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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외계인은 존재한다?

NASA의 ‘새 생명체’ 발표는 허점투성이

  • 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hanmail.net

그래도 외계인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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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외계인은 존재한다?

미항공우주국(NASA) 연구실.

나사 연구진의 발표 내용이 과학적 검증을 거쳐 사실로 드러난다면 우주생물학은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 된다. 화성을 생물이 살기에 알맞은 행성으로 개조한다는 계획 같은 것도 활기를 띨 수 있다. 비소 생명체 같은 극한생물을 좀 더 닦달하면 화성 같은 삭막한 행성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진화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여태껏 없던 새로운 생물을 만들고자 하는 합성생물학 분야도 활기를 띨 수 있다. 합성생물학은 현 생물의 DNA를 이루는 4염기 외에 다른 염기도 DNA에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DNA의 당, 인산이라는 뼈대 자체를 바꾼다는 생각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나사의 과학자들이 그것을 가능성 차원이 아니라 실물로 제시한 것이다.

과학으론 ‘함량미달’

문제는 나사의 발표가 허점투성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연구진은 DNA 자체를 분석해 실제 DNA 속에 비소가 인 대신에 들어가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았다. 인은 DNA의 뼈대를 이룬다. DNA의 곁사슬에 해당하는 염기가 교체되는 일은 흔하지만 뼈대 자체가 바뀐다는 것은 획기적이다. 그런 일이 쉽사리 이루어질 수 있을까? 비소가 인만큼 뼈대를 잘 유지할 수 있을까? 합성생물학자인 스티브 베너에 따르면 ‘비소 뼈대’는 이론적으로도 존재하기 어렵다. 비소 뼈대는 물속에서 10분이면 녹아 분해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나사 연구진은 그런 분해를 막는 생물학적 장치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자 미국 하버드 대학의 미생물학자인 알렉스 브래들리가 반박했다. 즉 그런 DNA가 존재한다면 그 DNA를 추출해 직접 물에 넣어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정상 DNA는 물에 녹지 않아야 한다. 물에 녹는다면 액체로 가득 찬 세포 내에서 평생을 버티며 유전정보를 간직할 수 없다. 그러나 보통의 비소라면 금세 녹아 조각나고 만다. 브래들리의 제안은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아주 단순한 질문이자 가장 확실한 검증방법이기도 하다.



더욱이 펠리사 울프사이먼의 연구진은 사실상 그 실험을 해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이 세균을 터뜨려 DNA를 분리해 방사성을 띠는지 확인할 때 말이다. 또한 나사의 세균에 인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브래들리는 “인 함량이 나사의 세균의 300분의 1에 불과한 버뮤다 해역 내 사르가소해에 사는 미생물들도 정상적인 DNA 인 뼈대를 지닌다”고 말한다. 나사의 세균에 든 미량의 인이 결코 인 뼈대를 만들지 못할 적은 양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세균이 원래 살던 모노 호수의 인 농도는 사르가소해의 10만 배나 된다. 그러니 모노 호수의 비소 농도가 높다고 해서 굳이 그 세균이 인 대신 비소를 쓸 이유가 없다. 그냥 고농도의 비소를 견디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나사 연구진의 실험 결과에선 이처럼 많은 허점이 발견된다.

“펠리사에게 일자리를”

과학계 일각에선 “펠리사 울프사이먼의 연구진이 원하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됐다”는 조롱도 나오고 있다. 즉 이들이 발표한 세균인 GFAJ-1이 ‘Give Felisa A Job’, 즉 ‘펠리사에게 일자리를 주세요’라는 뜻이며 전세계적인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함으로써 후속 연구에 필요한 연구비를 듬뿍 받을 테니 일자리 목적이 해결되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런 비판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나사의 발표 직후 외계 생명체의 가능성을 연 획기적인 발견이라며 흥분한 우주생물학 분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생물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한다. 인이 부족하거나 없는 환경에 놓인다면 생물은 전멸하거나 인을 다른 원소로 대체할지 모른다. 자연에서 부족한 물질을 다른 물질로 대체한 사례는 간혹 나온다. 최근 건강보조식품으로 인기를 끄는 셀레늄이 그것이다. 셀레늄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바닷물에 녹아 있다. 그래서 해양생물의 몸에도 셀레늄이 많다. 육지에는 셀레늄이 적다. 생물이 맨 처음 바다를 떠나 육지로 올라왔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그들은 효소에서 셀레늄이 하던 역할을 다른 무언가로 대체해야 했다. 동물은 이 원소를 대체하지 못해 그 기능을 거의 잃었다. 식물은 폴리페놀 같은 대체 항산화물을 개발했다. 즉 생물은 특정한 원소를 거의 이용할 수 없게 되자 항상은 아니지만 대체 수단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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