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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디자인 한류스타 알리프 엄세영 대표

‘화장실 팔찌’‘선글라스 목걸이’…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프랑스, 일본 잡는다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디자인 한류스타 알리프 엄세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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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한류스타 알리프 엄세영 대표

프랑스, 네덜란드 등 해외 잡지에 알리프 제품이 소개됐다.

선글라스를 쓰고 밖에 나갔다가 보관하기 마땅치 않을 때는 티셔츠 목에 거는 경우가 많다. 이때 티셔츠 목이 늘어질까 걱정되고 확실히 고정되지 않아 선글라스가 떨어질 때도 있다. 그럴 때 알리프의 ‘선글라스 걸 수 있는 목걸이’는 아주 유용하다. 동그란 원 모양의 펜던트 안에 선글라스를 걸어놓을 수 있는 것. 목걸이 자체도 디자인이 심플하고 예쁘다.

이밖에 이어폰 고정 목걸이, 크기별로 명함을 보관하게 고안된 명함지갑, 가방과 재킷을 연결하는 ‘재킷 그리퍼(gripper)’ 등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가장 비싼 알리프 제품은 30유로(약 4만5000원) 정도. 다른 디자인 소품에 비해 비싼 편은 아니다.

“우리는 스타 옆을 따라다니는 로드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예요. 스타가 빛나도록 옆에서 운전하고 화장해주는 것처럼, 우리 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개성 있는 ‘얼리 어댑터(early-adapter)’로 주목받을 수 있게 디자인합니다. 저렴한 가격은 기본이고요.”

알리프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99년.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엄 대표는 2000년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5년간 알리프는 한국에서 차근차근 명성을 쌓아갔다. 브랜드 론칭 1년도 안 돼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의 생활용품 매장에 입점했다. 2003년 국내 점포만 20여 개로 규모가 커졌다.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고객과 전문가에게 인정받았다. 그러다 돌연 2004년 초 프랑스에 진출했다.

“브랜드 론칭 때부터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우리 디자인에 대한 자신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2003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디자인 생활용품에 대한 요구(needs)가 많지 않았어요. 당시 같은 알리프 매장이라도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미아점 매출 차이가 상당했어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없으니 모방 상품도 많이 나왔고요. 막연히 전 국민이 디자인에 관심을 가질 때까지 손놓고 기다릴 순 없었으니,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죠.”



한국 최초로 메종오브제 전시

알리프 제품이 처음 세계무대에 선보인 것은 2004년 1월 파리 가구박람회에서다. 엄 대표는 “당시 전시회 사진을 보면 너무 부끄럽다”고 말했다. 알리프는 경험도, 자본도 부족했다. 전시 가구를 운반할 방법을 찾지 못해 합판, 벽 마감재 등을 원자재 상태로 비행기에 직접 가지고 탄 후 현장에서 재조립했다. 제한적인 제품만 전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회는 왔다.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전시인 프랑스 메종오브제(Maison·Objet) 감독이 알록달록하고 모던한 알리프 제품을 눈여겨본 것. 그는 그 자리에서 “9월 메종오브제에서 전시하라”고 제안했다. 엄 대표는 “메종오브제에 진출하려면 최소 4년은 기다려야 하는데 운 좋게 기회를 잡았다”고 회상했다. 대한민국 디자인 회사 중 메종오브제에 전시한 것은 알리프가 처음이다.

전시회마다 반응은 좋았다. 그러나 유럽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 물꼬가 트이기까지 2년가량 걸렸다. 그러는 동안 한국 시장에 신경을 쓰지 못해 매출이 바닥을 쳤다. 2003년 20여 개였던 알리프 국내 점포는 2005년 거의 정리됐다. 엄 대표는 “당시 2년은 지금까지 사업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해외에 진출하려면 전시를 더 자주 해 제품을 선보여야 하고, 고객 반응에 따라 투자도 더욱 늘려야 하고, 그러려면 인력과 돈이 많이 들어요. 한국에서 돈 나올 구멍은 막혔고, 돈 쓸 구멍만 많아지니까 정말 힘들었어요. 투자자도 찾기 어려웠고요. 물론 지금은 다 회복됐지만 경영난도 심각했습니다. ”

한국의 유통구조 바뀌어야

2005년 말 드디어 프랑스 배급업자와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프랑스 최고급 백화점인 르봉마셰와 프랑스 최고 트렌드 스토어 콜레트(Colette)에 입점했다. 이듬해 독일, 미국, 스페인에 진출하고 2007년 도쿄문구박람회(ISOT)에 전시하며 일본 진출에도 성공했다. 2009년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프랑스 푸조 자동차 상설쇼룸 ‘푸조애비뉴’에서 알리프 제품이 판매됐고 프랑스 3대 박물관 등 유럽 각지의 박물관에서 알리프 제품을 판매했다. 현재 프랑스 점포가 300개 이상이다.

“프랑스는 ‘디자인 1번지’라고 불릴 정도로 디자인에서 ‘프리미어리그’죠. 세계 디자인 시장을 장악하려면 프랑스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프랑스 사람들은 새로운 디자인에 관대하고 진부한 디자인에 상당히 비판적이에요. 제품 자체만으로 정면 승부를 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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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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