 경당

    4 로마시대 포장석이 깔려 있는 십자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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