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호

“신당 창당 없이 독자 출마해 대선 본선까지 완주”

핵심 측근이 전하는 안철수 대권 플랜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입력2012-05-22 1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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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권 후보 단일화보다는 끝까지 완주에 무게
    • “과거로 돌아가기 힘들어”
    • “기성 정치와 전혀 다른 제3의 길”
    “신당 창당 없이 독자 출마해 대선 본선까지 완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깜짝 등장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올랐다. 지금도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다.

    여야 대선 주자들이 속속 12·19 대통령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지만 그는 대선 도전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정치권과 국민은 그가 대선에 나설지를 궁금해한다. 만약 나선다면 어떤 방식이 될지도 관심사다. 안철수의 선택에 따라 대선 구도가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게 우리의 정치 현실이다. 먼저 출마 여부다. 안 원장의 발언을 살펴보면 대권 경쟁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4·11 총선을 앞두고 강연정치에 나설 때부터 살펴 보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이 자리에서 계속 긴장감을 줘 양당이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게 하는 것이다. 제가 만약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만 쓰일 수 있으면 그게 설령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3월 27일 서울대 강연) “(총선 후보 판단 기준은) 미래가치에 부합하는 사람인가 아닌가가 가장 중요하다.”(4월 3일 전남대 강연) “(대선 출마는)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니고 저에게 주어진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4월 4일 경북대 강연) 일부 정치인과 언론은 대선이 불과 7개월가량 남은 시점에도 안원장이 선문답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유부단하다거나 예의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그럼에도 안 원장은 침묵을 지킨다. 여전히 상황을 지켜보는 것 같다. 대선 출마 여부를 재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떤 식으로 참여할지를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여야 잠룡들이 서서히 수면으로 모습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자신까지 서둘러 선언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인 것이다.

    “대권 도전 외에 다른 진로 없어”

    안 원장 측 관계자는 “대선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은 보기 나름이다. 그동안 열심히 뛴 주자들은 지금쯤 (대선 도전) 선언을 해야겠지만 우리는 굳이 시간에 쫓길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안 원장이 지금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겠느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안철수연구소(안랩)에서 백신 개발에 몰두하는 시절로 되돌아가기는 어렵다는 데 고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개입한 이후 사실상 정치에 발을 담갔으니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만일 대선을 피해 가더라도 지방선거 등 각종 정치 이벤트가 벌어질 때마다 ‘안철수’ 이름 석 자가 거론될 것이므로 기왕이면 이번에 승부를 걸자는 분위기가 안철수 진영 내부에서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안 원장이 대권에 도전하는 길 외에 다른 진로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측근은 “대권 도전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되는 것이라고 한 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안 원장에겐 사회적 역할과 역사적 소명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에게 호의적인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사실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이 조금 어렵다. (대선 출마 이외의) 정치를 할 가능성을 물으면 ‘정치’의 범위가 어떤 걸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 (제도권 정치가 아니라) 사회 현안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는 것도 정치라면 정치 아닌가. 다만 안 원장이 앞으로도 서울대 교수를 계속할지를 물으면 그 가능성은 10%도 안 된다고 보면 된다.”(황 교수) 여의도 정가에선 안 원장의 대권 도전 쪽에 무게를 둔다.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박근혜 위원장을 줄곧 앞서왔고 지금도 20% 중반대 이상의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 원장이 정치와 거리를 두려고 해도 주변에서 그냥 놔두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 마케팅’은 총선에서 끝난 게 아니다. 대선 국면에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권 행보에 나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공동정부론’을 매개로 4·11 총선 후 처음으로 안 원장에게 대선 공조를 제안했다. 문 고문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선) 안 원장과의 단일화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후보가 되고 정권을 장악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연합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처럼 두 사람이 각각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맡아 공동으로 국정을 이끌자는 구상으로 분석된다. ‘M·A(문재인과 안철수)’ 연합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문 고문은 야권의 다른 대선 주자들이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자 ‘원론적인 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대선 정국에서 안철수 변수가 언제든 돌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철수, 본인 지지율에 촉각

    여러 정황상 안 원장의 대권 의지는 확고한 것 같다. 출마 여부를 놓고 좌고우면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정국의 추이를 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 원장은 4·11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서 대세론을 구가하는 박근혜 위원장의 행보에 바짝 신경을 기울이면서 대선 주자 지지율 변동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현재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안 원장 선호도는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다. 안 원장으로선 반전 카드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일부 정치인들이 그를 대선 판으로 끌어들이려고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4·11 총선에서 낙천하거나 낙선한 야당 정치인들이 안 원장 진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재기를 모색하기 위해 접촉 통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한다. 정가에선 여러 사람의 이름이 나돌고 있다. 최근 통합진보당 내분 사태에 따라 기존 야권 주자들끼리 후보단일화가 이뤄져도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안 원장을 대안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안 원장의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는 경우 구체적인 로드맵은 무엇일까. 언제, 어떤 식으로 대권행보를 시작할까. 안 원장 측 핵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로드맵이 없다”고 했다. 6월 대권 도전 선언설, 포럼 형식을 통한 대선 캠프 조직화, 야권 대선후보 경선 참여설, 안철수팀 구성설 등 여러 시나리오가 언론에 나오고 있지만 모두 추측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이야기는 안 원장 측의 마스터플랜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설령) 로드맵이라는 것이 있다고 해도 우리가 갖고 있으면 되는 거지, 공개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 박근혜 로드맵을 다 알고 있는 건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정가에선 안 원장이 이르면 6월 중 대선 출마를 포함한 정치참여 선언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월 중 ‘안철수 기부재단’이 공식 출범할 계획이고 이 시점에 에세이집을 낼 것이란 말도 있다. 안 원장이 서울대 2학기 강의 개설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학기 강의가 끝나는 6월 이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돈다. 여기다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6월 9일 열리는 점도 안 원장의 6월 발표설의 근거가 됐다. 특히 안 원장이 사재를 출연해 만든 기부재단 출범이 대권 행보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안 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재단 설립을 주도한 강인철 변호사는 “안 원장의 대선 출마와 재단 출범은 서로 연결할 부분이 없다”며 “재단은 박영숙 이사장이 맡아 하고 있어 정치 스케줄과 전혀 별개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단 이사들은 실무자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해석할 부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영숙 이사장은 ‘여성계의 대모’로 불리지만 1980년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평화민주당의 부총재와 총재권한대행을 지내기도 했다. 그런 만큼 현재의 야권에 광범위한 인맥이 있다는 점에서 안 원장의 대권 가도에 힘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없지 않다.

    공동정부론에 부정적

    안 원장이 대권 도전을 선언하는 경우 정가에선 대체로 결국은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이 열리고 안 원장이 여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안 원장이 정치권에 등장할 때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야권 후보 단일화에 동참했고 그 결과 박원순 후보를 지원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안철수의 정치적 기반이 젊은 층과 중도 진보 성향으로 야권과 겹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안철수 대권 도전=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 참여’라는 등식은 문재인의 공동정부 제안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더 굳어졌다.

    그러나 그의 핵심 측근은 이런 고정관념과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이 측근은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하게 된다면 기성 정치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다. 여야를 넘어 대선까지 ‘제3의 길’로 가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독자 출마해 대선 본선까지 완주할 수 있다”고도 했다. 안 원장 측이 야권 후보 단일화보다는 대선 본선까지 끝까지 완주해 국민의 선택을 받아보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성정치와 전혀 다른’이라는 말과 관련해 이 측근은 “안 원장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다면 신당을 창당하지 않고 선거운동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이 ‘탈(脫)이념’을 표방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선상이라는 것이다. 안 원장은 보수와 진보 세력 모두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대신 ‘소통’과 ‘융합’을 중시한다고 한다. 이런 차원에서 그의 측근은 나 홀로 대선 행보, 즉 제3의 후보 길을 택할 수도 있음을 암시한 셈이다. 문재인 고문이 ‘공동정부론’을 펼쳤을 때 안 원장 측의 반응에 언론의 눈길이 모였다. 안 원장 측은 “따로 할 말이 없다”는 코멘트만 언론에 내놓았다. 취재 결과 안 원장 측은 내심으로는 문 고문의 공동정부론에 상당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 원장의 측근인 강인철 변호사는 기자에게 “(문 고문) 본인의 생각일 뿐”이라며 “정치인이 하나의 시나리오로서 검토해볼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우리와 교감이 있거나 논의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강 변호사는 “이전에도 여러 사람이 정치연대를 제안한 적이 있지 않으냐, 천정배 의원도 그랬고, 그중의 하나로 보는 것이지, (문 고문의 제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판단해본 적도 없다”며 문 고문의 제안을 과거 천 의원의 제안과 동급에 두기도 했다. 사실 안 원장 측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진보 진영뿐만이 아니다. 박근혜 위원장은 2월 21일 “안 원장과 함께할 수 있으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문 고문의 ‘공동정부론’이 나왔을 때 친박계인 이한구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 우릴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김을 빼기도 했다.

    천정배나 문재인이나…

    “신당 창당 없이 독자 출마해 대선 본선까지 완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이에 대해 강인철 변호사는 “새누리당이나 문재인 고문, 천정배 의원 등이 (대선의) 독립변수가 돼 있는 안 원장을 끌어안고 싶은데, 너무 거리를 두면 안 되니까 자기편으로 끌어당기려는 시도에 불과한 것 아니냐”며 평가절하했다. 황상민 교수는 문 고문이 공동정부론을 편 데 대해 문 고문의 정치적 미숙함과 경륜 부족을 지적했다.

    “문 고문 입장에서 보면 (안 원장과의 연대가) 가장 뜰 수 있는 카드인데, 너무 성급하게 이야기했다. 문 고문이 ‘권력(장악)을 위해서 뭉치자’ 이런 신호를 준 것이기 때문에 만일 안 원장이 ‘예스’ 해 버리면 단지 권력을 위해서 뭉치는 것이 된다. 안 원장은 절대 그렇게 못한다. 문 고문이 안 원장의 위치를 잠시 착각한 것 같다. 본인이야 이미 정치에 들어갔으니 ‘공동정부’ 이야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안 원장은 아니다. 아직 정치참여 선언도 안 한 상태다. 스스로를 정치인으로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공동정부 만들자고 하니 너무 나간 것이다. 공동정부라면 권력을 공유하고 자리를 나눠줘야 하는데 안 원장은 그런 그림을 그릴 상황이 아니다.” 안 원장 측근들의 말을 종합하면 안철수의 대권 플랜은 ‘대선에 가급적 도전한다. 그러나 기존 정치와 다른 독자 출마의 길을 가겠다’로 요약된다. 대선은 자금과 조직력의 싸움이다. 특히 조직은 단기간에 만들기 어렵다. 안 원장처럼 대중성만 있고 조직이 취약한 상태에선 이 부분이 치명적 약점이 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탈이념과 무당파를 기본으로 권력을 잡는다는 생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정치사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나라 정치제도가 이런 실험을 할 만큼 허술하지 않다”고 안 원장에게 일침을 가했다.

    “신당 창당 없이 독자 출마해 대선 본선까지 완주”

    4월 3일 전남대 대강당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강연하고 있다.

    실제로 안 원장이 지향하는 제3의 길이 현실과 동떨어진 순진한 발상이란 지적이 많다. 독자행보를 하더라도 지금쯤 인적 네트워크가 구성돼 있어야 하는데 아직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론 다양한 인맥이 있고 각계 전문가로부터 대권 수업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제대로 된 선수들이 얼마나 포진해 있는지는 미지수다. 안 원장의 조언 그룹은 그의 정치적 행보만큼이나 베일에 가려져 있다. 청춘콘서트 등 그간의 사회 활동을 통해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현재까지 공개된 안철수의 사람들이다. 강인철 변호사, 박영숙 이사장,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 안동신세계클리닉 원장, 문정인·김호기 연세대 교수,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이 그들이다. 정치권에선 안 원장의 정치 참여 필요성을 강조해온 김효석 민주통합당 의원, 안 원장이 4·11 총선에서 공개 지지한 송호창·인재근 당선자가 꼽힌다. 안 원장 덕에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 시장도 원군일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 인물만으로 대권 가도를 달리기에는 무게감이 여전히 부족하다.

    “부친과는 정치 이야기 잘 안 해”

    이런 취약성 때문에 안 원장이 독자 출마 행보를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 야권 단일후보 경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최근 안 원장 진영을 당혹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부산에서 의원을 운영 중이던 안 원장의 아버지 안영모 옹이 ‘국제신문’ 인터뷰에서 야권 후보 경선에는 아들이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강인철 변호사는 기자에게 “부친의 생각일 뿐”이라며 “내가 알기론 안 원장이 부친과 정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더구나 국제신문 기사 내용이 정확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만일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참패했다면 당장 ‘안철수 대안론’이 나왔을 것이다. 이 경우 야권의 대선 주자 가운데 어느 누구도 안 원장을 영입하는 데 반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반대로 새누리당이 참패했을 경우에도 안 원장의 주가가 크게 뛸 수 있었다. 박근혜 위원장에 반대하는 비박(非朴) 진영은 안 원장을 끌어들여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고 목소리를 높였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가까스로 과반 의석을 차지했지만 야당의 참패라는 평가를 내리기에도 어정쩡한 결과가 나왔다. 여야를 막론하고 ‘안철수 없이도 대선을 치를 수 있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총선 후 문재인 고문이나 친박계 일부에서 안 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실제로는 경선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로 쓰겠다는 정도일 것이다.

    측근들의 전언처럼 안 원장이 독자 출마 및 대선 완주를 감행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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