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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카지노 리조트 산업 ④

슬롯머신에 빠진 탱고의 나라, 다국적 자본과 손잡은 정부가 꿈꾸는 카지노경제

아르헨티나

  • 이승구|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sklee@kangwon.ac.kr 한상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슬롯머신에 빠진 탱고의 나라, 다국적 자본과 손잡은 정부가 꿈꾸는 카지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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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머신에 빠진 탱고의 나라, 다국적 자본과 손잡은 정부가 꿈꾸는 카지노경제

관광도시 티그레의 운하(위)와 정부 투자기업인 ‘트리레니움 카지노’.

남미 최대 카지노 시장 아르헨티나

그렇다면 남미 최대 카지노 시장인 아르헨티나는 현재 어떤 모습일까.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만 현재 10여 개의 카지노가 성업 중이다. 인구 400만명도 안 되는 도시치고는 그 숫자가 많다. 카지노의 규모도 작지 않아 국립경마장 지하에 마련된 카지노에는 슬롯머신만 8000대 정도가 설치돼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에 있는 슬롯머신이 1000대가 채 안 된다는 걸 감안하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 카지노산업을 이해하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의 카지노 두 곳, 정부투자 카지노인 ‘트리레니움 카지노(Trilenium Casino)’와 선상카지노인 ‘카지노 푸에르토 마데로(Casino Puerto Madero)’를 찾아갔다.

트리레니움 카지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서쪽으로 30㎞ 정도 떨어진, 세계적으로 유명한 라플라타강 어귀에 들어서 있는 관광도시 티그레(Tigre)에 위치해 있다. 아르헨티나의 유명 휴양지인 이곳은 과거 스페인의 이사벨 공주와 찰스 황태자가 피서를 보낸 곳이기도 하고,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지낸 마르셀로 알베아르와 도밍고 사르미엔토가 여생을 보낸 곳이다. 지금도 대통령 별장이 이곳에 있다. 한 달 평균 100만명가량이 관광·휴양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우루과이, 파라과이를 거치며 300㎞ 이상 이어지는 라플라타강의 아름다운 경관을 끼고 조성된 이 휴양도시에는 인공으로 조성된 운하도 있다. 운하를 따라 들어선 크고 작은 휴양시설과 고급빌라는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유람선이 다니는 운하에는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이 티그레의 끝자락에 반(半) 타원 형태의 하얀색 카지노 건물이 들어서 있다. 1999년 11월30일에 개장했으니 역사가 그리 긴 것은 아니지만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카지노로 유명하다. 슬롯머신 860대, 테이블게임 76대를 갖춘 이곳은 아르헨티나의 부자들과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여행의 피로를 풀러오는 단골코스 중 하나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 카지노에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흔히 카지노 하면 블랙잭, 바카라, 룰렛 같은 테이블게임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남미 대부분 국가의 카지노에선 슬롯머신이 주류를 이룬다. 수천 대의 슬롯머신을 가진 카지노에 테이블게임은 많아야 100여 대일 정도다. 겨우 구색을 맞췄다고 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 국영기업이나 다름없는 트리레니움 카지노도 비슷하다. 슬롯머신 숫자는 강원랜드와 비슷하지만 테이블게임 숫자는 절반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이유가 재밌다. 바로 정부의 카지노정책 때문이다.

동화 속 카지노

아르헨티나에 있는 정부투자 카지노의 경우 테이블게임 수익은 모두 국가가 가져간다. 카지노 쪽에서 보면 테이블게임은 돈이 안 되는 것이다. 반면 슬롯머신의 수익금은 카지노와 정부가 나눠 갖기 때문에 한 대라도 더 설치하는 게 카지노에 이익이 된다. 테이블게임의 경우 베팅 상·하한선이 높다는 점도 일반 고객에게는 부담이 된다. 아르헨티나 카지노의 주요 고객은 10~20달러 정도를 들고 카지노를 찾는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하여튼 이런저런 이유로 테이블게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세계 대부분의 카지노가 그렇듯 트리레니움 카지노에도 여러 개의 레스토랑과 바가 갖춰져 있다. 특히 게임장 한복판에 설치된 쇼룸과 전시공간이 특이했다. 쇼룸에선 매일 밤 아르헨티나 최고 인기 가수, 배우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호텔을 끼고 운영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타일은 아니지만, 카지노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편의시설들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리레니움 카지노는 정부와 민간기업인 ‘트리레니움그룹’이 공동 출자해 만들었다. ‘트리레니움그룹’에는 여러 아르헨티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카지노 규모는 강원랜드보다 다소 작은 편이지만 연간 방문객은 370만명에 달한다. 트리레니움 카지노의 마케팅 책임자인 모리나 자발리아씨는 “소액 베팅자들이 주된 고객이다. 한번에 수만달러 이상의 게임을 즐기는 사람(하이롤러)은 채 1%가 안 된다. 휴양관광도시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비교적 안정된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테이블게임과 슬롯머신의 매출 비중이 대략 3대 7이다. 아무래도 관광지 카지노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머신게임의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상자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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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sklee@kangwon.ac.kr 한상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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