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20대 리포트

혼밥, 혼술…이젠 ‘혼여’

  • 이미나|성균관대 신방과 4학년 roalalsk@naver.com

혼밥, 혼술…이젠 ‘혼여’

2/2

“혼자 사니 혼자 여행”

실제로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 중엔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았다. 1인 가구 증가가 혼여 문화로 이어진다는 점이 어느 정도 확인된다. 제주도 남원읍 N게스트하우스에서 혼자 여행 중인 박모(여·22·경북 구미시) 씨를 만났다. 박씨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혼자 자취생활을 해오고 있다”면서 “혼자 밥을 먹고 생활하는 게 편해져서 여행도 자연스럽게 혼자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에서 살아보고 싶어 장기 여행을 계획했지만 친구들과 일정을 맞추기 어려웠다. 별 고민 없이 혼자 왔다”고 했다. 박씨는 다음엔 혼자서 유럽 여행을 갈 예정이라고 했다.

회사원 조모(29·서울 송파구) 씨도 제주도를 혼자 여행하던 중이었다. 조씨는 차귀도 바다가 보이는 한 카페에 들러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숙소와 렌터카 예약도 끝냈다고 한다. 그는 “2년 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회사에 일주일 휴가를 내고 혼자 제주 올레 길을 걸었다”며 “처음 이틀은 주변 사람을 의식했다. 그러나 3일 정도 지나자 아무도 내가 혼자 다니는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조씨도 혼자 산 지 10년이 다 되어간다고 한다. 그는 “혼여는 언제든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고 남과 일정을  맞추기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어 좋다. 혼자 여행하다 보면 주변 가까운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한다”고 했다.

모든 속박에서 벗어난 완전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 혼자 여행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혼자서 10번 이상 여행했다는 취업준비생 김모(28) 씨는 동행자로부터 자유를 침범당하고 싶지 않아서 혼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누군가와 함께 여행하면 숙박·식사·구경거리 등 사소한 것까지 타협해야 한다. 굳이 여행 와서도 이런 고민을 해야 하나 의문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직장인 허모(여·27) 씨는 누군가와 함께 일정을 잡기가 어렵다고 했다. 허씨는 “나는 지금 떠나고 싶은데 주변 사람은 시간이 나지 않는다. 주변 사람의 일정에 맞춰주기보다는 그냥 혼자 다닌다”고 했다.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 편하다”고 했다. 그녀는 한 친구로부터 “갑자기 맑은 공기를 쐬고 싶어 계획 없이 떠났다”는 말을 듣고 자신도 따라 하게 됐다고 한다. 





오만 가지 고민에서 탈출…

‘N포 세대’라는 별칭이 붙은 20대는 수많은 고민거리를 안고 산다. 몇몇은 혼여를 이런 고민거리에서 잠시나마 탈출하는 수단으로 여긴다.

필자는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S 카페에 들어갔다.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서 이모(여·21) 씨는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필자의 합석 제의를 이씨는 뿌리치지 않았다. 이씨는 경남 마산에 거주하고 있으며 K대를 휴학 중이라고 했다. 스스로를 ‘집순이’라고 칭할 정도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씨는 “취업 문제 등 고민이 많다. 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시험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생각도 정리할 겸 혼자 여행을 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혼란스러웠던 문제가 해결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오모(여·26) 씨는 얼마 전 다니던 무역회사를 그만두고 그길로 28일째 국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제주도로 왔다고 했다. 오씨는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장기간 여행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이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오씨는 “1인분 메뉴가 없는 식당도 있어 어쩔 수 없이 2인분을 시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필자가 만난 20대 혼여족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혼자만의 여행을 떠났다는 점이다. 3개월째 제주도를 혼자 여행 중인 강모(여·25·경남 김해시) 씨는 “혼여족 중 상당수가 사람들로 북적이는 게스트하우스에 머문다. 비용 때문만은 아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과 어울리면서 잠시라도 현실을 잊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강씨는 서귀포시 N게스트하우스에서 스태프로도 일했다고 했다.

※ 이 기사는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언론실무교육’ 과목 수강생이 신성호 교수의 지도로 작성했습니다.





신동아 2017년 10월호

2/2
이미나|성균관대 신방과 4학년 roalalsk@naver.com
목록 닫기

혼밥, 혼술…이젠 ‘혼여’

댓글 창 닫기

2019/09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