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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 공기업 개혁 현장을 가다

한국전력공사 김쌍수 사장

‘Great Company’ 비전으로 세계 초일류 공기업 만든다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한국전력공사 김쌍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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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김쌍수 사장

한전이 건설한 필리핀 일리간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공기업 철밥통’ 깨져

이어 인사태풍이 몰아닥쳤다. 한전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월 처장급에 대해 공개경쟁보직제를 도입해 전체의 76%(54개 직위 중 41개)를 교체했다. 공개경쟁에는 426명이 지원해 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전의 처장은 일반기업의 임원에 해당한다.

한국전력공사 김쌍수 사장

한전이 건설한 중국 내몽골 풍력발전단지

1월11일 도입된 팀장급 공개경쟁보직제를 통해서는 팀장급 40%(438명)가 교체됐다. 처장급 54명이 밀폐된 강당에서 각자의 PC를 통해 팀장급 1019개 직위에 지원한 5700명의 지원서를 검토해 자신과 함께 일할 팀장급을 직접 선발하는 파격적인 방식이었다. “한전이 뒤집혔다”(‘한국경제신문’ 2009년 3월1일)는 반응이 나왔다.

공개경쟁보직제에서 탈락한 차장급 이상 52명은 무보직으로 6개월 교육을 받은 뒤 그 결과에 따라 업무복귀 또는 완전퇴출이 결정된다. ‘공기업은 철밥통’이라는 관념이 깨진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인사개혁은 한전 혁신의 선제조건이자 최대 난관이었는데 김 사장은 전광석화처럼 추진했다”고 전했다.

한국전력공사 김쌍수 사장

한전이 건설한 개성공단내 154kW송변전 설비.

한전은 6월26일 단행된 221명에 대한 승진인사도 승진심사위원회를 통해 결정되도록 했다. 승진심사위원 60명은 3급 이상 4500명 가운데에서 부서, 출신 고교, 출신 대학교, 직군, 직급 분포를 고려한 컴퓨터 무작위 추출로 6월23일 오후 11시 선발됐다. 위원들은 이튿날 오전 6시 외부와 차단된 서울 KEPCO 아카데미(한전 연수원)에 모여 승진 후보자들의 최근 10년 업무실적, 경력, 포상, 징계, 외국어 점수, 사내외 교육 평점 등을 검토한 뒤 5개 등급을 매기도록 했다.



청탁 여지를 차단하고 성과 중심의 객관적 심사를 담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한전 관계자는 “인맥, 로비, 연공서열이 아닌 실력과 실적으로 공정하게 평가받도록 했다. 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승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고 했다. 개혁 시늉만 하는 듯한 여러 공기업은 한전의 속도와 수위에 적잖이 놀랐다. 공개경쟁보직제는 이들의 연구대상으로 급부상했고 정부도 한전의 인사개혁이 전체 공공부문으로 퍼지도록 유도할 방침임을 밝혔다.

한규완 한전 그룹경영지원처 차장은 “다른 한편으로 한전 개혁은 기업의 본질적 가치인 경영효율 부문에서도 본격화했다”고 말했다. 먼저 비용절감에 대한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전사적으로 ‘이삭줍기’(사소한 비용 줄이기)가 진행 중이다. 7월 초 기자가 한전 본사를 찾았을 때 대낮인데도 복도는 어두침침했다. 집무실도 다른 회사에 비해 어두웠다. 에어컨 냉기도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한전 관계자는 “꼭 필요한 양만 남기고 형광등을 빼놓았다. 냉방도 최소화한다. 전기 만드는 회사에서 절전을 솔선수범하자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가 비용을 아낄수록 국민의 전기료 부담은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이런 노력과 연료 가격 상승에 따른 위기대응 시나리오 가동으로 한전은 지난해 1조4000억원을 절감했다고 한다.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4% 줄이는 효과였다. 한전 측 자료에 따르면 변압기 교체기준 개선 등 작업방식 개선으로 1975억원, 유휴자산 매각 등 경영효율화로 915억원, 수목전지 등 외주 축소로 2692억원, 사업집행기준 상향으로 5032억원, 에너지 절감으로 2983억원이 절감됐다. 임직원들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인상분 592억원을 반납했다. 간부급 이상은 인상분의 100%를, 직원은 50%를 내놓았다. 한전은 올해도 1조원 정도의 추가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 사장 비서실 조직을 30% 감축했다. 먼저 모범을 보인 셈이다. 각 사업소 등 국내외 조직을 통합하고 축소하는 대대적 개편을 단행했다. 중복되는 기능을 최소화하려는 의지였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한전은 6월19일 기획재정부 주관 2008년도 공기업 경영실적평가에서 14개 SOC유형 공기업 중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한전 측은 “유가 및 유연탄가, 환율 폭등으로 대내외 경영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달성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했다.

“눈물 없인 혁신 없다”

한전 본사 20층에는 TDR(Tear Down & Redesign)룸이 있다. ‘한전 군살 빼기’의 사령탑이다. 벽에는 ‘눈물 없인 혁신 없다’ ‘낭비 제거, 부가가치 창출’ ‘World Best를 디자인하자’라는 구호가 붙어있다. TDR은 “풀어헤쳐서 재구성하자”는 뜻이다. 김 사장이 거대 공기업 한전을 쇄신하겠다며 만든 경영혁신의 산실로 통한다. 정예요원 350명이 근무하고 있다.(‘위클리 공감’ 2009년 5월16일)

TDR은 새로운 시각과 방법으로 기존 업무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2008년의 경우 보고문서 간소화 과제를 시행해 문서작성 건수를 종전 대비 56% 축소하고 매수도 48% 줄였다고 한다. 이에 따라 113억원의 경비가 절감됐다. TDR 관계자는 “154kV 변전소의 불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하는 공법으로 763억원의 건설비용을 줄였다”고 밝혔다. TDR은 2009년에는 131건의 경비절감 과제를 추진 중이다.

한전 관계자는 “김쌍수 사장의 한전 개혁의 궁극적 목표는 ‘Great Company’, 즉 한전을 존경받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있다. 윤리경영, 인사개혁, 경비절감은 그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녹색성장, 원자력 수출, 해외시장 개척은 한전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성장 동력 구축에 필요한 조직과 투자를 늘렸다. 2월 출범한 녹색성장팀은 ‘온실가스 감축, 탄소배출권 확보, 청정에너지 연구,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미래 산업의 중추 컨트롤타워’(윤성원 녹색성장팀 차장)라는 기능을 부여받았다. 정부와 전력그룹사 간 신재생에너지 자발적 공급협약(RPA)에 따라 2009년부터 2011년까지 1조9680억원이 투자되고, 811MW의 설비가 보급될 예정이다(잠정안). 한전은 17건, 52만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송배전설비의 SF6가스 재활용 사업을 통한 탄소배출권 확보를 추진 중이다. 윤성원 차장은 “이 사업이 성공한다면 연간 263만t의 탄소배출권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몇몇 사업은 구체적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중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는 국제사회의 집중적 관심대상으로 떠올랐다. 스마트 그리드는 한전이 최근 지식경제부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세계 최초의 국가단위 지능형 전력망 구축사업’이다. 전력 낭비를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는 평이다. 현 체제는 발전소에서 각 가정이나 기업으로 전력을 일정하게 끊임없이 공급한다. 쓰지 않는 전기는 버려진다. 스마트 그리드 체제에선 전기가 남아 값이 쌀 때 쓸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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