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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의료계 ‘이단아’ 유디치과

고급재료 공동구매로 원가 절감 VS 비(非)의료인 참여로 과잉진료 조장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의료계 ‘이단아’ 유디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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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치과계 ‘왕따’ 됐지만 노이즈마케팅 효과 봐
  • ● 반값 임플란트에 환자는 웃고, 의사는 울고
  • ● ‘발암’ 논란은 일단락, 환자유인알선 의혹 국감 달궈
  • ● 복지부, “지금은 입조심할 때”
의료계 ‘이단아’ 유디치과

8월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유디치과 기자회견.

국내 최대의 네트워크 치과인 유디치과그룹(이하 유디치과·대표 김종훈)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는 올 들어 과잉진료, 위임진료, 영리법인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유디치과에 맹공을 퍼부었다. 젊은 치과의사들을 중심으로 지난 5월 출범한 대한치과개원의협회(이하 치개협)도 지면광고 등을 통해 유디치과를 압박했다.

이에 질세라 유디치과도 이들의 문제를 들춰내 맞불을 놨다. 8월 말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유디치과와 반(反)유디치과를 부르짖는 치과의사들 간의 폭로전은 급기야 법정소송으로 치달았다. 현재 양측은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 여러 건의 고소·고발을 서로 주고받아 ‘치아전쟁’은 점입가경의 단계로 들어섰다.

치과계의 치부를 드러낸 진흙탕 싸움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환자다. 대외적으로는 국민 건강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밥그릇 싸움’이요, 환자들의 불신과 혼란만 키웠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이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 싸우고 있는 걸까.

전문가들은 유디치과의 공짜 스케일링과 저수가 진료 전략이 치아전쟁의 발단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유디치과를 둘러싼 의혹이 당장 명쾌하게 풀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좋은 치과를 평가하는 기준은 의사와 환자가 다를 수 있다. 환자의 처지에선 질 좋은 진료를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 치과가 ‘좋은 치과’다.

기자는 환자의 시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유디치과는 과연 환자가 원하는 ‘좋은 치과’일까 아니면 치협과 치개협이 주장하듯 저가를 미끼로 환자를 유인해 불필요한 치료를 받게 만드는 ‘나쁜 치과’일까.

저수가 진료의 득과 실

유디치과는 전국에 119개 지점이 있다. 전신은 김종훈 대표원장이 1992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성신치과의원이다. 김 대표는 개원 초기부터 스케일링 값을 받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1999년에는 유디치과로 이름을 바꾸고 서울 강남에 1호점인 선릉점을 열었다. 체인화가 시작된 것은 이듬해인 2000년부터다. 김 대표는 이때부터 임플란트 시술 비용을 다른 치과보다 50만원 이상 낮춰 시장을 파고들었다. 그러던 중 2007년 파격적인 저수가 진료를 앞세운 유사 네트워크 치과들이 생겨나면서 유디치과의 고객이 떨어져 나갔다. 유디치과는 임플란트 시술 비용을 개당 80만원까지 낮추고 지점을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2009년 40여 개였던 지점이 지난해 70여 개, 올해 119개까지 늘었다. 김 대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에 진출해 3개 지점을 연 데 이어 연내에 4곳을 더 개원할 예정이다.

현재 유디치과의 모든 진료비는 여느 병원의 절반 수준. 여느 병원에서 4만~5만원 받는 스케일링도 모든 환자에게 공짜로 해준다. 진료비는 병원 홈페이지에도 공개돼 있다. 스케일링 비용은 ‘0원’, 국산 임플란트 시술 비용은 ‘80만~120만원’ 선이다. 이 같은 저가 전략은 고객 확보의 밑거름이 됐을 뿐 아니라 치과 전체의 임플란트 시술 비용을 떨어뜨리는 데도 한몫했다. 국산 임플란트 가격은 한동안 250만~300만원에 달했으나 지금은 평균 150만원 안팎이다.

한 치과의사는 “주변에 있는 유디치과에서 국산 임플란트 시술 비용으로 100만원 안팎을 받아 울며 겨자 먹기로 100만원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임플란트 시술이라고 해봐야 한 달에 한두 건이 고작인 개인병원에서는 100만원 받으면 손해다. 임플란트 기계 자체가 고가인 데 반해 회전율이 낮아서다. 유디치과에서는 어떻게 그 가격을 받아도 남는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느 치과도 사정은 비슷했다.

치과의 불황

이경록 치개협 부대변인은 “수억원을 대출받아 개원한 의사들은 대출이자에 직원들 인건비까지 나가는 경비가 많아 유디치과처럼 수가를 낮추기가 쉽지 않다”며 “치과가 이미 포화상태에 달해 환자가 갈수록 줄어드는데 유디치과 같은 저수가 네트워크 치과까지 주변에 들어와 문 닫은 곳이 많다”고 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폐업 신고한 치과는 737곳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개업한 치과는 1176곳이다.

치과계의 유례없는 치아전쟁은 치과의 불황에서 시작된 셈이다. 치협은 유디치과가 공짜 스케일링과 반값 진료비로 환자를 끌어들인 뒤 질 낮은 재료로 과잉진료와 부실진료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한다. 치협의 대변인 격인 김철신 정책이사는 “유디치과의 운영방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국내 여러 네트워크 치과 가운데 유독 유디치과가 ‘나쁜 치과’로 도마에 오른 것도 독특한 운영방식 때문이다. 도대체 운영방식이 얼마나 유별나기에 다른 치과들이 발끈한 것일까. 김용석 유디치과 홍보기획팀장은 “유디치과의 모든 지점 원장은 김종훈 대표와 동업을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김 팀장의 부연설명이다.

“치과병원 하나를 내는 데 보통 5억~6억원이 들어간다. 하지만 모든 의사가 운영 능력이 뛰어난 건 아니다. 그래서 김종훈 대표가 돈을 대 병원을 차려주고 실력 있는 의사를 영입해 진료에만 힘쓰도록 하고 있다. 병원 경영과 직원 관리, 행정업무, 세무 관리는 ‘유디메디’라는 경영지원회사가 맡아서 한다. 의사는 진료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병원 경영은 실장이 총괄하는 시스템이다. 실장은 유디메디의 소유주인 김종훈 대표의 대리인 자격으로 실질적인 CEO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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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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