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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집중 총리후보’ 정운찬의 비밀 스토리

“두산그룹 오너家 도움으로 직선 서울대 총장 됐다”

  • 허만섭│동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화제집중 총리후보’ 정운찬의 비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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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집중 총리후보’ 정운찬의 비밀 스토리

2008년 8월30일 프로야구 경기가 벌어진 잠실야구장에서 정운찬 총리 후보자가 교통방송 ‘1일 해설가’로 나와 캐스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 총리 후보자는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의원의 증언과 백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맥이 상통한다. 백 회장의 발언 역시 자신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두산그룹 오너 출신인 서울대병원장이 정운찬 교수의 총장선거에 도움을 줬다는 의미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벌가 서울대병원장이 백 회장의 요청을 받아 실제로 움직였을까’라는 의문이 여전히 들었다. 이에 대해 백 회장과 가까운 재계 인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수성가한 백 회장이 모자를 처음 수출하려 할 때 보증금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백 회장을 눈여겨보던 두산그룹 창업주인 고 박두병 회장이 선뜻 보증금을 내주었다. 이후 백 회장의 영안모자는 세계 최대 모자 회사로 성장했고 백 회장은 각계에 폭넓은 인맥을 갖게 됐다. 두산가(家)에 신세를 진 백 회장은 1998년 박용현 회장이 서울대병원장이 될 때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움을 준 것으로 들었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백 회장의 정운찬 선거 관련 부탁을 듣고 가만히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2002년 서울대 총장선거에서 1위인 정운찬 교수(667표)와 2위 교수(574표)와의 표 차이는 93표였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2002년 당시 서울대 총장 선거에 투표권이 있던 서울대병원 교수는 300여 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정운찬 교수의 선거 승리에는 기존에 알려진 대로 ‘소장파 개혁’ 요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의원 등 당사자의 증언에 의하면 그 실체를 잘 드러내지는 않지만 분명히 현존하는 ‘우리 사회 최고 파워그룹 인맥 효과’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것이 불법이나 비윤리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말이다.



백 회장과 가까운 재계인사는 “백 회장 측은 정운찬 교수에게 가끔 용돈을 제공한 것으로 안다. 서울대 교수에게 어떤 대가를 바랄 것은 전혀 없었고 수십 년 전부터 알아온 정 교수를 아끼고 도우려는 마음으로 들었다”고 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정 후보자 측은 최근 백 회장 측에 “과거 일에 대해 있는 그대로만 (언론 등에) 말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해왔다고 한다.

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다양한, 혹은 복합적인 면모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면모를 사실에 가깝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술자리 일화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2007년 초 김종인 전 의원 등 측근 그룹은 정운찬 교수에게 대선 출마를 강하게 권유하고 있었다. 정 후보자의 한 지인에 따르면 일요일 교수 연구실에 출근해 수업준비를 하는 정운찬 교수를 지인들이 술자리로 불러냈다. 정 교수는 폭탄주가 돌아 분위기가 무르익자 “대통령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일에 대해 묻자 김종인 전 의원은 “누구나 대통령 하고 싶어 하는 거 아니냐. 다르게 생각할 것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정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카페에서 자주 술자리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맞나요?

“그런 것 같아요. 나도 같이 마시고 했어요.”

▼ 방배동이고, 카페이고요.

“그렇죠.”

▼ 실례되지만 양주도 나오고 여성 종업원들이 동석하는 덴가요?

“종업원들은 주문받아서 술이나 음식을 갖다주기만 하지 앉지는 않아요. 저녁에 술 한잔 하며 스트레스도 푸는 게 문제될 일 없어요. 만약 누군가가 총리 후보자가 다니는 술집으로 총리를 검증하겠다고 한다면 그건 쓸데없는 일이에요.”

“스무고개 게임 하시기도”

2007년 초 정운찬 교수의 대선 출마 여부가 정치권에서 큰 관심사안으로 부각되던 때였다. 한 중앙언론사 C기자의 증언에 따르면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국가 정보기관 관계자가 이상한 제의를 해왔다. “정운찬 교수가 방배동 M카페에 자주 다닌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함께 가볼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C기자는 제의에 응했다.

M카페에서 C기자와 국가 정보기관 관계자는 양주 등을 시켜놓고 종업원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다고 한다. 종업원들은 정운찬 교수를 잘 알고 있었다. 한 종업원은 “자주 오실 때도 있다. 점잖으시고 소탈하시다. 스무고개 게임을 하시기도 했다”고 기자와 정보기관 관계자 일행에게 말했다.

C기자는 당시 이 취재내용을 “대선 출마설이 돌고 있는 정운찬 교수는 몇 가지 술자리 일화가 있다”라는 기사의 한 줄 문장으로 간단히 처리했다. C기자는 “노무현 정권의 국가 정보기관이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던 정운찬 교수의 술자리를 뒷조사해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폭탄주 7잔에 70억”

정 후보자의 자서전 ‘가슴으로 생각하라’에는 방배동 단골 카페 이야기가 나온다. 민주화 개혁운동과 방배동 카페는 잘 연결이 되지는 않지만 1980년대부터 그 곳에서 서울대 교수들의 대통령직선제 개헌 서명운동을 논의한 것으로 그려져 있다. 이런 점이 정운찬의 캐릭터를 구성한다.

“방배동 카페는 그 후 자주 찾는 곳이 되었다. 그로부터 6년 뒤, 두 선배 교수와 개헌서명을 논의하던 곳도 그 집 부근이었다.…그런데 나중에 보니, 술이라는 것도 접할수록 차츰 익숙해졌다. 지금은 나도 어느새 분위기는 웬만큼 맞출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특히 학교의 경영을 맡은 뒤에는 싫든 좋든 한두 잔씩 술을 마셔야 할 자리가 잦아지면서 주량이 몰라보게 늘었다. 언젠가 ‘하루 저녁에 폭탄주 일곱 잔을 마시고 70억원을 모금했으니 정 총장의 폭탄주 한잔은 10억원’이라고 언론에 보도된 적도 있었다.…술도 음식이므로 아직 끊을 생각은 없다. 다만, 두꺼비 파리 잡아먹듯이 주는 잔을 덥석 받아 입에 그대로 털어 넣지 않고 양도 조금 줄일 작정이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을 때는 전화번호를 참 많이 암기했는데 요즘은 그 숫자가 턱없이 줄어 수첩이 필요하게 되었다.”

정 후보자는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한 번 더 해명해야 할지 모른다. 총리의 ‘여성관(觀)’은 매우 중요한 검증대상이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는 서울대 총장 시절인 2002년 10월23일 한명숙 당시 여성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우 조교는 사실 조교가 아니고 조수로 1년간 계약된 경우로 계약이 해지되자 앙심을 품고 한 일” “신 교수 본인은 (성희롱)을 안 했다고 한다” “그 사건은 과장된 일로 신 교수는 억울하다” “터무니없는 소리인데 판결이 나버리면 그만” “사실 여성운동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법원에서 성희롱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사법부 부정, 여성운동 폄하, 가부장적 태도 등 논란 조짐이 보이자 그는 며칠 뒤 “여성계와 국민 여러분께…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사과문을 냈다.

그런데 같은 날 발행된 한 주간지 보도에 따르면 그는 “해명하는 것을 싫어하고 해명할 것도 없지만 비서들이 오늘 안 하면 여성계 쪽에서 들고 일어나 오래갈 것 같다고 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고 발언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상대 여성(우 조교)의 고통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 정황을 볼 때 신 교수에 비해 고통은 별로 많이 겪지 못했다”며 종래 입장을 고수하는 발언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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