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호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월급쟁이 김 차장’을 위한 조언

하락 추세 이용한 ‘시간차 공격’으로 평수 늘려가기 시도해볼 만

  •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drbong@daksplan.com |

    입력2010-06-01 1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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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월급쟁이 김 차장’을 위한 조언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근처 한 술집에서 퇴근한 직장인들이 간이로 마련된 야외 테이블에서 더위를 피하며 맥주를 마시고 있다.

    봄이 여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벚꽃이 지고 난 자리를 빠르게 홍자색의 철쭉과 영산홍이 메우고 있다. 해도 길어졌다. 금요일 저녁 7시30분, 상쾌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빌딩숲 구석에 위치한 서울 무교동 골뱅이집 앞에서 동료들과 맥주를 마시는 45세 김덕수 차장. 가진 거라곤 8년 전 어렵사리 장만한 경기도 분당의 집 한 채가 전부다. 요즘 들어 술자리마다 빠지지 않는 부동산 이야기를 귀동냥하며 생각이 복잡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전형적인 중산층이다.

    “일본 집값이 빠지기 시작한 것도 단카이 세대라고 인구비중이 높았던 세대가 은퇴하면서부터예요. 우리나라도 2010년부터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잖아요.” 입사 2년 후배지만 어느새 같은 직급이 된 조 차장의 괄괄한 목소리가 술자리가 파한 뒤에도 귀에서 떠나질 않는다. 김 차장이 요즘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패러다임의 변화다. 믿었던 부동산 상품들이 곳곳에서 손실을 내고 있고 오르기만 하던 아파트값이 계속해서 빠지고 있다. 맥주 몇 병에 취해 집으로 돌아온 김 차장은 부동산 관련 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

    토요일 오후 3시, 김 차장은 도로변에 피어난 봄꽃들을 바라보면서 부암동 고갯길을 오르고 있다. 길 위에 봄 햇살이 내려앉아 있고 메마른 도로 저편에서는 5월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조 차장이 넌지시 일러준 ‘노란집’이라는 부동산 컨설팅 사무실을 찾아 나선 길이다.

    막상 당도해보니 노란집은 2평짜리 작은 카페였다. 유리문에는 고딕체로 ‘솟대철학관, 부동산 고민상담소’라는 상호가 붙어 있다. 재치 있는 작명이라고 생각하며 들어선 카페 안에는 50대 후반줄에 반백의 굵은 머리칼을 가진 남자와 똘똘하게 생긴 30대 여자가 한창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다. 다음 차례인지 바로 옆에는 검은 점퍼차림의 남자가 기다리고 앉아있다.

    “어서 오세요. 상담하러 오셨어요?”



    “네 오전에 전화드린 김덕수입니다.”

    이 남자가 조 차장이 말하던 그 곽형근인 모양이었다. 한때 잘나가던 부동산 컨설턴트였지만 큰 사기를 당하고 이곳에서 소일거리로 상담을 하고 있다고 했다. 카페 안에 테이블은 두 개뿐이었다. 기다리던 검은 점퍼의 사내 옆에 구겨 앉았다. 테이블 사이의 거리는 1m 남짓. 컨설턴트와 여성의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귀에 들어온다.

    “오피스텔, 갈 때까지 갔다”

    “그러니까 무조건 오피스텔을 턱하니 사면 안 된다니까. 부동산은 이제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해요. 상품가치도 중요하고.”

    “금리가 2.5%밖에 안 되고 사는 원룸은 주인이 바뀌어서 월세를 올려달라고 하네요. 그리고 오피스텔 가격은 몇 달 새에 몇 천 만원씩 뛰잖아요.”

    “지금 서둘러 뛰어들면 조금 벌 수도 있을지 몰라요.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아니에요. 손해 날 가능성이 있어요. 본인이 살거나 월세를 받는 건 몰라도 매매에 곤란을 겪을 수도 있고요. 기존 오피스텔은 이미 노후했고 기능이 완벽하지 않아요. 오피스텔이 규제가 완화되고 준주택이 되면서 올해 7월부터는 좋은 상품이 쏟아질 거예요. 화장실도 2개 있고 욕조도 있고 테라스도 있고 천장도 높은 상품 말이죠.

    특히 유의할 점은 기존 오피스텔이 지금 많이 올라 비싸다는 거예요. 전용면적 가격으로 따지면 주상복합단지에 있는 오피스텔이 주상복합아파트보다 평당가가 높은 게 대부분이거든요. 오피스텔은 대부분 전용면적이 평형이나 타입이라고 부르는 분양면적의 50% 수준이고 주상복합은 70%, 일반 아파트는 80% 정도니까요. 한마디로 갈 때까지 간 거죠.

    중복도에다 내부시설도 부족하고 창문도 작고 천장도 주상복합보다 20㎝나 낮은데도 평당가로는 더 비싸졌어요. 그게 얼마나 가겠어요. 또 근래 들어 오피스텔이 잘 팔리니까 분양 준비 중인 공급량도 미분양 아파트만큼이나 많아질 거라고 봐요.”

    상담을 받던 여자는 이제 인생 상담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돈은 2억5000만원밖에 없고 나이는 먹고 결혼 계획도 없는데 집은 있어야지요. 그렇다고 다세대나 원룸을 사자니 오피스텔보다는 안 오를 것 같아요. 혼자 사는 데 보안도 좀 걱정스럽고요, 안정적으로 내 집에 살면서 돈 될 물건 하나 찍어주세요.”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월급쟁이 김 차장’을 위한 조언

    서울 마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모델하우스.

    “그럼 다음 조건을 지켜서 오피스텔에 투자하세요. 첫째, 꼭 본인이 직접 거주할 생각으로 오피스텔을 구해보세요. 그럼 좋은 오피스텔을 구할 수 있고 나중에는 수익률도 맞출 수 있을 거예요. 둘째, 3년 내에 꼭 팔 생각을 하고 오피스텔을 찾아보세요. 그러려면 수요가 많은 곳에 있는 새 오피스텔이어야 할 겁니다. 50m 이내에 전철역은 필수죠. 지금 가격도 적정해야 하고요. 셋째, 오피스텔 신규분양 물건을 찾아보세요. 잠실이나 용산 등 도심에서 주상복합아파트와 같이 분양하는 것들 말이죠. 이미 바닥 난방은 다 깔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바뀐 법의 적용을 받아 각종 기능을 넣은 신상품들은 올해 하반기부터나 나올 겁니다. 그런 물건을 분양받아 직접 거주한다거나 반짝할 때 전매하는 것은 괜찮아 보여요.”

    “진작 그렇게 말씀해주시지…. 고민 해결됐네요. 여기 상담료 있어요.”

    “저기 오디오 턴테이블 옆 은색 통에 넣고 가세요.”

    “네. 그런데 저…다음 분 상담하는 것 좀 듣다 가면 안 되나요?”

    “그러세요. 그 대신 서비스를 부탁드려요, 커피 좀 맛있게 한잔씩 타주세요.”

    곽형근은 예상외로 부드럽게 받아들였다.

    ‘경매 메뚜기’로 수익 내기

    “먼저 예약하신 장윤석 선생 이리로 오시고, 김 선생은 저기 박선은씨하고 같이 앉아 계셔야겠네요.”

    검은 점퍼는 상담테이블로 옮겨 앉았다. 그의 이름이 장윤석인 모양이었다.

    “장 선생 나이는?”

    “65년생입니다, 우리나이로 마흔여섯입니다. 초등학교에서 계약직으로 한문을 가르치는 와이프가 있고요, 일곱 살짜리 유치원생 딸이 있습니다.”

    “월수입은 얼마나 되시나요?”

    “실은 제가 공인중개사인데, 요즘 장사가 잘 안됩니다. 월 100만원 정도 수입이 있고요, 와이프가 벌어오는 돈이 170만원쯤 됩니다. 형편이 어렵다보니 집을 팔아 경매를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제가 소유한 집이 두 채가 있었습니다. 잘 오르지도 않고 게다가 2주택자는 1순위 청약도 할 수가 없어서 1순위 청약을 하려고 한 채를 팔았습니다. 중랑구 신내동에 있는 17평짜리 아파트인데, 8년 전 결혼할 때 1억 주고 샀는데 8년 동안 하나도 안 올랐어요. 팔려고 내놔도 와 보는 사람도 없었고…. 그런데 1억1000만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팔았더니 그 다음부터 막 오르는 거예요. 그러더니 6개월 사이에 2억원까지 가더라고요.”

    검은 점퍼의 사내는 냉수를 한 컵 들이켜더니 먼 산을 바라봤다. 작은 출입문 밖으로 올망졸망한 산동네 풍경이 보이고 멀리 북한산이 눈에 들어왔다.

    “남은 한 채는 지금 살고 있는 성북구 돈암동의 아파트인데 그것도 헌집을 사서 재개발되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43평형인데 지금은 빠져서 4억원 정도 합니다. 가진 게 이것뿐인데 이걸 팔아서 경매로 수익을 내보려고요. 그게 가능할까요?”

    장윤석의 굳어진 얼굴빛을 바라보던 곽형근이 웃으면서 말했다.

    “다 팔자예요. 거꾸로 팔았으면 좋았을 텐데…. 2~3년전까지는 다 장 선생처럼 했어요. 순환매가 예상됐지만 8년 동안 안 오르는 물건을 사겠다는데 안 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파시려는 돈암동 아파트는 당장 오르지는 않을 거예요. 올라도 미미한 수준, 지난 번처럼 두 배는 안 되겠죠. 주변에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다 중대형 수요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죠. 또 인근 미아뉴타운 등에서 대단지 새 아파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생각하신 대로 돈암동 아파트를 팔아서 경매로 잘 굴려보신다면 손해 봤다고 생각하는 돈 정도는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장윤석은 옆 사람들을 힐끗 보더니 말을 꺼냈다.

    집 한 채가 전 재산인 ‘월급쟁이 김 차장’을 위한 조언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경매법정.

    “명색이 공인중개사인데 이런 것까지 묻긴 면구스럽습니다만, 경매에서 주의할 점은 뭐고 어떤 상품을 사야 좋을지 안내 좀 부탁드립니다.”

    “장 선생은 일단 환금성 좋은 물건을 사서 짧게 보유하다 팔면서 자금을 늘려가야 합니다. 아파트를 4억원에 판다 해도 4억원이 다 가용자금이라고 볼 수도 없고 말이죠.”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해서 양도세는 없고요, 경매를 할 동안은 미국 간 동서가 빈집에서 생활하도록 허락해줬습니다.”

    “그래요? 그럼 다행입니다. 그럼 거기에 짐을 풀어놓으시고 돈이 불어날 때까지 메뚜기를 하시면 되겠습니다. 대학교 시험기간 때 도서관에서 이쪽자리 저쪽자리 옮겨 다니는 메뚜기 해보신 적 있으시죠? 자, 일단 4억원으로 경매를 받습니다. 물건은 2회 유찰된 것들로 보세요. 지역은 1년 이내에 새로운 교통망이 뚫리는 지역으로 잡고, 아파트는 새 아파트여야 합니다. 기대 수익률은 한 아파트당 3000만원 정도로 작게 잡습니다. 낙찰 후 명도가 되면 들어가 삽니다. 그리고 즉시 매매에 들어갑니다. 그 가격은 동네 물건 중 최저가로 잡습니다. 집이 팔리면 다시 동서네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다시 경매에 입찰합니다. 이렇게 반복해서 꾸준히 해나갑니다. 하실 수 있겠습니까?”

    “네, 그거 해보겠습니다.”

    “그럼 다음의 원칙을 명심하세요. 가장 중요한 건 물건을 고르는 눈이에요. 단지가 크고 가구수가 많으며 소형평수, 로열층 로열동처럼 보통 사람들이 선호하는 물건을 골라내야 해요. 경매를 받기 전에 근처 부동산에 최소 다섯 번은 가보고 공부하세요. 그리고 낙찰받을 가격과 매매할 가격을 미리 정해놓아야 합니다. 매일매일 직업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거예요.”

    “잘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저도 다른 분 상담 하는 걸 좀….”

    “허허허 그러세요. 대신 이쪽저쪽 찬물 한 컵씩 서빙 부탁드리겠습니다.”

    대출상환 서두르지 마라

    “다음, 김덕수 선생님! 김 선생께서는 뭐가 고민이신가요?”

    “부끄럽습니다만 분당에 전용면적 85㎡ 아파트가 한 채 있고 월급여가 500만원쯤 됩니다. 아파트에 대출금이 1억5000만원쯤 있고 매월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은 150만원 정도지요. 앞으로 아파트가격이 계속 빠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서 과연 그런가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도 궁금하고요.”

    “오늘 오신 분 중에 가장 행복한 분이네요. 최소한 부동산으로 볼 때는 그렇습니다. 오전에 오신 분들은 장난이 아니셨습니다. 아파트를 무리해서 분양받았는데 기존 집이 안 팔려서 중도금부터 연체해 그 연체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부가 다녀갔고요, 아파트가 최고가일 때 2순위로 근저당잡고 친구한테 돈을 꿔줬다가 지난달에 경매로 그 집 넘어가서 반값에 낙찰돼 몇 억 날리신 분도 계셨습니다. 요즘 아파트값 떨어져서 망가지는 분이 많으십니다.”

    “아이구, 고민이 약해서 죄송합니다.”

    “죄송하긴요, 김 선생이 훌륭하다는 이야깁니다. 김 선생이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일단 동일 평형대의 새 아파트로 옮겨가는 일입니다. 1기 신도시는 살기는 좋지만 노후해지면서 가격이 빠질 만한 요인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재건축은 연수 부족으로 불가능하고 리모델링은 추가부담금으로 인해 실행가능성이 떨어집니다. 다만 위로 더 올릴 수 있는 수직 증축 리모델링법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판세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초고층에서 분양 가능한 새 아파트가 나올 수 있고 조합원부담금이 대폭 줄어드니까요.

    이밖에 새 아파트 청약을 생각해보세요. 지역은 서울이거나 판교지역에 앞으로 나올 주상복합 같은 아파트가 좋겠습니다. 최근 4년간 새 아파트 분양가격이 많이 빠져서 블루칩 아파트에 청약해서 당첨된다면 괜찮은 재테크가 될 것입니다.

    그밖에 할 수 있는 것을 보자면, 연말까지 시장이 안 좋다는 확신 아래 단시간 내 집을 내놔서 운 좋게 팔린다면 120㎡ 평형으로 동일가격에 옮겨가는 가격하락에 따른 시간차 공격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기존 집을 매각해 현금을 들고 경매로도 할 수 있고요. 중요한 것은 하락장에 대한 판단입니다. 살고 계신 분당은 시세보다 싼값에 아파트 구하기가 서울처럼 빡빡한 곳이 아닙니다.”

    “아파트 대출금은 다 갚는 것이 좋을까요?”

    “요즘 금리를 잘 보세요. 조금씩 떨어지고 있어요. 대출금리도 CD금리 연동형에서 COFIX금리로 바뀌면서 더 떨어지고 있고요. 부동산 담보대출은 DTI규제로 누구나 어렵습니다. 대출금리도 싼데 빌려놓은 돈을 성급하게 갚을 필요가 있을까요? 금융권으로 몰리는 돈이 늘어나면서 저축성 예금 금리도 점점 더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로 금리가 더 떨어지면 DTI규제로 정부가 잡고 있는 부동산시장도 서서히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당장 집을 파는 것도 위험하겠네요.”

    “물론 경우의 수는 여러 가지죠. 당분간은 추세선이 계속 하향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경기가 안 좋고, 유럽 국가들도 불안하고, 완공되는 새 아파트의 가구 수도 너무 많고요.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 확실한 것은 가격이 급락해 반 토막이 나는 장세도, 폭등해 두 배가 되는 장세도 몇 년 내에는 오기 힘들다는 겁니다. 인플레이션과 과잉통화, 가계부채, 경기침체 등은 정부기관에서 여러 방안으로 그때그때 대응을 할 겁니다.”

    “중대형으로 옮겨 타볼까요?”

    “2013년 이후를 본다면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지금 중대형을 생산하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몇 년 후에는 종전처럼 물량이 부족해지겠지요.”

    분양가 자율화 눈여겨볼 것

    “은마아파트처럼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 아파트는 어떨까요?”

    “분양가가 자율화된다는 확신이 선다면 들어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은마뿐만 아니라 내로라하는 위치의 강남 재건축대상 아파트들도 가격이 빠질 만큼 빠졌다고 봅니다. 준주거법 통과로 아파트와 거의 비슷하게 지을 수 있는 오피스텔이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주상복합아파트로 변형되어 대량 공급될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인데다, 랜드마크로 지어지는 초고층빌딩의 아파트 부분 분양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서 부진한 대형 건설사업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조만간에 분양가는 자율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상복합 아파트만 자율화되느냐 전체 아파트가 자율화되느냐가 문제겠죠. 분양가가 자율화되면 가격은 오르겠지만 그에 상응하는 상품성 있는 아파트가 나올 겁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차장은 자연스럽게 상담료를 은색 플라스틱 통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상담을 받은 세 사람은 노란집 앞에서 인사를 나누고 흩어졌다. 박선은과 장윤석은 문을 나와 오른쪽으로, 김 차장은 왼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도로를 건너갔다. 곽형근은 다시 뭔가를 뒤적이며 노란집의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거리에 어둠이 깔리고 낮은 키의 가로등에 노란색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부암동의 아쉬운 봄날이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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