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호

‘붉은 수수밭’과 고량주

수수와 여러 곡물을 발효한 바이지우(白酒)의 매력

  • 김원곤│서울대 흉부외과 교수│

    입력2010-06-03 14: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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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수수밭’과 고량주
    영화 ‘붉은 수수밭(紅高粱·Red Sorghum)’은 중국 영화의 거장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데뷔작이다. 1987년 제작돼 국내에는 1989년에 소개됐다. 중국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 중 한 사람인 모옌(莫言)의 소설에 기반을 둔 작품으로 1988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이를 계기로 장이머우 감독은 일약 중국 5세대 영화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5세대 영화란 1982년 베이징영화학교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전개된 1980~90년대 중국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지칭한다. 5세대 영화는 종래의 전통적인 표현 방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표현을 추구했다.

    궁리(鞏?)와 장원(姜文)이 주연을 맡았는데, 훗날 대배우로 성장하는 궁리 역시 이 영화로 데뷔했다. 영화는 중일전쟁(1937~45) 발발 전후, 중국 산둥지방의 한 벽촌에서 여주인공 지우얼(궁리 분)의 손자가 과거를 회상하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지우얼은 지독하게 가난한 집안의 아홉째이자 생일이 9월9일이라 ‘지우얼(九兒)’로 불린다. 그녀는 18세가 되는 해에 얼굴도 모르는 늙은 남자에게 시집을 간다. 그녀가 결혼을 하는 대가로 친정에선 나귀 한 마리를 얻었으니 팔려가는 거나 다름없었다. 남편 될 사람은 쉰 살이 넘은 문둥병 환자로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지우얼과 가마꾼의 인연

    시집가는 날, 붉은 옷으로 치장한 지우얼은 붉은 가마를 타고 신랑의 양조장이 있는 십팔리파(十八里坡)라는 외진 마을로 떠난다. 가마를 메고, 풍악을 울리는 일을 모두 양조장에서 보낸 일꾼들이 했는데, 거기에 전문 가마꾼(장원 분)이 끼어 있었다. 지우얼은 가마 문틈으로 윗도리를 벗은 그의 단단한 상체를 보고는 야릇한 감정을 느낀다. 가마꾼은 익숙한 솜씨와 강렬한 카리스마로 일행을 리드한다. 그런데 일행이 청살구(靑殺口)의 드넓은 붉은 수수밭을 지나는 도중에 총을 든 도적의 습격을 받는다. 이때 젊은 가마꾼이 위기에 처한 지우얼을 구해낸다.

    마침내 신랑 집에 도착한 지우얼은 자기 할 일을 마치고 멀리 사라지는 가마꾼에게 아쉬운 눈길로 작별을 고한다. 그날 밤 지우얼은 첫날밤을 맞이하지만 영화에서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다만 신방에서 들리는 지우얼의 외마디 비명 소리로 일이 제대로 치러지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문둥병 신랑 역시 영화 내내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결혼 사흘째 되는 날, 그 지방의 관습대로 지우얼은 나귀를 타고 혼자서 고향집을 찾는다. 그런데 도중에 불현듯 도적으로 위장한 가마꾼이 나타나고, 두 사람은 붉은 수수밭에서 뜨겁게 맺어진다. 가마꾼이 이 영화 화자의 할아버지가 되는 순간이다.

    이후 고향집에 도착한 지우얼은 겨우 나귀 한 마리에 자신을 팔아넘긴 아버지를 원망하며 다시는 고향집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십팔리파로 돌아가는 지우얼에게는 엄청난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이다. 끝내 진범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화자인 손자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범인이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어쨌든 주인을 잃은 양조장의 일꾼들은 동요한다. 마침내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떠나려는 그들을 지우얼이 나서 붙잡으며 지금부터 자기와 함께 열심히 일해보자고 부탁한다. 이익금의 일정 부분을 분배하겠다는 지우얼의 약속에 가장 나이 많은 고참 루오한을 중심으로 일꾼들이 모두 양조장에 그대로 남기로 결정한다. 이에 양조장은 새 주인과 함께 새 출발을 다짐한 일꾼들이 주위를 정돈하느라 분주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한동안 보이지 않던 가마꾼이 술에 취한 상태로 갑자기 양조장에 나타난다. 그는 일꾼들에게 수수밭에서 있었던 지우얼과의 일을 떠벌리며 이제부터 지우얼의 낭군으로서 양조장에 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우얼은 냉랭한 태도로 그를 쫓아내버리고, 그는 일꾼들에 의해 양조장 앞 빈 술독에 방치된다.

    가마꾼이 술독 안에서 비몽사몽 사흘이나 머무는 동안 인근의 악명 높은 도적떼가 양조장을 습격해 지우얼을 납치해간다. 고참 일꾼 루오한이 도적떼의 요구대로 돈을 마련해 주고 지우얼을 구해온다. 이를 안 가마꾼은 도적 두목 산포가 지우얼을 겁탈했을 것이라 확신하고 복수를 위해 산포가 있는 술집으로 찾아간다. 술집에서 옥신각신한 끝에 지우얼이 문둥병 남편과 동침했다고 하기에 문둥병이 옮을까 겁이 나서 차마 겁탈을 못했다는 산포의 얘기를 듣고 양조장으로 돌아온다.

    오줌 눈 술 맛이 최고

    ‘붉은 수수밭’과 고량주
    한편 기운을 차린 지우얼은 루오한의 권유로 새 술을 증류하는 작업현장을 구경한다. 지우얼이 일꾼들과 새 술을 시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도적 소굴에서 막 빠져나온 가마꾼이 나타난다. 그는 새 술을 한번 맛보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난데없이 바지를 내리고 술독에 오줌을 누는 기행을 보인다. 그러고는 어안이 벙벙해진 사람들을 압도하는 분위기로 지금부터 자기가 술을 만들어주겠다고 큰소리치며 지우얼을 덥석 안고는 집 안으로 들어간다. 지우얼은 못 이기는 척하지만 아주 싫은 기색은 아니다.

    그날 저녁 가마꾼이 오줌을 눈 술을 맛본 루오한은 술맛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느낀다. 이 기쁜 소식을 전하려고 지우얼에게 달려간 루오한은 지우얼로부터 ‘십팔리홍(十八里紅)’이라는 술 이름을 받아낸다. 루오한은 그러나 그녀 곁에서 자고 있는 가마꾼을 보고는 양조장에서 자기가 할 일은 없다고 여기고 그날 밤 양조장을 떠난다.

    세월이 흘러 화자의 아버지, 그러니까 지우얼의 아들이 아홉 살이 된다. 그 무렵 십팔리홍 술이 크게 이름을 떨쳐 양조장이 번성하고 가족들도 화목하다. 그러나 이때 중일전쟁의 어두운 그림자가 덮친다. 산둥지방에 진출한 일본군이 군용도로를 확보하기 위해 양조장 인근 청살구의 붉은 수수밭을 모두 없애기로 한 것이다. 일본군은 지우얼과 양조장 식구 등 인근 마을 주민을 총동원해 수수 제거 작업을 한다. 그러던 중 앞으로 일본군에게 저항하는 사람들에게 본때를 보이겠다며 두 명의 중국인을 끌고 나온다. 한명은 도적 두목 산포였고 나머지 한명은 루오한이었다. 루오한은 양조장을 떠나 중국공산당에 가입해 항일게릴라로 활동하다 포로로 붙잡힌 것이다.

    일본군 장교는 한때 산포의 부하였던 소 도살꾼에게 이들의 가죽을 벗기라고 명령한다. 차마 그 명령을 따를 수 없는 도살꾼은 산포를 흉기로 찔러 죽인 뒤 일본군에 달려들다 총에 맞아 죽는다. 일본군 장교는 다시 도살꾼의 조수에게 루오한의 가죽을 벗기라고 명령하고, 죽음이 두려운 나머지 마지못해 명령에 따른 조수는 끝내 실성하고 만다.

    집으로 돌아온 지우얼은 오래된 술독을 꺼내 루오한을 추모하며 양조장 식구들에게 일본군에 대한 복수를 당부한다. 화자의 할아버지도 양조장 일꾼들과 함께 술을 들며 복수를 다짐한다. 이윽고 양조장 식구들이 일본군 군용차가 지나가기로 되어 있는 수수밭 도로에 새벽에 몰래 고량주와 화약을 이용한 폭탄을 매설한다. 그날 아침 일본군 트럭이 그 도로를 지나가고, 마침내 폭파된다.

    병균 없애고, 액땜도 하고

    그러나 이것은 목숨을 건 작전이었다. 이 일로 화자의 어린 아버지와 할아버지만 남고 지우얼과 양조장 일꾼들이 모두 목숨을 잃었다. 도로와 수수밭이 삽시간에 피와 고량주로 붉게 물들고 아내와 어머니를 잃은 부자(父子)의 머리 위로 붉은 해를 뒤덮는 개기일식이 일어났다 사라진다. 영화는 지우얼의 명복을 비는 어린 아들의 노래로 끝을 맺는다.

    제목 자체가 ‘붉은 수수밭(紅高粱)’이고 영화의 주 무대 역시 수수(高粱)를 원료로 고량주를 만드는 양조장이기 때문에 술 관련 장면이 영화 전편에 걸쳐 비중 있게 등장한다. 영화에서 고량주가 등장하는 것은, 남편이 의문의 살해를 당하고 난 뒤 문둥병이 옮을까봐 방에 들어가지 못하는 지우얼이 집 마당에서 누워 자고 있을 때다. 최고참 일꾼 루오한이 지우얼에게 다가가 그녀 주위에 고량주를 뿌리며 “고량주가 병균의 접근을 막아준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붉은 수수밭’과 고량주

    양조장 주인에게 시집 온 지우얼은 남편이 죽자 일꾼들을 설득해 양조장을 다시 일으킨다.

    남편이 죽자 양조장을 떠나려는 일꾼들을 지우얼이 붙잡아 함께 일하기로 한 뒤 새 마음으로 양조장을 청소할 때도 고량주가 쓰인다. 지우얼이 남편이 쓰던 물건을 모두 없애고 양조장에 고량주를 세 번 뿌려달라고 루오한에게 부탁한다. 그러면서 “병균만 없애는 게 아니라 액땜도 할지 아느냐”고 운을 뗀다. 이때 뿌려지는 고량주는 선명한 붉은색을 띠고 있어 매우 인상적이다.

    고량주와 관련해 결정적인 장면은 고량주가 세 번째로 등장할 때다. 지우얼이 도적떼에게 납치됐다가 간신히 풀려난 다음이다. 루오한의 권유로 고량주를 만드는 작업장에 구경 나온 지우얼이 고량주가 증류되는 장면을 생생하게 체험한다. 그때 이 영화에서 가장 상징적일 수 있는, 가마꾼이 나타나 고량주가 든 항아리에 오줌을 누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후 이 고량주는 양조장 고참 루오한에 의해 최고의 고량주로 평가된다.

    루오한이 일본군에 의해 잔혹하게 처형되자 양조장 식구들이 그를 추모하며 복수를 맹세할 때도 고량주가 등장한다. 복수를 다짐하는 술을 마시기 전에 가마꾼이 술잔 중 하나에 불을 붙여 이른바 ‘화주(火酒)’를 만들고, 일행이 이를 바라보며 함께 노래 부르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루오한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일본군 트럭을 폭파시키는 작전에 고량주가 사용된다.

    백주, 황주, 약주

    그러면 이 영화에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량주는 과연 어떤 술일까? 고량주는 글자 그대로 고량(高粱), 수수를 원료로 한 술이다. 고량은 중국 중부와 동북부를 중심으로 자라는 외떡잎식물로 잎은 붉은 갈색을 띤다. 영화의 제목인 ‘홍고량’은 붉은 색을 띠는 특별한 종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고량의 일반적인 색깔을 표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재래품종이 있으나 재배량이 적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술을 대부분 ‘고량주’로 표현하는데, 사실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중국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 먼저 중국 전통술의 종류를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중국 술에는 크게 ①수수(고량)를 중심으로 곡물을 누룩으로 발효한 후 이를 증류시킨 백주 ②찹쌀이나 수수 등을 원료로 누룩을 띄워 발효시킨 황주 ③고량주에 약재를 첨가해 만든 약주 혹은 보건주가 있다. 이 중 중국 술이라고 하면 기름진 중국 요리에 어울리는 강한 향과 높은 도수의 백주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수수를 주원료로 하여 증류한 백주(白酒·바이지우)는 맑고 투명한 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고량주라고 하는데, 백주의 주재료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확한 용어는 아니다. 백주 중엔 고량만 써서 만든 것도 있지만, 많은 경우 고량 외에 여러 곡물을 섞어서 만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급 백주인 오량액(五粮液·우량예)의 경우 고량과 밀, 멥쌀, 찹쌀, 옥수수 등 모두 5가지 곡식을 원료로 한다. 백주 중엔 고량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백주를 일컫는 용어 중 잘못된 것 또 하나는 ‘배갈’이란 표현이다. 배갈은 중국 백주 상표 중 하나인 백간(白干· 북방식 발음으로 바이갈)을 가리키는데, 상당히 저렴한 제품으로 우리나라에도 정식으로 수입되고 있다. 아마도 백주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을 당시 저렴한 바이갈이 대중에 널리 알려진 연유로 이 상표가 백주와 동일시된 게 아닌가 추정해본다.

    백주도 증류 후에는 일정 기간 숙성과정을 거친다. 최근에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고급 제품을 선호하는 사회분위기에 맞춰 수년 이상 장기 숙성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다만 백주는 나무통에서 숙성과정을 거치는 위스키나 코냑과 달리 항아리에서 숙성시키기 때문에 숙성기간이 길어져도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영화 ‘붉은 수수밭’에 등장하는 고량주는 매우 선명한 붉은색을 띠는데, 이는 증류할 때 또는 증류 후에 술에 붉은 색깔의 잎을 함께 두면 그렇게 된다. 그러나 색채 미학을 추구하는 장이머우 감독의 취향으로 볼 때 술 제조기법에 관계없이 강렬한 색감을 원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수정방, 모태주, 죽엽청주

    중국 백주를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백주의 향형(香型)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향형이란 글자 그대로 향의 종류를 가리키는데, 백주에는 모두 5가지 주요 향형이 있다. ①농향형(濃香型) ②장향형(醬香型) ③청향형(淸香型) ④미향형(米香型) ⑤기타 겸향형(其他 兼香型)의 다섯 종류다. 일부 저급 백주 외에는 대부분의 백주에 향형이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잘 모르는 술이라도 기본적인 맛을 짐작해볼 수 있다.

    먼저 농향형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중국 술의 향이다. 풍부하면서도 매우 강한 향으로 영어로는 ‘strong flavor’로 번역된다. 백주의 약 70%에 해당하는 제품들이 이 향을 표방할 정도로 매우 인기 있는 향형이다. 전통적 명주인 오량액을 필두로 최근 중국에서 가장 비싼 백주 중 하나로 꼽히는 수정방(水井坊),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공부가주(孔府家酒) 등이 이 농향형에 속한다. 사실 농향형 백주는 그 제품이 워낙 많아 명주에 속하는 술만 해도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그만큼 백주 애호가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장향형 백주는 글자 그대로 장맛과도 같은 깊은 맛이 특징이다. 장향형에서는 단연 모태주(茅台酒·마오타이지우)가 돋보인다. 1972년 역사적인 미·중 수교의 물길을 튼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 시 국빈만찬주로 소개돼 일약 세계적인 유명세를 탄 술이기도 하다. 중국 구이저우(貴州)성에서 생산되며 중국 명주 중에서도 언제나 첫손에 꼽히는 술이다. 모태주 외에 쓰촨(四川)성에서 생산되는 랑주(郞酒)가 또 하나의 장향형 명주로 유명하다. 그러나 장향형 백주는 일부 명품 외에는 그 맛이 그렇게 대중적이지 못한 편이다. 출시되는 제품 수도 적어서 이 향을 가진 제품을 만날 기회도 많지 않다.

    청향형 백주는 깨끗하고 산뜻한 맛으로 특징 지워진다. 향이 그리 강하지 않기 때문에 독한 알코올 기운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껴져 청향형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생산 제품만 보면 전체 백주 중 약 15%를 차지해 농향형 다음으로 많이 생산되고 있다. 산시(山西)성 분양현에 있는 행화촌(杏花村)이라는 마을에서 생산되는 1500년 역사의 분주(汾酒)가 대표적이다. 이 분주에다 죽엽 등을 넣어 만든 일종의 리큐어가 잘 알려진 죽엽청주(竹葉淸酒)다.

    미향형 백주는 쌀을 주재료로 만들어 쌀향이 강하다. 마지막으로 겸향형 백주는 농향과 장향이 적절히 어우러져 독특한 향을 낸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널리 소개된 후난(湖南)성의 주귀주(酒鬼酒)가 대표적이다.

    중국의 백주 증류소는 전국적으로 500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많다. 게다가 증류소마다 여러 가지 상표의 제품을 계속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설명한 향형의 기본만 파악하고 있어도 중국 백주에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독자 여러분도 향형을 염두에 두고 중국 술을 음미해보면 그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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