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호

PC는 파레토 법칙, 스마트폰은 롱테일 법칙

모바일 인터넷의 진정한 가치

  • 김지현│IT 칼럼니스트 http://oojoo.co.kr│

    입력2010-10-05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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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과 과학으로 포장된 IT기기는 사용자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 기술의 ‘끝’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최근 주목받으며 성장 중인 스마트폰 또한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다.

    스마트폰이 보여줄 비즈니스적 가치는 결국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행태에서 찾을 수 있다. 모바일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 것은 사용자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다. 사용자는 과연 3인치의 작은 화면을 언제, 어디서, 얼마나 바라보게 될까. 이 해답을 찾는 곳에서 모바일의 가치를 예견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언제 볼까?

    모바일을 사용하는 시간대를 PC와 비교하면 전 시간대에 걸쳐 균일하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물론 잠자는 시간대인 자정~아침 6시는 PC와 마찬가지로 사용량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하지만 그 외의 시간대는 PC처럼 들쑥날쑥하지 않다. PC는 아침 6시부터 인터넷 사용량이 점차 늘기 시작해 9시가 되면 급격하게 늘어난다. 이후 11시 무렵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12시에 급락하고 오후 1시부터 다시 사용량이 늘어간다. 이후 2~3시에 잠깐 줄었다가 6시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한다. 이는 아침에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다가 점심 즈음에 컴퓨터와 멀어지고, 다시 퇴근 무렵인 6시에 컴퓨터를 끄는 일반적인 컴퓨터 사용 행태를 떠올리면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반면 모바일 인터넷 사용량은 출근 시간대인 오전 8~9시에 급격하게 늘어난 뒤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오히려 점심 무렵인 11~1시에 사용량이 많아지는 게 눈에 띈다. 점심식사를 하러 바깥에 나가 주변의 맛집이나 지역정보를 검색하는 경우가 많기에 인터넷 사용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오후 6시 이후 퇴근 무렵부터 트래픽이 더 늘어나는 것도 특징. 퇴근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교통정보 등을 검색하고 버스, 지하철에서 뉴스 등의 콘텐츠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이후 9시부터 사용량이 소폭 하락하다가 11시가 되면 점심시간대와 마찬가지로 사용량이 늘어난다. 이는 잠자리에서 잠이 잘 안 올 때 스마트폰으로 잠깐씩 인터넷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바일 인터넷 사용 양상은 PC와는 다른 패턴을 보인다. 가장 큰 차이점은 PC를 사용할 수 없는 장소, 시간대에 인터넷 사용량이 많다는 것. 아울러 PC와는 달리 사용시간이 전체적으로 고르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PC와 달리 스마트폰은 늘 휴대하기에 그 어떤 디지털 디바이스보다도 사용자와의 접근성이 높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PC 인터넷 트래픽은 주말에 크게 하락한다. 월요일에 트래픽이 높은 반면 주말에는 다들 놀러 다니고 PC와 멀어지기에 그렇다. 하지만 모바일 트래픽은 오히려 주말에 상승한다. 여행을 가거나 외식을 하기 위해 나와서 모바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발생하는 현상이다. 특히 추석이나 설처럼 대단위로 이동하는 명절에는 모바일 트래픽이 급증한다. 특히 모바일 지도와 같은 위치 기반 검색 서비스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는 패턴을 보인다는 점도 흥미롭다.

    PC는 파레토 법칙, 스마트폰은 롱테일 법칙

    평일 모바일웹과 PC WWW의 트래픽 추이

    PC는 파레토 법칙, 스마트폰은 롱테일 법칙

    휴일 모바일웹과 PC WWW의 트래픽 추이



    스마트폰을 어디서 볼까?

    하루 24시간 중 언제 스마트폰을 주로 보는지 살펴보면서 알게 된 사실은 PC를 사용할 수 없는 곳, 접근성이 떨어지는 때에 주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그 장소는 주로 어디일까.

    출퇴근 시간대에 모바일 인터넷 사용량이 많은 것은 그만큼 버스와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많이 본다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 공간은 대중교통수단일 것이다. 이러한 사용 패턴은 지하철에서 우리의 눈을 사로잡던 무가지와 각종 지하철 광고 효과에 영향을 줄 것이다. 물론 잡지, 신문, 책을 보는 시간도 줄어들게 만들 것이다.

    다음으로 거리, 커피숍, 쇼핑몰 등 이동이 잦은 장소에서 자투리 시간에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거리나 커피숍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을 때우고자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혹은 특정 장소를 찾거나 무엇인가 급하게 정보를 검색하고자 이러한 장소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도 한다. 쇼핑몰에서도 물건 구매를 위한 정보를 찾거나 가격비교를 위해 모바일 검색을 즐겨 한다.

    재미있는 것은 PC가 있는 곳에서 모바일 인터넷을 쓰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 집, 학교, 회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빈도도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집에서는 TV를 보거나 식사를 할 때, 혹은 침대 위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노트북을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럽고 잠깐 정보를 검색하거나 시간을 때우고, 메일을 확인하는 목적으로 이용된다. 이러한 사용 행태는 학교의 공강시간, 회사의 회의 시작 전이나 엘리베이터 등에서 목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얼마나 볼까?

    PC는 파레토 법칙, 스마트폰은 롱테일 법칙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되는 스마트폰.

    그렇다면 이러한 사용자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모여서 하루 24시간 중 몇 시간이나 스마트폰을 보게 만들까. 이 시간이 많아질수록 거기에서 발생하는 비즈니스의 규모도 커지게 마련이다.

    필자의 경우를 예로 들면 하루 24시간 중에 어떤 스크린(TV, PC 모니터, 스마트폰 화면, 아이패드, 전자책 등)에 집중하는 시간은 10시간 남짓하다. 갈수록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이전에는 스크린을 볼 수 없던 시간과 장소(버스, 지하철, 길거리, 식사 중)에서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전자책 같은 기기를 보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이다.

    사실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전만 해도 하루에 휴대전화 화면을 보는 시간은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동안에 불과했다. 그 시간은 다 합쳐봐야 채 30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하루 2시간 넘게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다. PC를 보는 시간과 비교하면 아직 적다. 하지만 TV보다 많은 시간을 3인치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데 소비하고 있다.

    PC는 파레토 법칙, 스마트폰은 롱테일 법칙

    PC, TV, 스마트패드, 스마트폰 중 어느 것이 우리의 시간을 더 많이 차지하게 될까.

    필자는 IT 전문 직장인이라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고 있기에 이러한 데이터를 일반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는 PC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필자보다 더 적을 것이다. 반면 휴대전화는 24시간 들고 다니기 때문에 PC보다 더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PC보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시간은 계속 늘게 될 것이다. 비록 이 시간이 PC를 보는 시간을 추월하지는 못할지라도 PC에 육박할 만큼 증가를 거듭할 것이다.

    무엇보다 PC를 보는 시간에서는 파레토의 법칙(20%의 천재가 80%의 범인(凡人)을 먹여 살림)처럼 일부 사용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에선 롱테일의 법칙(그간 간과돼오던 80%의 범인이 모여 막대한 수익을 창출)처럼 많은 사람에 의해 평균 사용 시간이 늘게 되어 실제로 비즈니스 차원의 의미 있는 시간은 스마트폰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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