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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곡 팔려도 수입 2원 미만… “나는 ‘배고픈’ 가수다”

‘나는 가수다’ 통해 본 디지털 음원 수익 분배 실태

  • 송화선 기자│spring@donga.com

한 곡 팔려도 수입 2원 미만… “나는 ‘배고픈’ 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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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곡 팔려도 수입 2원 미만… “나는 ‘배고픈’ 가수다”

김범수, 이소라 등 가창력 있는 가수들이 출연해 음원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나는 가수다’의 방송 모습.

물론 가수가 4.5%, 작사·작곡자가 9%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지 않은 수익이다. 이에 대해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는 “지금의 문제를 단순히 창작자와 사업자 간 분배 갈등으로 몰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외국과 비교해 지나치게 낮은 음원 가격과 음원 가격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불법 음원 유통시장”이라는 것이다. 미국 애플사의 아이팟 음악 구매 사이트인 ‘아이튠스’에는 뮤지션에 따라 99센트에서 1달러25센트에 이르는 다양한 가격의 음원이 등록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온라인 음원사이트 이용자의 약 70%가 정액제 요금에 가입해 한 곡당 60원꼴을 지불하고 음원을 구입한다. 음원사이트의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도 2003년부터 올해까지 3000원으로 동일하다. 영화 관람료가 같은 시기 5000원에서 9000원으로 대폭 인상된 것과 대비된다.

이런 사실상의 덤핑 판매에 대해 로엔엔터테인먼트 유성우 법무팀장은 “소비자들 사이에 ‘음원은 공짜’라는 의식이 팽배하고 실제로 불법 음원이 유통되는 한 음원 가격을 올리는 건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저작권보호센터가 발표한 2010 저작권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온라인에서 불법 거래되는 음악저작물의 유통량은 12억곡이 넘는다. 이처럼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공짜로 음악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저가의 패키지 상품을 내놓지 않으면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월정액요금제의 그늘

이에 대해 창작자의 의견은 다르다. 유통업체들이 플랫폼을 장악하고 수준 높은 음원과 그렇지 않은 음원을 모두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오히려 음악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수 이승환은 지난해 10집 앨범을 발매하면서 곡의 절반 이상을 ‘We are the World’를 녹음한 미국 LA 헨슨 스튜디오에서 작업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운드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 없어 제작비만 수억원을 썼다”고 밝혔다. 이렇게 제작한 음원과 TV 방송에서 부른 ‘나가수’의 음원이 같은 가격에 팔린다. 가수 김건모 등의 음반을 만들어온 음반 제작자 김창환씨는 “여러 해에 걸쳐 공들여 제작한 음원을 그렇지 않은 것과 똑같이 놓고 정액제 서비스로 수익을 나눠 갖게 만드는데 어느 제작자가 콘텐츠에 투자하겠나. 뮤지션들이 ‘고급’음악을 열정적으로 만들어 시장에서 가격을 평가받아야 한국 음악도 발전할 수 있다. 현재의 유통구조는 음악을 소비하는 대중뿐 아니라 음악을 공급하는 제작자들의 열정도 무너뜨리고 결국 음악산업 전체를 하향평준화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SM YG JYP 등 국내 굴지의 대형 기획사 7개가 모여 지난해 KMP홀딩스라는 회사를 세우고 불합리한 음원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같은 의미에서 제작자들은 최근 ‘나가수’ 등의 음원이 온라인 음원 시장에서 유통되는 데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인다. 한 제작자는 “아무리 음원 제작이 쉬워졌다지만, 온갖 방송에서 이벤트성으로 부른 음악을 음원으로 만들어 스토리의 힘으로 온라인에 유통시키고, 그것 때문에 다른 음악이 외면당하는 건 대기업이 만든 불량식품이 중소기업가가 평생에 걸쳐 개발한 역작을 몰아내는 것과 똑같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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