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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희숙의 Art 에로티시즘 ⑨

여자의 가슴에 담긴 치명적 유혹

여자의 가슴에 담긴 치명적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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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가슴에 담긴 치명적 유혹

‘파도와 여인’ 1868년, 캔버스에 유채, 65×54㎝,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그림 속에서 마르게리타는 왼쪽 팔에 팔찌를, 손에는 반지를 끼고 있는데 팔찌에 라파엘로의 이름에 새겨져 있다. 과도한 섹스가 원인이 되어 죽은 라파엘로는 마르게리타 루티와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를 모델로 많은 작품을 제작했다. 작품의 제목 ‘라 포르나리나’(제빵사의 딸이라는 뜻)는 그녀가 로마 산타 도르테아에서 제빵사의 딸로 태어났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여자의 크고 둥근 젖가슴은 남자에게는 영혼의 안식처지만 여자에게 젖가슴은 성감대로서 성적 희열을 맛보게 해준다. 섹스의 주체로서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 구스타프 쿠르베(1819~1877)의 ‘파도와 여인’이다.

여자는 잔물결 치는 파도에 몸을 담근 채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있다. 두 팔을 올린 자세로 인해 성적 쾌락에 젖어 탱탱하게 수축되어 있는 젖가슴이 한층 강조된다. 발기한 젖꼭지와 홍조 띤 뺨은 여인이 사랑을 하고 난 후의 모습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으며 화면 오른쪽 멀리 수평선 가까이 배가 있는 것은 사랑의 행위가 끝났음을 암시한다.

쿠르베의 ‘파도와 여인’은 성적 쾌감이 최고조로 달한 여성의 가슴을 표현했다. 쿠르베는 1868년 파리를 떠나 가을까지 르아발을 방문해 ‘해변에 있는 나부’를 제작했는데 이 작품도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바다를 배경으로 천막 밑에 누워 있는 나부와 포즈가 동일하다.

여자의 가슴에 담긴 치명적 유혹

‘노파’ 1507년, 캔버스에 템페라, 68×59㎝, 빈 미술사 박물관 소장

젊음이 사라져버린 여성들은 가슴을 드러내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깊게 파인 옷을 입어도 아무도 늙은 여인의 가슴을 보고 만져보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이상 성적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는 늙은 여인의 젖가슴을 그린 작품이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의 ‘노파’다.



축 늘어진 젖가슴을 반만 노출한 채 빠진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짓고 있는 노파는 두 손으로 돈 주머니를 꼭 움켜쥐고 있다. 바보스러운 웃음과 대조적으로 노파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눈을 굴린다. 이 작품에서 동전은 구두쇠를 상징하지만 동전의 다른 면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는 젊음을 은유한다. 또한 젊음이 사라져버린 여인의 육체는 남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기 때문에 사랑보다는 돈에 의지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육체를 외설적으로 표현했음에도 에로티시즘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 젊음이 사라진 노파를 냉소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뒤러의 ‘노파’는 젊은 남자의 흉상이 그려진 ‘젊은이의 초상’ 패널 뒷면에 그려졌다. 패널 앞면에 젊음을, 뒷면에는 인생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그림을 그려넣어 젊음과 늙음을 대비시켰다.

여자의 가슴에 담긴 치명적 유혹
박희숙

동덕여대 미술학부 졸업

성신여대 조형대학원 졸업

강릉대학교 강사 역임

개인전 8회

저서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클림트’‘명화 속의 삶과 욕망’ 등


아름다움과 시간이라는 주제에 매료되었던 뒤러는 조르조네의 작품 ‘늙은 여인’에 자극을 받아 이 작품을 제작했다. 미의 본질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베네치아에 머물던 뒤러는 1507년 이 작품을 끝으로 베네치아를 떠났다.

신동아 2009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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