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호

신시라카와GC

명문골프장 탐방

  • 글|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donga.com

    입력2011-10-20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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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창한 산림의 자궁 속으로 들어간다. 붉은 소나무와 삼나무 행렬 사이로 바람이 두런거리는 소리가 삐져나온다. 이국(異國)의 공기라서 더 달콤한 걸까. 다소곳이 누운 홀들의 뱃살 위로 가을 햇살이 미끄러지고, 구름은 꿈을 나르듯 느릿느릿 걷는다. 멀리 인간군상이 알록달록 다람쥐들 같다. 마음의 평화를 갈구해 바다 건너온 그대, 감당할 수 없는 자유로움에 새처럼 몸을 떠는구나.
    신시라카와GC
    신시라카와GC
    ● 신시라카와GC는 대체로 코스가 평탄해 산책하듯 편안하게 라운드를 할 수 있다. 거대한 정원 속을 거니는 기분이다. 한국 골프장에 비해 그린이 좁은 편이라 정교함이 더욱 요구된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며 티샷을 하는 2번홀(파5, 513yds). 홀이 일직선으로 쭉 뻗어 있어 호쾌함을 맛볼 수 있다. 핸디캡 1번인 5번홀(파4, 371yds). 오르막에 슬라이스가 잘 나는데 티샷 볼이 오른쪽 언덕 숲으로 올라가면 괴로워진다. 핸디캡 2번인 13번홀(파4, 371yds)도 경계대상. 거리가 짧은 대신 비하인드홀인데다 포대그린 앞에 큰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온 그린이 쉽지 않다. 짧은 파5홀인 14번홀(494yds)은 보너스 홀. 장타자라면 이글도 가능하다. 버디를 낚다. 마지막 18번홀(파4, 422yds). 높은 곳에서 계곡을 넘겨 치는 손맛이 여간 짜릿하지 않지만, 코스가 길어 스리 온에 파 잡으면 다행이다.

    신시라카와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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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시라카와GC
    ● 1976년 개장한 신시라카와GC는 일본 후쿠시마현 시라카와시에 있다. 시라카와는 온천으로 이름난 전원도시. 신시라카와GC는 이 지역의 대표적 휴양시설인 세키노사토 리조트를 끼고 있어 골프 외에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수영장, 테니스 코트, 족구장, 양궁장, 낚시터, 퍼트 게임장, 온천, 바비큐 시설 등이 있다. 도쿄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아오는 일본인들 중에는 골프는 안 하고 휴양시설만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직장인 연수시설로도 인기가 높다. 숙박시설은 호텔과 복층 구조의 코티지(cottage), 통나무집 세 가지가 있는데 8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취재진이 찾은 9월 하순 주말만 해도 거의 모든 방이 일본인 손님으로 가득 찼다.

    ● 신시라카와GC에서는 도우미(캐디)가 라운딩에 참여하지 않는다. 골퍼들이 직접 전동카트를 끌고 다니고 클럽도 챙기고 거리도 판단해야 한다. 처음엔 불편하지만, 훨씬 더 편안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고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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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모닝T·S 홍성준 대표가 신시라카와GC를 인수한 것은 지난해 7월. 일본 골프시장을 둘러보다가 리조트를 끼고 있는 전원 속의 아늑한 골프장에 반해버렸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한눈에 뿅 갔다.” 이후 인근 세키노사토 리조트도 인수해 ‘휴양골프’의 개념을 실현했다. 리조트와 골프장 고객의 70%는 일본인이다. 홍 대표는 여행업계에서 신화적인 인물이다. 대학 4학년 때 여행업에 뛰어들어 30대 초반에 여행사를 차렸다. 1990년 후반 동남아 허니문 시장과 패키지 시장은 거의 그의 독무대였다. 한때 직원이 80명이 넘고 전국 대도시에 지점과 판매대리점을 둘 정도로 사업이 번창했으나 2008년 세계 경제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골프장 인수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그는 자신감에 차 있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낙천적인 성격과 누구하고나 쉽게 친해지는 친화력이다. 올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영업에 타격을 받았으나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일본인 휴양객이 꾸준히 수익을 내주는데다 입소문을 통해 한국인 골퍼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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