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호

시·도지사 누가 뛰나

  • 입력2010-01-11 1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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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오세훈, ‘혹독한 네거티브 계절’ 견뎌낼까?

    2009년 12월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모처럼 행복해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스노보드월드컵대회를 ‘창의적 아이디어’라고 치켜세웠다. 오후 6시 빨간색과 초록색의 레이저 조명이 발사되면서 스노보더들이 경복궁과 북악산을 배경으로 날아올랐다. 시민들은 탄성과 환호를 연발했다. 오 시장이 상상한 그림이 현실이 됐다.

    그러나 그를 괴롭혀온 ‘이벤트 행정’ 논란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그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길고 긴 네거티브의 계절’을 맞이할 것이다. “최초의 재선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경쟁자들은 ‘한강 르네상스’ ‘디자인 서울’‘광화문광장’을 파헤치겠다고 벼른다.

    한나라당 서울시장후보 경선엔 원희룡(양천갑), 나경원(중구), 정두언(서대문을) 의원의 참여가 점쳐지고 있다. 원 의원은 12월7일 “용산 참사현장에 한번도 안 갔지 않으냐”고 오 시장의 아픈 곳을 공격했다. 원 의원은 서울대 법대 수석, 사법고시 수석의 개혁성향 소장파다. 나 의원은 대중적 인기가 높다. 유세에 나서면 시민들이 먼저 알아보고 손을 내민다. 정 의원은 ‘외국어고 개혁’‘노래하는 국회의원’으로 자주 매스컴을 타고 있다. 민주당에선 한명숙 전 총리, 송영길(인천 계양을) 의원, 이계안 전 의원, 김성순(송파병)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민주당은 ‘반MB’ 바람, ‘정권심판’ 바람이 불어주기를 기대한다. 송 의원은 민주당의 차세대로 꼽힌다. 현대 CEO 출신인 이 전 의원은 ‘준비된 시장’임을 내세운다. 김 의원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높은 인지도, 개혁성으로 어필한다는 구상이다.



    여야 유력 주자는 모두 TV토론에 능수능란하다. 상대의 실수를 용서하지 않는다. 매스컴은 서울시장후보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한다. 언제든 예측불허의 반전이 일어날 수 있다.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 경기

    김문수의 깊어가는 고민

    김문수 경기지사가 추진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는 서울 출퇴근에 넌더리를 내는 시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21세기 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주민 76%가 ‘3개 노선 동시 착공’을 원한다. 김 지사는 현재 거론되는 여야의 경기지사 선거 후보군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경기지사선거는 안개 속이다. 재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는 김 지사의 결심에 따라 선거구도는 급변한다. 김 지사 측근은 “2010년 초쯤 지사 재출마 또는 대권 도전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하면 한나라당에선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장(고양 일산 서), 남경필 의원(수원 팔달), 임태희 노동부 장관(국회의원·성남 분당을),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국회의원·광명을)이 대안이다. 친박계인 김 위원장은 당 대변인을 역임했고 4선의 중량감을 갖고 있다. 남 의원은 4선의 개혁성향 소장파다. 임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전 장관은 광명시장을 역임하면서 경기도에서 인지도가 높다.

    이들 중 한 사람은 민주당 유력 후보인 김진표 최고위원(국회의원·수원 영통)과 대적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부총리,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김 최고위원은 경기지사 후보군 중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12월8일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당이 판단하고, 국민이 생각한다면 당연히 경기지사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대 김진표’ 구도와 비교하면 다른 한나라당 후보의 승리확률은 아무래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대선주자 지지율 3위권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참여당 후보로 나설 경우 일대 난전이 불가피하다.

    이외 민주당에서는 원혜영(부천 오정), 천정배(안산 단원갑), 이종걸(안양 만안), 김부겸(군포) 의원이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진보신당의 경우 심상정 대표가 출마 여부를 놓고 당내외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 인천

    이윤성 장로의 J교회 무력시위?

    인천시장선거에 나설 여야 주자들은 최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안상수 인천시장이 3선 도전을 선언했다.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송도, 영종도 개발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인천 남동갑)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 부의장은 최근 인천 J교회 장로로 취임하는 예배 자리에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을 대거 초청해 세를 과시했다. 인천 발전을 위해선 여권의 실세가 시장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은근히 강조한다.

    박상은 의원(인천 중·동·옹진)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황우여 의원(연수)은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유력 주자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인 유정복 의원(경기 김포)은 경제인을 중심으로 ‘외곽 조직’을 다지는 등 탐색 중이다. 친박계 초선인 윤상현(남을) 의원도 의사를 갖고 있지만 경력을 좀더 쌓은 뒤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태진 인천시 남동구청장도 출마 의사를 비쳤다.

    민주당에서는 유력 주자로 거론되던 송영길 의원(계양을)이 서울시장 출마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전직 의원 간 4파전 양상이다. 유필우 전 의원(인천시당위원장)은 배수진을 친 입장으로 전력 질주하고 있다. 인천시장후보 당내 경쟁에 뛰어든 게 이번이 세 번째다. 문병호 전 의원은 인천시당 정책위원장 자격으로 여러 정책 토론회를 주도해왔다. 부평미군부대 이전 등 현안 해결에 의욕적이다. 김교흥 전 의원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인천도시경영연구원을 통해 지역발전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기문 전 의원은 7월부터 영업택시를 몰며 바닥 민심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김성진 전 최고위원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한편 민주당과 민노당, 사회단체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성사되면 선거 판도에 변수가 될지 모른다. 이호웅 전 의원이 민주당 인천시당 내 ‘2010 민주연대 특별위원장’을 맡아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박희제│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부산

    허남식의 ‘등거리 외교’ 또 통할까

    ‘여권은 정중동(靜中動), 야권은 동중정(動中靜)’. 내년 부산시장선거를 앞둔 지역 정가의 움직임을 표현한 말이다.

    부산은 ‘한나라당 공천=당선’으로 여겨지는 여권의 강세 지역. 그만큼 한나라당 공천을 따내기 위한 후보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틈을 타 야권에서는 일찌감치 후보선출과 범야권 공조 논의에 나서는 등 여론 선점에 들어갔다.

    3선에 도전하는 허남식 부산시장은 최근 들어 ‘미래 부산의 승부사’란 점을 내세우며 수성(守城)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허 시장에게 한나라당 공천은 ‘떼어놓은 당상’이 아니다. 허 시장은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구사해왔다. 친이계와 친박계 모두 차기 대권구도와 관련해, 이번만큼은 확실한 자기계파 사람이 부산시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친이계로 ‘함께 내일로’ 대표인 안경률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정의화 최고위원도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중진인 서병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도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은 “출마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출마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 지역인사들과의 접촉이 부쩍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관료 출신인 박병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최재범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 김칠두 전 산업부 차관도 자천타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부산에서 국회의원 재선에 성공한 조경태 부산시당위원장, 김정길 전 대한체육회장, 노재철 전 사학연금관리공단 감사가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오거돈 해양대 총장도 출마요청을 받고 있으나 완강히 고사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민병렬 시당위원장이 유력한 후보이고 진보신당은 김석준 시당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야권에서는 연합전선을 구축하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고 보고 후보 통합론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조용휘│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울산

    진보진영 ‘꿈★’은 이뤄진다?

    울산시장선거는 한나라당 후보,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단일후보, 민주당-친노신당 단일후보의 3파전 구도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박맹우 시장 이외 뚜렷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없다. 박 시장은 3선 도전을 공언해놓은 상태다. 박 시장은 “태화강 살리기, 기업 유치, 지역 경제발전, 울산과학기술대학교 개교 등 굵직굵직한 일을 많이 했다. 3선에 성공해 울산을 더욱 살기 좋은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한나라당 내 국회의원 가운데는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 김기현 의원(남구), 강길부 의원(울주군)이 시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두겸 울산 남구청장, 이채익 울산항만공사 사장도 물망에 오른다.

    민노당은 김창현 울산시당위원장, 진보신당은 노옥희 울산시당위원장을 각각 시장후보로 사실상 내정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2009년 4·29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후보단일화에 성공, 한나라당 후보를 꺾은 바 있다. 김-노 위원장 간 후보단일화가 점쳐진다. 김 위원장은 민선 울산 동구청장(1998년 7월~1999년 10월), 울산시의원을 역임했으며 두 차례 총선 출마 경험이 있다. 노 위원장은 울산시교육위원을 거쳐 2006년 5월 울산시장선거에 출마했다.

    민주당-친노신당에서는 2006년 울산시장선거에 출마한 심규명 변호사와 2002년 범야권 단일후보로 울산시장선거에 출마한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출마 여부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울산시장선거에서 야권 후보의 난립으로 여권 후보에게 절대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반대로 민노당-진보신당-민주당-친노신당 등 범야권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보진영은 이번 선거를‘영남권 광역단체장 배출’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본다. 이는 여권에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다.

    정재락│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경남

    김태호, ‘박연차 스캔들’극복할까

    풍여빈야(豊與貧野). 경남은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다. 보궐선거를 포함한 다섯 번의 도지사선거에서 모두 이겼다. 김태호 지사가 3선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고 기초단체장 등 5, 6명이 후보로 거론된다. 지방선거 기간이 이 지역 출신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5월23일)와 맞물려 있어 이른바 ‘노풍(盧風)’도 관전 포인트다.

    김 지사는 “남해안시대 프로젝트 주창자로서 법제화 등 설계를 마쳤다”며 “정책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기 위해 한 번 더 도민들에게 봉사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게 부담이다.

    시장, 군수 가운데는 박완수 창원시장, 황철곤 마산시장, 이학렬 고성군수 등이 후보군에 들어 있다. 박 시장은 공영자전거 ‘누비자’의 성공적인 정착으로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에 호흡을 잘 맞췄다는 평가다. 2009년 8월초 불거졌던 ‘골프 파문’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3연임으로 마산시장 재출마가 불가능한 황 시장은 오래전부터 경남지사 자리에 눈독을 들였다. 로봇랜드 유치를 실적으로 꼽는다. 그러나 박, 황 시장은 창원-마산-진해 통합시가 탄생할 경우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이 한때 거명됐으나 최근엔 수그러진 편이다. 사천 출신 이방호 전 의원 이름도 오르내린다. 국회의원 가운데는 경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재선의 권경석 의원(창원갑),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3선의 이주영 의원(마산갑)이 거론되지만 본인들은 부인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강병기 민주노동당 진주시당위원장이 후보군에 속한다. 진보신당은 이승필 경남도당위원장이 출마를 고사하는 가운데 후보를 물색 중이다. 김 전 장관은 “‘한나라당 대 반(反) 한나라당’ 연합전선 구축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훈│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대구

    김범일, 거저먹기?

    새해 6월 대구시장선거에 출마가 확실시되는 여권 인사는 현재까지 김범일 시장이 유일하다. 그 외는 아무도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의 아성인 대구는 공천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해 대구시장선거는 2012년에 치러지는 대통령선거를 앞둔 만큼 여권 내 권력 지형이 후보 구도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력 대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이 선거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로선 김 시장과 서상기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이 공천을 놓고 ‘리턴매치’를 벌일 공산이 크다. 대구의 숙원인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이뤄낸 현 김 시장에게 다소 유리한 형국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 김 시장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현안을 마무리짓고 대구의 미래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업에 충실할 뿐”이라며 우회적으로 재선 의지를 나타냈다.

    2006년 경선에서 김 시장에게 패배했던 서상기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올해 시당위원장 연임에 성공해 박 전 대표의 의중과 상관없이 단독 출마설도 제기됐다. 그러나 차기 대선과 관련, 모종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 전 대표의 지지 표명 없이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서 의원은 “지역 현안 해결에 필요한 새해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일에 매달리고 있다”며 “여론과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연초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 출마 예상자로 거론된 이한구, 이명규, 유승민 의원은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선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친노 성향의 국민참여당에선 김충환 전 청와대비서관이 “대구에 반드시 후보를 내야 한다”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진보신당 대구시당은 대의원대회를 열어 시장 예비후보로 조명래 시당위원장을 뽑았다.

    정용균│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경북

    MB정권의‘포항 성골’뜨다

    경북도지사선거와 관련해 전반적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다. 출마 예상자들의 경쟁구도가 비교적 단순한데다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의 경우 현재 출마를 공식화한 예비후보는 김관용 지사와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다. 도지사 후보군으로 늘 이름이 오르내리던 권오을 전 의원(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은 “출마할 뜻이 전혀 없다”고 했다. 야권이나 재야인사 중에선 거론되는 인물이 현재로선 거의 없다.

    이 같은 사정 때문에 경북지사선거는 김관용 지사와 정장식 원장 간 양자대결이 유력하다. 두 사람은 2006년 4월 한나라당 경선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선에서 김 지사는 41.3%를 얻어 31.4%를 얻은 정 원장을 따돌렸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김 지사는 구미 출신으로 영남대를 나와 행정고시(10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민선 구미시장을 3번 역임했다. 정 원장은 포항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12회)를 거쳐 포항시장을 역임했다.

    김 지사는 경북의 새 틀을 짜는 중요한 시기에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다시 출마한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는 “3년 동안 경북도청 이전 문제를 해결한 것을 비롯해 외자 및 기업 유치, 동해안 개발, 낙동강 살리기로 경북의 미래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경북의 리더십을 새롭게 해야 지역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정 원장은 “3년 동안 시대에 맞는 지방의 리더십에 관해 내공을 쌓았다”며 “수도권뿐 아니라 충남, 충북에 비해서도 경북이 뚜렷한 진전을 못하고 있는 것은 리더십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포항인맥 중 한 사람이다. 2006년 경북지사 경선 때와 지형이 달라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권효│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대전

    ‘대전은요?’ 박근혜, 이번에도 나설까

    대전의 표심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대전시장선거에는 세종시 수정 등 예측 불허의 변수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겉으로는 한나라당 박성효 대전시장과 2006년 석패 뒤 와신상담해온 무소속 염홍철 전 대전시장의 재대결에 무게가 쏠린다.

    박 시장은 재선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당내 도전도 만만치 않다.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육동일 충남대 교수 등 후보들이 끊이질 않고 나온다. 최근 출판기념회를 통해 ‘세(勢) 과시’를 한 박 시장은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살리려 한다. 그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한 자릿수 지지도로 출발, 줄곧 열세를 보이다가 박근혜 전 대표의 “대전은요?” 발언에 힘입어 신승했다.

    이번에도 세종시 수정 논란과 관련해 박 전 대표가 ‘원안+α’를 줄곧 고수하며 충청민의 신망을 얻고 있어 박 전 대표의 ‘한나라당 후보 지원’ 여부는 중요한 변수다.

    지난 선거에서 2.7% 차이로 고배를 마신 염홍철 전 시장은 ‘야인’으로 있으면서도 바닥을 튼튼하게 다져왔다. ‘염원 2010’ 염사마(염홍철을 사랑하는 마음)’ 등 사조직이 견고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전시장 선호도 1위를 달릴 정도다.

    무소속인 그는 정당 선택이 고민거리다. 이는 자유선진당의 외부영입설과 맞물려 있다. 염 전 시장의 측근은 “자유선진당행이 무르익었다. 어느 시기에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입당하느냐만 남았다”며 입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자유선진당은 염 전 시장에게 시장후보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 경우 독자후보를 내야 한다. 1순위는 대전시 정무·행정부시장을 지낸 권선택 의원(중구)이다. 그는 줄곧 대전시장 자리에 ‘눈독’을 들여왔다. 그러나 국회의원직을 포기하는 건 당내 사정상 쉽지 않은 일이다.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심대평 의원(공주)이 구상하는 신당이 후보를 낸다면 이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원웅, 선병렬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경선 이벤트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아본다는 전략이다.

    이기진│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충남

    이완구 빠지자 안희정 ‘미소’

    싱겁고 뻔했던 충남도지사선거는 예측 불가능의 게임으로 변하고 있다. 재선이 유력하던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가 세종시 원안 수정에 반발해 12월 초 지사직을 사퇴하며 차기 불출마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 전 지사가 끝내 나오지 않는다면 충남도지사선거는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전용학 한국조폐공사 사장,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박태권 전 충남지사, 김학원 전 최고위원의 출마가 거론된다. 전 사장은 “지금은 공사 경영에 힘을 쏟아야 한다”며, 홍 사장은 “이 전 지사가 다시 나와야 한다”며 출마설을 부인했다.

    민주당에서는 이 전 지사 출마시 여론조사에서 자주 2위를 차지한 안희정 최고위원이 사실상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준비팀을 가동하고 있으며 새해 1월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안 최고위원 진영에서는 세종시 국면에서 여론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가능성을 타진하며 충남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선진당은 박상돈, 이명수, 류근찬 의원이 충남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출마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회창 총재는 현역 의원의 출마를 ‘하석상대(下石上臺·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로 치부하며 꺼린다. 박상돈 의원은 “선진당의 문을 두드리는 인사가 적지 않다”며 “정치인보다는 다른 분야의 명망가가 영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진보신당에서는 이용길 부대표가 12월3일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충남도지사선거는 변수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여전히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전 지사가 지방선거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자유선진당을 탈당했지만 충남지역에 영향력이 있는 심대평 의원이 신당을 창당해 후보를 낸다면 이 역시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명훈│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충북

    ‘오송 유치’에 와! ‘세종시 수정’에 어?

    한나라당 소속 정우택 충북지사는 일찌감치 출마의사를 밝혔다. 여권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자 청주고 선후배 간인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김병일 여수세계박람회 사무총장이 거론된다.

    현직인 정 지사가 앞서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20조원이 넘는 기업 투자유치 실적을 달성, 공약했던 ‘경제특별도 건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점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또한 지역 최대 숙원이었던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오송 유치를 이뤄냈다. 인재양성재단 설립 등 미래 성장의 기틀을 다진 점도 공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대수 청주상당 당협위원장 겸 한나라당 제2사무부총장은 청주-청원이 통합할 경우 통합시장 출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충주시장을 지낸 재선 의원인 이시종 충북도당위원장, 최근 입당한 한덕범 전 행정자치부 제2차관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충북도당위원장인 이 의원은 충주시장을 역임한 인연으로 충북 북부지역의 지지기반이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이다. 청주고 출신이라는 점도 공천과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의원 배지를 내놔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세종시 논란으로 충북의 민심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높아질 경우 지사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전 차관은 최근 민주당에 입당해 중부4군(증평-진천-괴산-음성) 재·보선에서 맹활약한 바 있다. 2006년 지방선거 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충북지사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정 지사와 한 전 차관이 모두 공천을 받는다면 ‘리턴 매치’가 이뤄진다.

    정 지사는 세종시 수정을 수용하는 듯한 발언을 해 지사직을 사퇴한 이완구 전 충남지사와 대조를 이뤘다. 정 지사의 이런 행보가 충북 유권자에게 어떻게 평가될지도 중요한 대목이다.

    장기우│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광주

    박광태, 바람 앞의 등불 처지

    광주시장선거는 ‘강운태-박광태-이용섭’ 3강구도로 압축된다.민주당 강운태 의원(광주 남)은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직 박광태 시장을 ‘2대1’에서 크게는 ‘3대1’로 눌러 안팎을 놀라게 했다. 한 광주지역 일간지 정치부장은 “시장을 바꿔야겠는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강운태일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내무관료 출신으로 관선 광주시장(1994~95년), 농림부 장관, 내무부 장관을 역임한 재선의원으로 새천년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박 시장은 지난 5월 ‘2015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특유의 뚝심을 과시했다. 또 광주의 ‘제1현안’으로 꼽혔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부지 내에 있는 전남도청 별관 처리 문제를 문화체육관광부와의 담판으로 ‘원형보존’ 쪽으로 결론 내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야구전용 돔구장 건설방침에 대한 역풍이 만만치 않은데다 시장 공천에 영향력이 있는 지역 국회의원 다수가 박 시장과는 거리가 먼 열린우리당 출신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이용섭 의원(광주 광산을)은 최근 급부상한 ‘다크호스’로 꼽힌다. 김대중 정부 시절 관세청장, 노무현 정부 시절 국세청장, 청와대 혁신관리수석비서관, 건설교통부 장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스스로 “노무현 대통령의 위업을 계승하겠다”고 공언한다. 최근 한 월간지의 여론조사 가상맞대결에서 현직 박 시장을 눌러 그의 깜짝 인기를 실감케 했다. 지난 시장선거 때 열린우리당 후보로 박 시장과 맞붙었던 조영택 의원(광주 서구갑),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양형일 전 의원, 전갑길 광산구청장도 후보군에 들어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정용화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민주노동당에서는 오병윤 사무총장이, 진보신당에서는 윤난실 전 광주시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권│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전남

    박준영의 이유 있는 ‘몸 낮추기’

    박준영 전남지사는 최근 측근들에게 ‘경거망동하지 말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고 한다. 민주당 소속 박 지사는 2009년 11월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영산강 살리기’ 행사에서 사업 필요성을 역설했다. 즉각 ‘해당(害黨) 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몸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당내 기반이 약한 그로서는 이런 논란이 유리할 게 없다.

    박 지사는 1차 관문인 당내 경선만 통과하면 3선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 ‘2012 여수엑스포’와 ‘F1 대회’ 등 전남의 미래를 좌우할 굵직한 현안에는 자신이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운다.

    박 지사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며 나선 인사는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인 주승용 의원(여수갑)과 이석형 함평군수다. 주 의원은 지난 여름 전남 22개 시군을 돌며 지역민의 애로사항을 듣고 도정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주 의원은 여수, 순천, 광양 등 인구 밀집지역인 ‘동부권’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 ‘서부권’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박 지사와 치열한 공천경쟁이 예상된다.

    ‘나비축제’로 인지도가 높은 이석형 함평군수는 군수 3선 연임 제한 규정 때문에 군수직을 떠나야 한다. 농민단체 등의 지지를 업고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경선이 박 지사와 주 위원장, 이 군수 3파전으로 치러질 경우 이 군수는 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다.

    3선의 이낙연 의원(함평·영광·장성)은 조만간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관측되고 있고 김효석 의원(담양·곡성·구례), 최인기 의원(나주·화순)도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 지도부의 전남 현안 챙기기 등 끊임없는 애정 공세와 이명박 대통령의 잇단 호남행(行)으로 호남권 내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상당히 누그러졌다고 보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물색 중이다.

    정승호│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전북

    김완주의 ‘새만금 편지’ 쟁점 될까

    전북도지사선거는 재선을 노리는 김완주(62) 현 지사에 맞서 누가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 지사는 새만금 사업 실적을 내세우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강봉균 의원(군산)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정세균 대표 등 전북 지역 민주당 의원들과의 관계도 무난한 편이다. 다만 정동영(전주 덕진), 신건(전주 완산갑), 유성엽(정읍) 등 ‘전북 무소속 3인방’과 껄끄럽다는 게 걸림돌이다. 세 사람 모두 김 지사와 고교(전주고), 대학(서울대) 선후배 간이지만 정, 신 의원이 2009년 4월 재·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행정 관료 출신인 유 의원은 4년 전 지사선거에서 김 지사와 맞붙은 바 있다.

    김 지사의 유력한 대항마인 정균환 전 의원은 “자치시대 민선 도지사는 임명직 지사와는 달라야 한다”며 행정고시를 거친 관료 출신인 김 지사와 차별화를 꾀한다. 그는 “도지사는 지역 몫을 챙기기 위해서 때로 대통령과도 맞서야 한다”며 김 지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새만금 감사 편지’를 겨냥했다. 전주시 우아동 전주역 앞에 사무실을 열고 구(舊) 민주계와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4년 전 도지사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은 김 지사와 대결을 벌여 30%가 넘는 득표율을 보였다.

    유종근 전 전북지사의 막냇동생으로 노무현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유종일(51)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유능한 진보’를 기치로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그러나 중량급인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는 “주위에서 권유를 많이 하는 건 사실이지만 출마할 의사가 없다”며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전희재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와 태기표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 문용주 전 교육감이 거론되고 있다. 진보신당에선 염경석 도당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김광오│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강원

    이계진VS이광재 성사될까

    김진선 지사가 3선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는 강원도는 어느 때보다 많은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탓에 한나라당 공천을 원하는 사람들이 줄을 짓고 있다. 공천이 마무리되면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안팎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명되는 인사는 10명이 넘는다.

    이계진(원주), 허천(춘천) 의원을 비롯해 최흥집 강원도 정무부지사, 최영 하이원리조트 대표, 조관일 대한석탄공사 사장, 이이재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최동규 한국생산성본부장, 권혁인 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 조기송 전 강원랜드 사장, 조규형 전 브라질대사, 심재엽 전 의원, 조명수 전 강원도 행정부지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조 전 사장과 조 전 대사는 각각 9월과 10월 한나라당에 입당함으로써 공천 경쟁 참여를 공식화했다. 최 부지사도 12월20일을 전후해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후보들의 대중적 인지도, 정치권과의 인맥은 물론 공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김 지사의 힘 실어주기에 따라 공천 경쟁이 판가름 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야권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 민주당에서 이광재 의원(태백-영월-평창-정선)이 나설 경우 빅 매치가 성사될 수도 있지만 박연차 사건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의원은 출마에 적극성을 띠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12월2일 기자회견에서 “도지사 출마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에선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엄기영 문화방송 사장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신당은 길기수 도당위원장이, 민주노동당은 엄재철 도당위원장이 각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인모│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 제주

    김태환의 ‘중대결심’이란?

    제주도지사선거는 ‘특별자치도’와 ‘국제자유도시’라는 두개의 축을 든든한 반석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리더를 뽑는 행사다. 2006년 7월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는 정부로부터 각종 행정사항과 권한을 위임받았다.

    외교와 국방을 제외하고 사실상 막강한 자치권을 행사하는 제주지사 자리를 놓고 피 말리는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3선 도전에 나선 김태환 지사 거취는 선거의 최대 변수다. 무소속인 김 지사가 어느 당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선거판도가 달라진다. 김 지사 측근들은 입당을 권유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놓고 저울질이 한창이다. 김 지사는 최근 “입당 여부를 뛰어넘는 중대 결심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출마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김 지사에게 맞서는 정점에 우근민 전 제주지사가 있다. 우 전 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의 인지도와 당선 가능성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사 재임 당시 국제자유도시 추진 등 특별자치도의 기반을 닦았지만 선거법 위반으로 2004년 중도 하차했다. 우 전 지사는 이번 선거를 통해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뜻을 알리고 있다. 무소속인 우 전 지사도 정당선택을 위한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 예비후보로는 지난 선거에서 김 지사에게 패한 현명관 삼성물산 고문이 거론되고 있으나 당사자는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현동훈 서대문구청장은 지사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김한욱 전 제주도행정부지사, 김경택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도 잠재적인 한나라당 후보군이다.

    민주당의 경우 김우남 의원이 선거판도를 주시하고 있다. 김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조직을 흡수해 선거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입당을 고려하고 있는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 대표는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송재호 제주대 교수는 야권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임재영│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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