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호

“제품이 아니라 감동과 삶의 경험을 팝니다”

‘혁신적 리더십’ 할리데이비슨 CEO 키스 완델

  • 스위스 로잔=정현상 기자│doppelg@donga.com

    입력2011-08-23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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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데이비슨은 자유, 독립, 저항의 상징
    • 가차 없는 구조조정도 고객 위한 것
    • 나에 대한 평가? 역사가 말해줄 것
    • 브랜드 로고 문신 새기는 충성고객
    • 여성, 다문화, 다세대 끌어들일 것
    “제품이 아니라 감동과 삶의 경험을 팝니다”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 이하 HD)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강력한 브랜드다(2010년 미국 코어브랜드 조사). 세계 어디를 가도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사람들은 가죽 재킷을 입고 집단으로 주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많은 고객이 브랜드 로고를 문신으로 새길 만큼 고객 충성도가 높다. HD에 따르면 자신이 쓰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타인에게 추천하려는 의향을 나타내는 순수추천고객지수(Net Promoter Score)가 80%를 넘는다.

    할리데이비슨의 매력 포인트는 ‘디자인(Look), 소리(Sound), 감흥(Feel)’ 세 단어로 집약된다. 전통적인 프레임에 최신기술을 덧입힌 디자인(Look), 라이더의 가슴을 울리는 심장 박동소리 같은 엔진 소리(Sound), 마치 말을 타듯 리듬감 있게 위 아래로 움직이는 독특한 진동감(Feel)이 그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HD는 지난해 4조5100억원(41억7660만달러·1달러 1080원 기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런 HD에도 최근 몇 년 사이 큰 위기가 있었다. 2006년 매출 58억달러(약 6조2640억원), 순익 10억4300만달러(1조1264억원)였지만 이후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 2007년 57억달러, 2008년 56억달러, 2009년엔 43억달러로 떨어졌다. 2009년 5월 키스 완델(Keith E. Wandell)이 새 CEO로 영입되었을 때 이 회사는 어떤 구체적 전략 플랜(strategic plan)도 갖고 있지 않았다. 수익은 급감했으며 고객의 주문을 전혀 맞추지 못했다. 완델의 표현에 따르면 “기분 상한 고객들은 이 회사를 완전히 거만한 집단으로 여기기 일쑤”였다.

    그런 HD가 완델이라는 강력한 CEO의 등장으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 2009년 매출하락의 주요인은 구조조정 비용이었지만 이후 이 회사 주가는 48.5%나 상승했다. CEO가 되기 전 할리데이비슨을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 사람이 리더가 되었지만, HD의 브랜드는 더욱 강해지기 시작했다.

    ‘당신이 나의 골칫거리’



    “제품이 아니라 감동과 삶의 경험을 팝니다”
    완델은 포춘 100대 글로벌 기업에 드는 존슨 컨트롤스 사장이자 COO(Chief Operating Officer) 출신이다.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데이턴대 MBA를 받았다. 기자는 6월29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이 학교 오픈 프로그램 OWP 강연자로 참석했던 완델과 인터뷰를 했다.

    머리엔 분명 서리가 앉았지만 그의 눈빛은 젊은이의 것이었다. 말이 무척 빠르고, 강했다. 간단한 인사를 끝내고 마주앉은 순간 공격적인 이미지가 느껴졌는데, 그가 기자보다 먼저 질문하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할리데이비슨을 갖고 있거나 가질 계획인가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기자가 “능력만 되면 갖고 싶다”고 하자 완델은 “당신이 바로 나의 골칫거리, 내 문제의 모든 부분이다”라며 웃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완델은 자신의 경영철학과 HD의 구조조정 과정, 세계 전략 등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 한국에서는 할리데이비슨이라면 늙은 세대의 젊은 꿈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여자를 뒷좌석에 태우고 가죽 재킷에 선글라스 차림으로 요란하게 주행하면서 자신은 아직도 젊다는 것을 자랑하는 듯한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HD가 기대하는 타깃도 중년 이후 세대인가요?

    “나이 든 계층이 우리의 핵심 고객이며, 45세 이상이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젊은층이나 여성층을 새로운 할리데이비슨 가족으로 만들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을 생각해보면, 1년 반 전에 우리가 출시한 모터사이클은 스포스터(883~1200cc급)의 파생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포티에잇(48)’(1950만원)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유럽에서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두 배나 더 잘 팔리고 있습니다. 대부분 젊은층이 구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따라 여성용, 다세대(multi-generational)용, 다문화용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여러 시장의 구체적인 수요를 인식하고 있는 겁니다.”

    “제품이 아니라 감동과 삶의 경험을 팝니다”

    5월14일 할리데이비슨 라이더 모임인 H.O.G 코리아 챕터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평창군 일대를 달리고 있다.

    ▼ HD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젊은층도 끌어들일 수 있는 덜 비싼 제품을 만드는 게 가능한지요?

    “그럼요. 지난 몇 년간 시장조사를 하면서 우리는 아주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시장의 고객 구성 혹은 인구통계학적 측면에서 특히 여성층과 젊은층(18~34세), 히스패닉계와 아프리칸-아메리칸 그룹이 할리데이비슨을 사지 못하는 이유가 조금씩 달랐습니다. 가격뿐 아니라 문화적 장벽도 있었던 겁니다. 물론 젊은 라이더들에겐 첫 번째 장벽이 가격입니다. 할리데이비슨 제품은 대부분 2만달러는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6900~7000달러짜리 초보자용 스포스터 모델도 생산합니다. 이 모델들도 수요가 분명히 존재하며, 또한 할리데이비슨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들입니다.”

    브랜드의 힘

    ▼ HD 브랜드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요.

    “HD 브랜드는 자유와 독립, 그리고 저항을 상징합니다. 우리 모두는 살면서 무언가에 저항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대상이 정부인지 부모인지 혹은 아이인지 모르겠지만 할리 브랜드는 그것을 상징합니다.

    HD의 고객은 재구입률이 아주 높습니다. 우리는 고객을 경쟁사에 거의 내주지 않아요. 고객들은 3년 반에서 4년 만에 새 제품을 구입합니다. 그래서 처음 스포스터를 샀던 사람은 그 다음 다이너(Dyna 2280만원대)와 소프트 테일(3050만원대), 그리고 울트라 클래식 일렉트릭 글라이드(3980만원대), 마침내는 CVO 로드 글라이드 울트라(5900만원대)나 트라이크(세 바퀴 모터사이클)로 옮겨갑니다. 어떤 고객은 트라이크를 영구차로 활용해서 거기에 관을 싣고 가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브랜드의 힘입니다.”

    지속가능한 회사로

    ▼ 다른 모터사이클 회사와의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우리 제품들은 커스텀(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바이크), 투어링(장거리 라이딩에 적합한 수납공간 등을 갖춘 바이크) 영역에 속합니다. 우리는 경주용이나 비포장용 모터사이클은 생산하지 않아요. 무엇보다 디자인(Look), 소리(Sound), 감흥(Feel) 이 세 가지 측면에서 할리데이비슨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또 라이더들의 개성도 특별하고요. 독일에선 이런 유머가 있어요. 혼자 타는 사람은 BMW를 타고, 단체로 타는 사람들은 할리를 탄다는. 할리 가족으로서의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말입니다. 그래서 할리 가족들의 동호회인 호그(H.O.G.·Harley Owners Group)에 가입해 활동하는 사람이 많아요. 우리는 제품을 팔지만 동시에 삶의 경험을 팝니다. 이것이 바로 일반 모터사이클 회사와 우리가 다른 점입니다.”

    ▼ 2009년 CEO로 영입되기 전까지 할리데이비슨에 대해선 어떤 느낌을 갖고 있었나요?

    “별다른 느낌이 없었어요.(웃음) 사실 그때 이 회사가 어려움에 처해 있었지요. 전임 CEO가 은퇴한 뒤 이 회사는 CEO를 내부에서 뽑을 것인지 외부에서 영입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죠. 그때 저에게 CEO 제의가 왔고, 저는 그것을 수락했습니다. 결국 그렇게 해서 제가 이 회사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CEO에 영입된 뒤 5개월 만인 2009년 10월 완델은 HD의 이미지에 열의를 불어넣고 회사를 완전히 뒤집어엎는 전략을 공개했다. 그의 플랜은 성장, 지속적인 개선, 리더십, 제품개발 그리고 지속가능성에 관한 것이었다. 플랜의 핵심은 고객의 수요를 재빨리 파악하고 거기에 맞출 수 있는 유연함을 생산 과정에 도입하는 것이었다. 완델은 세계 시장을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사람들은 할리데이비슨을 소유하기를 꿈꿉니다. 우리는 그들의 꿈을 실현하는 회사입니다. 저의 일은 고객들의 그런 요구를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었지요.”

    ▼ CEO가 된 이후 마련한 전략 플랜에는 지속가능성 항목이 나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지속가능성은 이제 전세계 모든 사람, 모든 회사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모두에게 서로 다른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라는 게 있는지, 그런 모델이 있는지, 그리고 그런 브랜드가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아마도 더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의 개념 안에서 비즈니스의 기회가 어디에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저는 좀 다른 차원에서 지속가능성을 바라봅니다. 비즈니스 기회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가진 환경적 사회적 책임도 중요하니까요.

    HD는 이익을 확대하면서 훌륭한 리더들을 기르고,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통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모든 것이 우리의 전략적 플랜의 구성 요소입니다. 우리가 하는 활동은 모두 그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면 친환경적이고 우리가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이 있느냐? 물론 있지요. 다문화, 다세대, 그리고 미래의 요구를 인식하고 만드는 제품들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 전기 모터사이클이나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계획도 갖고 있는지요?

    “HD의 방침상 현재 개발 중인 모델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할 수는 있습니다. 모터사이클용 전기 엔진을 갖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어떤 제품을 개발하든 우리는 할리데이비슨의 독특한 디자인, 소리, 감흥을 갖게 될 겁니다.”

    딜러의 건강과 안녕

    ▼ 회사의 목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늘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딜러 네트워크의 건강과 안녕입니다. 전세계에 약 1400명의 딜러가 있는데 올해 처음으로 북미의 딜러보다 그 외 세계 다른 지역의 딜러가 더 많아졌습니다. 우리의 고객을 매일 보는 이들이 그들이고, 제가 말하고 있는 고객의 경험을 파악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재정적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것은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북미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이것이 정말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둘째, 제품 개발입니다. 딜러 문제에서 한발 물러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딜러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단기간에 우리가 디자인하고 개발한 ‘멋지고 놀랄 만한’(cool and wow) 제품들을 그들의 전시장으로 보내서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제품 개발, 생산 등의 혁신적 변화는 회사 안에서 많은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그러나 저는 관련 부서 직원들에게 더 날씬한 엔진, 동시공학(concurrent engineering·순차적인 단계로 제품이 개발되던 과거와 달리 전체 프로세스를 담당하는 모든 부서가 정보 통신망과 전산 시스템의 지원으로 동시 진행을 통해 개발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방법), 새로운 기술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런 변화를 통해 나온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모든 출시 제품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관리를 한다는 것은 곧 딜러 네트워크의 건강과 안녕에 매우 중요합니다.

    셋째는 리더십 개발입니다. 위대한 기업에 차이를 가져오는 것은 위대한 리더들에 의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할리데이비슨은 종종 CEO들의 ‘비밀스러운 액세서리’라고도 불리는데, CEO 고객은 많이 늘고 있나요?

    “그럼요. 특히 유럽에서는 고수익 고객이 많습니다.”

    ▼ 해외 판매 비중이 늘고 있는지요?

    “한동안 해외에서의 판매는 어느 정도 제약이 있었어요. 왜냐하면 북미에서 딜러들이 대부분의 제품을 팔아치웠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바이크(모터사이클)를 더 많이 달라고 아우성이었어요. 그래서 해외로 수출하는 건 미국 딜러들과 일종의 갈등을 일으키는 일이었죠. 그러나 과도기를 지나서 제품 생산에 여유가 생기고 미국 딜러들에게 더 많은 바이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는데, (금융위기로) 수요가 떨어졌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바이크를 공급받지 못했던 유럽 딜러들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거죠. (과거에는 할리 딜러들의 태도가) ‘왜 내가 새 고객에게 팔아야 돼?’라고 해서 고객들을 실망시키기도 했어요.”

    ‘나도 한때 HD 오만함 싫어했다’

    완델도 그렇게 ‘실망한 고객’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 2000년의 일이다.

    “캐롤라이나주 북쪽 지역에서 가족들과 여행 중이었는데 도로에 할리 라이더들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게 보였어요. 저는 갑자기 할리를 갖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내에게 ‘할리데이비슨을 구입하고 싶어’라고 말했습니다. 아내가 ‘당신 미쳤어요?’라고 해요. 그래서 ‘아니, 나 안 미쳤어. 나 할리 살 거야. 노랗고 검은색의 스포스터 모델로’라고 답했어요. 저는 딜러숍에 가면 제가 원하는 바이크를 바로 살 수 있을 줄 알고 딜러숍으로 곧장 갔습니다. 그런데 살 수 없다는 겁니다. 딜러의 말이 ‘당신은 아직 한 번도 할리를 산 적이 없으니 좀 기다려야 할 거요, 한 1년쯤’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화가 나서 가게를 떠났고, 이후 다시는 할리 숍에 가지 않았어요.”

    HD의 올해 2·4분기 실적은 1억906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8% 상승했다. 그러나 1·4분기 미국에서의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제품이 아니라 감동과 삶의 경험을 팝니다”

    지난 5월 키스 완델 CEO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할리데이비슨코리아 직원에게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당시 그의 활동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 유럽 아시아 등지에 비해 미국의 실적이 나쁜 이유는 무엇인지요?

    “미국 시장에서 HD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첫 번째 요인은 부동산 시장입니다. 2008년 8~10월 신용위기가 오기 전 집을 소유한 사람 중에 상당수가 주택담보대출(mortgage)을 끼고 있었죠. 당시만 해도 집들이 모기지보다 더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모터사이클, 보터, 모터홈(motorhome) 등을 사들이는 게 일반적이었어요. 그런데 신용위기가 오자 집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이전처럼 돈을 빌려서 보트와 모터사이클을 사기 힘들어진 거죠. 북미 시장에선 실업률도 여전히 높지만 부동산 문제가 지금도 가장 큰 문제입니다.”

    ▼ 할리데이비슨의 이미지는 어떻게 관리합니까? 모터사이클 갱인 ‘지옥의 천사들’(Hell’s Angels)은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있는데요. 또 차기 미국 대통령선거 유력 후보자인 새러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도 할리데이비슨을 탑니다. 이런 것들이 브랜드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요?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에게 ‘거친 남자’ ‘거친 여자’의 이미지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브랜드는 그것을 넘어서 모든 영역을 포괄한다고 볼 수 있어요. 회사도 어느 특정한 기관을 지지하지는 않아요. 물론 새러 페일린이나 또 다른 대통령후보로 나섰던 공화당원 헌츠맨 등은 공개적인 할리데이비슨 팬들입니다. 새러 페일린은 우리 브랜드가 상징하는 자유와 저항 등에 동감해서 할리를 탄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은 좋은 거지요.”

    거친 남자, 거친 여자

    ▼ 당신도 할리데이비슨 타는 것을 좋아하나요?

    “그럼요. 저는 명품 로드킹 클래식 2009 등 3대를 갖고 있어요.”

    ▼ 당신은 할리를 사기 위해 1년을 기다리지는 않지요?

    “그렇지요(웃음). 이것들은 입사한 뒤에 제가 갖고 싶을 때 살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할리를 자주 타요.”

    ▼ 회사 출근할 때도 할리를 타나요?

    “가끔은요. 그러나 주말에는 할리 주행을 즐깁니다. 가끔 하루가 힘들다고 생각할 때, 회사에서 여러 사람을 위해 정서적으로 힘든 결정을 해야 할 때, 인간으로서 그런 것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때, 저는 집에 가면 할리에 올라타고 한 시간 반 정도 주행을 즐깁니다.”

    ▼ 할리를 즐겨 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긴장이 좀 풀어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을 갖습니다. 또 ‘왜 지금 우리가 이런 식으로밖에 일하지 못하지’하는 성찰의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8대 리더십 행동준칙

    ▼ 직원들 가운데 회사에서 할리데이비슨의 ‘저항 정신’을 보이는 사람들은 어떻게 다스리나요?

    “직원들의 ‘저항’에 대해서는 관용을 보이지 않습니다. 브랜드가 개인주의나 저항을 상징하는 것은 좋지만, 비즈니스에서도 저항을 용인하면 경영을 할 수 없어요. 우리는 매우 집중된 전략과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펴고 있어요. 물론 회사를 어떻게 하면 좋게 만들지에 대해 차별성 있는 건설적 생각을 갖거나 자기만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도록 독려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나는 내 방식으로만 하겠다’는 태도는 용납되지 않습니다. 그런 태도는 조직 내에서 혼란을 야기합니다.

    직원들은 8가지 구체적인 리더십 행동준칙을 갖고 있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 리더가 되려면 그것을 지켜야 합니다. 이런 사고구조 안에서 자유가 허용됩니다. 우리가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직장에 와서 ‘나는 그 전략에 동의하지 않아요. 다른 방식으로 할래요’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건 우리의 가치와 리더십 행동준칙을 어기는 일입니다.”

    ▼ 여덟 가지 리더십 행동준칙은 어떤 것인지요?

    “그걸 다 기억할지 모르겠는데요. 팀워크, 통합, 투명성, 책임, 혁신, 다양성, 창의성…, 고객중심입니다.”

    ▼ 고객중심 비즈니스는 추가 비용이 많이 들지 않나요?

    “지난해 HD1 모델을 출시했는데요. 고객이 인터넷에 접속해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맞춘 다음 딜러에게 바이크를 주문하면,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공장에서 제조합니다. 물론 고객이 맞춤식으로 주문할 수 있는 것은 가죽좌석이나 타이어, 바퀴, 핸들, 페인트, 조명 같은 부분에 한정되긴 합니다. 이런 것은 제조 과정에서 별로 비용이 더 드는 요인은 아닙니다. 우리는 고객이 이런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고객 맞춤형 비즈니스의 방향입니다. 저는 우리 고객이 이전에 제가 할리를 구입하려고 하다가 당한 그런 경험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할리데이비슨 딜러숍에 가서 자신이 원하는 모델을 주문하고 오래지 않아 그 제품을 살 수 있는 체제가 갖춰졌습니다. 특별히 여러 가지를 맞춤형으로 주문할 경우엔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지만요.”

    노동자 2200명을 1000명으로 줄여

    CEO로 온 뒤 완델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조직 개혁을 단행했다. 펜실베이니아 요크 공장에선 2200명의 노동자 가운데 1200여 명을 구조조정했다. HD 직원들은 자사 브랜드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강한 열정을 갖고 있었기에 그만큼 변화에 대한 저항도 거셌다. “정말 힘들고 끔찍한 과정이었어요. 그러나 새로운 성공을 위해선 거쳐야 할 필수 과정이었지요. 저는 그들에게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1만명의 사람이 이 회사를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오직 한 사람이 운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인풋을 원하고 있지만 우리는 교회와 국가는 분리해야 합니다(브랜드에 대한 신념과 회사 운영은 다르다는 의미). 우리에겐 미래가 필요하지만, 두 번의 기회는 없습니다.”

    ▼ 구조조정 과정에서 큰 충돌은 없었나요?

    “밀워키, 펜실베이니아주 요크, 위스콘신주 토마호크, 캔자스에 제조공장이 있습니다. 각 공장에서 비용 효율적이고 유연한 장기 노동협약을 갖도록 재협상을 단행했습니다. 협상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우리는 결국 해냈습니다. 7년간 유효한 노사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새로운 제조 과정을 실천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같은 조립 라인에서 다양한 모델을 생산하고 고객의 입맛에 더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우리 회사가 더 유연해질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공장에서 일어나는 진정한 변화입니다.”

    ▼ 노조와의 협의나 다운사이징은 얼마나 준비했는지요?

    “3개월 정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일을 38년간 해왔습니다. 조직에 무엇이 바람직하고,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등을 오랫동안 학습해온 겁니다. 노조와 협의할 때 저는 경영자로서 직접 나서 대화하고 결론을 빨리 도출해냅니다. 한 번 결정되면 더 이상 뒷말이 없도록 행동에 나섭니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는 분명합니다. 이번에 노조와의 협의도 명쾌하게 해결돼서 직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두 가지 우선 사항은 제품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와 생산 문제입니다. 제품 개발은 어떤 제품이 고객의 입맛에 맞을 것인지를 알고 있는 딜러들을 통해, 그리고 엔지니어링의 개선을 통해 이뤄집니다. 둘째, 우리 회사는 생산과 관련해서 필요한 유연성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건 저의 문제도, 직원들의 문제도 아니고 온전히 고객의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할리데이비슨을 소유하기를 꿈꿉니다. 지난번 스위스에 왔을 때, 또 일본에 갔을 때 공항으로 나를 영접하러 나온 운전사들은 나를 처음 보자마자 모두 “할리데이비슨 한 대 갖는 게 저의 꿈입니다”라고 했어요. 만약 우리가 그들의 꿈을 자극하지 못하는 제품을 제공한다면 그들은 무척 실망할 겁니다. 그래서 고객이 실망하지 않도록 우리가 회사 내부의 혁신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겁니다. 과거에 우리는 그런 변화에 대해서 얘기하긴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행하지 못했습니다.”

    ▼ 해외 공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요?

    “다른 공장에서도 구조조정이 있었지만 요크 공장에서처럼 그렇게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해외로는 인도와 브라질에 조립 공장이 있습니다. 높은 관세 때문입니다. 본사에서 부품을 제조한 다음 조립용품 세트로 만들어 브라질이나 인도로 보내면 그곳에서 조립합니다. 그렇게 하면 관세를 많이 줄일 수 있어요. 그러지 않으면 결국 소비자가 바이크 관세를 떠안게 됩니다.”

    ▼ 요크 공장의 경우 그렇게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었다면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나요?

    “사실 모든 회사는 자사 비즈니스의 핵심 경쟁력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으니까요. 어떻게 모든 것에서 비용 효율적일 수 있겠어요. 우리의 핵심 경쟁력은 엔진과 변속기 제조, 범퍼와 연료통, 프레임, 마무리를 위한 페인트, 그리고 조립 등입니다. 우리가 하고 있던 다른 부문들은 협력업체에 아웃소싱하도록 바꿨습니다. 과거에 요크 공장에는 하루에 하나의 근무조가 투입되는 크롬 도금을 위한 대규모 생산라인이 있었습니다. 생산능력은 있었지만 아주 비효율적이었죠. 그래서 그 부서를 모두 없애고 24시간 운영되는 전문 도금업체에 아웃소싱을 맡겼습니다. 그것이 더 효율적이고, 전문업체도 더 높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서 우리에게 납품하고 있습니다. 효율도 높이고, 돈도 더 유용하게 쓰게 된 겁니다.”

    HD 위해 자매 브랜드 정리

    ▼ HD가 MV 아구스타(Agusta) 브랜드를 2008년에 샀다가 1년 만에 되팔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HD에 영입됐을 때는 이미 회사가 MV 아구스타를 합병한 뒤였어요. 그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있었고, 판매나 신용도 떨어지고 있었죠. 금융 서비스 파트에서는 15% 이자율로 돈을 빌려서 운용한 적도 있어요. 그래야 딜러에게 도소매 금융을 제공할 수 있었으니까요. 당시 우리는 할리데이비슨, 뷰엘(Buell), MV 아구스타를 갖고 있었는데, 회사 사정은 어려운데 왜 세 브랜드를 갖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경영진에게 물어보니 누구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해요. 이건 앞에서 얘기한 ‘저항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의 문제로 돌아가게 되네요. 회사 전략을 이해하지 않는 사람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한 마디로 회사의 위기상황이었던 거죠. 회사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직원들이 계획대로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 계획이 결코 바뀌지 않는 것이고, 나 혼자서도 할 수 없고, 당신 혼자서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그럴 때 가치가 무엇인지, 무엇이 통합적으로 일하는 것인지, 회사 브랜드와 고객을 위해 어떤 것이 옳은 일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집단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HD는 뷰엘을 소유한 17년 동안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MV 아구스타를 산 뒤 아무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없었고, 딜러 네트워크도 좋지 않았다. 판매가 줄어드는 데도 이를 보완하기 위해 뷰엘과 MV 아구스타의 새 제품을 개발하는 예산은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었다.

    “세 브랜드 가운데 둘은 돈을 잃고 있었죠. 마침내 우리는 두 브랜드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더 큰 제품 개발 예산을 다시 갖고 다세대, 다문화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 그 돈을 오직 할리데이비슨에만 쓰기로 했습니다. 그것을 통해 전세계 시장에서 할리데이비슨의 지명도를 더 높이고 판매를 확대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조치로 인해 회사가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사람들이 ‘키스, 당신은 자신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으면 저는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글쎄, 나도 잘 몰라요. 역사가 말해줄 겁니다’라고요.”

    HD는 뷰엘 생산을 중단하는 대가로 그동안의 투자비에 맞먹는 돈을 지불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해외 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떠한지요.

    “현재 미국을 제외하고 가장 큰 시장은 일본입니다. 그러나 각국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보면 할리데이비슨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에서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면서 모터사이클 시장이 굉장히 커지고 있습니다. 라이더들도 더 비싼 프리미엄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고요. 그들의 수요를 충족해주기 위해 우리가 그곳에 있을 겁니다.”

    ▼ 중국 시장에 대해선 어떻게 분석했는지요?

    “중국 시장에는 아직 우리가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모터사이클링을 미국에서만큼 레저 스포츠로 여기는 분위기가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번 중국에 갔을 때 호그 회원 30명과 같이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만리장성까지 간 적이 있어요. 그들은 세계의 다른 고객들과 다름없이 우리 브랜드를 열정적으로 사랑했습니다. 호그 랠리가 열리면 독일 함부르크에서처럼 거대한 행사는 아니지만 전국 각지에서 라이더가 몰려듭니다.

    아시아 시장에 대한 기대

    최근에 중국의 매출도 신장되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한 딜러는 지난 4년간 할리데이비슨을 판 것보다 올해 1월부터 4개월간 판 것이 더 많았다고 하네요. 중국에는 모터사이클을 위한 소비자 금융 서비스가 없는데, 그것이 있으면 고객들이 좀 더 쉽게 모터사이클을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을 구입하려 해도 관세와 부가가치세까지 내야 하고, 또 현금으로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소비자금융을 촉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미국에서는 소비자금융을 제공하고 있나요?

    “그럼요. 우리는 미국에서 소비자금융과 도매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파트너들을 통해 유럽에서도 제공하고 있고요. 중국에선 일부 도심가나 도로에서 모터사이클을 탈 수 없어요. 이건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인데요. 중국에선 일정 기간이 지난 오래된 모터사이클이나 자동차는 폐기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새로운 운전면허증을 받지 못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낡은 차종들이 더 이상 도로에 다니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 모터사이클 생산 판매 외에 다른 중요한 비즈니스도 있는지요?

    “랠리가 가장 큰 이벤트이지요. 그밖에 모터사이클용 옷이나 액세서리 등의 특허품 판매도 중요합니다. 우리 수익의 25%는 거기서 나옵니다. 아주 큰 비즈니스이지요.”

    ▼ 왜 옷이 그렇게 중요하지요?

    “먼저 라이딩 복장은 가죽재킷과 헬멧, 장갑 등으로 이뤄져 있지요. 그리고 청바지나 티셔츠. 내 아내(인터뷰 당시 그의 옆에 앉아 있었다)를 보세요. 아내가 입고 있는 재킷과 바지 같은 것들은 여성용 라이딩 복장입니다. 복장은 라이더들이 주행하지 않더라도 할리데이비슨 브랜드와 연결돼 있음을 나타내는 한 방법입니다.”

    ▼ HD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요?

    “할리데이비슨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상징적 브랜드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의 역할은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밝은 미래가 있습니다.”

    ‘할리데이비슨의 역사는 고객의 역사’

    “제품이 아니라 감동과 삶의 경험을 팝니다”

    2011년 로드킹.

    할리데이비슨(이하 HD)의 역사는 1903년 윌리엄 할리와 아서 데이비슨이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허름한 목조건물에서 현대 모터사이클의 시초인 동력 자전거를 팔면서 시작됐다. 이후 급성장해 1920년대 이미 67개국에 2000여 딜러를 갖고 있었던 HD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 모터사이클 9만대를 군에 납품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1950년대 영국 경쟁업체의 저렴한 바이크에 밀려 HD는 첫 위기를 맞았고, 레저용품 회사 AMF가 인수한 뒤 미국 내 시장점유율이 90%에서 25%까지 하락했다. 1981년 AMF의 단기적 경영방식에 불만을 품은 13명의 임원이 담합해 HD를 다시 매입했고, 이들은 ‘독수리는 홀로 비상한다(The Eagle Soars Alone)’는 선전 문구(Catch phrase)를 내세웠다. 이때부터 HD를 소유하고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충성고객’인 호그(H.O.G.·Harley Owners Group)가 생겨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졌고, 임원들도 직접 몸에 문신을 새기고 가죽 재킷 차림으로 ‘호그 랠리(Rally·단체 주행 및 행사)’라는 모터사이클 축제에 참가해왔다. 현재는 미국에서만 한 해 100여 개의 다양한 호그 랠리가 열리고 있다.

    호그 랠리는 미국 전역의 회원들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회원들은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모터사이클 라이딩, 파티, 게임 등 다양한 행사를 하는 호그 랠리에 참가해 서로 경험을 나누어왔다. 1992년에는 유럽에서 처음 랠리가 열렸고, 전세계적으로 750여 개의 지부(chapter)가 생겨났다. 2011년 현재 전세계적으로 130개국 1420지부가 있고, 여기에 속한 호그 회원은 100만명이 넘는다.

    “제품이 아니라 감동과 삶의 경험을 팝니다”
    ‘호그 코리아 챕터’는 1999년 300여 명의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2002년 10월 무주 랠리, 2003년 동해 망상 랠리 등을 거치며 회원이 늘어 2011년 현재 1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업체 사장, 변호사, 의사, 학생, 주부 등 다양한 계층이 포함돼 있다. 한 해 2회의 ‘내셔널 랠리’와 ‘이벤트 랠리’가 열리는데 각 랠리에는 외국인 호그 회원들도 자신의 모터사이클을 갖고 참가한다. 호그 코리아 챕터를 후원하는 할리데이비슨 코리아(대표 이계웅)는 1999년 설립됐다.

    할리데이비슨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엔진이다. 1909년 개발된 V-트윈(twin) 엔진은 두 개의 V형 실린더가 ‘두둥 두둥 두두둥’ 하는 심장 박동소리를 내는데, HD는 지금까지 이 고유한 엔진기술을 고수하고 있다. 심장 박동 같은 소리가 HD 모터사이클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후 여러 엔진이 소개됐지만 크고 작은 결함을 안고 있었는데 1984년 등장한 에볼루션 엔진은 뛰어난 성능과 높은 출력으로 라이더의 신뢰를 얻어왔다. HD의 베스트셀러는 1957년 첫 개발된 901cc급의 XL 스포스터와 1995년 출시된 클래식 스타일의 로드킹, 1690cc 울트라 클래식 일렉트라 글라이드 모델이다. HD 모터사이클의 평균 수명은 30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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