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호

흔들리는 ‘도요타 신화’

추락한 1등 기업, 부활의 노래 부를 수 있을까

  • 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입력2010-02-01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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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기업의 모범생이었다. 국내외에서 공장견학 신청이 끊이지 않던 회사였다. ‘저스트 인 타임(JIT)’과 ‘전사적 품질경영(TQM) 등을 통해 제조업 교과서를 다시 쓴 주인공이었다. 2년 전에는 80년 동안 세계 1위 자동차 회사 자리를 지키던 제너럴 모터스(GM)의 아성을 파죽지세로 무너뜨렸다. 도요타가 바로 그 회사다. 그런 도요타가 요즘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흔들리는 ‘도요타 신화’

    도요타가 생산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 프리우스.

    미국에선 중고차 거래가 개인 간에도 활발하다. 인터넷에 매물을 내놓거나 혹은 지역신문에 광고를 내면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이 연락을 해서 사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중고차로 가장 인기가 있는 차종은 도요타다. 그 중에서도 캠리다. 캠리가 매물로 나오면 며칠이 안 돼 팔려나간다. 중고차시장의 황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새 차 가격 대비 중고차 가격이 가장 높게 형성되는 것이 도요타 자동차다. 연식이 10년 지난 차량도, 주행거리가 15만마일(24만km)이 넘어도 자동차를 파는 데 큰 문제가 없다.

    이유는? 미국 소비자에게 도요타는 ‘좀처럼 고장이 나지 않는 차’ ‘품질이 믿을 만한 차’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중고차를 사는 입장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차가 고장이 나는 경우다. 이럴 때에는 이미 보증수리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꼼짝없이 자신의 돈으로 수리해야 하는데, 미국에선 자동차 수리비가 매우 비싼 편이다.

    이처럼 품질의 대명사인 도요타가 지난해 미국에서 380만대에 대해 리콜(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제조업체가 무상수리 조치하는 것)을 실시했다. 도요타가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한 이후 최대규모의 리콜이었다.

    리콜의 계기가 된 사건은 2009년 8월28일 미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였다. 당시 운전자는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 소속 베테랑 경찰관인 마크 실버였다. 그가 운전했던 자동차는 도요타가 생산한 렉서스 ES 350 세단이었다. 당시 ES 350은 시속 120마일(192km)의 속도로 주행하다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운전자인 실버, 그의 부인, 딸, 그리고 처남 등 차에 있던 4명이 모두 사망했다.



    이 사고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사고 직전 운전자의 처남인 크리스 라스트렐라가 휴대전화로 걸어온 911 비상전화 때문.

    “큰일 났다… 브레이크가 듣지 않고 있다.”(We‘re in trouble…There‘s no brakes.)

    흔들리는 ‘도요타 신화’

    문제가 됐던 렉서스 ES350 매트.

    당시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미 고속도로안전국(NHTSA)은 지금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도요타는 사고 당시 가속페달이 차량 매트에 끼어 브레이크가 듣지 않았다고 보고 대대적인 리콜을 실시했다. 리콜대상은 △렉서스 ES 350 2007~2010년식 △캠리 2007~2010년식 △아발론 2005~2010년식 △프리우스 2004~2009년식 △IS 250, IS 350 2006~2010년식 등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에 따르면 한국에서 판매되는 도요타 차량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과는 다른 방식의 차량매트가 장착돼 있어 리콜조치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도요타의 급가속 관련 사고가 이 사건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사고로 사람이 숨진 사건이 이번 사건을 포함해 5건에 달한다. NHTSA에는 도요타 차량의 급가속 문제에 대한 불만이 400건 접수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차량의 전기장치나 가속페달 디자인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자동차 제조업체에 대한 급발진이나 급가속 의혹 제기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런데 소송문화와 집단소송이 발달한 미국에서 이런 의혹이 대대적으로 제기되고, 또 언론보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자동차 제조업체 처지에선 큰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우디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급발진 의혹이 제기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고, 이로 인한 타격을 회복하는 데 20년이 넘게 걸렸다. 나중에 아우디에 대한 급발진 의혹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미 피해를 돌이킬 수 없는 시점이었다.

    미국의 포드자동차는 2000년 타이어 대량 리콜로 수십억달러의 손해를 봐야 했다. 소송 천국인 미국에서 제품의 안전을 둘러싼 경영리스크는 기업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

    도요타 겨냥한 소송 봇물

    흔들리는 ‘도요타 신화’

    도요타 자동차 생산라인.

    벌써 캘리포니아에서는 집단소송을 전문적으로 하는 로펌이 도요타 차량 관련 수백건의 사고를 언급하면서 “운전자의 부주의도, 자동차 바닥 매트도 급가속하는 도요타 자동차 문제를 설명할 수 없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여기에 도요타 미국법인에서 법무업무를 맡았던 변호사가 “도요타가 다수의 전복사고에 따른 문제점을 은폐했다”고 폭로하면서 문제는 더욱 꼬이고 있다. 도요타 측은 “회사에 불만을 품은 전직 직원의 무책임한 폭로”라고 반박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문제는 급가속 의혹이 제기된 차량의 제조 회사가 다른 회사도 아닌 도요타라는 점이다.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미국 ‘빅3’ 자동차가 아닌 ‘완벽한 품질과 신뢰의 상징’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강한 도요타에 대해 이 같은 의혹이 대대적으로 제기됐다는 사실 자체가 도요타에는 치명적이다.

    특히 미국 소비자의 도요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신화에 가까울 정도로 높다. 따라서 집단소송 등에서 제기된 의혹 자체가 설령 나중에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도요타는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우려를 감안해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지난해 8월 발생한 렉서스 ES 350 사고에 대해 이례적으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며, 깊은 위로를 전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도요타로서 괴로운 일 중 하나는 그동안 ‘도요타 찬가’를 부르기에 바빴던 미국 언론의 도요타 관련 보도내용이 갈수록 까칠해지고 있다는 점. 특히 미국 서부의 유력 일간지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도요타의 안전결함 가능성 은폐’ 등 도요타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잇달아 게재하고 있다. USA투데이,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신문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도요타의 안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

    지난해 도요타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2008년 4월~2009년 3월 회계연도에 4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1950년대 이후 최악의 실적을 냈다. 올해 4월 끝나는 회계연도에도 막대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총 177만147대를 판매해 판매량이 전년도에 비해 20.2% 급감했다. 도요타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2007년 13.1%를 최고로 하락세를 보였으며 2009년에는 12% 정도에 머물렀다.

    사실 지난해 자동차시장은 모든 자동차 회사에 있어 시련의 한 해였다. 특히 미국 자동차 시장이 그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시장 전체 판매량을 1982년 이래 최저인 1040만여 대로 추산했다.

    미국 시장 1위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210만여 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판매량이 30%나 감소했다. 크라이슬러도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전년보다 36% 줄어든 93만여 대를 기록했다. 혼다도 연간 판매실적이 115만여 대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닛산도 연간 판매량이 19% 감소한 77만여 대에 그쳤다.

    그렇다면 도요타의 현재 경영위기는 경기 사이클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근본적인 위기라고 보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결론인가.

    엔고가 직격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질문에 대해 대체로 “그렇지 않다”며 경고음을 내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잘 나가던 도요타의 부진을 이렇게 설명했다.

    “GM을 따라잡기 위해 자동차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렸다가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 도요타에 충격이 컸다. 도요타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미국 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툰드라 생산을 위해 텍사스 주에 공장을 짓기도 했다.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분을 강화했다. 그런데 시장추세는 소형차로 전환되는 시점이었다. 회사의 전략적인 방향이 시장과 불일치한 것이다. 여기에 품질문제가 겹쳤다. 매년 공장을 하나씩 짓다보니 상대적으로 품질에 문제가 발생했다. 대규모 리콜은 그 결과물이다. 도요타 차량은 절대 고장이 나지 않는다는 신화가 깨진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에 금이 간 것이다. 여기에 결정타는 환율이었다. 2007년 엔화가치 약세로 도요타는 공격적으로 투자할 여력이 생겼다. 그렇지만 지난해 달러당 엔화 환율이 100엔 이하로까지 떨어지는 등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수출채산성이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해의 경우 1달러당 평균 엔화 환율이 93.6엔이었다. 환율은 도요타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데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서 애널리스트는 이와 함께 일본 내수시장의 부진도 도요타 경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일본 내수시장은 연간 600만대 규모였지만, 경기가 악화되고 인구고령화로 인해 이제 450만대 이하로 줄었다는 것.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다른 국가와는 달리 자동차 내수 진작을 위한 부양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2월 도요타와 관련한 특집기사를 통해 도요타의 부진을 현대·기아차, 폴크스바겐의 약진과 비교해가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전년도에 비해 8.3% 늘어난 43만5064대를 판매했다. 시장점유율도 전년 대비 1.2%포인트 높아진 4.2%가 됐다. 기아자동차도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전년 대비 9.8% 증가한 30만63대를 판매했다. 두 회사를 합쳐서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총 73만5127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9% 향상된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 점유율도 2008년 5.4%에서 7.0%로 올랐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원화약세에 따른 환율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 사실이지만 차구매자가 실직했을 경우 다시 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등 시장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파격적인 마케팅 기법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제품 경쟁력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대차의 제네시스는 지난해 ‘북미 시장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고, 기아차의 쏘울은 미국 젊은이를 사로잡는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는 여기에 2010년에는 미국에 신형 쏘나타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도요타 캠리에 상당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폴크스바겐의 추격도 무섭다. 폴크스바겐은 현재 미국 시장에선 도요타는 물론 현대·기아차에 비해서도 크게 뒤지고 있다. 그런데 2018년까지는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두 배인 8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올해에 미국 테네시주에 공장을 세우고 연비가 좋은 제타와 파사트 등을 현지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전세계 판매량에서 도요타에 이어 2위인 폴크스바겐은 10년 안에 도요타를 따라잡는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최근 일본 스즈키자동차 지분 19.9%를 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스즈키는 인도에서 현지 합자법인인 마루티 스즈키를 통해 시장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자동차 시장의 강자다.

    신흥시장에서 부진

    이와 함께 도요타가 현대·기아차나 폴크스바겐에 비해 전략적으로 실패한 시장으로는 신흥시장을 들 수 있다.

    현재 선진국 자동차 시장은 포화상태여서 신흥시장이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그런데 중국 시장에서 폴크스바겐은 도요타를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으며, 브라질에선 도요타에 비해 10배나 많이 판매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경우 현대·기아차는 현지 시장을 정확히 읽는 판매 전략으로 이제 도요타를 거의 따라잡았다.

    지난해 중국에선 중국 정부가 소형배기량 자동차에 세제혜택을 주는 등 파격적인 부양책을 내놓았는데 도요타는 경쟁자에 비해 발빠르게 대응하는 데 실패했으며, 중국 실정에 맞는 차량개발에도 민첩하지 못했다.

    인도시장에서 현대차는 해외 자동차 회사 중에선 1위 업체다. 도요타는 가격에 민감한 인도 자동차시장에 맞는 차량을 개발 중이지만 본격적인 판매까지는 아직도 1년이나 남은 상황이다.

    흔들리는 ‘도요타 신화’

    구원투수로 등장한 도요타 아키오 사장.

    그렇다면 전세계 경영학도를 흥분시켰던 ‘도요타 신화’는 이렇게 사그라지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도요타가 ‘위기’에 봉착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도요타의 ‘몰락’을 예견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미 도요타 내부에선 ‘기본으로 돌아가자’를 외치며 지난해 신임시장으로 취임한 창업주 후손인 도요타 아키오를 중심으로 부활을 준비 중이다.

    도요타 신임사장은 취임과 함께 제품개발에서부터 도요타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도요타의 성장은 이익을 추구했기 때문이 아니고, 고객의 필요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 효율적으로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현장과 고객 중심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도요타는 또 신임 사장 취임과 함께 비정규직 6000명을 해고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원가절감에 나섰다. 2010년에도 17% 증산계획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또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선 야리스와 코롤라 등 소형차 위주의 판매전략을 세웠다.

    이와 함께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차량 부문에서 다른 자동차에 비해 여전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도요타의 미래를 밝게 보는 요인이다. 이미 프리우스라는 하이브리드 양산차량을 처음으로 선보여 시장을 선도했던 도요타는 이제 모든 모델에 대해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도요타 수출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던 환율이 최근 들어 도요타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말부터 도요타의 수출에 탄력이 붙고 있다는 것이다. 1달러당 1엔의 변동은 도요타 순익에서 약 300억엔의 차이를 가져올 만큼 도요타 채산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활의 경영학 교과서 다시 쓸까

    최 연구원은 환율변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크게 올라간 데에는 환율변수의 영향이 크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회사로선 미국 소비자에게 인센티브를 줄 여지가 커진다. 미국 소비자들은 인센티브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하반기에 들어서 하락한 이유도 결국은 인센티브를 줄였기 때문이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거꾸로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회사가 인센티브를 통한 마케팅을 펼칠 여지가 커진다.”

    최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좋아지고 있는 점도 도요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요타가 미국 시장에서 팔고 있는 차 중에서도 고급차종인 렉서스가 마진이 가장 높다. 금융위기가 몰아닥치고 집값이 떨어지면 소비패턴이 렉서스보다는 소형차 쪽으로 옮겨가게 마련이다. 집값이 오르면 고급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도요타는 지난해 4분기(10~12월)에 미국 시장에서 마케팅에 약 10억달러를 투입했다. ”

    환율이 도요타에 유리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도요타가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도요타의 실적이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은 크게 감소했지만 12월에는 18만7860대를 팔아 32%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8월까지는 탁월한 실적을 올렸지만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미국 시장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8월까지만 해도 5%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던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월과 11월에는 각각 3.7%와 3.8%로 떨어졌다.

    현대차가 잃어버린 시장은 미국과 일본의 경쟁업체에 넘어갔다. 포드는 8월 14.4%에서 11월 16.4%로 늘었고, 도요타는 9월 16.9%에서 10월에는 18.2%로 점유율을 높였다. 이 때문에 그동안 상승세를 탔던 현대자동차 주가가 올해 1월초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도요타가 전세계 기업에 널리 알린 것 중에 ‘가이젠(改善)’이 있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개선에 개선을 거듭하는 경영 기법이다. 이런 가이젠은 도요타의 모든 직원의 몸과 머릿속에 DNA처럼 박혀있다. 시장의 흐름에 맞는 정확한 전략과 목표만 세워지면 이 같은 DNA는 언제든지 발현될 수 있는 법이다.

    그동안 무섭게 성장하다가 주춤한 도요타. 또다시 성공한 부활사례로 경영학 교과서를 새로 쓸 수 있을 것인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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