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호

캠핑 인구 100만명 시대, ‘가족 여행’이 뜬다

“풍광 좋은 곳에서 꿈같은 1박2일”

  • 박은경│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입력2011-07-21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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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40 부부를 중심으로 아이와 함께 떠나는 캠핑이 인기를 끌고 있다.
    • 전국 캠핑장은 요즘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텐트, 캠핑카 등 장비 시장도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가족 중심의 신(新) 여가문화’ 캠핑 열기를 취재했다.
    캠핑 인구 100만명 시대, ‘가족 여행’이 뜬다
    7월 첫 금요일 오후, 평소보다 서둘러 퇴근한 전범석씨는 텐트와 코펠, 테이블 등 캠핑 장비를 챙기느라 분주했다. 아내는 각종 채소를 다듬고 아이스박스에 밑반찬을 담느라 주방에서 땀을 흘렸다. 전씨는 “초등학교 2학년인 쌍둥이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대로 캠핑을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6월 ‘2011 국제캠핑산업전시회’의 ‘자작장비 · 캠핑아이디어 공모전’에 직접 만든 ‘조립식 싱크대’를 출품해 대상을 받았다. 이번 캠핑은 수상 기념으로 동호회 회원들에게 ‘한턱’ 내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술 한 번 사는 것보다 같이 캠핑하는 게 더 의미 있을 것 같아 남양주에 일곱 가족이 묵을 수 있는 캠핑장을 예약했다”며 그는 설레는 모습이었다.

    무역회사 ㈜KNS 이사인 박강씨는 6월 초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아내와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 서울 강동구의 그린웨이캠핑장으로 1박2일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독일에서 7년간 유학한 그는 “그때는 값비싼 캠핑 장비를 마련할 돈이 없어서 개인 소유 캠핑카로 여행 다니는 독일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하기만 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캠핑문화가 확산돼 당시 그곳에서 보던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하늘을 지붕 삼아 풀벌레 소리와 파도 소리를 들으며 낭만과 여유를 즐기려는 이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가족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친환경 여행문화인 캠핑이 새로운 여가문화로 급부상 중이다.

    가족여행 新 풍속도

    지루한 장마 중 반짝 햇살이 비친 7월2일 토요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강난지캠핑장 매표소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3시까지 줄이 줄어들지 않았다. 당일 현장에서 판매하는 캠핑장 내 피크닉존 입장권을 구매하려는 이들 때문이었다. 캠핑장 관리실 변의섭씨는 “개인이 가져온 텐트를 칠 수 있는 숙영지 텐트촌을 이용하려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휴가철을 앞두고 두 달 전부터 예약을 받았는데, 평일 사용분 약간을 제외하면 이미 8월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라고 했다. 휴가철이 아니어도 주말에 숙박하려면 한 달 전쯤 예약하는 게 좋다고 한다.



    매표소를 거쳐 피크닉존에 들어서자 바비큐 냄새와 아이들 웃음소리가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 예쁜 테이블보가 덮인 탁자를 사이에 두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는 50대 부부가 눈에 띄었다. 근처 아파트에 산다는 이 부부는 지난 4월부터 난지캠핑장 단골이라고 했다. 원래 등산 마니아였는데 최근 들어 힘든 산행 대신 캠핑으로 취미를 바꾼 것이다. 남편 윤석천씨는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퇴근 후 여기 와서 저녁을 먹곤 한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연스레 아내와 대화를 많이 하게 돼 좋다. 두 사람 입장료가 7000원이고 주차비도 평일은 2000원이라 부담 없이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주말이면 남편과 함께 전국의 자연휴양림을 찾아다녔다는 아내 이숙영씨는 “아기자기한 게 캠핑의 맛”이라고 했다.

    “요즘 아파트에서는 숯불 피우기가 어렵잖아요. 여기서는 마음 놓고 숯불 피워 고기 구워 먹고 감자도 구워 먹을 수 있어 좋지요. 캠핑의 재미를 알고부터는 화로와 숯, 아이스박스, 테이블 등을 언제든 들고 나갈 수 있게 챙겨놓아요.”

    귀찮을 때는 맨몸으로 와도 된다. 윤씨는 “매점에서 젓가락부터 고기까지 안 파는 게 없고 테이블, 바비큐 화로, 돗자리 등 캠핑 장비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간편하다”고 했다.

    그들을 지나쳐 텐트가 즐비하게 늘어선 숙영지 쪽으로 다가갔다. 여기서는 아이 다섯 명과 함께 놀고 있는 부부 세 쌍을 만났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 사는 ‘이웃사촌’이라고 했다. 모임 총무를 맡고 있는 오원석씨는 “내가 캠핑을 좋아해 이웃들을 끌어들였다. 어른들은 배드민턴 시합 같은 운동을 하고 아이들은 마음껏 떠들며 뛰어놀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오씨의 아내인 정운경씨도 “야외 샤워장에서 씻는 게 조금 불편하지만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을 만큼 재밌다”고 했다. 옆에서 엄마 말을 듣고 있던 초등 2학년생 승민이는 “기분이 엄청 좋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약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영지가 있는 한강난지캠핑장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변의섭씨는 “2002년 캠핑장이 문을 열었고, 이용객이 늘기 시작한 건 2005년부터다. 2009년 KBS TV ‘1박2일’ 팀이 이곳에서 촬영한 뒤부터 캠핑족이 급속도로 늘었다”고 했다.

    불붙는 캠핑 산업

    문제는 캠핑 인구 증가 속도에 비해 기반 확충 속도가 더디다는 점. 전국 캠핑장 300여 곳 가운데 텐트 근처에 자동차를 세울 공간이 있고 전기와 수도·배수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진 곳은 100여 곳에 불과하다. 이런 캠핑장은 휴가철이면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할 만큼 어려워 캠퍼들은 캠핑장 예약을 ‘로또당첨’에 비유하거나 ‘피 튀기는 전쟁’이라고까지 말한다.

    현재 서울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은 한강난지캠핑장을 비롯해 서울대공원캠핑장, 상암동 노을캠핑장, 중랑캠핑숲, 그린웨이가족캠핑장 등이 있다. 구로구 항동에도 내년 봄 체험학습장과 화목원이 어우러진 수목원캠핑장이 문을 열 예정이다. 서울시는 고양시 북한산 사기막골과 시 소유인 남양주시 사능양묘장에 추가로 캠핑장을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캠핑문화가 확산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도 앞 다퉈 캠핑장 건립에 뛰어들고 있다. ‘2011국제캠핑산업전시회’ 당시 열린 ‘오토캠핑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 심포지움’에는 강원도 영월군 등 4개 지자체가 참여했다. 6월부터 민간위탁 방식으로 ‘동강오토캠핑장’을 운영 중인 영월군청 문화관광과 최선진 계장은 “한 달 만에 1000여 명이 캠핑장을 찾았다. 이용료가 주중 1만원, 주말 2만원(전기·수도 사용료 별도)으로 사설 캠핑장에 비해 저렴한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이 캠핑장은 조만간 캠핑카 4대를 비치·대여할 계획이다. 경북 봉화군의 ‘청옥산자연휴양림’도 최근 캠핑전문 휴양림으로 재탄생했다.

    ‘2011국제캠핑산업전시회’를 기획·주최한 ㈜ExMG 박희웅 부장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행사를 마련했는데 규모가 커졌다. 텐트와 의류 등 캠핑 관련 아웃도어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부터 캠핑카 수입·판매업체, 캠핑장비 렌털업체, 캠핑 관련 여행업체 등까지 36개사가 450개 부스를 설치했다. 지난해 20개 업체, 50개 부스에 비해 크게 성장한 것”이라며 “대중적인 관심도 많아져 행사 기간 3일 동안 2만3000여 명이 다녀갔다”고 소개했다.

    이 전시회 부대행사로 열린 ‘캠핑포토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은 김관수씨는 서울 송파구 캠핑동호회 소속 회원이다. 지난 5월, 24개월 된 아들과 단둘이 떠난 1박2일 캠핑에서 찍은 부자(父子) 사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동행’으로 영광을 안은 그는 “어릴 적 아버지와 캠핑을 다닌 기억이 있다. 아빠가 된 뒤 아름다운 추억을 아들에게도 물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아들뿐 아니라 아내, 유치원생 딸과 함께 지금까지 전국 29개 캠핑장을 다녀온 김씨는 “자연 속에서 여유 있게 사색하면서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여가문화가 캠핑인 것 같다”고 했다. 김씨와 같은 캠핑 마니아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 회원 수는 현재 5만800여 명. ‘오토캠핑연맹’ 등 국내 캠핑 관련 클럽은 120여 개로 추산된다. 이중 규모가 큰 20여 개는 현재 회원 수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캠핑 인구 100만명 시대, ‘가족 여행’이 뜬다

    2011 국제캠핑산업전시회 포토 대상 수상작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동행’.

    캠핑인 100만명 시대

    캠핑 애호인은 크게 ‘캠퍼’라 불리는 캠핑 마니아층과 일반 캠핑인으로 나눌 수 있다. 동호회를 중심으로 한 ‘캠퍼’ 수는 대략 1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가족과 일반 캠핑인을 포함하면 캠핑활동을 즐기는 인구는 전국적으로 100만명을 헤아린다.

    흔히 말하는 ‘캠핑’은 ‘오토캠핑’과 ‘캠핑캐라바닝’으로 구분된다. ‘오토캠핑’은 자가용 등 일반 차량에 텐트를 비롯한 야영 장비를 갖추고 떠나는 캠핑을 가리키는 말. 주로 SUV 차량이 이용된다. ‘캠핑캐라바닝’은 ‘캐러밴’을 이용해 캠핑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캐러밴’은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는 ‘모터 캐러밴’과 무동력으로 일반 자동차 뒤에 매다는 형태의 ‘트레일러 캐러밴’으로 나뉜다. 일명 ‘캠핑카’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모터 캐러밴’이다. 업계에서는 캠핑캐라바닝을 즐기는 인구가 1만5000명 정도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안경원 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에서 2002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세계캠핑캐라바닝연맹(FICC) 세계캠핑대회’가 열리면서 캠핑캐라바닝 문화가 크게 확산된 것 같다. 특히 2008년 이후 캠핑캐라바닝을 즐기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FICC 가입국은 한국을 포함해 현재 39개국이다. 우리나라는 1985년 FICC에 가입했다.

    캠핑 인구 100만명 시대, ‘가족 여행’이 뜬다

    7월 초 한강 난지캠핑장을 찾은 행신동 이웃사촌 캠핑 마니아들.

    캠핑캐라바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캠핑카를 갖추고 대여해주는 캠핑장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전용 캠핑장으로 2002년 세계캠핑대회가 열렸던 강원도 동해시 망상오토캠핑리조트가 대표적이다. ‘2008세계캠핑대회’가 열렸던 경기도 가평 자라섬캠핑장에서도 캠핑카를 빌려준다. 전문 업체도 있다. 11년째 캠핑카와 캠핑 트레일러 대여업을 해온 굿위크앤드 장혁재 대표는 “6월부터 7, 8월 이용 예약을 받았는데 하루에 수십 통씩 문의 전화가 온다”고 했다. 다른 캠핑카 대여업체들의 인터넷사이트 게시판에도 예약 대기자 명단을 올린 사람들의 글이 넘쳐난다. 캠핑카를 빌려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도 늘고 있다. 4년 전 아내와 함께 장인, 장모를 모시고 유럽 4개국 캠핑카 여행을 다녀온 회사원 이재혁씨는 “캠핑카에서 직접 요리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어른들은 외국 여행 중 음식이 입에 안 맞으면 고생하시는데 그런 점에서 힘들 게 없었다. 이동 중에 언제든 경치 좋은 곳에 차를 세워놓고 쉴 수 있는 것도 만족스러웠다”고 회상했다. ㈜ExMG 박희웅 부장은 “캠핑카와 캠핑 관련 장비를 대여해주거나 판매하는 업체 수가 현재 100여 개 정도”라며 “국내 캠핑산업 시장 규모는 최대 3000억원 정도이며, 최근 2~3년 사이 매년 50~100% 성장 중”이라고 밝혔다.

    “초보자도 할 수 있다”

    캠핑 붐은 서점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대형 서점 여행코너의 주요 진열대에는 캠핑 관련 서적이 적게는 3분의 1, 많게는 절반까지 놓여 있다. 캠핑 초보자를 위한 입문서부터 전국 캠핑장 정보와 오지 캠핑장 안내 등 책 종류도 다양하다. 6월에만 캠핑 관련 신간이 3권 나왔다. 반디앤루니스 여행코너 담당 직원은 “캠핑 책을 찾는 손님 중 30~40대 남자가 가장 많다”고 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도 “3년 전 ‘1박2일’프로그램에 한강난지캠핑장이 소개된 뒤부터 캠핑 책을 찾는 사람이 급증했다. 주로 30~40대 남자 손님”이라고 했다.

    캠핑 서적뿐만 아니라 ‘오토캠핑’‘캠핑타임즈’ 등 캠핑족을 위한 전문지도 속속 출간돼 캠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초보 캠핑족은 캠핑 정보를 얻기 위해 책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도 즐겨 찾는다. 이들 사이에 알려진 네이버 카페 ‘캠핑퍼스트’는 2007년 9월 개설 이후 현재 회원 수가 15만6000명에 달한다.

    ㈜ExMG가 지난해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내 캠핑족은 40대가 가장 많다. 다음은 30대로 30~40대가 전체의 50%를 넘었다. 수입 면에서 보면 월 소득 350만~500만원 수준인 사람들이 캠핑을 가장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월 소득 250만~300만원이었다.

    캠핑 인구가 증가하면서 캠핑장비는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 국내 유명 브랜드로 장비를 모두 장만할 경우 대략 1000만원이 든다는 게 캠핑족들의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굳이 유명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으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장비를 마련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캠핑마니아 박강씨는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를 검색해 꼭 필요한 캠핑 장비 목록을 만들고 ‘공동구매’ 방식으로 구입하면 알찬 캠핑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캠핑 마니아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캠핑의 매력은 아파트 생활에 갇힌 도시 아이들이 자연을 벗 삼아 맘껏 뛰놀 수 있는 점, 가족 사이에 평소 하지 못했던 속 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되는 점,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풀고 새로운 사람들을 사귈 기회가 되는 점 등이다.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전면적인 ‘주5일제 수업’이 도입되면 자동차에 텐트를 싣고 숲과 바다로 훌쩍 떠나는 캠핑족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인터뷰 - 장경우 (사)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KCCF) 총재

    “캠핑문화 확산되려면 캠핑장 확충과 관리에 대한 정책적 관심 필요”


    “1994년 일본 시네마현 하마다시에서 열린 ‘FICC 세계캠핑대회’에 갔을 때 일왕이 개회식 축사를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알고 보니 대회를 후원한 6개 정부 부처 장관도 모두 참석해 있더군요. 게다가 모두 가족과 함께요. 그전까지 저는 캠핑이라고 하면 보이스카우트가 들판에 텐트 치고 야영하는 것밖에 몰랐습니다. 그런데 외국에서 캠핑은 ‘가족 중심의 여가문화’였어요. 정말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했죠.”

    1996년부터 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KCCF)을 이끌고 있는 장경우 총재는 인터뷰 내내 ‘가족 중심의 여가문화’를 강조했다. KCCF가 경기도 가평에서 열린 ‘2008 FICC 세계캠핑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캠핑하는 이유’에 대해 56%가 ‘친목도모(가족화합)’, 34.4%가 ‘여가활용’을 꼽았다고 한다. 선호하는 ‘캠핑여행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오토캠핑’을 꼽은 사람이 72%, ‘캠핑카’를 꼽은 사람이 14.8%였다.

    KCCF 총재 취임 이후 세계캠핑대회를 두 차례 유치하는 등 캠핑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장 총재는 “그동안 우리나라 휴가문화는 피서지에서 술 마시고 노래방 가서 놀거나 화투를 치는 등 천편일률적인 모습이었다. 이런 데 변화를 가져오고 싶었다”고 했다.

    일본에서 열린 세계대회 이후 해마다 해외에서 열리는 캠핑캐라바닝대회에 정치인, 연예인 등 수십 명과 함께 참석해온 장 총재는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을 풀어놓았다.

    “2002년 강원도 동해시 망상오토캠핑장(현 망상오토캠핑리조트)에서 열린 세계캠핑대회를 앞두고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가 캠핑캐라바닝을 했어요. 직접 캠핑캐러밴을 몰고 유럽 각국 연맹 소속 사람들과 함께 벨기에부터 시베리아 대륙을 거쳐 한 달간 횡단한 끝에 대회장에 도착했지요.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장 총재에 따르면 캠핑캐라바닝 역사가 우리보다 긴 이웃나라 일본은 현재 전국적으로 캠핑장이 1300여 곳에 달한다. 바닷가, 산속, 공원 등 다양한 장소에 마련돼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도 있다. 호텔처럼 등급에 따라 별점이 매겨져 있는 것도 장점이다.

    “별 4~5개가 매겨진 캠핑 시설은 실내체육관과 수영장 등이 딸린 다목적 체육관 시설을 갖추고 있어요. 비가 내려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게 한 것이죠. 전기·수도·취사 시설이 잘 갖춰진 별 3개 수준의 캠핑장도 1000여 곳이나 됩니다. 이런 캠핑장 정보를 아주 상세하게 기록한 전국 캠핑장 지도가 있어서 이용객들이 편리해요.”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개선할 것이 많다”는 장 총재는 “어릴 때 캠핑문화를 접하면 생태계의 순리와 질서를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캠핑 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자연친화적인 캠핑장 건립에 관심을 갖고, 가족 단위 여가문화가 확산되도록 장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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