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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년의 사랑, 황혼 재혼 열풍

50세 이상 재혼 인구 10년 새 2배 재혼 전문 결혼정보사, 신혼여행사 성업 중

  • 박은경│신동아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중·노년의 사랑, 황혼 재혼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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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년의 사랑, 황혼 재혼 열풍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50세 이상 재혼 인구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노후에 자식에게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인생의 주인이 되어 행복하게 살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점. 얼마 전 한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한 50대 중반 여성은 “재혼 상대의 학벌은 중요하지 않다. 부자가 아니어도 된다. 다만 나와 대화가 통하고 건강한 사람이면 좋겠다”고 이상형을 밝혔다. 본인이 대졸자인데다 사별한 전 남편이 미국 명문대 교수였던 이 여성은 실제로 고졸 출신의 평범한 남성과 맞선을 보기도 했다. 체면이나 돈보다 자신의 행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남편과 사별한 뒤 인생관이 바뀌었다. 진정한 삶의 행복을 누리며 인간다운 노년을 보내고 싶다”고 고백했다.

재혼에 대한 생각이나 욕구를 감추지 않고 드러내고 이상형에 대한 표현도 스스럼없이 하는 것도 요즘 황혼 재혼 세대의 특징이다. 과거 남성의 경우 ‘밥 해주고 수발 잘해줄 참한 여자’를 찾는 경우가 많았고, 여성은 ‘경제적으로 의지할 사람’을 찾는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공통적으로 ‘취미와 여가를 함께 즐기며 여생의 동반자로 지낼 사람’을 찾는 경향이 강해졌다. 행복출발 더원의 이소민 부장은 “50세 이상 황혼 재혼 희망자는 대부분 경제적으로 비교적 여유 있는 분들이다. 여성의 경우에도 이혼이나 사별 이후 생긴 돈으로 사업을 해 재력가가 된 경우가 많다. 최근 재혼한 50대 커플은 남자가 의사였는데 아내와 이혼한 후 죽 오피스텔에서 살아왔고 여성은 빌딩을 갖고 있었다. 요즘 재혼 희망자들은 상대방의 경제적인 능력에 연연하기보다 정서적인 소통 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행복출발 더원’이 올해 496명의 재혼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남성의 79%, 여성의 68.4%가 ‘재혼배우자 선택 시 고려사항’ 1위로 ‘성격’을 꼽았다.

주위 눈치 안 보고 결혼식·신혼여행도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은’ 황혼 재혼 희망자들은 인생 후반전에 자신이 멋진 로맨스의 주인공이 되기를 원한다. 커플매니저들은 “나이 든 사람끼리의 맞선이니 젊은이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요즘 황혼들은 조건 맞춰 대충 결혼하는 게 아니라 진짜 연애를 한다. 다투고 화해하고,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는데, 그때 그들이 보여주는 낭만과 열정만큼은 청춘의 모습 그대로”라고 입을 모았다.

자녀 둘을 둔 50대 중반의 의류사업가 김동현씨(가명)는 다섯 살 연하의 약사 이혜진씨(가명)를 만난 뒤 퇴근 후 늘 이씨의 약국으로 가 문 닫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데이트를 즐기고 집까지 바래다줬다. 연애가 무르익었을 때 사업차 해외 출장 갈 일이 생겼는데 이번엔 이씨가 휴가를 내고 동반해 해외에서 꿈같은 일주일을 함께 보냈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깊어지면서 두 사람은 소유욕과 집착 때문에 생긴 갈등으로 한 달 넘게 냉각기를 갖기도 했지만, 결국 화해해 연애 8개월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김씨는 “아내를 놓치기 싫어 내가 ‘예스맨’이 되기로 했다. 20대에 연애를 할 때도 지금처럼 공들이진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진짜 사랑’을 만끽하기 위해 황혼 재혼 커플들은 돈도 아끼지 않는다. 산부인과와 비뇨기과, 성형외과 등을 찾아 젊음과 건강, 외모 가꾸기에도 힘을 쏟는다. 이윤수 ‘이윤수 비뇨기과’ 원장은 “최근 재혼을 앞두고 비뇨기과를 찾는 40대 중·후반~70대 초반 남성이 많아졌다”고 했다. 이 원장은 “요즘 50~60대는 관리만 잘하면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 만큼 젊게 보인다. 하지만 젊을 때에 비해 성기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동안 발기 유발 약물이나 주사의 도움을 받던 사람도 ‘신부에게 약을 먹거나 주사 맞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며 수술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해 가족끼리 약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거나 아예 생략한 채 살림만 합치던 과거와 달리 요즘 재혼 커플들은 당당하고 화려하게 결혼식도 올린다. 쉐라톤워커힐 호텔 관계자는 “황혼 재혼 커플의 예식이 1년에 5~10건 정도 열린다”고 했다. 앞서 소개한 의류사업가 김씨 부부도 서울 시내 특급호텔 웨딩홀에서 양가 부모와 친지, 친구들을 초대해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고 발리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신접살림에 맞게 집 인테리어를 바꾸고 가구와 차까지 두 사람의 취향에 맞춰 새로 구입했다.

매년 봄·가을 두 차례에 걸쳐 ‘혼수가구박람회’를 여는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 백화점에 따르면 올봄까지 진행된 16차례 박람회의 구매 고객 분석 결과 40대 이상 중년 부부의 가구 구매율이 매년 5%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년 고객은 젊은 신혼부부보다 씀씀이가 커 평균 구매액이 15%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빙관 담당 장경환 점장은 “결혼 연령이 점차 높아지고 황혼 결혼이 증가하기 때문에 오는 9월 진행할 혼수가구박람회 때는 세계명품가구 및 전통가구, 건강침대 등 중년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자녀 방 인테리어 컨설팅을 무료로 진행하는 등 중년 이상의 재혼 고객을 염두에 둔 프로모션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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