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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전용 미군기지 이전비용 對국민 기망, 대북정보 둘러싼 한미 갈등

위키리크스 통해 확인된 ‘신동아’ 특종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방위비 분담금 전용 미군기지 이전비용 對국민 기망, 대북정보 둘러싼 한미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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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26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만5000여 건의 외교전문이 지구촌 곳곳에 안긴 충격은 컸다. 특히 한미관계의 이면을 드러낸 주한 미대사관발(發) 전문들은 국내 주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양국 정부를 당혹게 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그간 ‘신동아’가 다양한 특종기사를 통해 폭로한 두 나라 사이의 핵심 쟁점도 많다.
방위비 분담금 전용 미군기지 이전비용 對국민 기망, 대북정보  둘러싼 한미 갈등
9월 말 주요 언론은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2007년 4월2일자 주한 미국대사관의 외교전문을 인용해 “국방부가 방위비분담금을 미군기지 이전에 돌려 쓸 수 있도록 미국 쪽에 합의(양해)해주고도 국민에게는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거짓 해명해온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그간 미군기지 이전 비용을 한미 두 나라가 절반씩 부담한다고 설명해왔던 것과 달리 미국 측에서는 이전 비용의 93%를 한국이 부담하는 것으로 파악했다는 내용이었다. 전문에 따르면 당시 주한미군과 미 대사관 측은 “자세한 정보를 국회에 알리고 그것이 한미 동맹에 중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도록 권고”했지만 노무현 정부는 이를 사실상 묵살했다. ‘참여정부가 국민을 속였다’는 문장이 주요 일간지 헤드라인과 사설을 장식한 이유였다.

2007년 4월이라는 시점에 왜 미 대사관은 이렇듯 민감한 전문을 작성했던 것일까. 사실 미국 측 외교전문을 통해 다시 확인된 것일 뿐, 주한미군의 방위비분담금 전용(轉用)과 그에 따른 기지 이전비용 한국 측 부담비율의 급격한 증가는 ‘신동아’의 2007년 4월호 보도를 통해 이미 공개된 내용이다. 당시 ‘신동아’는 “주둔비가 부족하다며 방위비분담금의 증액을 요구해온 주한미군사령부가 2002년부터 한국 정부가 지급한 분담금의 상당부분을 금융권에 예치해왔으며 그 총액은 8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음 호에서는 “8000억원은 재(再)예금을 거쳐 대부분 미국계 금융회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서울지점에 예치돼 있으며, 여기서 나오는 매년 수백억원의 이자수익이 정산을 통해 미 국방부로 입금되고 있다”는 후속기사도 전했다.

이 무렵 주한미군사령부는 축적된 방위비분담금을 영내 은행인 커뮤니티뱅크에 예치하고, 커뮤니티뱅크가 이를 다시 BOA 서울지점에 양도성예금증서로 예치했다. 커뮤니티뱅크는 ‘BOA 군사금융부문(military banking division)’이 미 국방부와 계약을 맺어 위탁경영하고 있는 기관. 커뮤니티 뱅크와 BOA 서울지점은 사실상 같은 계열사이므로 한국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방위비분담금이 미국 금융회사가 계열사끼리 주고받으며 막대한 운용이익을 남기는 ‘눈먼 돈’으로 변한 셈이었다. 이렇게 전용된 방위비분담금은 당초 미 측이 부담한다던 2사단 이전비용으로 쓰이고, 따라서 기지 이전 비용의 대부분을 결과적으로 한국 측이 부담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위키리크스 전문이 작성된 2007년 4월2일은 ‘신동아’의 첫 보도가 나온 2주일 후다. ‘신동아’ 보도를 통해 방위비분담금의 축적과 이전비용 전용예정 사실이 공개되자 국방부는 해명을 통해 “미국과 한국이 이전비용을 반반씩 부담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제의 전문은 이러한 한국 측 설명에 대응해 본국에 ‘진실’을 은밀히 보고하기 위해 작성된 것에 가깝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신동아’ 보도 이후 쏟아진 시민사회단체들의 비판이나 “국회에 사실을 투명하게 보고하라”는 미국 측의 권고에 아랑곳없이 주먹구구식 면피성 발언에 급급했고, 임기 말까지 이를 교정하기 위해 본격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관련 당국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은 것은 물론 당초의 공언(公言)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 해명조차 없었던 것.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2008년 말 한국 측은 그간 쌓인 분담금의 이전비용 전용은 물론 2013년까지 같은 방식으로 축적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기에 이른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제의 전문은 당시에는 확인할 수 없었던 구체적인 사항 또한 제시해주고 있다. 미군기지 이전에 관한 협상이 진행되던 2004년에 이미 “미국과 한국 정부 사이에는 방위비분담금을 기지 이전 계획과 관련된 건설비용에 사용할 수 있다는 양해(Under-standing)가 있었다”는 문장이 그것이다. ‘신동아’의 보도가 나왔던 2007년 당시 정부 당국자들은 “방위비분담금은 미국 측에 ‘줘버린’ 돈이므로 어떻게 쓰는지는 미국이 결정할 문제”라는 논리를 제시한 바 있지만, 그보다 3년여 전에 양측의 합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 전용 미군기지 이전비용 對국민 기망, 대북정보  둘러싼 한미 갈등

2008년 4월8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제17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

변명으로 일관하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신동아’는 미군기지 이전협상이 마무리된 2005년에 이미 이전비용의 한국 측 부담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해 8월호를 통해 ‘신동아’는 미 ‘해외주둔위원회(Overseas Basing Commi-ssion)’가 대통령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해 전체 이전비용 가운데 미국 측의 부담은 26억달러(당시 환율 기준으로 2조7000억원 내외)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 측의 경우 부지매입과 건설에 쓰일 직접비용만 5조4000억원, 이전지역 지원 같은 간접부담까지 포함하면 11조원으로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올해 6월호의 후속보도를 통해서는 “방위비분담금 충당분과 한국 정부가 보증하기로 한 1조7000억원 규모의 미군 임대 가족주택을 결합하면, 총 14조원의 이전비용 가운데 96%를 한국이 부담하게 된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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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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