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호

동물권리선언 外

  • 입력2011-03-22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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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가 말하는‘내 책은…’

    동물권리선언 _ 마크 베코프 지음, 윤성호 옮김, 미래의 창, 320쪽, 1만2000원

    동물권리선언 外
    마크 베코프 박사는 미국 콜로라도대 명예교수로 ‘동물들의 감정생활’ ‘동물에게 귀 기울이기’ 등 22권의 저서를 통해 동물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높이고 동물 권익을 보호하는 데 힘써왔다. 그의 저서 ‘동물권리선언’은 우리가 인간의 선한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온정을 실천해 우리의 도덕적 영역을 동물로까지 확장할 때, 지구와 자연 생태계에 대한 무분별한 파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생후 3개월 만에 돌연사한 새끼의 싸늘한 시신을 안고 넋이 나간 채 몇 시간이나 축 늘어진 머리와 팔에 생명을 다시 불어넣으려 몸부림치는 어미 고릴라, 14세 소녀가 낳은 뒤 공터에 버린 조산아를 데려다가 보호하는 개, 그리고 배수구 맨홀 속으로 휩쓸려간 새끼를 구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도로와 철로, 주택가를 가로지르며 1마일 넘는 경이로운 여정을 달린 어미 오리의 이야기를 접하면 동물의 감정이 본질적으로 인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이런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동물들도 지각 능력을 갖고 있으며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열정적이고, 신중하고, 자아를 인식하고, 연민을 느끼며 온정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또 공장형 축산업이 야기하는 무수한 윤리적인 문제들을 적시하면서, 과학이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갖가지 동물 실험, 인간의 필요를 위해 동물을 우리에 가둬두는 동물원, 그리고 모피 생산·서커스·로데오 등 갖가지 방식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현실을 생생히 묘사한다. 우리 모두 시급히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함께 공멸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또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적 태도와 신념이 존재하며, 동물의 복지를 위해 다른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을 설득하려 할 때는 그들과의 차이점을 배려해야 함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고기를 얻기 위해 소나 돼지, 양을 기르는 것보다는 차라리 버려진 개들을 먹는 편이 낫지 않은가, 이 편이 환경을 위하는 보다 지속가능한 선택이 아닐까라는 다소 급진적인 제안도 서슴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개를 먹는 것은 불편하게 여기면서 돼지를 먹는 것은 괜찮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면서 차별 없는 온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구제역 파동으로 300만 마리 이상의 무고한 동물이 살처분된 상황에서 그의 조용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이나 ‘스콧 니어링 자서전’과 맥을 같이하는 이 책은 이론이나 관념보다는 보통 사람들의 상식과 정서 그리고 감성에 호소하는 따뜻한 소통 방식을 통해, 동물을 생명이 없는 무생물이나 물건처럼 취급하는 우리에게 한 번쯤 깊이 생각해봐야 할 시의적절하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윤성호│전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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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초콜릿 _ 캐럴 오프 지음, 배현 옮김

    동물권리선언 外
    세계 카카오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왜 전쟁과 폭압이 끊이지 않을까. 캐나다자유언론인회 부회장으로 걸프전과 유고슬라비아내전 등을 취재한 저자는, 초콜릿은 애초부터 피와 눈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왔다고 말한다. 고대 마야인들은 지배자 에스파냐인을 위해 카카오를 재배했다. 오늘날 아프리카 농부들은 노예처럼 일해 재배한 카카오를 헐값으로 거대 다국적 기업에 넘긴다. 가진 자들은 이 초콜릿을 즐기며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18세기 서양의 사상가들이 초콜릿하우스에서 평등과 자유에 대해 토론한 것도 그 한 예다. 일부 과학자들은 중추신경계를 활성화하고, 노화방지 및 항암 성분을 포함한 초콜릿을 ‘신의 음식’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저널리스트 특유의 치밀함으로 초콜릿이 동시에 ‘악마의 음식’일 수도 있는 이유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알마, 416쪽, 2만2000원

    토머스 페인 유골 분실 사건_ 폴 콜린스 지음, 홍한별 옮김

    동물권리선언 外
    토머스 페인이라는 사람이 있다. 18세기 미국의 작가로 ‘상식’ ‘인권’ 등의 책을 통해 미국 독립과 프랑스혁명의 사상적 기초를 마련한 인물이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씨앗’이라고까지 평가받는 그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이단자로 찍혀 멸시당했고, 비참한 말년을 보내다 뉴욕의 한 낡은 건물에서 죽음을 맞는다. 놀라운 것은 그의 사후 페인의 사상을 따르는 이들에 의해 그의 유골이 전승되고, 분실되고, 다시 발견되는 과정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페인의 유골을 좇는 이들은 대부분 그 시대의 이상주의자이며, 진보주의자였다. 미국 포틀랜드주립대 문학 교수인 저자 역시 토머스 페인의 죽음을 추적하다 고인의 유골을 둘러싼 이 기이한 역사를 알게 된다. 토머스 에디슨, 토머스 제퍼슨,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 다양한 인물의 역사가 페인의 유골과 맞물리는 지점이 흥미롭다. 양철북출판사, 316쪽, 1만3500원

    신의 이름으로 _ 존 티한 지음, 박희태 옮김

    동물권리선언 外
    9·11 테러와 이라크전쟁은 선(善)을 추구하는 종교가 현실 세계에서 얼마나 거대한 폭력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를 웅변한다. ‘종교 폭력의 진화적 기원’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종교가 왜 폭력을 낳는지 분석하고, 종교 폭력을 근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색한다. 뉴욕 호프스트라대 종교학과 교수인 저자는 종교를 인류가 번성하기 위해 발달시킨 도구의 하나로 본다. “좋든 나쁘든 종교는 여기에 남을 것이다. 그러면 문제는 종교 없이 살 것인가 아닌가가 아니다. 종교를 고려할 때 정말 물어야 할 것은, 종교의 파괴적인 면을 최소화하면서, 친사회적 표현으로서 각각에게 보상을 촉진해주는 조건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이다. 인류를 위해, 우리는 반드시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음, 468쪽, 2만2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비구, 법정法頂 _ 근승랑 글·사진, 동아일보사, 4만8000원

    동물권리선언 外
    법정스님의 말년을 기록한 ‘비구, 법정法頂’은 인연의 산물이다. 길상사의 나눔을 기록하고자 했던 ‘사진공양’이 7년 만에 법정스님의 말년을 기록한 사진첩으로 나왔기에 인연은 묘하고 묘하다.

    불교에서는 지금 내가 처해 있는 상황 대부분을 인연으로 설명한다.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 이를 참회의 기회로 삼을 때 인연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상황을 자신만을 위해 이용하거나 선에 위배되는 일을 할 때 인연은 언젠가 부메랑이 돼 자신에게 돌아온다. 이 사진첩이 저자인 나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이에게 선함의 메시지를 심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첩은 총 18장의 사진으로 구성됐다. 17장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법정스님의 길상사 모습을 찍은 것이고 마지막 한 장은 스님의 입적을 슬퍼하는 내 마음을 형상화한 사진이다. 내 식대로 찍고 해석한 스님의 모습이 세상에 알려지니 부끄럽기만 하다. 스님의 사진에는 스님 모습뿐 아니라 내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스님의 가르침을 내 안에 제대로 모셨는지 ‘눈 밝은’ 이에게는 다 보일 것이다.

    스님의 입적이 임박했을 때 그간 찍었던 스님 사진을 하나하나 들춰봤다. 이상하게도 스님이 내게 어떤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출간을 하면 그 느낌이 더 세고 강하게 내게 올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살아 계실 때 미처 그리지 못했던 ‘스님의 그림’을 완성하고 싶었다. 7년여 동안 스님을 친견하고 스님이 쓰신 글들을 읽으면서도 마치지 못했던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다. 부끄럽지만 책을 펴낸 이유다.

    글이 주는 느낌과 사진이 주는 느낌이 같지는 않다. 더구나 사진첩에 실린 사진을 다시 보는 것은, 스님의 또 다른 법문을 듣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홀로 듣는 법문이다. 스님 말씀을 곰곰이 생각하고 스님 글들을 생각하며 사진을 찍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언지 ‘거듭거듭’ 생각한다. 스님을 찍은 지 몇 년 만에 비로소 눈에 들어온 ‘빳빳한 행전’의 의미를 다시 내게 묻는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씀을 실천하신 징표인 당신의 행전이 이기심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진장이’에게는 이기심을 비추는 거울이다. 당신이 쓰신 글들에 맞는 모습을 내가 찍은 사진들을 보며 찾고 또 찾는다.

    스님을 체화하는 것은 불법에 한발 다가가는 일이다. 나눔의 산물인 길상사를 기록하는 사이 나도 모르게 세상을 ‘글과 한 치도 다름없이 산’ 한 비구의 말년을 찍은 것이다. 평생을 걸식하는 수행자인 비구. 그중 하나였던 법정스님의 길상사에서의 7년이 ‘비구, 법정法頂’에 있다. 이 사진첩은 나를 가르치는 평생의 가르침이다.

    근승랑│동아일보 사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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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트라인 _ 라구람 G. 라잔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동물권리선언 外
    ‘보이지 않는 균열이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책.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세계 경제위기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1위’로 뽑은 저자는 최근 몇 년 새 세계를 뒤흔든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미국의 소득 불평등 심화와 과도한 신용제공을 꼽는다. 서구 선진국 가운데 최하 수준인 미국의 복지 시스템과 교육 불평등이 어떻게 금융위기를 야기하는지, 또 경기 침체 후 고용 창출을 위해 시도한 지속적인 금리 인하와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 보유 지원 정책이 어떤 식으로 세계 경제에 위협을 줬는지 분석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이 책의 제목 ‘폴트라인(fault line)’은 단층면이 지표와 만나는 선, 즉 단층선을 뜻한다. 에코리브로, 496쪽, 2만3000원

    왜 트렌드의 절반은 빗나가는가 _ 애덤 고든 지음, 안세민 옮김

    동물권리선언 外
    2004년 미국의 주택시장 정보업체 ‘홈 오너십 얼라이언스’는 “향후 10년간 매년 136만호에서 217만호 수준의 신규 주택 수요가 발생하며, 주택 가격은 연간 5% 정도씩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 주택 가격은 폭락했다. TV, 신문, 라디오 등에서 쏟아져 나오는 미래 예측 가운데 상당수는 이처럼 빗나간다. 전문가가 각종 공식 기관의 통계를 인용해 발표한 예측이라도 그렇다. 미래 컨설팅 기업에서 일해온 저자는 “빗나간 예측에 희생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나치게 과장된 것은 아닌지, 의도적으로 왜곡된 것은 아닌지, 자기 과신은 없는지, 정보가 조작되지는 않았는지 등 예측을 분석할 때 따져볼 세부 항목을 꼼꼼히 조언한다. 흐름출판, 320쪽, 1만6000원

    자본주의, 그들만의 파라다이스 _ 마이크 데이비스 외 지음, 유강은 옮김

    동물권리선언 外
    ‘두바이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신자유주의가 낳은 불평등의 디스토피아’라는 부제가 붙은 책. 개인 소유의 섬, 높은 담장과 최첨단 장치에 둘러싸인 폐쇄형 주택 단지,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초고층 건물 안에서 살아가는 초부유층의 삶과 이들의 유토피아를 위해 일주일에 6.5일씩 일하는 이주 노동자의 삶을 보여준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각 도시와 공간에 정통한 공동 저자들과 함께 그 지역 초부유층의 삶을 묘사할 뿐, 어떤 윤리적 판단도 내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서사를 통해 독자는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낳은 사회적 불평등의 실체와 그로 인해 빚어진 지리적 배제, 공간의 분리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저자의 전작 ‘슬럼, 지구를 뒤덮다’의 반대편 얘기다. 아카이브출판사, 560쪽, 2만5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편지로 읽는 슬픔과 기쁨 _ 강인숙 지음, 마음산책, 248쪽, 1만6000원

    동물권리선언 外
    문인들의 편지는 전기 작가들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자료다. 거기에는 작가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가공되지 않은 원료로 담겨 있다. 전기 작가들은 거기에서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작품 뒤에 숨은 작가의 인간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의 문학적 생애에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 성장 과정에서 어떤 상처를 안게 되었으며, 처음 만난 이성은 누구인가? 하는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장르가 편지다. 편지는 특정한 개인에게 보내는 것이어서, 수신인과 발신인의 관계도 드러난다. 형이상학적인 것과 형이하학적인 것이 함께 노출돼 작가의 인간성을 총체적으로 파악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그런데 문인들의 편지는 구하기가 어렵다. 유명해지기 전의 편지들은 더 구하기 어렵고, 사랑 편지 같은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편지는 쓴 사람 소유가 아니다. 받은 사람이 잘 간수하지 않으면 휴지가 된다. 그러니까 편지의 생사여탈권을 쥔 사람은 수신자다. 보낸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수신자만이 편지를 소중하게 간직한다. 내가 아는 문인 중에서 편지를 가장 귀하게 여긴 분은 소설가 최정희 여사다. 최 여사는 6·25 때 남편이 납북된 뒤, 아이들만 데리고 피난을 떠난다. 손에 들 수 있는 범위가 피난 보따리의 한계인데, 다른 짐은 다 두고 가면서, 사진과 편지들은 몽땅 들고 나섰다. 최 여사의 소장 편지에는 작고 문인과 납북 문인들의 귀한 자료가 들어 있다. 그 다음은 김영태 시인이다. 김 시인은 친구들에게서 편지를 많이 받았다. 대표적인 것이 마종기 시인의 편지인데, 100통이 넘는다. 그밖에도 젊은 날의 친구들이 보낸 편지가 많다. 문인들의 젊은 날 내면의 풍경화가 고루 부각되는 귀중한 편지묶음이다.

    이 책에 나오는 편지는 모두 수신인들이 그렇게 귀하게 간직했던 서신들이다. 나는 거기에 간단한 사족을 달았다. 작가들이 살던 시대와 풍속을 독자에게 귀띔하고 싶었다. 멀지 않은 과거지만, 독자들이 알지 못하는 일이 많던 그 시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작가에 대한 이해가 어려워진다. 그 점을 보완해주고 싶었다. 그건 편지를 기증한 문인들에 대한 나의 작은 보답이다.

    지난 6개월 동안 나는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 글들을 쭈그리고 앉아 쓴 것은, 문인들의 편지를 여러 사람에게 읽히고 싶다는 염원 때문이다. 많은 이가 읽고, 편지를 쓴 분들을 사랑하고 이해하게 된다면, 내가 하고 있는 고행과도 같은 작업에 의미가 생긴다.

    문인들이 육필로 쓴 편지는 그것 자체가 이미 희귀종이 되고 있다. 문자를 보내면 즉각 답이 오는 이 편리한 디지털 시대에, 오래된 목기의 결을 감상하듯 낡아가는 종이 위에 손으로 쓴 편지의 아름다움을 감상해보는 것도 해볼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선형(線型)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줄 위에서 어제와 오늘은 한 몸이 아니겠는가?

    강인숙│영인문학관 관장, 건국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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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 워크 _ 김국현 지음

    동물권리선언 外
    “스마트 워크란 나 자신에 대한 선언이다. … 내 스스로 요령 있게 일하며 난관을 헤쳐가고 즐겁고 보람 있는 삶을 살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직장인인 저자의 ‘스마트 워크’ 정의다. 저자는 직장 생활을 하며 세 권의 제법 잘 팔리는 책을 펴냈다. 업무 시간 중에 글을 쓴 건 결코 아니다. 외근이 잦은 업무 특성을 활용해 이동시간에 글을 썼다. 출퇴근 지하철에서의 자투리 시간도 놓치지 않았다. “인터넷이야말로 현대 사회의 컨베이어 벨트”라고 말하는 저자는 나에게 딱 맞는 스마트 워크 기기를 고르면 세계 모든 장소를 나만의 사무실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기기 선택법부터 e메일의 효과적인 사용법, 스마트 워크 사이클 구축 방법 등 스마트 워커가 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법을 소개한다. 한빛미디어, 220쪽, 1만3000원

    언씽킹(Unthinking) _ 해리 벡위드 지음, 이민주 옮김

    동물권리선언 外
    우리가 최선이라고 믿고 내리는 판단, 선택, 행동, 결정은 과연 최선일까.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마이크로소프트, 휴렛팩커드 등에서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일해온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우리의 머릿속에 심어놓은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흉내 내고 따라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 내면에는 ‘우리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의 선택과 결정과 행동을 최선으로 이끌어주는 힘’, 즉 ‘언씽킹’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믿음을 기초로 우리가 최선이라고 믿었던 것들을 낱낱이 해체하고 마음의 소리를 따라 진짜 원하는 것,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것을 선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토네이도, 336쪽, 1만6000원

    0.1퍼센트의 차이 _ 베르트랑 조르당 지음, 조민영 옮김

    동물권리선언 外
    60억 인구 중 두 사람을 임의로 선택해 유전자를 분석하면 DNA의 99.9%가 일치하고 0.1%만 서로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에서 인종의 차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원자물리학 박사로 유럽분자생물학기구와 인간유전체기구 멤버인 저자는 과학자의 시각에서 염기 서열 0.1%가 다르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탐색한다. 저자는 “종으로 인간을 엄격히 구분하는 인종주의나, 인간 집단의 다양성을 거부하는 반인종주의나 둘 다 과학적으로 잘못된 개념이다. … 유전정보들은 인종 구분을 찬성하는 쪽에 있다. 이러한 유전적·문화적 다양성은 …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우리를 매우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이다”라고 말하며 ‘인종주의’의 반작용으로 심화되고 있는 ‘반인종주의’의 그릇된 상식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알마, 240쪽, 1만3000원

    저자가 말하는‘내 책은…’

    서툰 청춘을 위한 다독다독 _ 허병두 지음, 청어람미디어, 440쪽, 1만6000원

    동물권리선언 外
    걱정 마라. 고민하지 말고 힘내! Don′t Worry! Be Happy! 고교 교사인 필자가 늘 학생들에게 건네는 말이다. 엄한 표정을 지을 때도 있고, 큰 목소리로 질책할 때도 있다. 버거워하는 녀석들에게 계속 돌진하라고 몰아댈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늘 낙관적으로 미래를 꿈꾸고 현재에 충실할 것을 제자들에게 강조한다. 젊음이야말로 가장 막강한 무기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에 청춘은 서툴 뿐이다.

    일찍이 로맹 롤랑이 말했듯이, 인생은 장밋빛 탄탄대로가 아니다. 그래서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고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삶은 언제나 보람 있고 가치 있다. 그 과정에서 세상에 태어난 게 정말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이 찰나에 불과해도 인생의 의미는 충분하다.

    이런 나를 두고 사람들은 소박하다고도 하고, 욕심이 많다고도 한다. 어느 쪽으로 보든 나는 내 제자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슬기롭게 자신을 성찰하며 열정적으로 삶과 세상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바꿔가는 영혼으로 커주기를 바란다. ‘서툰 청춘을 위한 다독다독(多讀多牘)’은 이런 맥락에서 펴낸 책이다. 다독다독이란 우리말 제목을 넣은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책을 읽는 순간, 필자인 나와 대화가 이루어진다. 대화는 편지 형식(편지 독, 牘)을 취하되 상투적인 편지투의 문장은 피했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책들 가운데 위로와 격려를 주는 책 101권을 찾아냈고, 이들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책을 중심으로 내가 읽은 내용과 꼭 하고 싶은 말을 덧붙였다. 그러니 ‘서툰 청춘을 위한 다독다독’은 단순히 좋은 책 101권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좋은 책들을 6가지 범주로 나누어 소개한 것도 주목해야 한다. 창의(삶을 즐겁게 만드는 무한 도약), 감성(삶을 따뜻하게 보듬는 감성의 숲에서), 이성(지식과 사유의 집에서 자라는 이성을 찾아), 영혼(불꽃의 영혼들, 그 아름다움과 위대함), 사회(인간의 숲 속으로 더 깊고 더 멀리), 책(읽기와 쓰기, ‘책’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면).

    이러한 범주는 단계별로 제시했다. 누구든지 먼저 창의에서 시작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으로 끝나는 과정을 밟아갈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 순서는 다시 반복, 순환되면서 책을 읽는 독자들을 무한하게 성장, 발전시켜 주체적인 삶으로 살기,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 만들기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나는 학부모와 교사, 나아가 연령대와 상관없이 자신을 서툰 청춘으로 생각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애썼다. 그 안에 소개한 훌륭한 책들을 함께 짚어가면서 아름다운 삶과 따뜻한 세상을 함께 꿈꾸기를 기대하므로.

    허병두│숭문고 교사,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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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 게바라의 볼리비아 일기 _ 체 게바라 지음, 김홍락 옮김

    동물권리선언 外
    우리 시대 가장 인기 있는 혁명가 체 게바라의 일기를 국내 최초로 원전 번역한 책. 2008년 8월 볼리비아 정부가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한 일기 원본을 김홍락 주 볼리비아 대사가 직접 번역했다. 일기에는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 냥카우아수에 도착한 1966년 11월7일부터 정부군에 체포돼 목숨을 잃기 하루 전인 1967년 10월7일까지의 일상이 담겨 있다.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명문 부에노스아이레스대에서 의학을 전공했으나, 대학 졸업 직전 남미 여행을 떠났다가 고통 받는 사람들을 목격하면서 혁명에 뛰어든 인물이다.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뒤 안정된 기반을 뒤로하고 다시 볼리비아 혁명 운동에 가담했다가 정부군에 붙잡혀 총살당하면서 혁명의 상징이 됐다. 도서출판학고재, 316쪽, 1만6000원

    오래된 영혼 _ 강금실 지음

    동물권리선언 外
    한때 ‘강효리’라고 불릴 만큼 국민적인 인기를 모았던 저자가 로마에서 아시시까지, 유럽 각지의 가톨릭 성지를 순례한 기록을 담았다. 2004년 법무부 장관 재임 중 ‘에스더’라는 이름으로 가톨릭 세례를 받은 저자는 성지 곳곳에서 예수를 의심한 도마,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린 베드로, 예수를 배신한 유다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는다. “예수는 버림받은 사람이다. 권력으로부터도, 아래로부터의 정치운동 세력으로부터도… 예수의 죽음과 부활도 참으로 고독하다. 삶의 진리에 관해서 우리가 이해하고자 하는 세계에 대해 여러 가지 다양한 통로와 방식으로 해석하고 정의하는 게 가능하겠지만,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은 철저히 고독해질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처럼, 개인적인 체험과 신앙적 깨달음을 넘나드는 사유가 흥미롭다. 웅진지식하우스, 245쪽, 1만3000원

    두 남자의 집 짓기 _ 이현욱·구본준 지음

    동물권리선언 外
    넓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살고 싶지만, 서울로 출퇴근해야 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으며 자산이 3억원에 ‘불과’한 보통 남자. 그가 과연 아파트가 아닌 ‘내 집’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땅부터 인테리어까지 3억으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건축전문 기자 구본준이 3억원으로 경기도 용인에 48평형 단독주택을 완성한 경험담을 담고 있다. 또 다른 저자 이현욱은 설계사무소 광장건축 대표로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등에서 수상한 인물. 그는 구본준의 의뢰를 받아 딱 한 달 만에 목조 주택을 지었다.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하나의 택지에 나란히 붙은 집 두 채를 세웠는데, 다락방까지 합친 3층 집 건축비는 한 가구당 3억6675만원이었다. 두 저자는 책 속에 비슷한 꿈을 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택지 선택 방법 등 실용적인 조언을 담았다. 마티, 306쪽,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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