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호

과학은 경제위기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까?

  • 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x@naver.com|

    입력2010-12-03 1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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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현상과 경제는 닮은 데가 있다.
    • 평소엔 어느 정도 예측이 들어맞는다.
    •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엔 전혀 맞지 않고 삶은 파국으로 내몰린다.
    • 기습 폭우, 지진, 쓰나미, 금융위기가 그런 것들이다.
    • 언제쯤 과학은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이런 운명을 정확히 예측해낼 수 있을까.
    과학은 경제위기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까?

    G20 정상회의가 열린 서울 코엑스몰 일대.

    11월11~12일 이틀간 열린 ‘서울 G20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는 뭐니뭐니 해도 ‘환율’이었다. 근본적으로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불러일으킨 전세계적 갈등을 봉합하려는 시도다.

    금융위기 직후 세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공조하는 듯했다. 그러나 위기가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자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은 달러를 계속 풀어 경기 부양에 힘쓰는 반면 중국, 인도, 호주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 각국은 자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저마다 환율에 손을 대고 있다. 다음 위기는 환율 갈등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환율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환율 문제에서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위기가 해결될까? 나아가 경제위기가 합의를 본다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일까?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면 위기란 애당초 왜 일어난 것일까? 의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 있다. 수많은 석학이 시시각각 세계 경제 동향을 주시해왔고 분석해왔지만 위기의 주기는 점점 단축되는 느낌이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 쏠린 눈

    일부 사람은 위기 자체를 예측한다. 그러나 그의 예측이 늘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누군가의 예측이 항상 정확하다면 인간은 그의 입만 보고 살면 된다. 그러나 지구상에 그런 인간은 없다. 거의 모든 전문가는 가끔 맞기도 하고 가끔 틀리기도 하는 존재일 뿐이다. 따라서 위기에 앞서 이를 정확히 예견하는 사람은 존재하지만 이를 두고 ‘인류는 위기를 정확히 예측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심 탈레브 뉴욕대 교수는 2008년의 금융위기를 예견한다.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인 2007년 ‘검은 백조(Black Swan)’라는 책에서 예기치 않은 위기가 닥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여기서 검은 백조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기에 예측 범위를 벗어난 극단적인 값을 의미한다. 우리가 보는 백조는 다 흰색이므로 검은 백조가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하지만 흑조는 있을 수 있다. 9·11테러와 같은 일이 검은 백조에 해당한다.

    검은 백조가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것은 그것이 인간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합리적인 범위’란 무엇일까? 지난 9월21일 추석 연휴 광화문광장 일대가 폭우로 물에 잠긴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하루 강수량이 약 260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자 그렇게 됐다. 서울시는 100년 만의 폭우 때문이라고 한다.

    하수관거나 우수관거의 지름, 폭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설계된다. 지난 10년, 30년, 100년간 강수량 자료를 토대로 웬만한 기간에 걸쳐 넘치지 않을 정도의 용량을 산정하는 것이다. 인구가 수천 명에 불과한 동네 우수관거를 100년 만에 한 번 내릴 정도의 강수량을 토대로 설계한다면, 자원의 낭비일 것이다. 반대로 지나치게 짧은 기간의 자료를 토대로 삼았다가는 해마다 물난리가 날 수 있다.

    뒤집어 말하면 도시공학자나 하천공학자의 눈에는 검은 백조가 출현하는 것이 놀랄 일이 아니다. 그저 100년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인지, 1000년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인지의 차이일 뿐이니까. 고려하는 기간을 좁힐수록 합리적인 범위 밖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더 늘어난다. 검은 백조는 ‘미증유의 사건’이라는 의미를 잃을 것이다.

    자주 찾아오는 경제위기

    과학은 경제위기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까?

    1995년 1월17일 발생한 일본 고베 지진.

    경제 분야에선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전례 없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은 경제위기는 극단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자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가깝다. 1929년의 미국 경제 대공황부터 따져도 세계적 차원의 경제위기는 열 손가락을 다 꼽고도 남는다.

    경제 분야에서 검은 백조가 나타나 분탕질을 치는 이유는 그 분야가 원래 합리적인 범위를 따질 때 기간이라는 것을 잘 고려하지 않거나, 기간을 아주 짧게 고려하기 때문일 수 있다. 혹은 항상 주가는 올라야 하고 성장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믿음의 결과일 수도 있다. 경제는 산업혁명 이후 긴 기간에 걸쳐 보면 성장 추세가 지속되어왔다. 그 사이 일시적인 후퇴를 참아내지 못하고 위기로 느끼는 것이다. 지금의 부동산 침체도 한 동안의 급격한 상승 뒤의 정체이므로 아마 훗날에는 긴 성장 추세의 일부로 보일지 모른다.

    많은 사람은 배추 값의 폭등과 폭락을 매일 피부로 느끼며 그 때마다 심각해한다. 그러나 연 단위의 배추 값 통계는 배추 값이 지극히 평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표는 편차, 요동, 불확실성이 실제로는 별거 아니라고 말한다. 지표는 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믿음을 준다. 그러한 믿음하에서 수리 경제 모형에 입력되고 그 산출 결과는 경제 정책의 토대가 된다. 세상은 별 탈 없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고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대상으로 비친다.

    그러나 탈레브는 이러한 기대야말로 환상이라고 본다. 그는 주요 경제학자들의 권위를 높여준 노벨경제학상을 비판한다. 세상이 예측 가능하게 돌아간다는 환상을 인류에게 심어줌으로써 오히려 위기의식을 희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더 넓게 보면 검은 백조도 환상을 심어줄 수 있다. 검은 백조라는 말 자체가 그렇지 않은가? 흰 백조는 정상으로, 검은 백조는 비정상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즉 위기가 없는 상태가 정상이고, 위기는 비정상적인 상태라는 인식을 은연중에 심어줄 수 있다. 그러나 토마스 쿤에 따르면 정상과학은 지금의 가치체계에서만 정상일 뿐이다. 정상과학을 뒤엎는 과학혁명은 위기가 아니라 또 다른 세계로의 진입이다.

    우리 눈에 비치는 세상은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듯하다. 내일 세상이 망할 일은 없을 것이고 앞으로 1분 뒤에 내가 사고를 당할 일도 없다. 세상이 실제로 그러한지 여부를 떠나 그런 마음 상태가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로 진화한 것은 분명하다. 사람이 공포를 매 시각 안고 살아간다면 집 밖에도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돌아간다는 인식 혹은 희망 덕분에 우리는 일상을 살 수 있고 모험적인 일에도 뛰어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희망을 무색하게 만드는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날씨를 예로 들어보자. 텔레비전은 어김없이 일기예보를 전한다. 우리는 이를 통해 내일 날씨가 어떠할지를 알아차린다. 일기예보는 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다. 사람들은 신뢰감을 주는 외모의 기상캐스터의 말을 굳게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가 일기예보가 빗나가면 분통을 터뜨리고 비난한다. ‘그 값비싼 슈퍼컴퓨터는 대체 뭘 하는가’라고 말이다. 그러나 사실 일기예보는 확률일 뿐이다. 다만 사람들은 비 올 확률이 20%면 비가 안 온다는 말이고 60%면 비가 온다는 말로 믿을 뿐인 것이다.

    날씨를 100%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사흘 이후의 일기예보는 사실상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려보내는 편이 낫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유는 날씨 자체가 우리의 계산 능력을 넘어서는 복잡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과학은 경제위기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까?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다.

    일기예보는 수학 모델을 토대로 이뤄진다. 단순하게 말하면 수학 방정식에 숫자를 집어넣고 어떤 값이 나오는지 보는 것이다. 단지 방정식이 좀 길고 복잡할 뿐이다. 집어넣을 숫자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기상 관측 기구, 인공위성, 지상 관측소에서 측정한 기온, 습도, 풍속, 풍향, 기압, 구름 면적 등에다가 지리, 지형, 바다의 상태 등의 자료를 집어넣는다. 슈퍼컴퓨터는 그 자료들을 처리해 답을 내놓는다.

    기상학은 초기 조건이 약간만 바뀌어도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때로는 오차를 감안해 입력되는 자료에 임의로 약간씩 변화를 주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들을 종합해 결론을 내린다. 내일 비가 올 확률은 30%라고 말이다.

    주가예측이 불가능한 이유

    날씨 자체는 복잡계다. 복잡계는 각 구성 요소를 따로따로 다 살펴보아서는 예측할 수 없는 특성을 지닌다. 우리 뇌를 이루는 뇌세포 하나하나는 단순하다. 세포핵이 들어 있는 세포체, 전기 신호를 받아들이는 부분, 전기 신호를 내보내는 부분이 있을 뿐이다. 뇌세포 하나하나를 아무리 살펴본들 거기에서 의식의 단편 따위는 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수많은 뇌세포가 모이면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의식이 출현한다. 의식은 뇌세포들의 전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과학은 이를 ‘창발(emergence)’이라고 한다. 이런 창발성이 바로 복잡계의 특성이다. 날씨에 적용해보면 기온, 풍속, 풍향, 강수량 등을 모두 정확히 잰다고 해도 그것들이 모여서 이루는 날씨라는 복잡계의 행동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일기예보가 어느 정도 들어맞는 이유는 오늘의 날씨가 내일까지 어느 정도 지속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구성 요소가 모여 전체로서의 새로운 특성을 나타내는 복잡계는 다 비슷한 속성을 갖는다. 캐나다의 수학자인 데이비드 오렐은 경제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경제는 수많은 개인, 기업들, 국가들로 이루어지는 복잡계다. 따라서 경제가 어떤 행동을 할지 정확히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 예측도 일기예보와 마찬가지로 수학 방정식을 토대로 한 경제 모델을 통해 이루어진다. 경제 모델은 자료를 입력하면 결과를 내놓는다. 그러나 오렐에 따르면 이 예측은 경제의 움직임을 보여준다기보다는 예측을 하는 사람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오렐은 경제 모델의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말한다. 대다수 경제학자는 경제 지표 값이 ‘종형곡선(bell curve)’을 이룬다고 본다. 종형곡선은 측정값들이 대부분 평균 근처에 몰려 있고 극단적인 값은 드문 분포 형태다. 사람들의 키가 대표적이다. 키가 아주 크거나 아주 작은 사람은 드물며 대부분은 평균값에 가깝다. 이것을 ‘정규분포’라고도 한다.

    경제학자들은 이 논리를 확대 적용해 경제 지표와 사건들도 마찬가지로 정규분포를 이룬다고 본다. 이를테면 한 해의 배추 값을 매일 적어서 기록한다면 배추 값이 평균에 가까운 날이 가장 많고 극단적으로 가격이 치솟거나 떨어지는 날은 적다는 것이다. 종형곡선과 정규분포는 인구 통계부터 기상 통계에 이르기까지 온갖 분야에 쓰인다.

    정규 분포의 문제점은 극단적인 사건의 발생 빈도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상장기업들의 주가 폭락은 정규분포를 토대로 하는 경우 확률이 극히 낮은 일이 된다. ‘약간 불안하지만 투자를 계속하라’는 메시지를 준다. 부동산 폭락 역시 정규분포 상으로는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이다.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도 집을 사두라’는 메시지를 준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했다 큰돈을 날리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오렐은 주가에 평균 따위는 없다고 말한다. 주가는 평균을 중심으로 하는 정규분포로는 설명되지 않는 극단적인 값을 자주 보인다. 정규분포로는 설명될 수 없는 현상을 정규분포 위주의 사고방식으로 설명하려 하니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의 위험은 쉽게 간과된다.

    빌 게이츠가 야구장에 가면

    빌 게이츠가 야구장에 가면 관중의 평균 재산은 약 4배 증가한다. 극단적인 사례가 평균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진의 규모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느끼지도 못하는 지진은 전세계에서 매일 수없이 일어난다. 한편 아이티 지진이나 인도네시아 해역의 지진처럼 수십만에 달하는 인명 피해를 일으키는 대규모 지진도 가끔 일어난다. 인간의 정규분포 방식의 사고로는 대규모 지진을 예측하지 못한다. 지진에 평균 규모란 원래 없기 때문이다. 경제적 사건에서도 평균이나 정상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 따라서 평균과 정규분포에 근거한 현 인류의 수리 경제 모델로 미래의 경제위기를 예측하겠다는 것은 난센스다.

    세계는 자본주의 체제로 질서가 잡혀 있다. 이에 따라 ‘주류 경제학’은 인류가 자신의 삶과 사회를 설명하기 위해 고안해낸 학문 중 최고의 반열에 올라서 있다. 오렐의 주장은 이러한 주류 경제학에 반기를 드는 도발적인 발상이다. 주류 경제학 이론들이, 주류 경제학자들이, 주류 경제대국들이 단지 몇 달 앞의 경제위기도 제대로 예측해내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실감하지 못하지만 모든 예측에는 수학 방정식이 사용된다. 난해하고 복잡한 방정식이다. 각 분야의 연구자들은 과거 자료에 들어맞도록 방정식을 수정한다. 혹은 과거 자료를 더 잘 설명하는 새로운 방정식을 내놓는다. 지난해의 어제 날씨 자료를 넣어 지난해의 오늘 날씨를 가장 가깝게 예측하거나 그저께의 주가 자료를 넣어 어제의 주가를 가장 가깝게 예측하는 모델이라면 오늘의 자료로 내일의 주가를 상당히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복잡계는 이런 믿음을 비웃는 행동을 종종 보인다.

    그렇긴 해도 이런 노력이 은연중에 전제로 삼는 것이 있다. 바로 “수학이, 혹은 과학이 언젠가는 자연과 인간의 활동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학은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 열쇠’라고 본 피타고라스학파 이래로 수학은 일반인에게는 신기한 어떤 것으로 비쳐졌다. 무엇보다도 난해해서 그렇다. 권위와 명성을 얻고 싶은 전문가가 이용하기에 딱 맞는 수단이기도 했다.

    그러나 수학에 해박한 이들은 ‘지금의 수학 체계가 과연 자연을 설명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 수학은 본질적으로 우리 의식의 산물이다. 수학에는 ‘무한’이라는 개념이 자주 나오지만 우리는 실제로 무한을 본 적이 없다. 무한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도 없다. 막연히 한없이 뻗어 있는 것이 무한이라고 여길 뿐이다. 그것은 우리의 뇌가 만들어낸 개념이다.

    알만한 건 다 알아냈다?

    그렇다면 복잡계의 행동을 기술할 수 있는 수학체계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자연에서 혼돈이라는 특성을 발견한 것은 이제 겨우 30년밖에 되지 않았다. 복잡계의 특성도 최근에 들어서야 부각된 일이다.

    일부 과학자는 ‘인간은 알 만한 지식은 이미 다 알아냈으며 이제 세부적으로 다듬는 것만 남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가정은 아무래도 오만한 생각인 것 같다. 우리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아 보인다. 그러면서도 예측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넘친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좌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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