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호

간 큰 골퍼들이 무섭다

  • 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입력2009-04-30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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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 큰 골퍼들이 무섭다

    벙커에 빠진 공을 쳐내고 있는 미셸위.

    한국인은 통이 큰 편이다. 통이 크다 보니 집도 자동차도 가전제품도 큰 것을 좋아한다. 음식을 차려도 푸짐하고 놀아도 질펀하게 논다. 통이 작은 걸 표현할 때 ‘쩨쩨하다’거나 ‘밴댕이 속’이라는 말을 하는데 이런 소리를 듣는 사람은 일단 리더십이 발휘되지 않는다.

    이처럼 통이 크다 보니 골프장에서도 통 큰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다. 첫 홀에서 화끈하게 OB를 내고 나더니 ‘저 스몰 하나 쓰겠습니다’ 하는 사람을 보았다. 동반자들은 내막도 모른 채 ‘예, 좋습니다’ 했다. 꼬치꼬치 캐물으면 통 작은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스몰이 ‘스스로 멀리건을 주는 것’이라는 말을 그때 처음 알았다.

    첫 홀에서 한 사람이 파를 하면 스코어 카드에는 네 명 모두 파를 적어놓는다. 이른바 ‘일파만파’룰을 적용한 것이다. ‘무파만파’도 있다. 파 한 사람이 없어도 그냥 모두 파로 적어놓는 것이다. ‘피파’도 있다. 피 본 사람도 파로 적어준다는 말이다.

    어떤 통 큰 사람은 “이 시간 현재 전국 골프장 어느 한 곳에서라도 파가 나오면 우리는 모두 파”라고 주장한다. 여기에 뒤질세라 “이 순간 지구촌 어디에선가 파 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우리 모두가 파”라고 하는 사람도 보았다.

    언젠가 친목회에서 1박2일로 지방 골프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 다른 조에서 친 사람이 스코어 카드를 내놓는데 이븐파를 기록한 것이었다. 그의 평소 실력이 90타를 넘는 것을 알고 있던 나는 깜짝 놀랐다. 동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몇 번 친 공이든지 일단 그린에 공이 올라오면 버디 퍼트로 인정해달라고 하더니 들어가면 버디고 안 들어가면 파라고 주장하면서 스스로 스코어 카드에 모두 파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평소 기행에 가까운 엉뚱한 행동을 잘 하는 분이라 그냥 웃고 말았지만 정말 간만 큰 것이 아니라 창의력과 상상력까지 합쳐져서 나타난 일이다.

    요즘 우리나라 골프장에서는 단순한 스킨스 게임은 싫증이 났는지 많은 사람이 조폭게임을 한다. 보기를 하면 직전 홀에서 따간 돈을 물어내고 더블보기를 하면 지금까지 따간 돈을 다 물어낸다. 게다가 버디를 한 사람은 지금까지 따간 사람의 돈을 모두 빼앗아간다. 이런 무지막지한 룰이 어디 있느냐고 따지면 “그래서 조폭 아니냐”고 태연히 대꾸한다.

    흔히 한국인은 순발력과 열정이 뛰어난 민족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류도 생겼고 골프도 잘 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요즘 한국인들은 순발력과 열정뿐만 아니라 담력까지 커졌다.

    일본 사람보다 더 큰 집에 살고 미국 사람보다 더 잘 먹고산다. 물론 유럽 사람보다 더 큰 차를 타고 다닌다. 최근 경제위기로 미국과 영국에서는 백화점에서 노는 고객이 대폭 줄고 거리에 차량이 줄었다는 소식이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사람과 차량이 넘친다. 모두 담력이 큰 탓이다.

    조폭게임

    북한이 대륙간 미사일 시위를 목적으로 한 인공위성체를 쏘아대자 일본은 신문 호외까지 발행하면서 충격에 빠졌고 미국과 서방 세계는 리스크 대응을 위해 분주했지만 우리나라 국민은 상대적으로 비교적 담담한 편이었다. 간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가장 충격을 받아야 할 나라가 이처럼 담담한 태도를 보이자 서방 측 기자들에게는 이것도 뉴스거리였다.

    간 큰 골퍼들이 무섭다

    벌거벗은 채 샷을 준비하는 스웨덴 출신 골퍼 헨리크 스텐슨.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CA챔피언십에서 나온 진풍경이다.

    선진국이란 무엇인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정석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 작은 일에 감동 받고 작은 일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 작은 성취에서도 보람을 느끼고 인정해주는 것, 상식이 통하고 존중받는 것, 이런 것이 바로 선진국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골프장에 오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중산층 이상 생활을 한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요즘 골프장 문화까지 통이 커진 것은 애석한 일이다. 골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룰을 지키고 좋은 매너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골퍼들은 골프 룰은 잘 모르는 채 내기 룰만 화끈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내기 금액도 만만치 않다.

    조폭 게임 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는 것보다는 골프장 곳곳에 피어 있는 야생화를 보면서 행복을 느끼고 풀벌레 한 마리를 보면서 생명의 신비를 느낀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전에는 18홀을 끝내고 탕 안에 앉아 지긋이 눈을 감고 있는 골퍼가 많았다. 이분들에게는 탕이 바로 라운드 후에 마음을 정리하는 19홀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요즘 탕 안에서는 재래시장보다 더 소란한 소음이 난무할 뿐이다.

    요즘 나는 골프장에서 간이 작은 사람, 그리고 통이 작은 사람을 만나면 너무나 반갑고 존경스럽다.

    ‘어느 골프장이 최고 명문 골프장입니까?’

    나는 SBS 골프TV에서 ‘명클럽, 명코스’를 진행하기도 했고 J골프에서 명사들과 라운드하며 대담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그리고 골프잡지사의 의뢰로 전국의 ‘명문 골프장 탐방기’를 쓴 적도 있어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골퍼가 많이 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코스의 정통성, 난이도, 환경친화성, 코스관리능력, 회원관리와 서비스 수준, 부킹과 접근성, 경영의 선도성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순위는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베스트 골프장의 중요한 기준으로 나는 ‘회원들의 매너’를 중시하고 있다.

    벙커가 깨끗해야 일류 골프장

    ‘그 골프장에는 어떤 사람들이 오나?’

    수준 높은 사람들이 오는 골프장이 명문 골프장이다. 수준이 높은 골퍼는 공만 잘 치는 사람이 아니다. 매너(M), 패션(F), 기술(S)이 좋아야 한다. 아무리 골프실력이 좋아도 매너가 나쁘면 좋은 골퍼가 아니다. 복장 또한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요소가 강한 만큼 골프장의 문화에 맞춰 단정하고 세련되게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 나는 베스트 골프장인지 아닌지를 점검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벙커를 살펴보고 있다. ‘벙커가 잘 정돈된 골프장.’ 이게 바로 베스트 골프장이다.

    언젠가 타이거 우즈가 한 말이 있다. “골프 룰을 하나만 바꾸라면 나는 디봇에 들어간 공은 옮겨놓고 치도록 하고 싶다.”

    페어웨이로 잘 친 공이 다른 사람이 만든 디봇에 떨어져 있으면 억울하고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똑같은 이유로 벙커의 울퉁불퉁한 모래 속에 공이 떨어진 것도 억울하고 불유쾌한 일이다.

    디봇은 곧바로 고칠 수 없지만 벙커모래는 고무래로 금방 깨끗하게 정돈할 수 있다. 그러니까 벙커는 반드시 곧바로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벙커 정리는 모든 골퍼가 스스로 할 때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골프장 직원들에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깨끗한 벙커 상태가 유지되려면 반드시 지켜야 할 룰이 있다.

    첫째, 벙커에 들어가거나 나올 때는 반드시 출입구를 이용해야 한다. 공과 가장 가까운 거리이며 경사가 심하지 않은 곳으로 들어가고 나와야 한다.

    둘째, 모래는 정성껏 골라서 다른 골퍼들에게 지장을 주지 말아야 하고 반드시 스스로 정돈한다.

    셋째, 고무래는 공의 진행방향에 지장을 주지 않는 위치에 올바른 방향으로 놓아야 한다.

    넷째, 벙커샷 룰을 잘 지켜야 한다.

    골프채는 절대 모래에 대지 말아야 한다. 몇 년 전 초보자인 동반자 한 분이 벙커에 들어가더니 모래를 쳐내면서 연습 샷을 서너 번 했다. 그리고 벙커샷을 세 번 실수 하더니 네 번째 샷이 그린 위에 올라가니까 모래를 찍어대면서 좋아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우리는 경악했고 그 사람을 초청한 친구가 무안해 하면서 조용히 사과하던 일이 생각난다.

    최고의 골프장은 벙커 정리가 잘된 곳이고 최고의 매너를 지닌 골퍼는 다른 골퍼를 위해 아름다운 벙커를 유지하는 사람이 아닐까!

    최근 ‘디테일의 힘’이라는 책이 잘 팔리고 있다. 이 책에서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명료하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작은 부분에서 허점이 생기면 경쟁력을 잃기도 하고 입찰에서 탈락하기도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허사가 된다는 점이다.

    100-1=? 이때 답은 99가 아니라 0이라고 주장하는 메시지는 새겨볼 만하다. 99까지 만들어놓고도 1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전체가 무너진다. 그러니까 선진국으로 갈수록 작은 부분에 정성을 기울이는 디테일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간이 너무 커지면 디테일을 무시하기 쉽다는 것이 문제다.

    희망봉에 낙서

    지난해 봄 아프리카를 보름 정도 다녀왔다. 지나는 길에 희망봉을 잠깐 들렀는데 놀라운 걸 발견했다. 이 역사적인 장소 바위 곳곳에 한글 낙서가 새겨져 있었다.

    ‘몇년 몇월 몇일 OOO 다녀가다.’

    ‘OO대학, 입학기원 김OO’

    그야말로 희망봉이다 보니까 입학기원까지 써 넣었는지 모르겠다. 낮에는 그곳에도 관리인이 있으니까 작업이 어려웠을 것이고 한밤중에 전등을 켜놓고 바위에 글씨를 파 넣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그 집념도 정말 대단하다 싶다.

    희망봉 낙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광명소에 가보면 대개 한글 낙서가 남아 있다. 낙서한 사람은 한국인의 기상을 떨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국가 망신이 아닐 수 없다.

    골프문화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동남아 골프장뿐만 아니라 중국 골프장, 일본 골프장까지 한국인 골퍼들이 다니고 있다. 문제는 매너다. 골프장에서 거액의 내기를 하는가 하면 현지인 캐디를 비인격적으로 대우하면서 말썽이 일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는 현지인들에게 욕설을 가르쳐서 그 욕설이 한국인들에게 되돌아오는 묘한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한국인 출입금지’라고 써 붙인 골프장까지 나타났으니 개탄할 일이다. 팁을 지나치게 많이 주는 것도 졸부의 대표적인 행태다. 버디했다고 캐디에게 거액의 팁을 주면서 호기를 부리다 보니 현지 캐디들이 일부러 버디도 만들고 심지어는 홀인원도 만든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었다.

    졸부골프냐 품격골프냐

    우리는 돈이 많아도 품격이 없는 사람을 ‘졸부’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졸부를 겉으로 존중하는 척해도 마음으로 존경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이 2만달러가 넘는 신흥 경제강국이다. 경제력이 세계 11~13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세계 여러 나라에서 우리나라는 여전히 졸부 취급을 받고 있다.

    ‘돈은 있지만 품격이 없다’.

    이것이 바로 졸부의 부정적 이미지다. 골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바로 이 ‘졸부이미지’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즘 워낙 경제가 안 좋으니까 해외 골프여행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서 골프할 때 반드시 고쳐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매너와 에티켓 면에서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국가이미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가브랜드 파워는 국가브랜드 평가 기준의 하나인 아놀트 지수(Anholt Index)로 50개 국가 중 33위에 머물고 있다. 경제력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은 순위다. 국가브랜드 파워가 약하면 우선 상품을 팔 때 제값을 받을 수 없고 국제사회에서 사람대우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경제가 워낙 어렵다 보니 해외골프도 줄고 국내 골프장 내장객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골프산업도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럴 때 골프산업이나 골프문화 향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없을까? 나는 고품격 골프를 제언하고 싶다. 매너 있는 골프, 품격 있는 골프를 추구한다면 그동안 골프에 쏟아지던 특별한 사회적 비판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PGA나 LPGA에서 한국 선수가 선전하고 있다거나 한국인이 골프장 설계를 잘한다는 평가도 의미가 있지만 골프장에서 한국인이 가장 매너가 좋다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을까?

    우리 대학교 최고경영자 과정을 마친 CEO들은 친선골프라는 단어를 아예 없애버리고 자선골프라고 쓰고 있다. 공식대회를 할 때는 십시일반 조금씩 돈을 모아 생활이 어려운 곳에 조용히 보내고 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만남-aSSIST 4T 자선 골프대회’라는 이름으로 매년 한 번씩 큰 행사를 열고 있다. 매년 자선기금 5000만원을 서울대학교병원에 기증하고 이 돈은 어린이 암 환자들의 치료비로 쓰인다. 지난해에는 경제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서 6000만원을 기증했다.

    2년 전에는 경기도 L골프장에서 열렸는데 17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다. 이 자선대회의 백미는 ‘마티즈의 추억’이었다. 요즘 친선 골프대회나 자선 골프대회를 가보면 BMW나 렉서스 같은 고급 승용차를 걸고 홀인원 특별행사를 하는 곳이 많다. 홀인원을 하면 최고급 승용차를 주겠다고 선전을 하고 해당 파3홀에 가 보면 자동차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러나 워낙 고가의 고급 차이다 보니 대회 주최 측은 보험에 가입하고 보험회사 직원은 어느 곳에 파3홀 깃대를 꽂아야 공이 안 들어갈지 연구해서 난이도를 최대로 높인다.

    마티즈의 추억

    따라서 실제로 승용차를 타갈 확률은 로또 복권 당첨 확률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어린이 암 환자 돕기 자선골프대회에서는 M회장이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파3홀에 마티즈를 걸고 홀인원 대신 니어 핀으로 상품을 주자는 것이었다. 홀인원이 아니라 니어 핀이기 때문에 행운의 주인공은 반드시 탄생하게 되어 있다.

    이날 해당 파3홀에는 예쁘게 꽃단장한 마티즈가 전시되었다. 그리고 행운의 멀리건 상자도 함께 준비되었다. 첫 번째 티샷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10만원을 내고 1회에 한해 멀리건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날 이 홀에서 상자에 들어온 돈이 약 900만원이었다. 마티즈 자동차 값 800만원을 넘는 금액이다. 대부분 자동차를 타겠다는 의지보다 자선에 동참한다는 분위기가 뜨거웠다.

    마침내 컵에 약 1.5m가량 붙인 호평중공업 홍종식 부회장이 니어리스트로 확정되었다. 이분이 공을 깃대에 붙였을 때는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시상식에서 홍 부회장은 자동차 열쇠를 흔들어댄 후 이런 소감을 발표하였다.

    “제 생애에 골프 치다가 자동차를 상으로 받을 줄을 몰랐습니다. 홀인원했을 때보다 더 기쁩니다. 이 마티즈는 어린이 암 환자를 돕는 데 쓰시도록 다시 기증하겠습니다.”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동안 많은 친선 자선대회에 참가해봤지만 ‘마티즈의 추억’은 내 골프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인간에게 마음의 에너지는 엄청난 힘과 성과를 가져다준다. 최근 외신이 전하는 것을 보면 실제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운동한다는 상상만으로도 신체의 면역력이 증가한다는 의학적 실험결과까지 있다.

    나는 2002 한일월드컵 때 여러 성공요인이 있었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구호와 ‘괜찮아’라는 함성에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는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뭉쳐주는 원동력이었고 ‘괜찮아!’는 선수들이 위축되지 않고 마음껏 뛸 수 있게 해주는 활력소였다.

    골프나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마음의 에너지를 잘 활용해야 성과가 나오게 마련이다. 나는 지난 IMF경제체제 때 ‘3심 캠페인’을 펼친 적이 있다. 3심이란 ‘양심-열심-합심’이다. 우리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부터 깨끗하게 해야 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 하며, 서로 믿고 마음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을 담은 것이다.

    나는 디자인 회사에 의뢰해서 3심 캐릭터까지 만들고 스티커 3만장을 인쇄해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택시기사, 강의장의 청중, 친구, 그리고 길바닥에서 만난 행인들에게도 나누어주었다. 내가 들고 다니는 가방에도 노란색으로 선명히 빛나는 3심 스티커를 붙였다.

    직원들이 양심적으로 법과 사규를 지키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며 노사가 합심하면 일류기업이 될 수 있다. 골프장에서도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고 몰입하고 동반자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면 행복한 골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간 큰 골퍼들이 무섭다
    윤은기

    약력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경영학 박사, 한국골프칼럼 니스트협회 회장

    저서: ‘時테크’ ‘스마트 경영’ ‘윤은기의 골프마인드, 경영마인드’ 외


    지난 주 한 단체골프 모임이 있었다. 나에게 건배사를 부탁하기에 3심 이야기와 함께 건배구호를 제의했고 우리 일행은 큰 소리로 3심 구호를 외쳤다. ‘양심-열심-합심!’ 이때 평소 술 좋아하고 호인 소리 듣는 친구 K사장이 한마디해서 모두 큰 소리로 웃고 말았다.

    ‘3심 구호 삼삼한데 한번 더 외치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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