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Leadership in Sports ⑧

토니 라루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감독

정점에서 퇴장 선언한 ‘라루사이즘’ 창시자

  • 하정민│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dew@donga.com

토니 라루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감독

3/4
당시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라루사 감독에게 선수 관리에 대해 전권을 위임했다. 그래서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돌출 행동을 보여 라루사 감독 눈 밖에 나면, 그 선수는 거의 대부분 트레이드 대상이 됐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못지않은 그의 전성기가 다시 도래한 셈이다. 자신의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직후 라루사 감독은 세인트루이스의 10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자신보다 먼저 양대 리그 월드시리즈에서 모두 우승한 고(故) 스파키 앤더슨 감독에게 헌정한다고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세 번째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올해 역시 2006년의 행보와 비슷한 점이 많다. 시즌 초만 해도 야구 전문가들은 세인트루이스를 약체 팀으로 평가했다. 크리스 카펜터와 함께 팀의 주축을 맡았던 에이스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가 팔꿈치에 토미존 서저리 수술을 받고 전력에서 이탈한데다, 다른 팀과 달리 전력 보강도 거의 없었다. 시즌 개막 직전 스포츠전문 케이블 방송 ESPN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세인트루이스의 우승을 점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실제 8월 전까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성적은 리그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여름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7월 말 세인트루이스는 그동안 팀 내 최고 유망주였지만 라루사 감독 및 마크 맥과이어 타격코치와 줄곧 불화를 빚은 외야수 콜비 라스무스를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보내버렸다. 대신 에드윈 잭슨, 옥타비오 도텔, 마크 렙친스키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팀 내 불화 요인이 사라지자 선수단에는 ‘뭐든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피어났다.

시즌 초 부진을 면치 못하던 강타자 알버트 푸홀스도 불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9월 초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대결에서 세인트루이스의 베테랑 투수 크리스 카펜터는 밀워키의 중견수 나이젤 모건과 신경전을 벌였다. 모건의 지나친 세리머니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던 카펜터는 모건을 삼진으로 잡은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모건에게 한마디를 했다. 이에 모건이 발끈했고, 알버트 푸홀스가 카펜터 대신 나서 모건과 충돌했다. 경기가 끝난 후 모건은 자신의 트위터에 푸홀스를 여자 이름(알베르타)으로 부르며 세인트루이스를 ‘포스트시즌에도 나가지 못하는 팀’이라고 조롱했다. 이는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의 승부욕에 불을 붙였다. 세인트루이스는 이어진 애틀랜타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는 것을 시작으로 12승2패를 질주했다. 결국 정규시즌 마지막 날 극적으로 와일드카드를 따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가 가을 야구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둘 거라고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난 팀이 최강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메이저리그 최다승(102승)을 거둔 필라델피아 필리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필라델피아를 순순히 꺾었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밀워키 브루어스도 이겼다.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팀은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텍사스 레인저스였다. 월드시리즈가 시작되기 전 25명의 ESPN 전문가 중 세인트루이스의 우승을 점친 사람은 단 4명뿐이었다. 그만큼 텍사스의 전력은 탄탄했다. 결국 세인트루이스는 텍사스에 2승3패로 밀리기 시작했다. 배수의 진을 치고 맞이한 6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는 경기 직전까지 7-4로 지고 있었다. 월드시리즈 우승컵은 완전히 텍사스의 손으로 넘어간 듯 보였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월드시리즈 패배에 단 하나의 아웃을 남겨둔 상황에서 2번이나 동점을 만들어내면서 6차전을 이겼다. 그 여세를 몰아 7차전도 승리하며 월드시리즈 역사에 남을 대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전력이 약해 우승이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깼다는 점에서 세인트루이스의 이번 우승은 2006년과 대단히 흡사하다.

이번 우승은 또한 라루사의 절묘한 투수 운용이 다시 한 번 빛난 경기이기도 했다. 그는 승부처에서 늘 빠른 투수교체를 단행했고 이는 대부분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라루사 감독은 상대 타자가 느끼는 부담감, 책임감의 크기를 철저하게 계산한 불펜 운영을 했다. 그는 2011년 월드시리즈 7차전 동안 무려 31명의 불펜 투수를 투입했다. 경기당 평균 5명의 불펜 투수를 투입한 셈이다. 그의 존재를 세계 야구계에 다시 한 번 각인시킨 라루사는 월드시리즈 우승 사흘 후인 11월1일 전격적으로 은퇴를 발표했다.

라루사 감독이 주는 교훈

1)조력자를 잘 활용할 줄 알아야 진정한 리더다

라루사 감독의 성공의 절반은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코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데이브 던컨으로부터 나온다. 라루사와 던컨은 1983년부터 28년간 호흡을 맞추며 라루사이즘을 정립했다. 라루사 감독이 거둔 통산 2235승 중 던컨 코치와 함께 이룬 것이 무려 1997승이다. 즉 라루사이즘을 고안한 사람은 라루사지만 이를 실제로 선수들에게 접목한 사람은 바로 던컨 투수코치다.

라루사와 던컨은 1960년대 초 캔자스시티 애슬레틱스 마이너리그 팀에서 만났다. 유격수였던 라루사와 포수였던 던컨은 둘 다 선수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무명의 설움을 알았기에 둘은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메이저리거가 되는 꿈을 꾸며 친하게 지냈다.

3/4
하정민│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dew@donga.com
목록 닫기

토니 라루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감독

댓글 창 닫기

2019/07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