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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 담당·송화선 기자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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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김부식과 일연은 왜 _ 한겨레출판, 295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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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전서사를 전공한 문학 연구자다. 역사에는 문외한인 셈이다. 하지만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고대사 전공자들에게 경전과도 같은 역사고전이다. 그런 역사서를 ‘자유롭게’ 엮어 읽는 작업은 역사학계에서 자못 불경스러운 일로 여겨질 수 있겠다. 실제로 그런 경험이 있었다. 몇 년 전, 사학계의 유수한 학회가 공동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삼국사기, 열전’을 발표한 적이 있다. 그때의 그 싸늘한 반응, 그리고 발표문을 다듬어 투고한 논문에 대한 게재불가 판정. 역사와 서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게 이유였다.

역사와 서사, 그건 사실과 허구의 관계로 이해되곤 한다. 그런데 사실의 기록인 역사를 허구적 서사의 관점에서 읽으려 했으니, 심사 결과가 당연할 법도 하다. 전근대 한자문화권에서 역사가들은 거사직필(擧事直筆), 곧 사실에 근거해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태도를 금과옥조로 여겼다. 허무맹랑한 서사적 허구가 비집고 들어올 여지를 두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오늘날의 연구자도 그걸 굳게 믿고 있다. 역사를 잘 모르는 내가 봐도 김부식과 일연은 없는 사실을 멋대로 꾸며내 기록하지 않았다. 보고 들은 사실을 근거로 해 삼국의 역사를 썼던 게 분명하다. 하지만 자신이 견문한 사실을 모두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도 분명하다. 방대한 사실을 빠짐없이 수습하기란 애당초 불가능하다. 대신 사실을 선별하고 선택된 사실을 역사적 시간 위에 정연하게 배치하는 방식으로 삼국의 역사를 재구성했던 것이다.

선별과 배치는 역사가에게 주어진 특권이다. 그걸 역사관이라 한다. 1000년 넘게 지속된 삼국시대의 면모를 거의 알 수 없는 현재로선 김부식과 일연이 무얼 빠뜨렸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하지만 불교국가였던 삼국의 역사를 기술하면서 불교와 관련된 사건과 인물을 누락한 역사서를 온전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삼국사기’에는 그 유명한 원효나 의상 같은 고승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연 또한 다르지 않다. 그는 ‘삼국유사’에 최치원과 같은 인물을 거두지 않았다. 자신의 의도에 부합하는 사실과 인물만으로 역사를 재구성했고, 나머지는 철저하게 배제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는 역사가와 그가 살던 시대가 공모해 만든 ‘거대한 허구’나 다름없다. 나는 그들이 기록한 역사를 꼼꼼하게 읽으며 그 점을 밝혀내고 싶었다. 김부식은 문벌귀족의 정점에 서서 유가적 정치이념을 역설하려 한 고려 중기의 대표자이고, 일연은 불교계의 정점에 서서 불교적 정치이념을 역설하려던 고려 후기의 대표자라는 데 유의하면서.

하지만 그들은 대척적 위치에만 있지 않았다. 여성을 바라보는 자리에서는 한뜻을 드러내기도 했으니, 그들 모두는 남성이었던 것이다. 이런 다름과 같음이야말로 이들을 견주며 읽어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 굳이 비슷한 내용의 여성 일화 일곱 장면을 뽑아 엮어 읽은 까닭이다.

정출헌│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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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 _ 서경식 지음, 형진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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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존재, 그것이 재일조선인이다.”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지금껏 일본에 살아온 재일조선인 2세,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 국적과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어를 ‘모어’로 사용하면서 모든 것을 ‘일본어로 생각하고, 일본어로 표현한다.’ 모국어와 모어가 다른 삶은 스스로를 ‘언어의 벽에 갇힌 수인(囚人)’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고통스럽다. 도쿄 게이자이대 교수로 지난 20년간 ‘인권과 마이너리티’를 강의해온 그는 이러한 자신의 체험에 바탕을 두고 일제강점기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분석하며 ‘인권과 마이너리티’ 문제를 조망한다. 재일조선인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차별 없는 사회로 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반비, 272쪽, 1만4000원

우리는 왜 비벼먹고 쌈 싸먹고 말아먹는가 _ 동아일보사 한식문화연구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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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발간된 영문판 한식 책 ‘Korean Food, the Originality · The Impression’의 우리말 정본. 한국 음식문화의 아름다움과 가치에 대해 설명한다. 대표 집필자인 한국문화연구가 한경심에 따르면 우리 조상은 음식을 단순한 먹을거리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 안에 우주의 기운과 철학을 담으려 했다. 비빔밥의 경우 다양한 재료에 고추장이나 간장을 더해 각각의 본래 맛과 새로운 맛이 조화를 이루도록 조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류가 비주류를 종속시키는 대신 크든 작든 서로 소통하며 하나로 어우러지는 ‘회통(會通)’의 가치가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궁중음식연구가 한복려, 반가요리연구가 김숙년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만든 우리 음식 조리법을 함께 담았다. 부제는 ‘한식의 철학, 회통의 정신부터 맛내기 비법까지’다. 동아일보사, 359쪽, 1만9000원

최후의 일구 _ 시마다 소지 지음, 현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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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셜록 홈스가 있다면 일본에는 미타라이 기요시가 있다. IQ 300, 취미는 점성술. 지구상의 거의 모든 언어를 구사하며, 재즈와 클래식음악 듣기를 즐기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커피는 마시지 않는 이 사나이의 직업은 탐정. 그를 주인공으로 한 추리소설이 일본에서 잇따라 출간되면서 ‘미타라이 탐정 시리즈’ 열풍을 일으켰다. 이번 작품에서 미타라이가 맡은 사건은 한 대부업체 빌딩 옥상에서 발생한 의문의 화재. 명탐정이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서민의 삶을 파괴하는 악덕 대부업체의 횡포가 드러나고, 천재 야구 선수와 2류 투수의 남다른 우정, 그리고 이들의 엇갈린 운명도 공개된다. 승부조작 등 야구계의 어두운 뒷이야기도 읽는 재미를 준다. 일본에서 ‘피가 통하는 미스터리’라는 평을 들었다. 블루엘리펀트, 280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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