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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넘치는데 글로벌 경제위기 공공기관 이전까지 악재 이어져

서울 도심 오피스 공실 대란?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공급 넘치는데 글로벌 경제위기 공공기관 이전까지 악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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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임차에 25개월 무료?

공급 넘치는데 글로벌 경제위기 공공기관 이전까지 악재 이어져

CBD 지역에서 어렵지 않게 사무실 임대 현수막을 볼 수 있다.

SK건설이라는 ‘임차 대어(大魚)’를 놓친 시그니쳐타워는 현재 신규 임차인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프라임 빌딩이 국내 유명 기업 하나에 오피스를 임대하고 CI까지 붙여버리면 특정 기업의 본사 사옥으로 이미지가 각인돼 빌딩의 미래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미래에셋타워가 이러한 ‘페널티’에도 불구하고 SK건설 임대를 유치한 것은 CBD 오피스 시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CBD 빌딩 공실 사태는 ‘도미노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마포구, 서대문구 등 준(準)도심 지역까지 공실 사태가 확대되는 것. 실제 지난해 6월 완공된 서울 서대문구 구세군회관빌딩은, 준공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상당수 사무실이 임대되지 않았다. 지상 17층, 지하 6층으로 세계 구세군 빌딩 충 최대 규모인 구세군회관빌딩은 CBD와 YBD 사이에 위치했고 지하철 2, 5호선 충정로역과 바로 붙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광화문에 고급 프라임 빌딩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CBD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준도심지역 빌딩까지 임차 수요가 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CBD ‘프라임 빌딩발(發) 공실 쓰나미’가 ‘A급 빌딩(연면적 1만~2만㎡)’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ERA코리아 측은 “일부 중소형 빌딩의 경우 프라임 빌딩으로 임차수요가 이탈해, 공실이 증가했고 임대료 하락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CBD 신규 빌딩 공급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현재 광화문 일대는 ‘청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묶여 개발이 한창이다. 부동산 자산관리회사 교보리얼코는 “2015년까지 CBD에 신규 공급될 프라임 빌딩은 10여 곳”이라며 “총 150만m²의 신규 빌딩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5년 내, 현재 CBD 오피스빌딩 면적 대비 20%가량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회사인 코람코투자신탁은 “신규 공급 물량이 증가하면 임대료 인하경쟁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A급 빌딩·준 도심 영향 받아

한편 8월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되고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 만에 세계경제가 다시 침체국면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 붙으면 오피스 매물이 더욱 늘어나고 수요가 줄어들면서 호가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12년부터 시작되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 역시 CBD 오피스 시장을 흔드는 요인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전국으로 이전 예정인 공공기관은 총 144개. 그중 한국장학재단(중구 남대문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중구 정동길), 게임물등급위원회(서대문구 충정로) 등 상당수 기관이 현재 CBD에 위치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공공기관이 CBD에서 빠져나가면 기존 CBD 빌딩들은 손실만큼 신규 빌딩 임차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침체된 경제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피스→비즈니스 호텔 진화

공급 넘치는데 글로벌 경제위기 공공기관 이전까지 악재 이어져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규 건물 중 건설 계획을 수정하는 경우도 나온다. 2016년 완공 예정인 용산 드림타워는 2011년 착공 당시 빌딩높이를 150층, 665m 규모로 건립 예정이었으나 100층, 500m 수준으로 낮췄다.

오피스 건물을 리모델링해 용도를 바꾸기도 한다. 특히 일본,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중구 명동 주변 오피스 건물의 경우, 한류 관광객을 위한 비즈니스호텔로 용도를 전환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비즈니스호텔이란 교통이 편리하고 최소한의 부대시설만 갖춘 중저가 숙박시설을 뜻한다.

올 6월 KB부동산신탁이 구입한 지하 2층, 지상 22층 규모의 M플라자,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인근의 와이즈빌딩, 명동역 주변 삼년빌딩, 대연각빌딩 등이 비즈니스호텔 전환을 계획 중이다. 교보리얼코 관계자는 “비즈니스호텔의 장점은 바로 현금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CBD 오피스 공급이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각 프라임 빌딩은 유동성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각자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양한 악재에도 CBD 오피스 임대 시장을 비관할 수만은 없다. CBD는 삼성, SK 등 국내 대기업 계열사 본사와 한국은행, 정부기관이 자리한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상징’이다. 2010년 말 기준 전국 프라임 빌딩의 44%가 CBD 지역에 위치해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GBD 프라임 빌딩은 돈만 있으면 입주할 수 있지만 CBD는 ‘물’을 관리하기 위해 임차인을 고른다. 일시적으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수요자가 시장을 주도하게 된 것일 뿐”이라며 ‘CBD 임대시장 비관론’을 일축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고전 경제학 완성자’ 데이비드 리카도의 이론을 인용해 현재 상황을 분석했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늘어나므로 결국 토지를 보유한 자가 부를 얻게 됩니다. 향후 한국 경제도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발전할 겁니다. 결국 서울의 노른자, CBD 프라임 빌딩을 보유한 자들은 웃게 돼 있습니다. 다만 그때까지 각 경제 주체가 ‘어떤 전략으로 살아남는가’가 문제입니다.”

신동아 201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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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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