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호

골프 스코어 줄이는 ‘숨어 있는 2인치’의 묘수

  • 정연진│골프라이터 jyj1756@hanmail.net

    입력2011-10-19 14: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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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리 골프를 즐기고 싶어도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골프장에서는 골프를 잘 치는 골퍼가 최고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아마추어 골퍼 입장에서 꾸준한 연습으로 실력을 쌓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라운드를 돌면서 ‘숨어 있는 2인치’를 찾아 연습을 대신할 필요가 있다. 사실 여기서 말하는 2인치는 아마추어 골퍼도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문제는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느냐다.
    골프 스코어 줄이는 ‘숨어 있는 2인치’의 묘수
    골프장에선 누가 왕일까? 고위 공무원이나 정치인은 아니다. 대통령은 더욱 아니다. 정답은 골프를 잘 치는 골퍼다. 사회적 지위나 주민등록상 나이는 참고사항일 뿐, 골퍼의 핸디캡에 따라 서열이 매겨진다. 잘나가는 사람이라도 하수면 고수 앞에서 주눅 들게 마련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다. 연습은 등한시한 채 스코어가 잘 나오길 바란다. 라운드가 잡히면 바로 전날 밀린 숙제를 하듯 열심히 클럽을 휘두른다. 다음 날 스코어가 잘 나올 리 없다. 전날 무리한 연습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이다. 극히 일부의 타고난 골퍼가 아닌 이상 연습량과 스코어는 비례한다. 그러나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꾸준히 연습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저런 이유가 골프연습장으로 가는 발목을 잡는다. 실력이 빼어난 싱글 골퍼라도 한동안 클럽을 잡지 않으면 100타를 넘길 수 있는 게 골프다. 연습이 최선이지만, 그럴 환경이 아니라면 차선책이 필요하다. 실전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일 수 있는 묘수를 찾는 게 바로 그것이다. 골프장에는 ‘숨은 2인치’가 의외로 많다.

    보통 초보자일수록 처음 2~3홀의 스코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몸 푸는 홀 정도로 여기고 다음 홀부터 승부를 건다. 하지만 처음에 풀리지 않은 몸은 18홀이 지나야 풀리거나 아예 풀리지 않기 십상이다. 중간에 한두 홀 버디나 파를 하는 것은 행운이지 실력이 아니다. 라운드 전 몸 상태는 그날의 스코어를 좌우하는 주요한 변수다.

    스코어 향상을 위한 첫 번째 조건

    최소한 20~30분 정도 몸을 푼 후 1번 홀에 서는 게 좋다. 근육이 굳어 있으면 좋은 샷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부상 위험까지 높아진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거나 이른 아침에 티업 시간이 정해지면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단, 2부 티업일 때는 몸이 어느 정도 풀어져 있기 때문에 과도한 연습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골퍼의 성향이나 몸 상태, 시간과 라운드 상황 등을 고려해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몸을 풀 때는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 아이언이나 드라이버로 부드럽게 연습 스윙을 한다. 마지막으로 퍼팅연습장에서 그날의 컨디션을 점검해야 한다. 몸의 상태와 함께 그린의 난이도를 익혀두어야 실전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드라이버는 한 라운드에 많아야 14번 사용하지만, 퍼터는 그것의 2~3배 이상 잡아야 한다. 퍼팅은 돈과 스코어와 직결되기 때문에 한층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이처럼 라운드 전 철저히 준비하면 최소한 2~3타는 절약할 수 있다.

    뿌린 대로 거두는 트러블샷

    코스의 난이도를 결정짓는 요소로는 몇 가지가 있다. 벙커와 해저드가 그중 하나다. 벙커는 다시 페어웨이 벙커와 그린 주변의 벙커로 구분된다. 페어웨이 벙커는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에 도사리고 있다. 그린 벙커는 골퍼의 실수를 기다리며 입을 벌리고 있다. 골퍼에게 벙커는 공포의 대상이다. 벙커에서 한두 타 잃어버리는 것은 순간이다. 때로는 벙커에서 탈출하지 못해 그린에 안착하기 전에 ‘양파’를 부른다. 심지어 스윙이 흐트러져 라운드 전체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골프 스윙의 원리는 클럽의 종류와 상관없이 동일하다. 하지만 벙커샷은 심리적인 압박감이나 과욕으로 인해 미스 샷을 할 확률이 높다. 벙커샷의 첫 번째 조건은 안전한 탈출이다. 내가 보내고자 하는 지점에 볼을 떨어뜨리는 것은 다음 문제다. 페어웨이 벙커에서는 다음 샷을 편하게 하기 위해 페어웨이에 볼을 갖다놓는 게 우선이다. 그린 벙커에서는 핀 가까이 붙이려는 욕심보다 그린에 볼을 올려놓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방송에서처럼 프로 골퍼들의 환상적인 벙커샷을 아마추어가 할 가능성은 열에 하나도 안 된다. 한두 타를 지키려다 오히려 그 이상의 타수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해저드에 빠지고 싶어 빠지는 골퍼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해저드를 조심하라”고 일러주면 꼭 해저드에 빠지게 된다. 해저드를 넘겨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잔뜩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해저드를 피하기 위해 어드레스를 잘못 섰다가 당기거나 밀어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해저드가 없다고 스스로를 세뇌하고 볼을 쳐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코스 난이도를 조절하는 또 다른 요소는 각 홀의 거리와 그린의 레이아웃 등이다. 달리 말해 거리가 길고 그린이 어려운 홀은 공략하기 쉽지 않다. 가장 어려운 홀은 핸디캡 1번 홀이고, 반대로 가장 쉬운 홀은 핸디캡 9번 홀이 된다. 대개의 골프장은 인터넷 홈페이지나 스코어카드에 각 홀의 핸디캡 정보를 제공한다. 이 정보는 홀을 공략하는 골퍼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격적으로 공략해야 할 홀과 지켜야 할 홀을 구분해주는 팁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골프장에서 핸디캡 1번 홀로 정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핸디캡이 높은 홀은 상대적으로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렇지 않은 홀보다 크다. 이런 홀은 달려들지 말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티샷 할 때부터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를 목표로 하면 그 이상의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다. ‘파와 같은 보기’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난이도가 낮은 홀은 공격적으로 공략해 타수를 벌어놓을 수 있다. 이처럼 홀의 난이도에 따라 적절한 공략법을 구사할 수 있으려면 사전에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티샷을 하기 전에 스코어카드를 확인하는 것은 스코어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골프의 묘미를 배가한다.

    홀 특성에 따른 적절한 공략법

    파3홀 4개, 파4홀 10개, 파5홀 4개. 대개의 골프장 18홀은 이렇게 구성돼 있다.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파3홀과 파5홀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파3홀은 그나마 아마추어가 버디를 노려볼 만한 홀이다. 그렇다고 핀을 직접 공략하라는 뜻은 아니다. 대부분 홀컵이 그린 중앙에 꽂혀 있지 않기 때문에 세컨드샷을 트러블샷으로 해야 할 상황에 놓이기 쉽다. 고수가 아닌 이상 파3홀을 공략할 때 그린 중앙을 보고 티샷을 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스코어카드에 파를 적어낼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파5홀을 공략할 때는 세컨드샷의 선택이 스코어를 가름한다. 파5홀에서 비거리가 웬만큼 나지 않는 아마추어 골퍼는 투온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세컨드샷에서 아이언과 우드, 혹은 하이브리드를 놓고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때 중요한 선택 요건은 그린까지 내가 편안한 거리를 얼마나 남겨둘지에 달려 있다. 세컨드샷의 라이가 어떤지도 점검해야 한다. 우드는 라이가 좋고 어프로치샷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을 때 빼어 드는 게 낫다. 상대적으로 민감한 클럽인 우드로 실수를 하면, 기회의 파5홀이 스코어를 망치는 주범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웨지나 퍼터는 좀 더 세밀한 감각을 요구하는 클럽이다. 한 번의 잘못된 샷으로 눈앞에서 한두 타를 잃어버리기 일쑤다. 볼을 끝까지 보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미리 결과를 알고 싶은 욕심 탓에 샷을 하기 전에 어느새 눈은 목표물을 먼저 쫓아가 있다. 어프로치샷은 떨어지는 지점이, 퍼팅은 볼이 휘어지는 지점이 결과를 좌우한다. 볼을 끝까지 보느냐, 그러지 않느냐에 따라 볼이 떨어지는 곳과 휘어지는 지점이 턱없이 차이 난다. 어느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18홀을 도는 동안 과욕을 버리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정도에 따라 스코어는 달라진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나만의 코스 공략법을 세워놓는 노력이다. 그러면 실력은 조금씩 나아지고, 라운드는 좀 더 여유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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