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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결혼과 公人의 사생활보호 논란

“프라이버시 존중하더라도 남편 이름 공개는 가능”

  • 최강욱│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choepro@lawcm.com│

이영애 결혼과 公人의 사생활보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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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결혼과 公人의 사생활보호 논란

이영애씨를 한류스타로 만든 드라마 ‘대장금’.

언론 기능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

우선 우리의 판례는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담긴 보도의 위법성이 조각(阻却)되려면 보도내용이 공공의 이익 혹은 공적인 관심사에 관한 사항일 것과 보도의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언론법을 다루는 학계와 법원은 대체로 사안별로 보도내용의 공공성을 면밀히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정립된 공인 이론에 따라 ‘신분접근’ 방식을 곁들여 보도의 공공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인에 관한 보도는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공인에 대하여 법률적으로 통일된 개념 정의는 아직 없다. 문자만 놓고 보면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으나, 언론법에서 이야기하는 공인은 이런 문자적 정의를 넘어선다. 언론법에서 공인과 사인을 나누는 실제 의미는 비판의 수용 한도, 그리고 익명보도의 원칙과 관계가 깊다.

대표적인 공인은 당선자나 입후보자, 정부의 중요 정책결정자, 고위공직자 등이다. 미국에서 전면적 공적 인물(pervasive public figure)이라 하여 공인의 범주에 추가로 포함하는 것은 우리로 치면 ‘유명인사’를 뜻한다. 연예인, 프로 스포츠 스타, 대기업 총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여기에 더하여 공직자나 유명인은 아니지만 어떤 지위와 관련된 보도에 의해 혹은 특정한 공적 논쟁에 참여함으로써 인지도가 높아진 인물은 ‘제한적인 공적 인물’ 혹은 ‘논쟁에 관련된 공적 인물(vortex public figure)’이라 한다.



예를 들어 유명 선수는 아니지만 경기의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선수 등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공인에 대한 보도는 언론사가 명예훼손에 대한 ‘현실적 악의’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 공공성을 가진 보도로 보호되어야 한다는 이론이 적용되고 있다. 아직 우리 법원은 이 이론을 채택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 공인에 대한 언론의 비판 기능을 갈수록 폭넓게 인정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점차 커지는 프라이버시 권리

한편 사생활의 보호와 관련한 ‘프라이버시(privacy) 권(權)’의 문제는 19세기말 이래 미국에서 새롭게 발달해온 개념이다. 종래 미국에서도 언론에 의한 침해는 명예훼손 여부만이 문제되다가 나중에 연방대법원장이 된 워런(Sammuel D. Warren)과 역시 연방대법관이 되는 브랜다이스(Louis D. Brandeis)가 청년시절인 1890년 하버드 로스쿨의 Law Review에 기고한 ‘The Right to Privacy’라는 논문에서 당시 미국의 황색언론이 유명인사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기사를 자주 게재해도 종래의 명예훼손 법리만으로는 그 구제가 곤란한 경우가 많아 새로이 프라이버시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 최초다. 사실 이 논문은 당시 지역 신문이 워런의 딸 결혼 축하연 소식을 보도하면서 워런 부인의 사사로운 처신을 자세하게 다루고 초청 인사들의 명단까지 공개하자, 이를 불쾌하게 여긴 워런이 법적 대응을 위해 브랜다이스와 상의한 것이 동기가 되어 집필되었다고 한다.

법률적 관점에서 프라이버시는 명예와 많은 점에서 차이가 있다. 명예는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고 프라이버시는 ‘사람의 내적 비밀의 보호’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명예훼손의 경우에는 사실의 진실성을 증명하면 면책될 가능성이 높지만 프라이버시는 진실을 보도했더라도 면책되지 않고 오히려 진실일수록 피해가 커진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프라이버시 침해가 대부분 명예를 훼손하게 되므로 실무상 차이 없이 운영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프라이버시의 가치가 중요시되면서 점차 독립적으로 분화되는 추세에 있다.

연예인의 비밀스러운 영역에 관한 보도(특이한 사적 습관, 이혼의 배경, 혼외정사 여부)는 사회적 비판 기능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나, 확실히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기삿거리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대중의 호기심의 대상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적인 사안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연예인이라도 연예활동과 관계가 없는 이성관계는 원칙적으로 프라이버시의 영역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다.

단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인물의 경우에는 공적 관심사항으로 프라이버시에 대한 보도가 허용되는바 결국 이영애씨와 같은 유명 연예인의 결혼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주로 표현의 자유, 특히 ‘언론의 자유’와 충돌하는 지점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헌법은 제17조에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1조 제4항에서는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받아 형법 제316조, 제317조에는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평온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정한 개인의 비밀을 침해하거나 누설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바, 이상을 종합해보면 사람은 자신의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사항을 함부로 타인에게 공개당하지 않을 법적 이익을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사항을 부당하게 공개하는 것은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는 것이 우리 판례의 태도다.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인가

나아가 최근 제정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2005. 1. 27. 법률 제7370, 이하 언론중재법) 제5조 제1항은 “언론은 생명·자유·신체·건강·명예·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초상·성명·음성·대화·저작물 및 사적 문서, 그밖의 인격적 가치 등에 관한 권리(이하 ‘인격권’이라 한다)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여 학설과 판례에 의해 인정되던 ‘인격권’을 법률상 명문화하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도 그 인격권의 한 종류로서 명시하기에 이르렀다. 법률만 보면 사생활 침해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민사상 문제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그 의미가 아직까지 명확하다고 할 수 없고 현재 형성돼가는 단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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