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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진단

‘이지송식 개혁’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다!

통합 3년 만에 경영 정상화 LH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이지송식 개혁’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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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LH의 사업물량은 총 414개 지구 594㎢, 425조 원 규모로 국내 전체 공공개발사업의 50%를 담당하고 있었다. 2010년 6월 말 기준 부채는 117조 원으로 이 중 이자를 부담하는 금융부채는 84조 원이었다. 하루 이자만 99억 원에 달했다. 민간기업이었다면 연명하기조차 어려운 수준이었다. 사업 조정 없이 기존 모든 사업을 추진할 경우 2018년이면 부채가 325조 원까지 급증해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할 상황이었다. 불요불급한 사업지구를 제외하고 전반적인 조정이 불가피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LH의 사업조정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한 추진이 필요하다며 사업조정으로 인한 정책 신뢰도 저하와 집단민원의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심각한 재무구조 개선과 과도한 사업이 불러일으킬 국민 경제적 피해를 막기 위해선 전면적 사업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역설했다. 통합 전 무분별하게 벌여놓은 사업을 정리해야 LH가 살 수 있고, LH가 살아야 국가 경제를 살리며 국민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이 사장은 심지어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 사업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국가 경제나 후손에 큰 죄를 짓는 일”이라고까지 했다.

자금조달 위기 겪기도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LH는 자금조달의 한계상황에 봉착했다. 2010년 7월에는 경기도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지급유예) 선언이 있었고, 언론의 LH 재무상황 악화 보도가 이어지면서 자금조달용 채권 발행이 사실상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10년 8월 16일 LH 노사는 공동으로 비상경영을 선포했고 12월 29일에는 미착수된 신규사업 138개 지구 196㎢, 143조 원의 사업에 대한 조정계획을 포함한 조직·인사·사업관리 등 경영 전반에 걸쳐 경영쇄신을 하는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발표됐다.

경영 정상화 방안에는 LH 전 직원 임금 10% 반납, 인력감축, 고유 목적 외 사업 모두 정리, 원가 절감, 사업시스템 개선 등 강도 높은 자구 노력 방안이 담겼다. 138개 지구 신규사업에 대한 사업조정도 흔들림 없이 추진키로 했다. 사업조정은 실제 LH의 사업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LH는 신규사업 축소를 통해 70조 원 규모의 사업비를 줄이고 40조 원 내외의 사업비 투자를 차례로 미뤄나감으로써 총 110조 원 정도의 사업조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2014년부터는 사업수지가 흑자로 전환되고, 2016년부터는 금융부채가 감소세로 전환돼 안정적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LH의 판단이다. 사업조정은 현재 극소수의 지구를 제외하고 대부분 마무리됐고, 금융부채비율은 이미 지난해부터 줄어들고 있다.

이 사장은 현장에서 단련된 CEO답게 사업이 취소된 지구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이해를 구했고, 일부 지구는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업 재개가 결정된 곳도 있다. 이 사장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원들에게 “사업조정에 있어 모든 이해당사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원칙과 기준이 흔들려서는 큰일을 만들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의 선 재무, 후 사업에 기반을 둔 사업조정 선언은 기존 공기업 개발사업 패러다임을 철저히 경제적 관점으로 변화시키는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정부는 임대주택건설, 산업단지 조성 등 핵심 공익사업에 대해선 LH에 손실보전을 해 주기로 했다.

조직 물갈이 활력 불어넣어

부채절감 노력은 판매 총력전으로 이어졌다. LH는 2010년 8월 비상경영에 돌입한 이후 전사적인 판매촉진활동을 벌여왔다. 공기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가두 캠페인, 투자설명회 개최, 신규 수요 발굴 등 다양한 판촉활동을 벌여나갔다. 전 직원의 판매요원화, 다양한 판매촉진 전략이 차츰 효과를 발휘하면서 지방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돼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 고유목적 외 사업은 전부 정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인천 논현 집단에너지사업을 1883억 원에 매각하는 한편, 비축형 임대사업도 폐지했다.

인사와 조직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있었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만들어진 7단계의 인사검증시스템을 통해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1, 2급 직원 75%를 물갈이하고 304개 직위에 젊고 유능한 하위 직급자를 대거 발탁해 보직을 부여했다. 유사기능을 가진 부서는 통폐합됐다. 모든 조직은 현장 중심의 자기완결 구조로 바뀌었다. 2010년 초 본사 인원의 25%인 500여 명을 사업현장에 배치한데 이어 2011년 초에는 현장사업단을 확대해 LH 전체 인력의 57%인 3750명이 고객을 마주 대하는 곳으로 전진 배치됐다.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고 현장의 생산성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현장인력이 늘어나다보니 보상에서 개발, 공급, 사후관리까지 모든 일이 현장에서 일괄적으로 처리되는 구조가 됐다.

이런 노력의 덕분일까. 경영실적은 크게 호전됐고 금융부채 증가세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1년 말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5조3000억 원, 영업이익은 1조3000억 원,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55% 증가한 7905억 원을 실현했다. 판매는 40% 성장한 22조4000억 원에 달했고 올해는 25조 1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LH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금융부채는 2010년 10월 경영 정상화 방안 발표 당시의 예측치보다 10조 원 감소한 97조7000억 원에 그쳤다. 전년보다 7조 원밖에 증가하지 않은 것이다. 부채비율은 전년도의 559%에서 468%로 줄었다. 지난 상반기 결산에서는 부채비율이 455%로 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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