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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회장-사장, 원자로 아끼려다 방사능 봉쇄기회 놓쳐”

前 한전 해외법인 사장이 말하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도쿄전력 회장-사장, 원자로 아끼려다 방사능 봉쇄기회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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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적으로 고치려다 통째로 터져”

▼ 그렇게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관계자들을 통해 알아봤어요. 민영 전력회사인 도쿄전력의 가쓰마타 쓰네히사 회장은 도쿄대에서, 시미즈 마사타카 사장은 게이오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고 해요. 도쿄전력은 사장이 회장으로 올라가는 전통이 있는 회사인데 가쓰마타 회장은 2002~08년 사장을 지냈고 시미즈 사장은 2008년부터 사장을 맡았답니다. 가쓰마타 회장은 구조조정 전문으로 알려져 있다고 해요. 도쿄전력의 사령탑인 두 사람은 원전기술자 출신이 아니며 경영수익에 중점을 두는 스타일이라는 거죠. 이번에 후쿠시마 제1원전이 파괴된 직후 두 사람은 원자로 폐쇄에 따른 손실을 우려했다고 합니다. 원자로를 살리면서 수습하려다 실기(失機)했고 이후 사태가 커졌다는 게 세계원전사업자협회 관계자들의 이야기예요.”

후쿠시마 제1원전 폐기 시 손실액은 5조엔으로 추산되고 있다(한겨레 등 일부 언론보도).

▼ 경영상의 이유였다?



“3월11일 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선 평상시의 1000배에 달하는 방사능이 관측됐고 이어 원전이 파손됐다는 점이 판명됐어요. 도쿄전력이 처음부터 원자로를 버릴 생각으로 봉쇄작전에 들어갔으면 접근방법이 달라졌다는 거죠. 사고가 딱 터졌을 때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냉정하게 디시즌메이킹(decision making·의사결정)을 해야 했는데 말이죠. 방사능 유출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거예요. 그러나 도쿄전력이 원자로의 폐쇄를 피하면서 부분적으로 고치려고 덤비다가 통째로 터진 것이니까. 이후 녹아서 흘러나오고 해서 더는 손을 못 쓰게 됐다는 거죠.”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3월11일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파손된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은 원자로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원자로 폐쇄를 전제로 한 기술 지원을 일본 정부에 제의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그때까지 원자로 폐쇄는 시기상조라며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 도쿄전력이 원자로를 폐쇄하지 않고도 자력으로 수습할 능력을 갖고 있었는데 운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요?

“객관적으로 볼 때 그렇지 않아요. 원전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도쿄전력 직원들의 학력이나 기술 수준이 별로 높지 않아요. 또한 그 회사에는 방사능 누출이나 노심 용해 사고에 대한 사례연구도 없고 사고에 대처하는 매뉴얼도 없어요. 원전업계에서 보기엔 그저 평범한 수준의 위기대처 인력, 기술, 지식만 가지고 하다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손을 든 게 분명해요.”

▼ 도쿄전력에서, 피해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요?

“도쿄전력은 원자력발전의 경우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6기, 후쿠시마 제2원전의 원자로 4기,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의 원자로 7기, 히가시도리 원전의 원자로 1기 등 18개 원자로를 운영하는 것으로 압니다. 원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직후 도쿄전력 경영진은 후쿠시마 제1원전을 포기하면 회사가 나가떨어진다고 봤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기적인 생각이 들었겠죠.”

방사성 물질 유출 상황이 악화된 3월30일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6기를 모두 폐쇄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반면 가쓰마타 쓰네히사 도쿄전력 회장은 1~4호기에 대해서만 폐쇄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일본은 30년 전부터 공기업이 맡아온 전력사업을 민영화해왔다. 현재는 도쿄전력, 도호쿠전력, 일본원자력발전, 주부전력, 주고쿠전력, 시고쿠전력, 규슈전력,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 호쿠리쿠전력, 간사이전력, 홋카이도전력 등이 55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함 전 사장은 “일본이 단일 전력회사가 모든 원전을 운영하는 시스템이라면 이번과 같은 사고 때 신속하게 폐로(閉爐)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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