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호

방폐장에‘테마파크’ 조성하는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 민계홍

“빛 테마파크,천년고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만들겠다”

  • 글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사진 / 박해윤 기자

    입력2010-01-11 1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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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폐장에‘테마파크’ 조성하는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 민계홍

    민계홍 이사장이 경주에 조성되고 있는 방폐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주에 만들어지는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에 빛듬정원, 빛샘광장, 샤이니파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조성됩니다. 이름하여 ‘빛 테마파크’입니다. 일종의 발상의 전환이죠. 완공되면 천년고도인 경주지역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관광명소가 될 것입니다. 기대하세요.”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방폐공) 민계홍(59) 이사장에게선 강한 의욕이 엿보였다. 민 이사장은 “방폐공이 발표한 ‘경주와의 동반자 선언’의 핵심도 바로 이 테마파크다”라고 밝혔다.

    2013년 완공 예정인 테마파크에는 무려 3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경주 방폐장 부지 210만㎡의 일부를 활용해 만들어질 예정. 테마파크에 조성되는 숲체험장에는 산책로가 조성되며 오감으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소리터널 ▲감각키오스크 ▲생태관찰로 등이 곳곳에 설치돼 어린이를 위한 체험학습장으로도 활용된다.

    “호국의지의 상징인 문무대왕 수중릉과 동경주지역에 건립 예정인 에너지박물관과 더불어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될 겁니다. ‘빛 테마파크’ 외에도 관광객들에게 제공할 여러 가지 볼거리가 준비될 것입니다. 완성된 후에는 동경주지역의 관광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겠습니다.”

    방폐장에‘테마파크’ 조성하는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 민계홍
    2009년 1월 설립된 방폐공은 그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예상치 않게 공사가 지연되면서 안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고 지역발전을 등한시한다는 지적도 받아 왔다. 그러나 민 이사장은 많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갔다. 지역 발전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쏟아 냈고 적극 실천해 나갔다. 특히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지역발전을 확실히 돕겠다는 전략을 발표했고 시행하고 있습니다.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지역 주민에 대한 가점제를 도입했고 채용인원의 20%를 할당했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지역과 방폐공의 공동발전을 모색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그 결과 2009년 들어온 신입직원 45명 중 11명이 경주 출신이었습니다. 1275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유치지역지원사업 재원을 이용해서 장학사업, 전기요금보조사업, 육영사업, 교육시설 및 기자재 지원, 농수산물 관련 지원사업 및 관광진흥사업 등에도 집중 투자할 계획입니다.”

    현재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지어지고 있는 방폐장에는 80만 드럼(200ℓ기준) 규모의 처분시설이 들어선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 약 60년치를 처분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지하 80~130m에 이르는 처분동굴 끝에 만들어지는 높이 50m, 지름 23.6m의 지하 처분고 6개에는 원자력발전소와 병원, 연구소, 기업체 등에서 나오는 작업복, 장갑과 같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들이 자연과 완전히 격리된 채 처분될 예정. 빛 테마파크는 그 위에 들어선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친환경 공법이 총동원된다.

    사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술을 가진 우리나라가 이제야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을 갖게 됐다는 것은 조금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정부와 경주지역의 노력, 대한민국 ‘원조 원자력전문가’로 꼽히는 민 이사장의 의욕은 그 누구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

    방폐공 초대 이사장인 민 이사장은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역사의 산증인이다. 한양대학교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1976년 한국전력에 입사한 이후 줄곧 원자력발전과 관련된 업무만 맡아왔다.

    방폐장에‘테마파크’ 조성하는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 민계홍

    방사성 폐기물을 운송할 선박인 ‘한진청정누리호’

    “우리나라에 처음 원자력 발전소가 만들어질 때부터 저는 원자력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원자력 폐기물을 관리하며 책임지고 있죠. 평생을 원자력과 함께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고 영광입니다.”

    민 이사장의 현재 관심은 경주 방폐장에 머물지 않는다. 방사성폐기물과 관련된 더 본질적인 문제인 ‘사용후 핵연료’ 관리 문제가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 이사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인다. 민 이사장은 “이미 우리 정부에서는 2007년 4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에너지위원회 산하에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해서 2008년 4월 공론화 권고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제 그러한 준비를 실천에 옮길 때가 됐다. 조만간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확정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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