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호

풍력·조류력·소수력

세계 관심 한 몸에 받는 兆단위 에너지 사업들

  •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9-07-03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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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서남해안이 신재생에너지의 주요 생산 거점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45.3%를 차지하는 태양광발전뿐 아니라 풍력, 조류력, 소수력, 바이오가스, 바이오디젤 등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조건뿐 아니라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일궈낸 값진 결과다.
    풍력·조류력·소수력

    지난해 12월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 설치된 신안풍력발전소.

    1597년 9월16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전남 진도군 울돌목에서 단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무찌르는 쾌거를 이뤘다. 충무공이 저서 ‘난중일기’에 쓴 표현처럼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의 정신력으로 일궈낸 역사적 해전이었다. 당시 이 명량대첩은 임진왜란 7년 전쟁을 종식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울돌목은 해남군 우수영과 진도군 녹진 사이에 폭 300~500m, 수심 20m에 달하는 해협(海峽)을 말한다. 바닷물이 최고 초당 6.5m라는 엄청난 속도로 흐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곳이다. 1일 4회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면서 급류가 암초에 부딪혀 나는 ‘울음 소리’가 멀리에서도 들린다고 해서 명량(鳴梁)이라고도 한다. 일부 학자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은 이 해협 양쪽에 쇠사슬을 설치해 물밑에 숨겨뒀다가 왜선이 지나갈 때 군사들이 잡아당기게 해 배를 뒤집었다. 쇠사슬 사용설은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지만, 충무공이 빠른 조류를 이용해 큰 승리를 거머쥔 것은 분명하다.

    국내 첫 대용량 조류발전소

    현대인도 이 천혜의 조건에 착안했다. 바로 ‘울돌목’의 빠른 물살을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 조류의 힘을 이용해 물속의 수차(水車·블레이드)를 돌려 전기에너지를 얻는 조류발전소가 5월14일 이곳에 준공됐다. 한국동서발전이 국토해양부의 지원을 받아 4년간 125억원을 들여 국내 기술로 만든 이 발전소는 설비용량 1MW급(국내 최대) 시험용으로 연간 2.4GWh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430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계곡물 흐르는 것 같지 않습니까?”



    한국동서발전 최명선(35) 감독은 기자를 수차가 있는 바다 위 시험조류발전소까지 안내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육지 감독실에서 시험발전소까지는 약 50m 떨어져 있는데, 양쪽이 폭 1m의 좁은 통로(catwalk)로 연결돼 있다. 발밑으로 바닷물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그곳을 걸어가면서 기자는 빠른 물살에 위협적인 느낌을 받았다. 최 감독의 말이다.

    “조류발전이 가능하려면 유속이 초속 2.5m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울돌목은 대단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지요. 유속이 가장 센 곳은 진도대교 바로 아래입니다. 애초 그곳에 해상 크레인을 박으려다가 유속이 너무 빨라 2번이나 진도대교와 충돌하는 사고가 났습니다. 유속은 덜하지만 안정적인 실험을 위해서 발전소 위치를 800m 아래로 옮길 수밖에 없었지요.”

    조류발전은 수평으로 흐르는 빠른 바닷물이 바람개비 같은 수차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내고, 조력발전은 낙차의 힘으로 터빈을 돌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조류발전은 바다 위에 수차발전 설비를 만드는 것 외에는 자연을 훼손할 일이 없으므로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하기 위해 댐을 만들어야 하는 조력발전보다 더 친환경적이다. 이런 장점 때문에 세계 각국이 태양광, 풍력과 함께 미래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여기고 있지만 적합한 지형이 많지 않다. 현재 조류발전소를 건설한 나라는 한국과 영국뿐이다.

    “조류발전은 물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작은 힘을 받아도 고효율의 회전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원리는 이미 18세기에 베르누이가 발표한 ‘베르누이의 정리’에 따른 것인데요. 유체의 속력이 증가하면 압력이 낮아지고, 반대로 속력이 감소하면 압력이 높아지는 원리를 이용한 겁니다. 따라서 같은 시설 용량일 경우 조류발전은 풍력발전에 비해 터빈의 크기가 작습니다.”

    국토해양부는 ‘천연의 힘’인 조류에너지를 연구하기 위해 2001년부터 국가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조류에너지 실용화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05년까지는 해양의 특성을 분석하고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등 울돌목 조류발전의 개념을 설계하는 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올해 말 타당성 보고서 나와

    실제 울돌목 시험조류발전소 공사에 들어간 것은 2005년 4월. ‘재킷(Jacket)’이라 하는 발전시설 구조물(16×36×50m), 사람이 바다 위로 걸어 발전소까지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캣워크 교각 등을 지상에서 먼저 만들었다. 그러나 물속에 재킷 구조물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2006년과 2007년 두 차례나 빠른 유속 때문에 실패했고, 2008년 5월에야 성공할 수 있었다. 이후 9월에 굴착을 완료했고, 콘크리트를 부어서 구조물을 안정화하는 작업을 끝냈다. 설치작업이 완료된 것은 올해 1월말. 이때서야 재킷뿐 아니라 전력변환장치, 변압기 등 실제 모든 발전시설을 갖추고 운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풍력·조류력·소수력

    5월14일 전남 진도 울돌목에 준공된 조류발전소.

    “재킷 구조물에는 500kW급 수차 2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수차 날개를 2개 단 복엽과 1개 단 단엽으로 달리해 효율성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애초 한국해양연구원과 한국동서발전이 연구비의 절반씩 부담했지만 2010년 12월까지 2년간의 실험 발전을 거쳐서 상용 발전을 하게 되면 동서발전이 100% 지분을 갖게 됩니다.”

    현재 발전소가 준공되긴 했지만 실험 기간을 길게 잡는 것은 수차와 전력변환장치, 변압기 등 여러 가지 조합을 통해 최적의 효율을 얻기 위해서다. 이때 경제성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면밀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시험발전 기간이 길고 진행이 더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바다라는 특수한 환경 탓이다.

    “물속의 수차를 교체하는 작업에만 보름이 걸리고, 조류가 가장 센 시기가 다시 오려면 보름이 걸립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실험을 빨리 끝낼 수 없습니다.”

    시험조류발전소의 경제적 타당성 연구 보고서는 올해 말 한국전력기술(KOPEC)을 통해 나올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한국동서발전은 이후 2013년까지 설비용량을 9만kW로 늘려 진도군 가정용 전력 수요의 약 3.3배, 4만6000가구분 전기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상용 조류발전소’의 위용을 갖출 예정이다. 울돌목 조류발전소가 상용화되면 1800억원의 원유 대체 효과와 70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감소 효과도 기대된다.

    동서발전 12% 신재생에너지 계획

    한국동서발전은 2015년까지 진도 끝쪽 장죽수도와 맹골수도에도 각각 15만kW, 25만kW의 조류발전소를 설치해 60만kW의 전력을 생산하는 등 조류발전 분야의 세계 최고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한국동서발전은 경남 산청에 양수발전소를 갖고 있긴 하지만 핵심 시설은 화력발전이다. 즉 발전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발생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전체 발전량의 일부분을 조류발전이라는 신재생에너지에서 얻는다고 해도 그 이미지를 바꾸는 건 쉽지 않다. 따라서 일각에선 조류발전소는 하나의 ‘그린 워시(Green Wash)’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그린 워시’란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 광고 등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좋게 포장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울돌목 조류발전소 명상진 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국가 에너지 대계에 따라 동서발전 등 한국전력 산하 6개 발전 자회사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할당돼 있습니다. 국가 정책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에 조류뿐 아니라 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바이오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해 회사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거지요. 동서발전은 2020년까지 5조4000억원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입해 발전량의 12%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울 예정입니다.”

    전남도는 울돌목 조류발전소 준공을 계기로 장죽수도 등 주변 지역뿐 아니라 완도 횡간수도, 신안군 지역 등 도내 섬과 섬 사이에 흐르는 조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남 서남해안권을 ‘조류발전의 메카’로 조성하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건설도 여기에 동참한다. 인천 덕적도와 전남 신안군에서 조류발전사업을 위한 해양기초조사(조류유속 및 해저지형 조사) 및 타당성 조사를 6월과 7월에 각각 시작할 예정이다. 이 조사를 토대로 2011년 발전설비 설계에 들어갈 계획이다.

    5월14일 열린 조류발전소 준공식에서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조류발전소 건립은 수많은 어려움을 딛고 순수 우리 기술로 전력생산에 성공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큰 규모의 사업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에너지의 97%를 수입하고 있는 현실과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등이 눈앞에 다가와 있음을 고려할 때 친환경 해양에너지 개발은 매우 시급한 과제다”며 “이번 진도 울돌목 조류발전소 준공과 내년 하반기 예정인 시화조력발전소(25만4000kW) 준공을 계기로 세계적인 해양에너지 선진 국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건설 2조5000억 풍력단지

    전남도가 한국동서발전의 조류발전소 준공을 통해 다시 한번 신재생에너지 벨트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전국 태양광발전량의 45%인 136MW가 이 지역에서 나오고 있고, 5GW 규모의 풍력단지, 소수력·매립지가스·바이오매스 발전 등 2071MW 규모의 발전단지도 2015년까지 추가로 조성될 예정이다. 또 한국동서발전과 메이야율촌전력 등의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설도 25MW 규모로 추진된다.

    특히 풍력발전의 경우 이 지역의 입지 조건이 아주 좋은 편이다. 바람 많기로 유명한 제주해안의 경우 바람이 초속 6.96m를 기록하는데 전남 해안 역시 초속 6m를 넘어선다. 더욱이 이곳은 지상 풍력발전보다 더 효율적인 해상 풍력발전의 최적지로 알려져 있다.

    풍력발전이란 자연의 바람으로 풍차를 돌리고, 이것을 기어기구 등을 이용해 속도를 높여 발전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화석연료나 우라늄 등을 이용한 발전방식과 달리 열공해나 대기오염, 방사능 누출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할 유력한 대체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략산업리포트에 따르면 풍력발전은 전세계적으로 연평균 1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풍력산업은 다른 재생에너지원과 비교해 경제성이 높고 CO2 감축에도 효과적이며, 1MW당 15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고도의 기술 산업이다.

    풍력·조류력·소수력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부에 설치된 소수력발전 장치.

    현재 국내에는 강원도 평창과 인제, 경북 영덕, 전남 신안 등 12개의 상업적 풍력발전 단지가 운영되고 있지만 독일 스페인 덴마크 미국 등 관련 산업 선진국과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전남 지역에선 처음으로 신안 비금도에 동국S&C(대표 정학근)의 3MW급 신안풍력발전소(대표 이법주)가 가동에 들어갔다. 사업비 약 70억원이 투입된 신안풍력발전소는 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에 1MW풍력발전기 3기 규모로 건설됐으며 연간 약 22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6477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바람개비’ 1기는 높이가 80m, 날개 직경이 61m에 이른다. 이 발전소는 전남 지역 최초의 상업용 풍력발전소다.

    이 발전소는 풍력발전의 중심탑인 윈드타워(Wind Tower) 분야에서 세계 최대 생산업체인 동국S&C가 2005년 10월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고, 지난해 4월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준공됐다. 특히 이 발전소는 풍력발전 단지 조성과 관련해 야기되는 주민과의 마찰을 잘 극복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풍력발전 가운데 요즘 특히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것이 해상 풍력발전 사업이다.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다. 포스코건설이 서남해안 해상에 2015년까지 600MW급 풍력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전남도와 투자협약을 마쳤다. 투자비만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사업타당성을 파악하기 위해 풍황(風況) 계측기를 여수시 여자만, 고흥군 득량도, 영광군 백수읍 해안, 완도군 어룡도, 신안군 임자도 등에 설치했다. 풍력발전이 경제성을 가지려면 초속 6m 이상의 바람이 꾸준히 부는 곳이어야 한다. 최적지를 찾은 뒤 2010년 말부터 발전 시설 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동국S&C는 지난해 6월부터 투자비 5400억원, 시설용량 93MW의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신안군과 투자협약을 체결해 현재 신안 앞바다에 계측기를 설치한 상태다. 발전단지가 조성되면 연간 516GWh를 생산해 7만2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연간 13만1000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전남도는 5월8일 서남해안에 2033년까지 국내외 민간자본 17조원을 들여 5GW 이상의 풍력 시설을 건설해 세계적인 풍력산업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육상 및 해상의 대규모 풍력발전시장을 창출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세계적 수준의 ‘풍력설비 전용산단(210만㎡) 및 R&D 센터’를 육성하겠다는 것.

    5GW 풍력 프로젝트

    발전효율이 높은 해상에는 4GW를 생산하는 발전시설이 3개 지역으로 나뉘어 개발될 예정이다. A지역의 경우 전남 영광지역 해상, B지역은 신안 임자도 앞바다 해상, C지역은 신안 비금도 앞바다 등이다. 나머지 1GW 규모는 영광군 법성포, 무안군 해제, 함평군 손불 등 육상에 건립될 예정이다.

    ‘5GW 풍력산업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사업에는 덴마크 베스타스, 독일 지멘스, 일본 유러스에너지 등 세계 유력 회사들뿐 아니라, 한전 산하 5개 발전회사와 포스코건설 등 풍력발전기업, 현대중공업·두산중공업·효성·유니슨 등 풍력터빈회사, 동국S&C·LS전선·대한전선· 평산·태웅·일진글로벌·SPP에너지 등 풍력부품회사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약 390만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연간 약 700만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 또 연간 3조3000억원의 매출에 1만5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젝트 발표회에 참가한 세계 제1위 풍력기업인 덴마크 ‘베스타스’의 서옌슨 사장은 “전남의 서남해안은 풍향이 양호한 지역이어서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건설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이러한 대단위 신규 풍력시장의 잠재력을 토대로 한국 정부가 독일 등 유럽 수준의 풍력산업 육성 지원 대책을 추진하면 세계적인 풍력발전 및 설비기업들의 한국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4월말 베스타스사로부터 풍력발전 타워 생산설비와 관련한 5000만달러의 투자 유치 양해각서를 맺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체계적인 노력이 더욱 경주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가 차원의 R&D사업 지원 등이 활발히 이뤄져야 풍력 기술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포스코 소수력

    세계 풍력발전 시장은 독일 미국 스페인 등 상위 10개국 비중이 86.2%에 달하고, 베스타스, 독일 에네르콘, 스페인 가메사 등 상위 5개 업체가 76.3%를 차지하는 과점현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시장은 이미 5MW급 대형 풍력발전시스템을 운영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효성과 유니슨이 2MW 발전기를 실증했고, 두산중공업이 3MW 해상풍력시스템을 개발 중인 정도다.

    서남해안 신재생 에너지벨트 가운데 주목해야 할 또 한 가지는 바로 소수력(小水力)이다. 이는 말 그대로 3000kW 이하의 소형 수력발전을 뜻한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있는 소수력발전소는 조류나 풍력 태양열 등에 비해 규모나 성장 가능성은 작지만 일상생활에서 생각 하나만 바꿔도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포스코는 광양시 수어댐에서 하루 17만t의 용수를 공급받아왔다. 댐에서 15km의 관로를 타고 물이 포스코로 들어오는데 양쪽의 유효낙차가 37.2m다. 그런데 지난해 7월 이 관로에다 수차를 설치해 이 위치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수력발전기 시스템을 갖춘 것. 발전용량 300kW의 수력발전기 2대를 가동해 연간 4835M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전기는 한전으로 보내 연간 3억5000만원의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는 이 소수력발전기 덕분에 연간 3000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거두고 있고, 유엔으로부터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청정개발체제(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사업 승인을 받았다. CDM이란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온실가스를 줄인 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포스코는 친환경 경영을 통해 큰돈 들이지 않고 기업 이미지 제고뿐 아니라 10년간 매년 2934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탄소배출권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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