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호

아시아 대기업, 한 우물만 파지 마라

  • 마틴 허트 | 맥킨지 대만사무소 디렉터 유원식 | 맥킨지 서울사무소 부파트너

    입력2012-05-22 09: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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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우물만 파라. 이곳저곳 기웃거리지 말고 한 분야에만 전심전력하라는 이 속담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통용되는 진리다. 하지만 급변하는 세계경제 상황에서, 기업이 묵묵히 한길만 갈 수 있을까?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5월 한국, 중국, 인도의 상위 1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10년간 신사업 진출과 성장에 대해 분석해 발표했다. 그 결과 이들 그룹이 신규 사업 진출로 얻은 성장 규모가 기존의 사업군에서 창출된 성장 규모의 두 배에 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제 ‘한 우물’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산다.<편집자 주>
    아시아 대기업, 한 우물만 파지 마라
    알렉산더 대왕. 끊임없이 영토를 확장해 세계를 제패한 그에겐 비밀 전략이 하나 있었으니, ‘변화의 추구’였다. 그는 자신의 장창 보병부대를 군의 중추로 삼으면서도 한 나라를 정복할 때마다 그 나라의 군대를 자신의 수족으로 편입시켰다. 그리고 이런 자세는 그의 군을 끊임없이 담금질했고 진화시켰다.

    춘추전국시대의 손자병법이 여전히 유효하듯, 알렉산더 대왕의 영토확장 전략 역시 21세기 기업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아시아 지역 20여 개 기업의 최고 전략 책임자를 인터뷰한 결과, 아시아 기업들의 공통 화두는 여전히 ‘어떻게 하면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성공적인 성장궤적을 그려온 기업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자신들이 영위하는 영역과 거리가 먼 새로운 영역으로 끊임없이 진출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영역 끊임없이 진출

    맥킨지가 아시아 지역의 성장을 이끌어온 한국·중국·인도의 매출액 기준 각각 상위 10대 기업군을 대상으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신사업 진출과 성장에 대해 조사해보았다. 아시아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과 성장의 상관관계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삼성과 현대자동차·LG, 인도의 릴라이언스(Reliance),·타타(TATA) 등 두 나라의 10대 대기업이 모두 조사대상이며, 중국의 경우 매출 상위 기업군 대부분이 공기업인데, 중국 공기업의 경우 강력한 정부의 의사결정 및 지원을 통해 신사업이 결정되고, 추진되기 때문에 일반 민영기업과 같은 기준으로 성공과 실패를 판정하고 분석하기에 적절치 않으므로 공기업을 제외한 15개 민영기업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레노보와 하이얼, 푸싱(Fosun) 등 중국 대표 민영기업이 포함됐다.



    이 기간 조사대상 각 기업군은 적어도 평균적으로 3년마다 2개의 대규모 신사업에 진출했다. 이건 대외적으로 알려진 대규모 신사업의 경우에만 포함된 것이며 알려지지 않은 사례까지 더하면 1년에 한 번 이상꼴로 신사업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국가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기업 토양도 다르지만 이런 신사업 진출 노력의 결과는 동일했다. 이들 30개 기업군의 2000년 매출을 100으로 보았을 때, 2011년 매출은 270에 달했다. 3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 가운데 신규 사업 진출로 얻은 성장 규모가 기존의 사업군에서 창출된 성장 규모의 두 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신사업 진출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업들의 기업 성장률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신규 사업 확장이 기업의 신성장동력을 만드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여기에서 눈여겨볼 점이 하나 있다.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이 이른바 ‘스텝 아웃(Step Out)’의 형태를 취할수록 성장에 대한 임팩트가 크다는 것이다. 신사업 진출분야는 기존 사업과의 연관 관계에 따라, ‘인접 영역으로의 신사업 진출(adjacent)’ ‘가치사슬 확장 차원에서의 신사업 진출(value chain expansion)’ 그리고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떨어지는 ‘스텝 아웃 ’의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분석 결과, 놀랍게도 ‘스텝 아웃’ 전략은 성장에 대한 공헌도 측면에서 ‘인접 영역으로의 신사업 진출’이나 ‘가치사슬확장 차원에서의 신사업 진출’에 비해 무려 4배가 높았다. 기존의 사업과 연결된 안전한 지역(safety zone)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뛰어들어 성공할수록 그 과실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는 흥미로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보통 기업들은 투자 부담 및 기타 리스크 부담으로 인해 아예 성격이 다른 신사업 개척에 소극적인 것이 상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이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현실적 길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 선택으로는 혁신적인 발전이 어렵다. 담장을 넘어 새로운 영토로 뛰어드는 것과, 담장을 조금 보수해 영토를 넓혀가는 것의 차이다. 전자가 후자보다 어렵고 위험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글로벌시대 총성 없는 치열한 기업 간 전쟁터에서 지속적인 고성장을 추구하는 기업한테 그다지 권하고 싶은 전략은 못 된다.

    아시아 대기업, 한 우물만 파지 마라
    기존 사업과 무관한 ‘스텝 아웃’ 매출 독보적

    그렇다면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세워야 신사업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 신사업 진출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긴 여행이다. 모든 성공적인 여행이 그렇듯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목적지 (신사업 분야) △목적지까지의 여정 (신사업 추진 방법) △목적지까지 운전을 책임지는 드라이버 (신사업 추진 체계)의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먼저 목적지(신사업 분야). 신사업이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해서, 남들이 다 관심을 갖는 유망한 분야로만 무턱대고 눈을 돌리는 것은 실패를 자초하는 길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대로 무수한 기업이 진출했지만, 아직 시장수요가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충분한 기술과 자금력을 갖지 못한 기업들은 벌써 퇴출 위기를 맞고 있다. 태양광 업체인 유럽의 큐셀(Q-Cell), 솔론(Solon), 미국의 에버그린(Evergreen), 솔린드라(Solyndra) 등은 이미 파산 상태이며 해상풍력 업체인 유럽의 바드(Bard)는 매각 진행 중이다.

    먼저 스텝 아웃 분야라도, 기존 포트폴리오로부터 축적된 2~3개의 역량(특수한 기술 역량, 고객기반, 채널 네트워크, 운영 능력 등) 및 노하우를 활용해 이를 지렛대로 삼을 수 있는 분야로 신사업 영역(Portfolio theme)을 정의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완성자동차 사업(OEM)을 중심으로 자동차 제조(Automotive manufacturing)와 자동차 서비스(Automotive service)가 세 개의 큰 신사업 영역이다. 자동차 제조의 경우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각종 자동차 부품 사업과,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한 철강 관련 산업이 포함되며 자동차 서비스의 경우 현대카드와 캐피털·증권 등의 파이낸스 사업, 현대글로비스 중심의 로지스틱스 사업이 포함된다.

    현대차가 위에 언급한 분야에 진출해 성공할 수 있었던 기저에는 ‘현대차의 강력한 운영 능력’이 있다. 해외의 경쟁 자동차 업체들이 사업의 복잡성을 줄이기 위해 관련 사업을 대부분 아웃소싱할 때, 현대차는 이러한 복잡성을 극복하고 오히려 활용할 수 있는 운영 능력이 있었다. 이를 이용해 현대차는 사업 내용적으로는 상이한 스텝 아웃이나 가치사슬 확장 성격의 신사업으로 진출해 시너지를 창출했고 결국 완성차 사업과 진출 신사업이 같이 성장하는 성공을 거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2011년 매출은 160조 원 정도로 2001년 대비 무려 세배나 뛰어올랐다. 하지만 기존 핵심사업인 완성차 매출이 전체 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80%에서 50% 정도로 줄었다. 완성차 부문에서 품질 경영을 바탕으로 눈부신 성장을 거두었지만, 이보다 더 많은 성장이 신사업의 성공으로부터 나왔다는 얘기다.

    M·A 대신 인수합병한 삼성 SDI

    웅진그룹도 좋은 예라 하겠다. 웅진그룹은 학습지 ‘웅진씽크빅’과 비데나 정수기 같은 가전 제작 판매를 담당하는 ‘웅진코웨이’ 등 성격이 다른 스텝 아웃 사업영역에서 성공적으로 사세를 확장해온 기업이다. 최근에는 또 다른 스텝 아웃으로 진출하기 위해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려 하고 있다. 다른 여러 요소가 있지만 이것을 가능케 한 원동력은 바로 웅진의 거대한 방문판매 네트워크와 이러한 네트워크의 운용능력이다. 신사업 진출 분야를 고민하는 기업들은 “과연 내가 가지고 있는 주요 역량이 무엇이고 그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신사업 분야가 어디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여정(신사업 추진 방법)이다. 한번 목표를 정하면, 공격적이며 신속해야 한다. 적극적인 MA·A(합병, 인수 및 제휴·Merger, Acquisition and alliance) 활동을 펼쳐야 하며, 사업 초기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 결정을 신속하게 실행해야 한다. 2000년대 중반, 소위 ‘그린 에너지’ 분야의 국내 기업은 50개가 채 안됐지만, 현재 200개가 넘는다.

    이렇게 사업 기회가 있다면, 격렬하게 뛰어드는 경쟁자가 많은 아시아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한발 앞서가기 위한 비유기적 성장전략과 과감한 투자는 필수 불가결한 전략이다. 이는 그만큼 경쟁자 또는 신규 진입자가 넘어야 할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아시아 대기업, 한 우물만 파지 마라

    현대차는 기존 보유 역량 및 포트폴리오 테마에 입각해 신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급격하게 팽창한 아시아의 텔레콤 또는 미디어 시장을 예로 들면,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초창기 미세한 투자를 하거나, 유기적 성장에만 의존한 업체들의 경우 1~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시장 추종자(market follower)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거나 이미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미디어와 인터넷 사업에서 확장을 꾀하고 있는 중국의 텐센트(Tencent) 그룹이 대표적이다. 인스턴트 메신저 ‘QQ’로 유명한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인터넷 사업에서의 확장을 목표로 2009년 이래 8건의 인수합병을 통해 온라인 게임 산업, 온라인 상거래, 온라인 여행 서비스 같은 사업에 진출했다. 인터넷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스케일과 각기 다른 분야의 인터넷 사업이 요구하는 특정한 스킬을 인수합병(M·A)을 통해 단기간에 확보한 텐센트는 최근 3년간 130% 매출 성장, 100%의 영업이익 성장을 달성했다.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새로이 떠오르는 신사업 가운데는 여러 분야의 융복합적인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으나, 기존의 플레이어가 없기 때문에 M·A가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에는 ‘전략적 제휴’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정한 분야의 요구 역량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이의 힘을 빌려야 한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진출한 삼성 SDI 의 경우를 보면, 기술 및 제조 등 역량은 있지만, 자동차 부품사업에 대한 일천한 경험으로 인해, 완성차 업체와의 네트워크 및 관계는 부족한 것이 당연하다. 이와 같은 경험기반의 역량을 단기간에 기르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세계 최대의 자동차 부품업체 가운데 하나인 보쉬(Bosch)와 합자회사 ‘SB 리모티브’ 형태로 사업을 추진했던 것이다.

    현재 풍력발전의 대표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인 스페인 가메사(Gamesa)의 경우 풍력사업 진출 초기인 1990년 부족한 육상 풍력 터빈 설계 역량을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as)와의 조인트 벤처(JV)를 통해 성공적으로 획득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빠른 시간 안에 산업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었다. 앞서 예시한 한국·중국·인도 기업군의 신사업 성공 사례 가운데 74%가 비유기적 방법(인수, 합병, JV 및 각종 파트너십)에 의존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시아 대기업, 한 우물만 파지 마라

    신사업이 기존 사업과 멀어질수록 성공 확률은 떨어지지만, 성공시 매출 효과는 훨씬 크다.

    삼각 구도 빛나는 두산그룹

    아시아 대기업, 한 우물만 파지 마라

    신사업이 기존 사업과 멀어질수록 성공 확률은 떨어지지만 성공 시 효과는 훨씬 크다.

    마지막으로 드라이버(신사업 추진체계)다. 신사업 전략을 효과적으로 펼치기 위해서 맥킨지는 이른바 ‘델타 포메이션(Delta Formation·삼각 구도)의 구축’을 조언한다.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신사업 진출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최고경영자 지휘하에, 지주사와 자회사가 사업 내용에 따라 누가 추진 주체가 되고 누가 지원 역할을 할지 분명히 정하고 철저히 책임을 분담하는 이른바 삼각편대 구조다. 수많은 내외부 관계자의 복잡한 이해관계 및 시장여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신속성이 생명인 신사업 추진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추진체계다.

    일련의 대규모 국내외 M·A를 통해 신사업 진출에 성공, 매년 두 자릿수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해온 두산그룹의 경우 이러한 델타 포메이션이 아주 잘 갖추어진 경우에 속한다. △최고경영층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지주사 전략팀이 그룹 포트폴리오 전략과 사업적인 관점에서 그룹의 강점과 DNA에 기반을 둔 신사업 영역을 검토하며, △지주사 재무팀은 기업 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재무적인 관점에서 신사업 후보군을 검토하고 인수 대상 물건을 검색한다. 두 팀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신사업 영역에 대해 상시적인 토의와 협의를 하고, 어느 정도 검토가 이루어지면, 최고경영진이 명확한 방향성을 결정한다. 이후 실행을 담당하는 지주사 재무팀이 구체적인 M·A, 인수합병 후 통합관리(PMI)를 추진하며, 이 과정에서 관련 비즈니스 전문성 및 자원을 가진 자회사들이 도움을 제공한다.

    아시아 대기업, 한 우물만 파지 마라
    마틴허트

    1991년 서던 캘리포니아대 마샬경영대학 MBA 졸업

    1993년 독일 카를루스에 공대 컴퓨터사이언스, 산업공학 석사

    현 맥킨지 대만 오피스 디렉터 겸 아시아 태평양 전략 프랙티스 리더


    신사업 성공률이 높은 국내 그룹사의 경우, ‘스텝 아웃 형태’의 대규모 신사업을 추진할 때 특정 계열사가 아닌 그룹·지주사 차원에서 아예 사업부를 새로 설립하거나 직접 신사업을 추진하며, ‘인접 영역이나 가치사슬 확장 성격의 신사업 진출’은 관련 계열사가 추진한다는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단기 성과가 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는 스텝 아웃 형태의 신사업을, 현재 사업을 책임진 계열사가 추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아시아 대기업, 한 우물만 파지 마라
    유원식

    1970년 서울 출생

    1996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2004년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졸업

    전 SBS 기자, 세계은행 컨설턴트

    현 맥킨지 서울 오피스 부파트너 겸 아시아 태평양 전사전략 부문 리더


    하지만 신사업을 고려하거나 추진하는 많은 기업의 경우, 같은 사업영역을 지주사와 계열사가 중복적으로 추진하거나,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지주사가 재무나 그룹 전략이 아닌 ‘사업내용 차원’에서 강력한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등 ‘누가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 복잡해질 때가 많다. 이는 신속하고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이 생명인 신사업에는 치명적이다. 이럴 경우 최고경영층이 직접 나서서, 교통정리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기업들은 스스로 신사업 추진의 중심을 잡아주는 이러한 체계가 얼마나 확고하고 명확하게 구축해 있는지 돌아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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