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호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의혹과 궁금증 9가지

‘계약내용 투명하게 공개하고 추진과정 한 점 의혹 없어야’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9-09-11 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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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소시험 사용 엔진 해명 미흡
    • 액체엔진 핵심 기술 이전 없어 KSLV-Ⅱ 지장
    • 나로호 사업 효과 선전 과장 지나쳐
    • 우주발사체 성공률 30% 주장은 면피용?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의혹과   궁금증 9가지

    나로호와 똑같이 생긴 지상시험용 발사체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이 연료주입 시험을 하고 있다.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 발사를 앞두고 벌어진 최근의 발사 연기 해프닝은 국민을 크게 실망시켰다. 그 배경을 두고 제기된 의혹들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무리 핵심 기술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러시아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지만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와 발사 수행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의 답변은 궁색하기만 하다.

    8월11일 자유선진당은 비장한 어조의 논평을 냈다. ‘국민은 나로호의 진실을 알고 싶다’는 제목의 이 논평은 ‘우주 강국의 꿈이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는가’라는 자극적인 문구로 시작된다.

    ‘나로호의 발사가 6번이나 연기될 때만 해도 안전 때문일 거라며 아쉬움을 달래왔다. 그러나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로 국민적 기대와 염원을 모아온 나로호의 엔진이 정부가 발표했던 엔진과 다르다는 의혹 제기에 두 손에 힘이 빠진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러시아는 그동안 무려 2억달러에 달하는 나로호 개발비용으로 자국의 신형 군사용 엔진을 시험해온 것이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이를 알고도 은폐해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

    즉 이번 발사 일정 연기 사태의 정점은 7월30일 러시아에서 수행된 연소시험이었다. 이 시험에 사용된 엔진이 나로호의 엔진과 다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대해 교과부가 러시아 측의 확인서까지 공개했음에도 궁금증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설령 나로호가 성공리에 발사된다 해도 이 대목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

    궁금증은 비단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연소시험 전에 로켓을 들여오고 조립한 이유, 교과부와 항우연의 과장 선전, 사업 진행의 불투명성, 핵심기술인 액체로켓 기술 전수 여부, KSLV-Ⅱ 사업의 타당성 등 앞으로 더 효율적인 우주개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로켓 개발비 5025억원

    궁금증을 파고들기 전에 나로호 사업 자체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해야 할 듯하다. 나로호 개발사업은 100㎏급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첫 우주발사체 개발 및 발사를 목표로 2002년 8월 시작됐다. 이때만 해도 러시아는 경제사정이 어려워 한국과의 공동 개발에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오일달러 등이 넘쳐나면서 러시아는 태도를 바꿔 기술 이전에 까다롭게 굴었다. 결국 러시아는 2006년 10월 ‘한·러 우주기술보호협정’을 체결한 뒤에도 국회 비준을 1년 가까이 미뤘다. 지난해엔 발사 예정일을 4개월여 앞두고 원래 합의한 99개의 발사대 성능 시험 항목을 348개로 늘렸다.

    말이 쌍방 간의 ‘협정’이지 핵심 우주기술을 일방적으로 전수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로서는 굴욕적일 정도의 내용이 담겨 있다. 예컨대 수출당사국의 허가 없이는 물품 및 기술(보호품목)을 변경·복제·재생산·역설계 등을 일절 허용하지 않고, 이 보호품목 관련 작업을 위한 시설부지에 대한 접근도 수출당사국 대표가 관리한다는 내용들이다.

    수출당사국인 러시아가 한국에 판 이번 나로호 1단 액체로켓은 나로호 발사의 성패를 가름하는 핵심 기술이다. 러시아가 이번 발사 연기 소동에서 보여준 일방적 자세의 원인을 바로 이 협정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니 “러시아가 나로호 1단 엔진에는 손도 못 대게 한다”는 항우연 관계자들의 말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

    나로호는 러시아가 개발한 1단(하단부) 액체연료 로켓과 국내서 만든 2단(상단부 안에 과학기술위성 2호가 장착됨) 고체 연료 로켓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액체로켓이 핵심이고, 국내엔 관련 기술이 부족해 러시아에서 직접 제작한 것을 갖고 왔다. 로켓 개발비는 5025억원이 들었고, 1단 액체로켓 구입에만 절반이 넘는 2억달러가 들었다. 총길이 33m, 지름 2.9m, 무게 140t, 추력은 170t급.

    1 RD-151엔진 vs RD-191

    나로호 1단 엔진이 RD-151이냐 RD-191이냐는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교과부는 “러시아에서 연소시험 중인 엔진은 나로호에 탑재된 것과 같은 RD-151엔진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엔진 개발사인 에네르고마시(NPO Energomash)사는 홈페이지에 ‘7월30일 RD-191 액체추진로켓엔진을 실은 URM-1 연소시험이 앙가라(Angara)호 LV 프로그램의 틀(in frame of Angara LV program)에서 성공적으로 수행됐다’는 글을 8월3일자로 올렸다. URM-1은 범용로켓모듈(Universal Rocket Module)을 말하는데 기본엔진이 RD-191이다. 흐루니체프사 홈페이지에도 ‘앙가라 계열의 우주발사체를 위한 URM-1의 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밝혔다.

    따라서 두 엔진이 서로 다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항우연은 8월11일 러시아 측이 보내온 확인서 4장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7월30일 연소시험에 쓴 엔진은 (나로호와 같은 엔진인) RD-151이고, RD-191을 KSLV-1을 위해 튜닝한 것이 RD-151이며, 비행안전에 대한 요구조건을 충족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확인서는 러시아 흐루니체프사의 부사장과 엔진 제작사인 에네르고마시 설계 책임자가 공동으로 서명했다.

    이 확인서가 맞다면 결국 러시아 우주항공회사들이 홈페이지에 글을 잘못 올렸거나, 러시아가 거짓말을 한 게 된다. 따라서 항우연 측이 이 확인서를 보여줬음에도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RD-151은 지금까지 한 차례도 발사된 적이 없고 아직도 개발 중인 신형 로켓의 시험용 로켓이다. RD-191은 러시아의 차세대 우주발사체인 앙가라호에 탑재되는 최신형 엔진이며, 앙가라는 2011년 발사 예정이다. 그러나 교과부 홍남표 대변인은 “RD-151과 RD-191은 엔진은 같되 차체가 다른 자동차를 연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의혹과   궁금증 9가지

    7월17일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정부청사에서 나로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 러시아 앙가라 프로젝트와 무슨 관련?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에네르고마시와 흐루니체프사가 모두 이 엔진이 ‘앙가라호’와 관련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는 것. 민주당 김영진 의원의 서면 질의에 대해 교과부는 “나로호는 한·러 기술협력에 따라 공동 개발되고 있으며, 흐루니체프사의 앙가라 로켓 개발과는 별개의 프로젝트다”라고 답변했다.

    반면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RD-151과 RD-191은 모두 러시아의 차세대 로켓 개발 프로그램인 앙가라 로켓 계열인 만큼 자신들의 고유한 개발 일정에 따라 명명한 것으로 추론한다”고 밝혔다.

    7월30일 연소시험이 나로호를 위한 것이었다면 왜 러시아는 나로호(KSLV-1) 혹은 RD-151의 연소시험이었다고 하지 않고 RD-191과 앙가라를 언급했을까. 결국 이런 의혹 때문에 한국의 우주개발사업이 러시아의 차세대 우주발사체 개발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앙가라 프로젝트에는 러시아가 소유즈, 프로톤 등 과거 우주발사체를 넘어 차세대로 확장하려는 야심이 담겨 있다. 흐루니체프사가 주도하는 이 사업의 이름 앙가라는 시베리아의 강 이름에서 따왔다. 1992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앙가라 프로젝트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1994년 흐루니체프사가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러시아 항공전문가 아나톨리 자크 박사가 운영하는 우주항공 전문사이트(www.russianspaceweb.com/angara.html)를 보면 KSLV와 앙가라의 관계를 짐작할 만한 내용이 나온다.

    ‘흐루니체프사는 앙가라의 1단인 URM-1(범용로켓모듈)의 생산을 옴스크시에 있는 PO폴리엇사에 위임했다. 흐루니체프는 2007년 PO폴리엇을 흡수했으며, 2008년 옴스크에서 제조시설의 업그레이드를 약속했다. 2008년 폴리엇 출신 기술자들이 모스크바의 흐루니체프사 공장에서 일했는데, 이들이 앙가라 URM-1과 아주 닮은 한국의 KSLV 요소들을 만들었다. 2009년 모스크바에 있는 KSLV의 생산라인이 해체돼 옴스크에서 재조립됐는데, 이는 앙가라 프로그램을 위한 것이었다.’

    3 왜 연소시험 전에 발사체 조립했나

    항우연은 1단 액체로켓은 나로우주센터 준공식이 열린 지 8일 만인 6월19일 국내에 들여왔다. 연소시험은 7월30일에 있었다. 상식적으로 연소시험도 완료되지 않은 모델을 왜 서둘러 들여왔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더욱이 발사체 1단부 최종 연소시험을 마치기도 전에 발사체 총조립에 나선 것도 의문이다.

    흐루니체프사 홈페이지 자료에 보면 ‘연소시험은 지상 개발 사이클의 의무적인 단계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리고 아나톨리 자크 박사의 웹사이트에 보면 URM-1의 두 번째 연소시험이 2009년 9월초에 예정돼 있었고, 원래 같은 추진체(엔진)의 3회 연소시험이 예정돼 있었다는 표현이 나온다.

    그러나 교과부는 7월30일 처음 시행된 연소시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항우연 이주진 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로호 발사 목적에 맞게 설계된 대로 개발완료된 1단 엔진 RD-151 모델은 작년까지 모두 90여 차례에 걸쳐 2만여 초 넘게 시험을 거쳐 검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 측 RD-151 개발사가 이 모델 혹은 그 유사 엔진에 대해 추가 시험 일정을 잡아놓은 것은 나로호 발사 목적과는 다른 자신들의 고유 개발 계획에 따른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교과부 홍남표 대변인은 “연소시험 전에 로켓을 들여온 데 대해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가의 제품을 다루는 우주산업의 특성상 로켓을 수출하고 나서 동일 기종으로 연소시험을 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4 나로호 사업 과장선전 이유는

    나로호 발사 이후에도 우리가 우주개발 자립국이 되지 않는데도 교과부와 항우연은 마치 그것이 당장 가능할 것처럼 선전해왔다. 최근까지 항우연 홈페이지에 오른 홍보 동영상에는 나로호 발사를 ‘우리의 기술로 처음 만들어지는 위성발사’라고 표현하고 있다. 또 이주진 원장은 나로호 발사의 의미를 “우주개발의 새 장을 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992년부터 여러 차례 인공위성을 발사했지만, 이는 전부 외국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제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우리 위성’을 쏘아 올려 명실 공히 세계 제10대 우주클럽(Space Club)에 진입하는 것이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 과연 우리 기술인가. 우주발사체의 핵심 기술인 1단 액체로켓을 러시아에서 들여왔음에도 왜 굳이 과장된 표현이 필요했을까. 우주클럽이란 자기 기술로 만든 발사체를 자기 땅에서 쏜 나라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용어인데, 우리 소유의 발사체이므로 아주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로호 사업 내용을 잘 알고 있는 한 전문가는 정부가 좀 더 솔직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5 액체로켓 핵심기술 얼마나 확보했나

    액체로켓은 고체로켓보다 추진력이 강하고 발사 뒤에도 점화와 소화를 반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래서 원하는 궤도에 정확히 위성을 진입시킬 수 있다.

    액체로켓 기술은 위성용뿐 아니라 군사용으로도 전용될 수 있어 국제사회에서 이전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따라서 나로호 사업을 통한 핵심 기술 전수는 불가능하다.

    한 우주항공 전문가는 “액체엔진 로켓은 똑같은 도면으로 10개를 만들어도 그 중에 한두 개는 실패할 수 있는 초정밀 로켓기술이다. 더욱이 기술 이전이 금지돼 있으므로 자체 개발에 몰입하고, 발사시험과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기술을 축적해나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도 핵심기술 개발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국내에서 나로호(KSLV-I) 개발과 병행해 액체엔진 국산화를 위해 추력 30t급 액체엔진의 선행기술 개발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또 30t급 엔진시스템의 단품 수준(연소기, 터보펌프, 공급계)의 국산화 시제품을 개발했고, 30t급 엔진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형 발사체로 불리는 KSLV-II 개발에 사용하기 위한 75t급 액체엔진 선행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75t급 엔진의 개념설계를 수행 중이며 내년에 본격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는 원래 나로호 개발단계에서 핵심기술을 확보해 KSLV-Ⅱ에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2008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기획에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재조사를 요구받았다.

    6 우주발사체 성공률 30% 주장 면피용?

    이주진 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우주발사체의 성공률은 30%를 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최근 상업적인 목적의 발사에서도 10번 가운데 2번은 실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여기에 노력과 정성을 다해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는 언급도 덧붙였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1959∼1999년 지구에서 로켓을 발사한 것은 총 4378회. 이 중 발사에 실패한 횟수는 390회로 91.9%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9개 나라 가운데 첫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와 프랑스, 이스라엘 세 나라다. 업계에서 성공률을 따질 때는 설계 신뢰성(reliability)과 비행 신뢰성을 따진다. 설계 신뢰성은 제작사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90% 이상이다. 비행신뢰성은 실제 발사 횟수 가운데 성공률을 말한다.

    그럼에도 항우연이 우주발사체 성공률을 30%라고 하는 것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면피용’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7 우주개발사업은 투명한가

    지난 7월초 우주항공 분야 민간 전문가인 A씨에게서 나로호 사업이 너무 불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문제는 정부가 모든 우주개발 예산 자금을 항우연에 100% 지급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항우연이 완전히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도 항우연으로부터 과제를 받으려면 문제점을 지적하지 못합니다. 더욱이 인력의 저변이 확대되지 않아 우주개발 사업에 대해선 소수만 자세한 내용을 알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사업 진행에 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면 국가적 기밀이라는 방어막을 폅니다. 그러니 어떻게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겠어요.”

    또 다른 전문가 B씨는 심지어 이번 발사연기 소동 초기 모처에 발사지연과 관련된 기술적 문제를 제기했으나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고, 오히려 문제제기 확산을 막으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고 전했다.

    항우연과 흐루니체프사가 만든 계약서를 확인한 사람은 매우 드물다. 산학연 합동으로 구성된 나로호 발사허가심사위원(9명)이면서도 계약서를 보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국회의원이 정보공개를 요구해도 ‘국가 기밀사항’이라며 거부한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사업의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KSLV-Ⅰ발사에만 무려 5025억원의 예산이 들어갔고, 앞으로 KSLV-Ⅱ개발을 위해 1조1000억원 이상의 국가재정이 소요될 계획입니다. 우주개발사업은 그 특성상 막대한 재원이 지속적으로 투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납세자인 국민에게 계약내용 등 세부집행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추진과정에 한 점 의혹이 없어야 향후 우주개발사업이 국민적 동의기반 위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8 6차례 발사 연기 이유는

    올해 7월30일로 예정됐던 발사일이 러시아 현지에서 1단 연소시험 일정을 연기하면서 8월11일로 조정됐다. 그러나 30일 연소시험이 끝난 뒤 이 날짜는 다시 무기한 연기되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이유는 러시아가 연소시험 결과 상세분석 과정에서 ‘명확히 해야 할 기술적 이슈’가 발견됐고, 이를 규명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일방적으로 통지해왔기 때문. 그러나 며칠 뒤 러시아가 다시 단순한 측정 센서 오류였다고 알려와 발사일이 8월19일로 조정됐다. 교과부는 날씨가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 26일까지를 발사 가능일로 잡았다.

    원래 계약서상 나로호 첫 발사 일정은 2005년 12월로 잡혔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기술협력 계약이 2004년 10월에야 체결돼 2007년 10월로 1차 연기됐다. 그러나 2006년 10월 한·러 우주기술보호협정이 체결된 뒤 2007년 7월에야 발효돼 발사체 상세설계자료 이전 등 기술협력이 지연됐다. 이 때문에 발사시기는 2008년 12월로 2차 연기됐다.

    그러나 발사대시스템 설치가 지연되고, 러시아가 성능시험 항목을 99개에서 348개로 늘리면서 발사시기를 다시 조정해야 했다. 교과부는 2008년 8월 발사일을 12월에서 2009년 2·4분기로 연기한다고 발표했고, 한·러 간 협의를 거쳐 7월30일로 발사일정을 확정한 게 2009년 3월이었다.

    9 발사 성공 여부 떠나 무슨 실익?

    숱한 우여곡절 끝에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면 그 가치는 평가하기 어려울 만큼 클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유인우주선 선저우7호 발사 성공에 따른 국가브랜드 상승효과는 세계 최대의 이벤트인 ‘월드컵대회’나 ‘하계올림픽’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로호가 발사에 실패한다 해도 우리가 얻을 게 적지 않다는 게 교과부의 설명이다. 교과부는 나로호 발사 사업을 계기로 우주발사체 분야와 발사장 분야의 기술 확보가 가능하다고 한다. 먼저 우주발사체 분야 관련 기술에선 ▲인공위성을 궤도에 투입시키는 고체로켓 자체개발 ▲구조, 자동유도항법, 제어 등 상단 요소기술 자체개발 ▲발사체 종합설계, 총조립·시험, 발사 운영 등의 시스템기술 확보 등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발사장 분야에선 ▲나로우주센터의 통제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러시아 설계를 기본으로 발사대 시스템 제작도면을 국산화해 국내기술로 제작·설계했다고 밝혔다. 발사대 시스템은 지상 발사대와 더불어 지하 3층 규모에 총 84개 방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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