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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 회장-사장, 원자로 아끼려다 방사능 봉쇄기회 놓쳐”

前 한전 해외법인 사장이 말하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도쿄전력 회장-사장, 원자로 아끼려다 방사능 봉쇄기회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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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전, 신뢰 완전히 잃어”

“도쿄전력 회장-사장, 원자로 아끼려다 방사능 봉쇄기회 놓쳐”

지난해 10월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

▼ 일본엔 원전을 운영하는 전력회사가 많네요.

“일본이 원자력발전소를 55기나 갖고 있으면서도 전기요금이 우리보다 훨씬 비싼 이유죠. 이렇게 전력회사들이 할거하면 하나의 전력회사가 통합해 운영하는 것과 비교할 때 그만큼 조직이 중복되므로 비대화, 비효율이 큽니다. 또한 도쿄전력과 같은 개개 전력회사로선 자사의 경영 문제를 가장 중시하게 되고 안전 문제나 대승적 문제에는 신경을 덜 쓰게 되죠. 도쿄전력이 사고발생 1시간이 지나도록 정부에 보고를 하지 않는 등 축소은폐에 급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 원전 사고 후 도쿄전력의 시미즈 사장이 현기증과 고혈압 증세로 입원한 바 있고 한 달 후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같은 업계 종사자로서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나요?

“그런 사고가 났는데…. 자격 없는 사람이죠.”



▼ 사고등급이 최고단계인 7등급으로 상향된 것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최악이죠. 그건 일반 건물 같은 데에다 원자력발전 설비를 해놓은 것과 같았죠. 내부에서 압력을 받으니까 건물이 날아가버렸어요. 안전에서 그 다음으로 나쁜 게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입니다. 폭발로 벽, 지붕 일부가 파손됐어요. 일본의 비등수형 원자로가 우리의 가압식 원자로에 비해 안전에 훨씬 취약하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우리나라 원전은 내부 폭발이 있어도 건물 벽이 터지지 않아요. 심지어 B-29 폭격기가 폭탄을 퍼부어도 안 깨지게 돼 있습니다. 원전 내부에 문제가 생겨도 방사능이 돔 밖으로 나가지 않죠.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세계 원전업계에선 냉혹한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이제 원전 수출시장에서 일본은 프랑스의 상대가 절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이죠. 일본 원전은 국제적으로 신뢰를 완전히 잃었어요.”

▼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은 1980년 이전에 건설한 노후 원전 7기의 가동을 잠정 중단했는데요. 반면 프랑스에선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 같아요.

“프랑스 센 강변을 따라 원전들이 쭉 늘어서 있죠. 프랑스는 50년 넘게 안전하게 원자력발전을 해온 모범적인 나라예요. 원전으로부터 값싼 전기를 풍족하게 얻고 있기 때문에 공업이 발전하는 겁니다. 반면 이탈리아, 스페인은 프랑스로부터 전기를 수입하죠.”

▼ 후쿠시마 원전 1~6호기를 폐쇄하려면 20~30년이 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데….

“방사능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다 여기저기 파손되었으니 무척 더디고 어려운 작업일 겁니다. 정상적인 원전도 뜯어내거나 폐쇄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죠. 원전에 한번 가보면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지하 5층쯤 되는 곳이 전부 파이핑 작업으로 돼 있어요. 볼트, 너트 작업은 없어요. 필리핀에는 다 지어놓은 뒤 정치적인 이유로 발전을 전혀 하지 않는 원전이 있거든요. 과거 필리핀 에너지장관이 식사자리에서 내게 ‘우리나라의 안 쓰는 원전을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 좀 팔아달라’고 요청했어요. 내가 ‘원전에 들어가 봤느냐’고 물었더니 ‘밖에서만 봤다’고 해요. ‘원전은 용접으로 붙여서 건설하고, 용접으로 뜯어낸다. 그냥 놔두는 게 더 싸다’고 설명해 줬어요.”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7등급으로 격상된 것은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131과 세슘137의 총량이 7등급 기준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동시에 원자력안전보안원은 같은 7등급이라도 체르노빌 사고 당시 방출량의 10%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주변지역에서 종합적인 방사선 오염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정확한 실상은 알기 어렵다. 일부 전문가는 방사성 물질의 방출이 향후 수개월간 계속되면 체르노빌의 방출량을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문제는 방사성 물질이 빠른 시기에 밀봉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사고수습과 관련해 일본원자력위원회는 “1년 단위로 고려할 사안”이라고 말한다.

일본 정부는 3월16일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 밖에서는 인체에 직접적인 해를 입힐 정도의 방사선량이 검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4월1일 원전 반경 40㎞ 떨어진 농지에서 통상 농도의 150배에 달하는 방사성 세슘(반감기 30년)이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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