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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함기선 한서대 총장

스타 성형외과 의사에서 대학 총장으로 변신, 항공·디자인 두 날개로 날다

  • 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함기선 한서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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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선 한서대 총장

가야산에 둘러싸인 한서대 캠퍼스. 함 총장은 이곳이 세계적인 지도자가 탄생할 ‘자미원’이라고 말한다.

국내 최고 수준 디자인 센터

항공학부가 널리 알려지면서 학교의 위상도 높아졌다. 함 총장은 “학교 비행장이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장으로 이용되면서 우리 대학이 수도권까지 널리 알려져 자연스럽게 지원자도 늘었다. 특히 항공승무원을 길러내는 항공관광학과는 매년 300~4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한서대 특성화의 또 다른 축은 예술학부다. 이 대학 제품표면디자인센터(PSDIC)는 지난해 지식경제부의 감성품질디자인지원체제 기반구축 사업자로 선정돼 2013년까지 총 71억원의 개발지원금을 받는다. 2007년에도 국가디자인혁신역량 특성화구축사업 심사에서 전국 최고의 디자인센터로 뽑히기도 했다. 함 총장은 “한서대의 디자인 역량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그 덕분에 PSDIC가 주축이 된 다양한 관학·산학 연계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라고 소개했다. 10월 말까지 계속되는 ‘2009 중소기업디자인개발지원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충남도로부터 사업비 50%를 지원받아 도내 52개 중소업체의 디자인을 개발해주는 프로젝트인데, 이런 작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전문성이 강화되고 사회 진출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상상력을 키우고 선진 예술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여러 방향에서 돕고 있습니다. 항공학부 학생들의 미국 면장 취득을 위해 설립한 LA교육원도 해외연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지요. 예술학부 학생들은 재학 중 6개월 동안 미국 캠퍼스에서 생활하며 정규 전공 수업과 전문가 초청 강의 등을 듣습니다. 또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크니칼러 같은 산업체를 견학하고 박물관, 도서관 등을 찾아 글로벌 문화의 진수도 체험합니다. 이런 교육이 학생들의 디자인 역량을 높여줄 거라고 생각해요.”

2004년 학교 안에 조각공원을 조성한 것도 예술적 감수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함 총장은 도서관과 기숙사 사이에 ‘선군공원’을 만들고 교문에서 2공학관으로 이어지는 길에도 하나 둘 조각품을 설치하고 있다. 현재 캠퍼스 곳곳에 놓여 있는 조각품은 50여 점. 그는 “학교의 수준을 높이려면 그 돈으로 실험기구를 하나 더 사는 게 낫지 않으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우리 학생들이 한서대에서 기술뿐 아니라 예술도 배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꾸준히 조각품을 설치하면 언젠가는 캠퍼스 전체가 아름다운 조각공원이 되겠지요. 그게 제 꿈입니다. ‘한서대에 작품 한 점 없으면 좋은 작가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준 높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사회에 공헌하는 인재

한서대에는 항공학부와 예술학부 외에도 인문사회 이학 공학 보건학 등 4개 학부가 더 있다. 함 총장은 “항공과 예술학부가 앞장서서 학교 발전을 이끌면서 다른 학문 분야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문화적 감수성’과 더불어 또 한 가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삶’이다. 한서대의 건학 이념은 ‘창의 신념 공헌’. 여기에는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인 함 총장의 철학이 담겨 있다.

함 총장은 우리나라 성형외과 의사 1세대로 가톨릭의대 성형외과 과장 등을 역임한 관련 분야의 선구자다. 한때는 “점심 식사를 김밥으로 때우며 하루 종일 수술만 해도 밀려드는 환자를 다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바빴다”고 한다. 성형 수요는 날로 늘어나는데 의사는 턱없이 부족하던 시절이다.

하지만 당시 함 총장이 유난히 바빴던 또 다른 이유는 병원 업무와 별도로 일명 ‘언청이’라고 불리는 구순구개열 수술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입술이 갈라지는 구순열과 입천장이 갈라지는 구개열은 성형수술을 통해 고칠 수 있는 질병. 하지만 당시 대부분의 환자들은 비싼 수술비용을 부담하지 못해 일평생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며 살아야 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것도 어려웠다. 성형외과 의사로서 구순구개열 수술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절감하고 있던 함 총장은 1972년 대한적십자사와 손잡고 ‘언청이 수술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때부터 1985년까지 10여 년간 그가 무료로 수술해준 환자는 2700여 명에 달한다.

“구순구개열 수술은 참 드라마틱합니다. 전후가 완전히 다르지요. 수술을 끝낸 뒤 달라진 아이 얼굴을 보고 좋아하는 엄마들을 보면 눈물이 날 정도예요. 거기에 매료돼 이 봉사에 매달리게 된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전적으로 제가 좋아서 한 거지요. 당시엔 구순구개열 어린이가 외국에 입양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저는 가끔씩 무료 수술을 해준 뒤 직접 아이를 양부모에게까지 데려다주곤 했습니다. 아이를 맞이할 때 부모가 보이는 표정이란…. 그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이런 활동으로 그는 동아의료문화상 등 각종 상을 받았다. 관련 책을 저술하며 구순구개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앞장선 덕에 ‘언청이의 아버지’라는 별명도 얻었다.

“돌이켜보면 그 시기가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시절인 것 같아요. 봉사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기쁘게 만들어준다는 걸 알았지요. 한서대를 개교하며 세운 교육 목표 가운데 하나는 우리 학생들에게 사회 공헌의 의미와 즐거움을 가르치자는 것이었습니다.”

적십자정신을 나누는 대학

그래서 함 총장은 한서대의 개교 작업이 마무리되고 학교가 안정되기 시작한 1998년, ‘국제 적십자 장학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각국 적십자사가 추천하는 학생을 한서대 장학생으로 선발해 4년간 각자 원하는 전공을 공부하게 해주면서, 동시에 적십자의 이념과 철학 등도 정규 커리큘럼으로 이수토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적십자사 국제부의 협력을 얻어 동남아지역 12개 대학에 편지를 보냈어요. 학생을 추천해주면 우리가 4년간의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전액 제공하겠다는 내용이었지요. 프로그램을 시작하자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어요. 국제적십자사 사무총장이 회의 때마다 우리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이런 코스가 다른 나라에도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거듭 칭찬했다는 얘기를 들었지요.”

적십자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점점 소문이 퍼지면서 이 프로그램은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제는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서도 장학생 신청이 들어올 정도라고 한다. 현재 한서대에는 페루 등 세계 15개 나라에서 온 국제적십자 장학생이 공부 중이다. 이들의 학업을 도와주고 적십자 이론 연구를 가르치는 중심축은 교내에 세워진 ‘국제인도주의연구소’. 외국인 학생들은 대한적십자사와 연계해 매년 두 차례씩 인도주의 학회도 진행한다.

비행장과 비행기 등 학교 시설을 이용한 봉사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해 태안 앞바다에서 기름 유출사고가 났을 때는 항공기를 무료 제공해 복구를 도왔고, 대한적십자사와 ‘긴급 혈액 수송 지원 협약’을 맺어 서해안 외딴섬의 응급 환자들에게 혈액을 공급하는 봉사 활동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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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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