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호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 담당·구자홍 기자

    입력2010-01-11 13: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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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_ 정관용 지음, 위즈덤하우스, 256쪽, 1만1000원

    “2000회에 달하는 그의 토론 프로그램 진행 경력은 한국에서 단연 최다 기록이지만 ‘토론 진행의 교과서’라고 불릴 만큼 공정하고 간결한 사회로 대한민국의 토론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34회 한국방송대상 진행자상, 제19회 한국프로듀서상 라디오진행자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책에 출판사에서 만들어 붙인 저자 소개 글의 한 대목이다. 정말 내가 우리나라 토론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렸나? 이런 과분한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나?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렇지 않다. ‘토론’ 문화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했다면 ‘방송토론’ 문화를 조금 개선했을지 모른다. 오히려 ‘토론 문화’와 관련해서는 우리 국민에게 잘못된 착각을 심어줬을지 모른다.

    이런저런 강연 때마다 청중에게 묻는다. “여러분의 토론하는 마음가짐은 어떤가? 내 생각을 바꿔보겠다는 마음가짐인가, 아니면 상대방 생각을 바꿔놓겠다는 마음가짐인가?” 대부분의 청중이 ‘상대방 생각 바꿔놓기’에 손을 든다. 내 생각은 옳고 상대방 생각은 그르다는 전제로 상대방의 틀린 점을 질타하고 꺾어 누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토론이 이뤄질 수 없다. 소통할 수 없다. 그리고 ‘상대방 생각 바꿔놓기’에 손을 든 모든 사람이 실제 일상생활에서 그런 마음으로 토론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내 질문 앞에서 ‘상대방 생각 바꿔놓기’에 손을 들게 되는 착각, 이 착각은 바로 방송토론에서 본 토론이 토론의 전부인 양, 혹은 토론의 전형인 양 생각하기에 발생한 착각이다. 우리 국민 다수가 이런 착각에 빠지게 만든 주범 중의 주범이 바로 나다. 방송토론을 가장 많이 진행했으니까.



    이런 빚진 마음이 이 책을 쓰게 했다. 토론이 무엇인지, 방송토론은 일반적인 의미의 토론과 어떻게 다른지, 토론하는 마음가짐은 어떤 것인지 정리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만이라도 혹시 착각에 빠져 있다면 구출해내고 싶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건 착각이 아니다. 일반 국민 대다수는 “상대방 말에 귀 기울여 내 생각을 바꿔보겠다”는 훌륭한 마음으로 토론을 한다. 하지만 우리의 공론 영역을 대표하는 정치와 언론은 그렇지 않다. 토론도 소통도 없이 죽고 살기 식의 전쟁일 뿐이다. 그 원인을 우리 역사에서 찾아봤다. 토론하기 어려운 나라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이제 그만 호랑이 등에서 내려오라고 제안한다.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우리 사회는 훌륭히 성장했다. 이제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선택지는 없다. 서로 소통하면서 방법론적으로 절충해야만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을 풀 수 있다. 양 극단론이 판을 치는 적대적 공존관계를 벗어나 건설적 대립관계를 향해 가도록 폭넓은 중간지대, 회색지대가 중심에 서야 한다고 제안한다. 독자가 조금이라도 공감한다면 서로 말이 통하는 공동체의 미래를 향해 한걸음이나마 나아가는 길이라 여긴다.

    정관용│시사평론가,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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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금융전쟁, 한국경제의 기회와 위험 _ 신장섭 지음

    “한국경제가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며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는 등 경기회복 기대로 들떠 있지만 한국은 이번 금융전쟁에서도 사실상 패배자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그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으면 한국은 주기적으로 금융위기에 빠지고 손해만 많이 보는 경제구조를 갖고 간다.” 2008년 ‘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를 펴낸 싱가포르 국립대 경제학과 신장섭 교수가 새 책을 펴냈다. 저자는 “IMF 패러다임이 유일하게 내세우던 논거가 ‘금융안정성’이었는데, 이번에 다시 외환위기를 당한 것을 보면 한국은 금융안정성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장률이 떨어지고 투자도 부진하고 값나가는 자산을 외국인들에게 많이 팔아넘기기만 했다”고 비판한다. 큰 손해를 보고도 한국이 경기회복세에만 도취해 있는 ‘착각’의 뿌리를 파헤친다. 청림출판/356쪽/1만8000원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기후변화의 정치학 _ 앤서니 기든스 지음, 홍욱희 옮김

    ‘제3의 길’로 유명한 앤서니 기든스는 하나의 역설로 이 책을 시작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야기되는 위험은 결코 손에 잡히지 않으며 일상생활에서 거의 감지될 수 없기 때문에 그 파괴력이 아무리 대단하다 하더라도 그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뿐이라는 것. 기든스는 “현재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그 어떤 정책도 갖지 못했다”면서 “기후변화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개혁이 필요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조직과 기구들을 무시할 수 없으며 또한 민주주의 전통을 중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중앙정부와 지역정부, 지방정부 등을 아우른 국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기든스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그리고 국제기구와 국제협상 차원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억제를 위해 시행할 수 있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에코리브르/384쪽/2만원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넌제로 _ 로버트 라이트 지음, 임지원 옮김

    저자 로버트 라이트는 넌제로섬 원리라는 렌즈를 통해 역사를 들여다보고, ‘하나 된 세계’라는 방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생물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는 그 수가 늘어나 점점 더 정교해지는 넌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넌제로섬 원리는 일종의 잠재력이다. 어떻게 게임을 하느냐에 따라서 전체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도 있고 손실을 볼 수도 있는 가능성이다. 저자는 세계화가 증기선이나 전신 장치가 발명된 시점보다, 심지어 우리가 문자나 바퀴를 발명한 시점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 생명의 탄생 순간부터 미리 운명적으로 정해졌다고 주장한다. 또한 봉건주의, 자본시장, 환경문제, 초국가적 조직 등 역사의 진화와 인간의 협동을 ‘넌제로섬의 논리’로 설명하고 있다. 그 실례로 UN과 EU, IMF와 WTO 등 초국가적인 형태의 집단의 등장과 형성과정, 그 미래를 진단한다. 말글빛냄/688쪽/2만5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철학의 고전들 _ 서정욱 지음, 함께읽는책, 484쪽, 1만7000원

    일반적으로 철학은 학문의 기초라고 한다. 그 이유는 학문 중에서 철학이 가장 먼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학은 딱딱하고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철학의 원전들이 모두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인문학의 위기는 철학의 위기와 함께 늘 회자되었다. 이후 많은 철학자가 문제점과 해결책을 동시에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정말로 지금이 철학의 위기인가’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철학자 칸트가 철학을 전공하려고 하자, 친구들이 ‘꽃이 만발한 길을 두고 잡초가 우거진 길’을 왜 굳이 가려느냐고 물었다. 칸트의 경우를 본다면, 철학은 항상 위기에 놓여 있었거나 아니면 철학의 위기는 처음부터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철학의 위기를 말하는가? 가장 큰 이유는 기초학문보다 실용학문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있다. 기초학문이라 할 수 있는 인문학은 읽어야 할 고전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독서에 인색해졌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사람들은 읽기 쉽고 간단한 고전들을 쏟아냈다. 특히 만화로 된 고전과 문학서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원전과 단행본은 자리를 잃게 됐다. 고전이 만화로 혹은 요약본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 쏟아지는 것은 저자들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독자가 요약본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원전을 읽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계속 다른 요약본을 찾는 이유는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해서일 것이다.

    고전을 요약한 ‘철학의 고전들’ 역시 고전을 요약했다는 점에서는 다른 요약본과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른 요약본과 다른 점은 철학 고전을 대화체로 풀어 다시 썼다는 점이다. 대화체로 다시 풀어 쓸 때의 대화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책의 대화자들은 원전에 나오는 인물이 아니라, 가상 인물을 독자의 입장에 맞게 설정했다. 물론 이 대화자 가운데는 실재 인물도 있지만, 가상의 인물도 있다.

    ‘철학의 고전들’은 고대와 중세의 유명한 철학 고전 10권을 다시 풀어 한 권으로 묶었다. 10권의 고전 중 철학책도 있지만, 철학적인 분야에서 접근이 가능한 책들도 철학의 고전으로 보고 다시 풀어 썼다. 예를 들자면 소포클레스의 대표적인 비극인 ‘오이디푸스 왕’과 ‘안티고네’ 그리고 아리스토파네스의 대표적인 희극 ‘구름’과 ‘뤼시스트라테’를 철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철학의 고전들’은 고전을 선정함에 있어 철학을 잘 모르고 흥미를 못 느끼는 독자들에게도 기본적인 교양도서 구실을 할 수 있게 배려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철학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는 사람이나,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고르는 마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책 역시 원전을 위한 징검다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정욱│배재대학교 심리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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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한 변호사의 고백과 증언 _ 한승헌 지음

    무소불위의 군사독재정권 시절 ‘시국사건 변호인 1호’로, 때로는 피고인의 한 사람으로 무고한 이들과 고락을 함께한 한승헌 변호사의 자서전이 나왔다. 저자는 고난과 역동의 세월을 돌이켜보면서 음지에서 더 많은 깨달음을 얻었고, 인간적으로 성숙했으며 보람을 찾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런 의미에서 음지 체험은 당신 삶의 양지였다고 회고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이 세상에서 ‘주전 멤버’는 아니었다. ‘어시스트’를 주로 한 셈이었다. 축구로 말하면 득점과 그에 따른 함성은 내 몫은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실점의 위기를 막아내야 할 수비수이기도 했다. 화려한 주역은 아닐지라도, 누군가가 맡고 나서야 할 소중한 배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자서전은 얼마쯤의 역할 자각이 깔린 ‘세상 도우미의 노래’이자 ‘수비수의 비망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겨레출판/416쪽/1만6000원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세계로 떠난 조선의 지식인들 _ 이승원 지음

    “식민지 조선인들은 ‘타자’를 과연 어떻게 바라보았던 것일까. 조선인들에게 포착된 ‘세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 책은 이 물음에 관한 시간여행이다.” 근대 조선 지식인에게 조선 바깥의 세상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그들이 신세계로 떠났던 시기는 세계사적으로 격변기였다.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개척열이 넘쳐나던 시기였고, 세계가 대공황에 빠지고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시기였다. 식민지 조선인들은 자본주의의 아성과 사회주의 왕국을 방문하기도 했고, 광기에 찬 나치즘과 파시즘이 횡행하던 나라와 그 이데올로기에 의해 희생양으로 전락한 나라도 여행했다. 조선의 해외여행자들은 때론 5대양을 횡단하고 때론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대륙을 가로질러 미지의 세계로 떠났다. 조선 지식인들이 남긴 기행문을 통해 그들의 눈에 비친 세계를 상상해보자. 휴머니스트/340쪽/1만6000원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케이디파워 사람들 _ 박기주 지음

    “경영은 복잡한 환경과 수많은 변수 속에서 자신의 이상과 에너지를 통합시켜 현실로 불러내고 희망을 연기하는 작업이다. 시장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이고,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이며, 흐르듯 글을 써내는 작가다.” 케이디파워는 불꽃같은 열정으로 8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을 불과 20여 년 만에 2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중소기업으로 끌어올렸다. IT와 전기를 결합해 ‘보이는 전기, 말하는 전기’라는 새로운 업계 콘셉트를 창조했고, 세계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이 책은 케이디파워의 성장을 세심하게 이끌어온 CEO 박기주 대표의 기록이다. 저자는 시장에 존재하는 모든 업계와 모든 사업, 심지어 구멍가게 하나를 운영하는 경영자라도 반드시 갖춰야 할 마인드가 있고, 결국 그것이 기업 전체를 살리는 힘이 된다고 강조한다. 모아북스/192쪽/1만2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카페 탐험가 _ 정지연·장성환 공저, 북노마드, 284쪽, 1만3800원

    커피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건 1890년 전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커피와 카페는 특권층의 기호품에 불과했다. 1920년경부터 명동 부근에 일본인들 중심의 다방이 들어섰고 1927년 드디어 우리나라 사람이 경영하는 최초의 카페 (‘카카듀’)가 생겨났다. 카페문화가 대한민국 국민의 삶 깊숙이 들어오기 시작한 순간이다.

    커피가 들어온 지는 갓 100년, 카페문화가 시작된 지는 겨우 82년이라는 역사를 감안해보면 2009년 현재 서울에서 볼 수 있는 카페의 번성은 놀랍기만 하다. 저자가 살고 있는 홍대 부근에만 약 350개의 카페가 몰려 있다. ‘카페의 전성시대’다. 단지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데서 머무르지 않고,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은 전시회와 낭송회, 공연을 겸하는 카페도 많아졌다. 카페에 대한 리뷰와 소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인터넷에 올라온다. 왜 사람들은 카페를 찾아다니는가? 이런 궁금증이 책의 밑그림이 되었다.

    사람들이 카페를 찾는 이유는 내 취향에 맞는 공간을 빌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일상의 남루함이 반영되지 않은 ‘카페’라는 공간은 내 미학과 취향에 부합하는 공간이다. 사람들은 이곳을 커피 한잔 값으로 ‘잠시’ 빌린다. ‘잠시’라는 시간적 찰나에 문화와 사교가 교차한다. 그리하여 카페는 어른들의 디즈니랜드, 크리에이티브한 놀이터가 된다.

    델리부터 로컬 카페, 그리고 스타벅스까지 커피를 파는 다양한 형태의 숍들이 빽빽이 존재하는 뉴욕의 동네들은 카페가 동네사람들의 삶에 ‘사랑방’으로 기여하는 순기능을 보여준다. 스타벅스 같은 획일화된 취향과 자본에 대항하는 동네카페들의 분투는 때로 커피를 파는 트럭(‘머드 커피’)의 형태로도 나타난다.

    뉴욕을 떠나 홍대 앞으로 오면서 카페에 대한 저자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오픈한 지 1년도 못 되어 문을 닫아버리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는 홍대 앞 카페들이 처한 상황 때문에 더욱 그랬다. 몇몇 분이 홍대 앞 카페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보다 풍부하게 들어 있기를 바랐던 걸 알지만, 그럴 수 없었던 건 이런 까닭도 있었음을 고백한다.

    솔직히 제목에 ‘카페탐험가’라는 호칭을 붙이며 많이 고민했다. 내가 과연 카페탐험가라 해도 되는가 하는 멋쩍음 때문이다. 그러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카페탐험가는 전문적인 카페비평가가 아니다. 물론 때론 비판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카페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음미하며, 이것저것 품평도 하는 아마추어 애호가에 가깝다. 즉 매일 아침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카페에서 책 읽고 사람을 만나는 일상이 ‘된장녀 놀음’이라 생각하지 않는 당신들이 바로 모두 카페탐험가란 얘기다. 그런 당신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정지연│‘스트리트 H’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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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성격의 탄생 _ 대니얼 네틀 지음, 김상우 옮김

    성격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성격이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한다. 성격은 우리 자신과 우리 삶을 형성하고, 우리에게 벌어지는 일에도 영향을 미친다. 성격이 좋아서 사랑받고, 성격이 나빠 따돌림당하며, 성격 차이로 이별한다. 이런 ‘성격’의 문제를 규명하기 위해 저자는 수백 명에 대한 성격 조사와 전세계 사람들의 라이프 스토리를 바탕으로 ‘내 성격은 이렇다’고 단정할 만한 과학적 기준이 있는지, 성격의 개인차는 왜, 어떻게 존재하는지 등의 의문을 풀어나간다. 저자는 모든 사람에게 성격수치를 부여할 수 있는 ‘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 등 ‘5대 성격특성’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 5가지 특성으로 모든 사람의 성격 점수를 알아낼 수 있고, 성격점수를 알면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와이즈북/320쪽/1만3800원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세계는 뚱뚱하다 _ 배리 팝킨 지음, 신현승 옮김

    비만은 이제 개별 국가 차원을 넘어 전세계에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비만의 주요 원인은 음식물 섭취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특히 산업화된 식품 시스템은 우리가 주로 섭취하는 음식물을 결정한다. 그 결과 가공식품과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증가했으며, 인류가 이런 식습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비만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저자는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서 비만 인구가 매우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저자는 그 이유를 개발도상국에 침투하는 세계적인 식품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데다, 해당 국가 국민이 과체중과 칼로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또한 무심코 마시는 음료와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과일주스조차 다량의 칼로리를 함유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규제 없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시공사/264쪽/1만4000원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CEO 책읽기 _ 고승철 지음

    “경영 노하우를 배우는 방법 가운데 경영·경제 서적 읽기는 매우 효율적이다. 비용이 덜 들고 간편하기 때문이다. 책에는 숱한 성공 및 실패 사례가 있다. 열심히 읽다보면 성공 요인을 찾아내는 눈이 생긴다. 여기서 발견한 노하우를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 응용하면 좋은 성과가 나오기도 한다. 경영·경제 서적으로 ‘경영의 도(道)’를 깨우치려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을 드리고자 이 책을 썼다. 허황된 꿈같은 ‘도’가 아니라 여러 성공 사례에 약간의 철학적 성찰을 가미한 것이니 현실 가능한 대상이다. 경영이라 해서 기업 경영에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 개인이 역경을 이기는 인생 경영, 가족이 화목하게 살아가는 가정 경영, 나라의 번영을 꾀하는 국가 경영까지로 넓혀도 좋으리라. 모쪼록 독자께서 이 책에서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보람찬 삶을 누리기를 기원한다.” 책만드는집/364쪽/1만3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문호리 지똥구리네 _ 김수영 지음, 동아일보사, 288쪽, 1만2000원

    문호리는 서울에서 50㎞ 남짓 떨어진 북한강변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알고 보면 전국에는 이런 ‘문호리’가 많다. 어디를 가든 도심에서 50㎞만 벗어나면 논과 밭이 펼쳐져 있는 작은 마을을 만날 수 있다. 우리 가족이 50㎞ 바깥으로 나가버린 이유는 “마음이 피곤하지 않게 살기 위해서”였다. 문호리에서 살면서도 사회생활에는 크게 변함이 없었지만, 서울에서의 생활과는 분명 달랐다.

    50㎞의 차이가 삶의 방식을 바꾼다면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서울에는 없고, 50㎞ 밖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은 눈치 없는 이웃들과 텃밭에 있는 작물을 훔쳐 먹는 짐승과 벌레들, 쇼핑센터도 피자집도 자장면집도 없는 불편함이다. 그런데 불편함에는 생각지 못한 ‘나비효과’가 있었다. 텃밭에다 씨를 뿌릴 즈음에는 희귀조인 후투티와 종다리가 오고, 잎이 날 무렵부터는 고라니가 오고, 먹을 만큼 자라면 온 동네사람이 따다 먹었다. 손바닥만한 딸기밭에는 동네 조무래기들이 몰려오고, 작은 청개구리와 두꺼비가 찾아오고, 이들을 따라 뱀도 와서 터를 잡았다. 물고기를 키우고, 닭을 키우고, 강아지를 키우고, 우렁이를 키우고, 급기야는 수많은 벌레와 공존하게 되었다. 직박구리가 와서 둥지를 틀자, 우리 가족은 새를 부르기 위해서 수숫대를 심고, 새 모이대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마당의 평상을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동네 할머니들과 부랑자 같은 이웃과도 어울리게 되었다.

    우리 가족이 자초한 불편도 있었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같은 도시적 오락을 없애자 하루가 길어졌다. 대신 책을 보고, 밤 산책을 하고, 아이를 위해 밤마다 엉터리 이야기를 만들어서 들려주었다. ‘산골 마을’에 사는 것 같은 고즈넉함은 이러한 불편이 준 선물이다. 40대 부부가 아이 한둘을 키우며 아파트에 사는 것이 평균치의 삶이다. 여기서 단지 한 가지, 도심의 아파트에서만 벗어나도 이렇게 달라지는 모양이다. 5년 동안 우리 가족은 도시 티를 벗고 ‘문호리 마을사람’으로 편입되어 갔다. 아이나 어른이나 봄이 되면 달래 서리할 생각, 여름이 되면 개울에서 놀 생각, 가을이 되면 시래기 타레를 엮을 생각, 겨울이 되면 얼음썰매를 탈 생각부터 하게 되었으니…. 지나고 보니 이 시간은 우리 가족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시간이었다. 아토피와 천식으로 고생하던 아이들은 치유되었고, 나는 일을 하는 동안 따라다녔던 극심한 편두통에서 벗어났고, 남편은 마음의 여유를 찾았다. 우리 가족이 5년 동안 문호리에서 경험한 시간은 어떻게 보면 이 땅의 40대들이 1970년대와 80년대에 겪었던 삶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속닥속닥 혹은 아옹다옹 사는 이야기는 특별할 것도 없을지 모른다. 우리 가족은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 뺏어간 그 옛날의 소소한 여유들을 도로 찾아왔을 뿐이다. ‘문호리 지똥구리네’는 그 5년간의 소소한 기억을 헐렁헐렁하게 기록한 것이고.

    김수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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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황제 1,2,3 _ 문영 지음

    소설 ‘황제’는 전직 유명 PD 출신으로 ‘독도는 우리 땅’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등의 작사, 작곡가로 유명한 작가 문영(본명 박문영)씨가 펴낸 책이다. 책 소개 글에 따르면 일본은 수십 년간 우리나라의 금광에서 금을 캐내어 금괴로 만들어 모아놓고 있었고, 막대한 금괴를 밀반출하려는 정보를 입수한 장조(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어가기 전, 마지막 힘을 다해 일본인들과 싸운다. 이후 금괴를 자신의 외가에 비밀리에 마련해놓은 인왕이가(人王二家)로 옮겨놓고 자신의 충실한 심복인 박상선을 통해 아들인 정조에게 유언으로 그 사실을 알린다. 정조는 그 금괴를 규장각 내에 있는 ‘금서각’이라는 서고 지하에 숨겨놓는다. 대원군은 낡은 서고인 ‘개유와’에서 인왕이가에 대한 단서를 얻고, 왕의 허락 없이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던 ‘금서각’에서 금괴의 행방을 찾게 된다는데…. 평민사/304쪽/각권 1만원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_ 글 이기섭, 사진 이종렬

    우리나라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새의 생태를 확인할 수 있는 도감(圖鑑)이다. 전문가와 생태사진가가 함께 만들어 현장학습과 자연탐사에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실사(實寫)를 통해 사실감과 현실감을 재현한 사진도감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그림도감처럼 사진의 배경을 없애 쉽게 새를 분별할 수 있도록 했다. 크기가 어른 손바닥만하기 때문에 휴대하기에 간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도감의 크기는 작지만, 초중고 교과서에 나오는 다양한 새의 모습을 생생한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어 자연생태를 관찰하려는 학생과 일반인에게 안성맞춤이다. 지금까지 나온 새 관련 도감에 수록된 것보다 1.5배 이상 많은 320종 630장의 사진을 담고 있다. 수백 번 펼쳐보는 도감의 특성을 고려해 반양장으로 제본, 내구성을 높인 것도 장점이다. 필드가이드/288쪽/1만2500원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 외
    밥상혁명 _ 강양구·강이현 지음

    “세계는 정말 먹을거리가 없어서 굶주리는 걸까?” 저자들은 답한다. “먹을거리가 부족한 게 아니라 분배가 엉터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쪽에서 사람이 굶어 죽을 때, 상당량의 먹을거리가 소 입으로 들어가는 현실을 예로 든다. ‘밥상혁명’은 먹을거리를 둘러싼 현실을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거대한 실험에 대한 책이다. 특히 만드는 손과 먹는 손이 맞잡아 세상을 바꿔나가는 현장을 자세히 보여준다. 저자들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지역에서 생산한 먹을거리, 즉 ‘로컬 푸드’와 농민장터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소개하며, “지역 먹을거리는 이동거리가 짧아서 변질을 막기 위한 별도의 처리가 필요 없고, 대개 제철에 난 것이어서 건강에 더 좋다. 먹을거리 안전을 염두에 둔다면 지역 먹을거리야말로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살림터/298쪽/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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