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호

연잎 위에 달항아리

-‘근원 김용준과 수화 김환기 전’을 보며

  • 입력2011-10-19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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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봄 매화꽃 함성에 깨어나

    꽃그늘 손잡아 흔연스러운 봄나들이

    그늘진 바람받이 한적한 비탈에

    후두둑 감꽃 주워 만든 목걸이

    무료한 목소리에 젖어 있는 한여름



    소나기 성글거리는 소리로

    연잎 위에 머물다 구르는

    달항아리 내 사랑

    연잎 위에 달항아리
    노을빛으로 애태우는 목백일홍 열정에

    아름다운 길 열리어

    그대와 설레는 발걸음 앞세워 걷는 길

    물소리 흥을 더해

    싸리나무 꽃가지 무너지고

    물봉선화 꽃봉오리 터지는

    소나무 숲 가장자리 희미한 오솔길을 지나

    올봄 솟아오른 대나무 이파리가

    파르르 실바람 되새기듯

    땡감이 물소리 새소리 노을 속으로

    익어가는 성북동 골목길

    기웃거리는 사람들 개밥바라기별 기다리고

    골바람은 우리 사랑 지우지 않으려

    달항아리 등 눈부시게 다독이듯

    어루만지며 뭉게구름 피어올라

    늘 좋은 생각으로 행복한

    내 사랑 달항아리

    정종배

    ● 1957년 전남 함평 출생
    ● 1999년 시집 ‘산에는 작은 꽃도’로 작품 활동 시작
    ● 작품집:‘안개 속에 소리가 자란다’‘그림자 흔들기’‘숫눈길’

    ● 현 서울교원문학회 이사, 청량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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