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호

변명

  • 입력2010-05-03 20:03: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오늘 나의 두 번째 미소는 거짓이다.

    그것은 마치

    오래 신은 양말이 조금씩 흘러내리는 것처럼

    불편하게 이루어진다.

    나는 일부러 모른 체한다.



    한밤중에 당도한 손님처럼

    부끄럽게 얼어붙은 두 다리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염치없는 두 팔로 당신을 안아주기엔

    오늘밤이 너무 짧고

    사과는 언제나 느닷없다.

    잘못 배달되어온 상자를 뜯어

    다른 상자에 그대로 담아

    돌려보낸다.

    당신이 슬프면 나도

    슬프니 이상하다.

    변명

    일러스트·박용인

    여태천

    ● 1971년 경남 하동 출생
    ● 고려대 국문과 졸업, 동 대학원 석·박사
    ● 고려대 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 현 동덕여대 국문과 교수

    ● 2000년 ‘문학사상’ 시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 2008년 김수영문학상 수상

    ● 시집 ‘스윙’ ‘국외자들’, 비평서 ‘김수영의 시와 언어’ ‘미적 근대와 언어의 형식’




    시마당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