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호

농촌문화 바꾸는 농협의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농촌 유치원생 4명 중 3명이 다문화가정 자녀

  • 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입력2011-03-22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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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문화가정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미 우리 농촌의 보편적인 가족형태 중 하나가 됐다. 지난 수년간 농협은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주여성들에게 한글과 농업기술을 가르쳤고 모국 방문의 기회도 줬다.
    • 많은 수의 결혼이주여성이 농협의 도움으로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렸다.
    • 우리 농촌에도 보이지 않는 변화가 찾아왔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농협에서는 오늘도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글 읽는 소리가 메아리친다.
    농촌문화 바꾸는 농협의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포리(23)씨의 고향은 방글라데시다. 작은 얼굴에 오목조목 박힌 코와 눈이 어찌나 매력적인지, 어딜 가나 미인 소리를 듣는다. 포리씨는 3년 전 고향을 떠나 낯선 땅 한국에 정착했다. 한국 여자와 결혼한 오빠의 소개로 한 남자를 만났는데, 그만 사랑에 빠져버렸다. 14살이나 연상이었지만, 자기보다 2배쯤 큰 얼굴과 마음씨 좋아 보이는 웃음에 그만 마음을 놔버렸다. 사랑은 그렇게 슬그머니 찾아왔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알콩달콩 신혼을 즐기고 있는 포리씨는 자기를 쏙 빼닮은 딸을 하나 낳아 키우고 있다. 포리는 시어머니에겐 ‘엄마’, 남편에겐 ‘자기야~’라는 호칭을 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였지만, 포리씨가 처음 이 땅에 왔을 땐 한국 생활이 그저 험난한 여행 같았다. 말도 통하지 않고, 문화와 습관도 달라 애를 먹었다. 외국인 아내, 외국인 며느리를 보는 동네 사람들의 시선도 따가워 하루하루 힘들게 살았다. 돼지고기와 술을 먹지 않는 이슬람교를 믿는 터라 어려움이 더했다.

    “한국말을 모를 때는 정말 답답했어요. 한국 사람들 생활이 (방글라데시와) 너무 달라요. 고생 많이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주 편해요. 엄마(시어머니)도 이뻐해주시고, 애기도 잘 크고. 농협 다니면서 한국말도 배웠어요. 거기선 한국에 살면서 알아야 할 많은 것을 알려줬어요. 빨리 한국 국적을 받아서 직업도 갖고 싶어요.”

    포리씨의 생활을 바꿔놓은 건 농협이었다. 그녀는 농협에서 진행하는 각종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에 참여하며 조금씩 조금씩 한국 사람이 되어갔다. 친구도 생겼고 사람과 동네에 정을 붙였다. 집안일 하랴, 세 살이 된 아이 키우랴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지만, 포리씨는 매일 아침 9시면 만사를 제쳐두고 집을 나서 남양주시 수동농협 건물 2층으로 종종 걸음을 친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한국어와 한국사회의 이해를 돕는 각종 강의를 듣기 위해서다. 벌써 1년째 이런 생활을 하고 있다.

    교육도 교육이지만 사실 그녀가 농협을 찾는 더 큰 이유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와 같은 처지의 이주여성들을 만나고, 한국사회 적응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과 얘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을 담당하는 농협 직원과의 상담도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이 직원은 포리씨가 일상에서 느끼는 문제들, 예를 들어 남에게 말하기 힘든 남편과의 생활문제, 고부갈등 같은 것들을 꼼꼼하게 들어주고 상담해준다. 한 번씩 마음을 터놓고 나면 속이 다 후련해진다.



    포리씨가 요즘 받고 있는 농협의 교육프로그램은 농협과 법무부가 공동 운영하는 ‘이민자 사회통합프로그램(통합프로그램)’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현재 전국 25개 지역농협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중 남양주시 수동농협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통합프로그램의 시범농협이다. 통합프로그램에선 외국인, 특히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 사람이 된 외국인이 한국에 살면서 꼭 알아야 할 것들을 가르치는데, 보통 0단계부터 5단계까지 총 6단계로 나뉘어 운영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3시간씩 단계별로 강의가 이뤄질 만큼 빡빡한 일정이다. 교육효과는 아주 좋다. 포리씨의 경우도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한국에 들어왔지만 1년 남짓 이 교육을 받은 지금은 한국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데 거의 불편을 느끼지 못할 만큼 한국어 실력을 쌓았다. 포리씨의 말이다.

    “통합프로그램이 끝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직업교육도 받고 싶어요. 한국말도 더 배우고, 운전도 배울 거예요. 공부를 많이 해서 방글라데시말을 통역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처럼 방글라데시에서 온 여성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어요.”

    기자가 수동농협을 찾은 3월9일에도 우리말 강의가 한창이었다. 수동농협 통합프로그램에는 현재 29명이 등록돼 있는데, 이들 중 아직 한국말이 서툰 1~2단계 이주여성 10여 명이 빙 둘러앉아 강사의 설명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시동생이니 아가씨니 하는 가족 간 호칭을 가르치는 강의였다. 30대 후반의 우리말 강사는 이주여성들에게 가족 간 호칭을 설명하고 읽고 쓰게 했다. 베트남, 파키스탄, 중국, 방글라데시 등에서 온 다국적 학생들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읽고 쓰며 강의에 집중했다. 이 프로그램의 책임을 맡고 있는 수동농협 지현주 여성·복지팀장은 “여기까지 오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했다.

    뿌리를 만들어주는 일

    농촌문화 바꾸는 농협의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남양주시 수동농협에서 ‘이민자 사회통합프로그램’교육을 받고 있는 결혼이민 여성들.

    “포리씨는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입니다. 남편과의 나이차도 적은 편이고요. 보통은 25살 이상 나거든요. 그리고 다문화가정은 대부분 상황이 열악해요. 경제적인 면에서 특히 그렇죠. 사회성이 약한 사람이 많아요. 남편, 시부모들이 이주여성들을 밖으로 안 내보내려고 해요. 창피하다는 생각도 있고, 도망갈까 봐. 돈을 주고 사람을 사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많이들. 예를 들어, 옆 동네에서 이주여성 한 명이 도망갔다고 소문나면 다른 집들까지 모두 문을 걸어 잠그죠. 이 여성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어요.”

    지 팀장은 통합프로그램을 포함한 농협의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의 목적을 ‘이주여성들에게 뿌리를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한글을 가르치고 농업기술을 가르치는 것보다 한국 사람으로, 한 사람의 아내이자 엄마로 살아갈 수 있는 마음가짐을 만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먼 이국땅에 온 이들을 한곳에 정착시키는 일은 그리 간단한 게 아니다. 그래서 지 팀장은 이주여성들과 일대일 대화를 자주 한다고 했다. 매일 아침 이주여성들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그들의 생각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대화를 하다 보면 부부간 어떤 갈등이 있는지, 심지어 성생활은 어떤지 같은 아주 내밀한 속사정까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주다 보면 어느새 서로 간에 신뢰가 쌓이고 이 여성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머리로 배우는 교육이 아닌 가슴으로 배우는 교육이 이들에게는 더 절실하다는 것이다. 지 팀장은 이런 말도 했다.

    “이주여성이 낳아서 기를 자녀들을 위해서도 이주여성에 대한 교육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주여성을 며느리로 둔 시부모도 설득하죠. ‘손녀들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며느리를 빨리 한국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안 그러면 당신 손자가 한국 사람으로 못 산다.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 그래도 좋으냐’고 말이죠. 작년에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일일이 찾아가 설득해야 했으니까요. 일단 여성들을 집밖으로 끌어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수동농협에 따르면 이 지역의 한 유치원에 올해 입학한 어린이 8명 중 7명이 다문화가정의 자녀다. 이 지역만 특별한 것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게 우리 농촌의 현실이다. 전국적인 현황을 봐도 농촌에서 운영되는 유치원에 입학하는 어린이 4명 중 3명이 다문화가정 자녀라는 비공식 통계도 이미 나와 있다. 전국적으로 다문화가정 수는 이미 15만 가구를 넘어서고 있다. 이것은 이제 다문화가정이 우리나라 농촌의 가장 보편적인 가정형태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음을 보여준다. 2011년 정부가 펴낸 초중등 도덕 교과서에서 ‘단일 민족국가’라는 표현 대신 ‘다민족, 다문화 사회’라는 말이 등장한 것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유치원생 8명 중 7명

    농촌문화 바꾸는 농협의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방글라데시에서 온 포리(23·오른쪽)씨가 시어머니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그렇게 보면, 농촌을 가장 잘 아는 조직인 농협이 오래전부터 다문화가정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특히 최원병 회장이 취임한 이후인 2008년부터 농협은 이 분야의 사업을 대폭 확대됐다. 최 회장은 우리 농촌의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로 다문화가정과 관련된 문제를 지적해왔다. 최 회장은 지난 2월8일에도 7만여 명의 농협 임직원에게 생중계된 정례조회에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확대를 당부한 바 있다.

    “최근 농촌에서는 열 쌍 중 네 쌍이 국제결혼을 합니다. 10년 후에는 농촌 청년의 절반이 다문화가정 자녀가 될 것입니다. 농업과 농촌의 미래가 이들에게 달려 있는 만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농협 측에 따르면 농협이 현재 추진 중인 다문화 여성대학, 결혼이민자 성·본(姓本) 창설 및 개명(改名)무료지원, 농업교육 등이 최 회장 취임 이후 시작된 대표적인 사업이다. 농협 주변에서는 농촌사회가 안정되는 데 농협의 사업이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최 회장은 농림수산식품부, 법무부, 여성가족부 등 정부부처와 함께하는 각종 협력사업에도 농협이 관심을 갖도록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에서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을 담당하는 양점남 농촌자원개발부 팀장은 “다문화가정이 한국 사회에서 빨리 뿌리내리기 위해선 우선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있어야 한다. 그들을 우리 농촌사회에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최 회장이 취임 때부터 강조해온 게 바로 그런 것이다. 실제 농촌의 현실을 보면 농촌사회에서 꼭 요구되는 생산력을 이들 이주여성이 상당부분 채워주고 있다. 기왕에 받아들여야 하는 거라면 적극적으로, 또 즐겁게 받아들이자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 농촌사회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농협이 다른 어떤 기관보다 좋은 성과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농협이 운영하는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은 매우 다양하다. 농협과 법무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민자 사회통합프로그램’은 2010년 처음 실시될 당시 전국 10개소에 350여 명이었던 것이 2011년에는 전국 25개소에서 400명으로 확대됐다. 단계별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한글 200시간과 한국사회의 이해를 위한 강의 50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모든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이 귀화를 신청할 경우 국적취득절차상 편의를 주는 제도로 시행되고 있어 이민여성들의 호응이 크다. 프로그램을 모두 이수한 사람에 대해 국적심사를 위한 대기기간을 2년 이상에서 6개월 이내로 단축해주며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면제해준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경기(남양주 수동), 강원(횡성 동횡성), 충북(단양 단양소백, 보은 보은), 충남(청양 화성), 전북(장수 장계, 고창 선운산), 전남(화순 화순, 나주 영산포), 경북(문경 산동) 등의 지역농협에서 운영되고 있다.

    국제결혼 지원, 모국방문 사업

    농촌문화 바꾸는 농협의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농협 직원이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이주여성의 자녀를 돌보고 있다.

    2008년부터 농협이 운영 중인 다문화 여성대학은 농협이 운영하는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중 대표적인 사업이다. 2011년 현재 전국의 20개소에 개설되어 있으며 총 400명 이상이 교육을 받고 있다. 농촌지역 여성결혼이민자와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에서는 주로 한글과 문화 중심의 단계별 맞춤교육이 이뤄진다. 거리접근성으로 인해 정부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한글강좌 등 각종 교육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여성결혼이민자에게 안정적인 정착 지원을 하고 농업인으로서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배우자, 시부모 등과 갈등을 빚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상담교육도 병행하고 있어 호응도가 높다. 결혼이민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이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농협문화복지재단은 2007년부터 농촌지역 여성결혼이민자를 위한 모국 방문사업을 벌이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모국을 방문하지 못하는 농촌지역 결혼이민자들에게 남편과 자녀를 동반해 모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한국생활의 안정적인 정착에 기여하게 하기 위해서다. 2007년 시작 이후 2010년까지 총 606가정 2300여 명이 혜택을 받았으며 2011년에도 200가정 정도가 모국 방문 기회를 얻을 예정이다. 부인이 한국에 최초 입국한 후 3년 이상 경과한 가정, 부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한 가정,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가정이 대상이다.

    농림수산식품부 협력사업으로 추진 중인 이민여성농업인 일대일 맞춤 농업교육도 운영되고 있다. 농업을 희망하는 이민여성농업인과 전문여성농업인을 연계해 일대일 맞춤 농업교육을 해주는 사업이다. 우수 여성농업인력을 양성하고 이민여성농업인의 농업종사의지를 고취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지난해 655명이 이 교육을 받았다.

    농협은 농촌총각을 위한 국제결혼 중개사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4명이 농협의 지원으로 베트남을 방문해 현지 여성과 약혼식을 올렸다. 2011년에도 총 50쌍의 국제결혼을 성사시킬 예정이다. 농협은 결혼이민자에게 성·본을 만들어주고 개명도 지원하고 있다. 2008년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불과 22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매년 500명가량이 참여하면서 중요사업의 하나가 됐다. 농협은 그 외에도 농업후계이민여성 전문농업실습, 다문화사회전문가 2급양성과정 등 다양한 형태의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인터뷰

    유병성 수동농협 조합장


    농촌문화 바꾸는 농협의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 농촌사회에 다문화가정이 많이 늘었다.

    “최근 몇 년 새 급속히 늘었다. 인원이 많은 것보다 급속히 늘어난다는 게 문제다. 이주여성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은 그에 못 미친다. 의식의 변화가 가장 시급한 문제다.”

    ▼ 다문화가정의 증가가 가져온 가장 큰 문제는….

    “우선 서로 다른 문화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이 문제다. 다문화가정 간 문화차이로 인한 문제도 많다. 계급 문화가 존재하는 동남아 국가에서 온 여성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문화의 문제도 심각하다. 생활 속에서 이런 문제를 읽어내지 않으면 어떤 사업도 성공할 수 없다. 한글을 가르치는 것보다 이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도움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작은 지역농협이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을 하려면 어려운 점이 많을 텐데….

    “사실 지역농협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수익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우리 조합처럼 작고 살림이 어려운 곳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수익사업도 아닌 사업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그러나 농촌 현실을 좀 더 먼 안목으로 보면 이것도 일종의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농촌가정이 안정돼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또 그래야 농협(조합)도 성장한다. 당장 먹고살기 어렵기 때문에 먼 앞날을 위한 투자를 하는 게 쉽진 않지만, 그럴 때일수록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농협중앙회를 대변한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을 잘하는 조합으로 유명하다.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나.

    “말했다시피 우리 조합은 아주 작다. 그러나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깊숙이 들어가 그들과 고민을 같이 하면서 문제를 해결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있다는 점이다. 직원들이 이주여성들의 생각과 생활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성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농협중앙회에서도 그런 점을 높이 평가해주고 있다.”

    ▼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에서는 농협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사업이다. 농협은 전국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특히 농촌사회에서의 영향력이 크다. 따라서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사업도 농협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다문화사회, 다문화가정을 받아들이지 않고는 농협도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정부기관도 최근 들어 이 사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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