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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지 잘 벌어야 스마트 기업

무조건 기부? 착한 기업은 가라!

  • 문휘창│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cmoon@snu.ac.kr

돈까지 잘 벌어야 스마트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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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김 교수의 ‘이득’은 정서적인 ‘보람’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김 교수의 ‘이득’은 정서적인 만족을 초월해 ‘우수한 연구인력’까지 포함하는 것이며, 이는 교수의 실질적인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수혜자가 되는 학생에게는 본인이 주고자 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주게 됐고 김 교수 본인 역시 생각지도 못했던 이익을 누리게 됐다. 금전적 혜택뿐 아니라 연구조교 발탁이라는 특별한 혜택을 받은 학생은 다른 학생보다 더 열심히 연구하기 때문에 교수와 학생의 상호 간 학문적 성과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

셋째, 김 교수의 장학금 기부는 일회성 활동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된다. 김 교수는 장학금 기부를 통해 훌륭한 연구인력을 얻게 됐고 이를 통해 본인의 주요 업무인 연구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득은 김 교수에게 계속해서 장학금을 기부할 수 있는 일종의 인센티브가 되는데 이로 인해 김 교수의 장학금 기부는 지속성 있는 활동으로 진화하게 된다. 이제 장학금 기부는 김 교수에게 지속적으로 이득이 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많은 학생이 훌륭한 교수의 지도를 받아가면서 학업과 연구를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위에서 예시한 김 교수의 장학금 기부 이야기는 오늘날 사회적 책임 활동을 이행하는 기업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기업은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당신의 기업은 정말 ‘착한 기업’이 되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는가?

보통 남을 도와줄 때 전략적으로 접근한다고 하면 별로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는 전략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은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기 위한 묘수가 아니라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방법이다. 전략이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남을 도와주는 일은 물론 다른 일을 할 때도 전략은 항상 필요하다. 특히 회사를 경영할 때 올바른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음의 사례들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아래 사례들은 모두 실제 사례인데 이 글에서는 기업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내용을 약간 바꿔서 예시했다.

전략을 거부하지 마라



기업 A는 국내 브랜드의 세계적 명품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기존 해외 명품들과 경쟁하기 위해 비슷한 모양의 제품을 만들고 가격도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해 팔고 있다. 특히 이 기업은 브랜드 이름을 이탈리아어로 짓고 이탈리아와 관련된 행사라면 많은 돈을 주면서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브랜드를 이탈리아 관련 행사에 자주 노출해 소비자가 이 브랜드를 이탈리아 브랜드로 인식하게끔 하려는 의도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이 특별히 사회에 이익을 주었다기보다는 이탈리아 관련 행사를 주관한 기관에만 도움을 준다는 의식이 점차 팽배해졌다. 소비자는 이 브랜드가 소비자를 속이려 든다는 인식을 가지게 돼 판매율이 예전 같지 않게 됐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활동의 효과는 물론 기업의 이익도 차츰 줄어들고 있다.

기업 B는 식품업체로 그동안 꽤 성실하게 성장해왔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제품의 재료가격이 상승하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재료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러한 저질 재료를 사용한 제품이 윤리상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망설였지만 기본적인 맛과 식감에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회사의 이익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저질 재료를 쓰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재료가 달라진 것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설령 알려지더라도 벌금만 내면 되기 때문에 알려질 수 있다는 위험부담과 현재의 수익률을 비교할 때 저질 재료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기업도 가끔 사회적 활동을 하고는 있으나 진정으로 사회를 위한다기보다는 생색내기 식으로 하고 있다.

기업 C는 사회적 활동을 잘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 기업은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언론사들이 실시하는 청렴 기업, 이미지가 좋은 기업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한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회사의 경영 상태다. 이 기업은 사회적 활동과 이미지에 집착한 나머지, 정작 회사 경영에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 기업이 가지고 있는 몇 개 제품군 중 하나가 그나마 잘 팔리는 소비재 상품이어서 다행이지만 나머지는 항상 적자다. 기업 내부의 일각에서는 경쟁사가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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