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호

환자 중심 병원 시스템 구축한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

  • 글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사진 / 이기욱 기자

    입력2010-01-11 1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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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중심 병원 시스템 구축한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
    신종플루가 전국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던 9월초, 명지병원(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을 방문한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명지병원의 신속한 신종 플루 대응시스템을 격찬했다. 신종 플루 대응을 책임진 주무 장관이 삼성병원이나 아산병원과 같은 유명 병원이 아닌 명지병원을 찾고, 또 칭찬을 아끼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명지병원은 신종 플루 유행 조짐이 나타나자 신종 플루 환자를 전담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했다. 환자 전용 출입구를 따로 만들었고, 일반 병동과 격리된 별도의 입원 병동까지 갖췄다. 일반 환자의 불안감 해소는 물론 신종 플루 환자들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료받고 입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은 것.

    아산병원과 삼성병원 등 유수의 병원을 놔두고 주무 장관이 명지병원을 찾도록 만든 것은 따지고 보면 ‘시스템’ 덕택이었다.

    명지병원이 신종 플루에 발빠르게 대응하도록 독려한 이가 바로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이었다.

    “암이나 희귀난치병 분야에서 명지병원이 1등을 하는 것은 아직 요원합니다. 그렇지만 독감 치료는 열심히 하면 1등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3박4일의 밤샘작업을 통해 입구부터 병동까지 통로를 따로 만드는 등 병원을 개조했습니다. 완벽하게 격리된 시스템을 갖춰놓은 것을 보고 의료진은 물론 일반 환자들도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았지요. 신종 플루 환자들도 병원 밖 컨테이너가 아니라 병동에서 똑같은 진료시설로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것에 만족했습니다. 공격적이고 선재적으로 시스템을 갖춘 게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 셈이지요.”



    신종 플루 신속 대응은 이 이사장이 추구하는 ‘환자 중심 병원 시스템 구축’의 시범사례다. 이 이사장은 몸이 아파 병원을 찾은 환자가 병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기존의 병원 중심 시스템을, 환자를 위해 병원 시스템이 움직이는 체계로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2009년 7월1일 이사장 취임 이후 변화와 혁신의 기치를 높이 들고 병원 관계자들과 공감대를 넓혀온 그의 노력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환자 중심 병원 시스템 구축 작업 가운데 1차로 입원환자를 위한 시스템은 이미 시행되고 있습니다. 명지병원에 입원하려는 환자는 통합입원창구를 통해 접수에서 수납, 검진과 검사, 입원 수속까지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요. 병원 관계자들이 입원 수속에 필요한 업무 처리를 도와 환자는 곧바로 병동으로 향하면 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놓았습니다.”

    명지병원은 통합입원시스템 구축과 함께 외래 환자의 편의를 위해 30분 일찍 진료를 시작하고, 원무 수납은 30분 늦게 마감하는 등 병원의 진료와 수납 시간도 조정했다.

    그는 이사장 취임 때 “향후 10년 안에 관동의대를 한국의 10대 의과대학으로, 명지병원을 10대 병원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명지병원의 위상은 전국 대학병원 가운데 최하위권. 이 이사장 취임 초기 반신반의했던 병원 관계자들은 신종 플루 신속 대응을 통해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되자 10대 병원의 비전이 허언이 아닌 실현가능한 목표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Dreams come true! ‘청년 의사’ 발행인이기도 한 이 이사장에게 썩 잘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이제 40대 중반의 중년이 됐지만 ‘청년의사’의 열정과 기백은 여전했다. ‘환자 중심의 병원 시스템 구축’이란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는 그가 자신이 세운 비전을 달성할 날이 멀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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