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호

호주 플랜트 건설사 NWEC 이재종 사장

‘호주 진출 한국 기업에 가교 역할 하겠다’

  • 시드니 = 윤필립 시인, 호주전문 저널리스트

    입력2011-10-26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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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플랜트 건설사 NWEC 이재종 사장

    이재종 NWEC 사장

    상대적으로 이민 역사가 짧다보니 한인동포들은 아직 호주 주류사회에 편입되지 못하고, 군데군데 섬처럼 군락을 이루며 살아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한인 기업은 한인을 상대로 하는, 한인사회에 특화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의 주력산업인 플랜트 시장에서 호주 기업은 물론 국제적인 기업들과 교류하며 성장해가는 한인 기업이 있다. 플랜트 건설 및 유지보수 전문기업인 NWEC(New World Engineering Construction)다.

    NWEC는 셸, 칼텍스, BP, 모빌 등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과 트랜스필드, 다우너, 존 홀랜드, 케노스, 오리카 등 대표적인 호주 기업과 20년 넘게 거래해왔다. 정부 기업인 도로공사(RTA) 철도공사 등도 주요 고객이다. 한국 고려아연 현지법인(SMC)의 플랜트 건설도 맡았다.

    자원의 나라 호주에서 플랜트 건설은 필수적이다. 자원을 추출하고 정제하고, 추출된 자원을 에너지로 전환하거나 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처리하는 이 모든 과정에 플랜트 건설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그만큼 유망한 ‘블루 오션’ 분야다.

    시드니 서부지역 예노라에 위치한 NWEC 사무실에서 이재종(53) 사장을 만났다. 그는 주 5일 근무가 오래전에 정착된 호주에서 아직도 주 6일 근무를 자청하는 ‘워커홀릭’이다. 100여 명의 직원 중에서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한다.

    성실함이 고속 성장 비결



    호주 플랜트 건설사 NWEC 이재종 사장
    ▼ 빠른 성장을 이룬 비결은 무엇인가.

    “처음엔 말 그대로 철공소 수준이었다. 전문적인 기술력은 고사하고 플랜트에 대한 개념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제품 수주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시간까지 이유 불문하고 납품하는 성실함이 빠른 성장의 비결이었다.”

    ▼ 호주사회에서 한국이민자로서 기업을 경영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언어 문제와 문화적 차이는 누구나 경험하는 커다란 장벽이다. 특히 기업인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신뢰를 얻기가 무척 어렵다. 이러한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호주인과 호주사회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조급해서는 안 된다. 호주인과 한국인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극복하고, 신뢰를 얻을 때까지 끈기를 갖고 버텨야 한다. 그들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인내심이 큰 도움이 됐다.”

    ▼ 그동안 NWEC가 건설한 대표적인 플랜트는 어떤 것이 있는가.

    “1990년대 말 고려아연의 현지법인인 썬메탈 공사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아연 제련공장과 폐수처리 시설을 설치하는 공사로 제작설치중량이 4000t이나 되는 큰 공사였다. 개인적으로 건강을 해칠 정도로 힘들었지만 오늘날의 NWEC를 있게 한 공사다. 2009년 물이 부족한 시드니에 바닷물을 끌어와서 정수하는 담수처리시설 플랜트가 건설됐는데, 그 공사에 참여한 것도 보람이 컸다.”

    ▼ NWEC의 성장전략은 무엇인가.

    “먼저 NWEC의 시장을 지역적으로 다변화하고자 한다. 호주의 산업은 퀸즐랜드, NSW, 빅토리아로 이어지는 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발달해왔다. NWEC도 주로 이 지역의 사업에 집중해왔는데 앞으로는 퍼스 등 서부 해안지역에 관심을 기울이려 한다. 자원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앞으로 10년간 서호주는 호황을 이룰 것이다. 둘째, 호주의 높은 생산 비용 때문에 생산기지를 국제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등에도 기지 건설을 검토 중이다. 셋째,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 30년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플랜트 사업뿐 아니라 신사업 분야에서도 호주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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