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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개혁현장을 가다 ⑩ 농협 최원병 회장

“농협을 농업인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연간 1조1203억원 농업·농촌 직접 지원

  • 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농협을 농업인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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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 회장에 취임하신 이후 언론과 인터뷰를 별로 하지 않으셨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제가 취임할 당시 농협은 전임 회장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있었고 농협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습니다. 할 말은 많았지만 무슨 말을 해도 변명이 될 상황이었죠. 그래서 농협이 변하고 있다는 걸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고 할 말이 있으면 그때 가서 해야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농협을 농업인에게 돌려드리겠습니다”

지난해 1월7일 농협중앙회에서 최원병 회장이 농협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최 회장이 직접 밝힌 인생철학은 초심(初心), 겸손(謙遜) 그리고 초연(超然)이다. 최 회장은 이 좌우명을 조직운영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매사 겸손하며 사리사욕에 초연한 자세를 가지고 조직을 이끌어나가려고 노력합니다. ‘문제도 현장에 있고 답도 현장에 있다’는 게 조합장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이자 습관입니다. 농업인과 국민에게 사랑받는 농협다운 농협을 만들기 위해 농업인과 고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기 무섭게 그의 입에서는 농업현황과 관련된 각종 수치가 쏟아져 나왔다. 쌀 시세가 어떤지, 강화지역에서 발생한 구제역 상황이 어떤지와 같은 얘기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는 달리, 농촌 상황을 마치 현미경 보듯 속속들이 전하는 그의 달변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인터뷰는 생각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최 회장은 인터뷰 전날에도 경남지역 농작물 작황을 둘러보고 왔다고 했다. 주로 이런 얘기가 오갔다.

▼ 어제도 지역농협에 다녀오셨다고요.

“경남지역에 다녀왔습니다. 가보니까 과일이 좋지 않더라고요. 제 고향(경주) 특산물인 찰토마토, 단감, 부추도 요즘 안 좋습니다. 복숭아, 자두 같은 것들도 상황이 안 좋아요. 보리도 안 좋고.”

▼ 전국의 작물 상황을 다 알고 계시네요.

“농협회장이 그런 걸 모르면 안 되죠. 지난해 토마토 같은 것은 가격이 맞지 않아 다 뽑아내기도 했습니다. 요즘 농산물 문제를 제기하기가 좀 그렇습니다만, 앞으로 농산물 관련 문제가 분명히 이슈가 될 겁니다. 강화도에서 발생한 구제역도 고민스럽지만, 가장 큰 문제는 쌀값입니다. 조곡 기준으로 (80kg 한 가마에) 14만원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농업인들의 생활이 걱정입니다. 가을 추수철 시세보다 더 내려가고 있어요.”

▼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풍년이 되면 풍년 됐다고 웃다가 팔 때 되면 울상인 게 농민들의 삶입니다. 쌀은 더 심하죠. 지난해 정부 예측보다 풍년이 더 들었습니다. 그리고 대북지원 쌀이 줄어든 영향도 있죠. 정부가 나서서 쌀값을 안정시켜야 하는데 정부도 사실 고민이 많을 겁니다. 기후변화로 인해서 모든 작물이 형편없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약 30%밖에 생산이 안 되고 있어요. 투자비를 생각하면 농업인들은 엄청난 적자를 보게 됩니다. 재해지역 선포 같은 대책을 정부가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도 아닌 사람의 문제

최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지역농협을 수시로 방문하며 스킨십을 강화했다. 농협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농협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해왔다.

▼ 지역을 많이 다니시는 걸로 압니다.

“시간만 나면 조합장들을 만나러 다닙니다. 현지 상황을 보러 다니죠. 2년 동안 정말 많이 다녔어요. 전임 회장들이 4년 동안 다닐 걸 이미 다 다녔습니다. 조합장들 하고 공식적으로 만나는 자리만 1년에 2~3번입니다. (예전에는) 대표나 상무를 보내서 보고했는데 지금은 제가 직접 다닙니다. 그랬더니 농협중앙회에 대한 이해도 빨라지고 참여율도 높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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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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