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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상임위원 내정 논란 전향한 김일성주의자 홍진표

“인권위가 김정일 정권 종식에 힘 보태야”

  • 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내정 논란 전향한 김일성주의자 홍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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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국이 그럴 리 없다”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내정 논란 전향한 김일성주의자 홍진표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왼쪽)가 홍진표 그룹의 이데올로그 격이다.

그는 1990년대 중반까지 김일성주의자였다. 서울대 총학생회 사무국장, 범민련 간사로 일했다. 세 차례 투옥됐다. 주사파 그룹을 동심원(핵, 중심부, 주변부)으로 그리면, 그는 정중앙에 포진한다. 최영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연구위원의 회고.

“홍진표 형은 코어(core·핵심) 중에서도 코어였죠. 보통의 운동권은 핵심그룹이 북한 지시를 따르는 걸 몰랐죠. 코어는 하나같이 이념을 바꿨어요.”

소준섭 국회도서관 해외자료조사관은 그를 이렇게 기억한다.

“전민련 부대변인 할 때 함께 일했죠. 홍진표 탓에 고생한 거 생각하면, 아휴. 꼴통이었어요. 미국대사관이 토론회를 제안해왔는데, 홍진표가 미국이랑 뭐 하러 대화하느냐고 방방 뜨는 바람에 무산된 일도 있어요. 북한을 비판하면 공화국이 그럴 리 없다면서 방방 뜨고. 골수 중 골수였죠.”



그는 주사파 핵심이 하나같이 전향한 건 아니라고 했다.

“강철서신으로 유명한 김영환 알죠. 그 친구랑 민혁당을 같이 했습니다. 김영환도 자유주의자로 전향했죠. 구해우 중심 분파도 전향했고요. 산하에 분파로 창업한 다수가 이념을 바꾼 건 맞지만, 남은 친구들도 있죠, 일일이 거명하긴 어렵지만. 핵심이 주사파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많았죠. 단파라디오 내용을 녹취하거나 김일성대 강좌 내용을 등사해서 각 대학에 보급했거든요. 알 사람은 다 알았어요.”

변절, 전향은 어감(語感)이 다르다. 그는 이 두 낱말을 싫어했다.

“운동할 때 인류의 보편적 발전에 대한 열망이라고 할까, 혹은 사회정의라고 할까, 그런 게 있었습니다. 그 같은 생각 자체가 바뀐 건 아니잖아요. 그런 면에서 전향이라는 표현은 궤적을 온전히 담지 못하죠. 변절은 결코 아니고요.”

“왜, 변절, 아니 전향, 그러니까 바뀌었나요?”

“문익환 목사와 북한 사이의 갈등이 3~4년간 꽤 심각했어요. 북한이 우리를 협상 상대가 아닌 도구로 사용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식량난이 발생하고, 탈북자가 넘어왔습니다. 처음엔 믿지 않았죠. 15년 삶을 통째로 부정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북한을 비판했더니 돌팔매가 날아오더군요. 김영환을 신뢰했는데, 그 친구도 북한에 다녀온 뒤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 친구 제안을 받아들여 새로운 운동을 시작했죠.”

그가 말한 새로운 운동은 북한 민주화운동을 가리킨다. 홍진표, 김영환은 1997년 북한민주화네트워크를 세운다. 사람은 과거를 반성하기보단 나름의 논리로 합리화하곤 한다. 그가 주사파로 지낸 15년 삶에서 부정하는 일, 긍정하는 일은 뭘까.

“긍정하는 건 여하튼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것, 그러니까 내적으로는 마르크스주의, 주체사상이 바탕이었지만 어쨌든 민주화운동이라는 것이 표면적으로는 있으니까. 여하튼 뭔가 국가라든지 민족이라든지 나아가 인류라든지, 그런 그림에서 보람 있는 일을 해야 되겠다, 그렇게 발상했다는 거, 하여튼 어떤 세속적인 것에 관심 없이 몰두했다는 거.”

여하튼, 어쨌든, 하여튼이란 부사에선 부정의 냄새가 난다. 긍정하는 걸 말했으니, 부정하는 걸 언급할 차례다.

“친북(親北)했다는 것,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했다는 것, 그것은 오류였다고 봐요.”

잘못이냐, 오류냐고 물으려다가 말꼬리를 잡는 듯해 질문을 틀었다.

“친북이 아니라 종북(從北)한 거 아닌가요.”

“포괄적으로 친북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주사파 초기엔 북한에 맹목적이진 않았어요. 남한 운동권의 독립성을 분명히 생각했으니까.”

“과거를 통째로 부정하진 않는군요.”

“오류가 있었던 거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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