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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組閣)만 잘하면 농사 끝! 공직후보 흠결 先공개 고려”

박근혜 비서실과 인수위 속사정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조각(組閣)만 잘하면 농사 끝! 공직후보 흠결 先공개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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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당선인 비서실 내) 검증팀이 확정되지 않았다. 경찰, 국가정보원 등 부처에서 지원인력이 오는지, 검증팀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도 미정이다. 다만 원칙적으로 말하면, 당선인이 염두에 두는 후보자 리스트를 검증팀에 먼저 주면 검증팀이 결격사유가 있는지를 검증한 뒤 검증결과 요지를 당선인에게 보고하는 방식이 될 것 같다. 후보자 본인의 동의 후 각 부처에서 이들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아 검증팀이 ‘위장전입’ ‘다운계약’ ‘세금미납’과 같은 것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결격사유를 완벽하게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쪽방촌 투기의혹’ ‘논문 표절’처럼 서류엔 안 나오는 것도 부지기수다. 이런 것은 현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논문을 일일이 읽어봐야 알 수 있다.

조각에서 보안은 훨씬 중시될 것이므로 검증에 참여하는 인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인수위 업무에 참여하고 있는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당선인 측이 하루 대여섯 명의 후보자를 검증하기도 빠듯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검증이 어렵고 더디게 진행되며 하자(瑕疵)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총리와 15명이 넘는 장관의 최소 3배수 후보를 검증해야 하고 그 결과를 국회에 청문회 준비기간(15일 이내)과 청문회 기간(3일 이내)까지 줘야 한다. 또한 총리를 먼저 임명한 뒤 총리 제청으로 장관을 임명해야 한다. 2월 25일 취임식 전 총리-장관 인선을 마치려면 시일이 매우 촉박하다.

당선인 측의 다른 관계자는 “자체 검증 결과를 먼저 공개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일부 선진국에선 이렇게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선인 측과 인수위 내부의 이런 아이디어가 실현된다면 새로운 인사검증문화가 된다. 이 관계자의 이어지는 설명이다.

지금까진 야당이나 언론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같은 것을 찾아내 폭로하면 당사자가 마지못해 해명하는 방식이었다. 이로 인해 인사검증이 정쟁(政爭)의 대상이 됐다. 또 똑같은 사안을 인사권자, 야당, 언론이 이중삼중으로 조사하는 것이니 국가적으로 큰 낭비다. 이보다는 인사권자 측이 ‘후보자에게 자녀 교육 목적의 위장전입이 있음’을 먼저 밝히고 용인할 만한 수준인지를 여론에 묻는 방식이 낫다고 본다. 여론이 ‘도저히 안되겠다’고 하면 다른 후보자를 찾으면 된다. 대신 ‘왜 이런 사람을 후보자로 올렸는가’라고 당선인을 비난해선 안 된다. 공직후보자에 오를 만한 세대 가운데 한두 가지 흠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제는 ‘이 정도면 됐다’라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면 선진국처럼 후보자의 능력과 국정철학 중심으로 청문회를 진행할 수 있다. 국민의 공감을 얻는 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떤 인선-검증방법을 동원하든 박근혜 당선인 측의 궁극적 목표는 하나다. 총리-장관들을 가급적 ‘흠집’ 내지 않고 산뜻하게 출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빅 이벤트인 총리 인선과 관련해선 △국정 경험 △대중성 △지역통합 △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인선 기준으로 삼는 분위기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총리 후보자에겐 유일호 비서실장이, 장관 후보자에겐 이정현 정무팀장이 당선인의 발탁 의사를 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靑 파견됐다 찍힌 공무원 보니…

인수위 인선에 이은 조각에서도 ‘통합’ 콘셉트가 강하게 작동할 것이라는 게 당선인 측의 예상이다. 다만 인수위 인선에서 배제된 친박 핵심 인사 중 일부가 조각이나 청와대 인선에선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다음은 이에 대한 당선인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명박 정권의 경우 당선인의 측근들이 대거 인수위로 진출했다. 인수위원과 실무자의 80%가 이들로 채워졌다. 노무현 정권의 인수위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측근들이 으스대는 광경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친박이 가장 소외받았다. 당과 후보 캠프를 놓고 보면 당이 우선이었다. 인수위에 당직자 30여 명이 들어와 있지만 캠프 출신은 많지 않다. 캠프에서 중책을 맡았으나 인수위에 들어오지 못한 한 친박 핵심은 내심 아쉬웠는지 “인수위는 인수위일 뿐이다…”라고 한 뒤 여행을 떠났다. 김무성, 최경환, 권영세, 김종인, 안대희, 이상돈 등 친박과 캠프 핵심들이 인수위 인사 한 방에 허수아비가 됐다. 그러면서도 당선인은 이정현과 유정복을 기용함으로써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했다. 당선인이 쥐었다 폈다 하는 측근 용인술을 보여주고 있다.

통합 콘셉트는 인수위에 파견되는 각 부처 공무원 인선에도 적용됐다. 이명박 정권의 경우 인수위가 직접 파견 공무원을 뽑았다. 당연히 관료 사회에서 ‘누구누구가 인수위(청와대)에 들어가려고 미리 줄 섰다’는 이야기가 만연했다. 이게 정권에도 안 좋았고 파견 공무원 본인에게도 안 좋았다. 정권의 인기가 떨어지자 ‘줄 서서 청와대 들어가더니만 제대로 일도 못하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파견 공무원의 위상이 함께 떨어졌고, 부처로 복귀해도 ‘MB맨’으로 찍혀 영(令)이 잘 안 서는 일이 나타났다. 우리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각 부처가 직접 인수위 파견 공무원들을 추천하도록 했다. 공직 사회의 정치권 줄서기 관행을 차단하고 파견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지역통합을 위해선 총리-장·차관-사정기관장의 지역 안배가 중요하다. 그러나 더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일선 공무원 인사에서 특정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당선인이 지난해 대선 광주 유세에서 학연-지연 인사를 척결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TV에도 나왔다. 특히 장관이 자기 출신 지역 공무원 챙기는 인사는 못 하도록 할 것이다.

MB 보고 양식 바꿔!

인수위의 주요 목표는 세 가지 정도일 것이다. 정부 인수, 대통령 취임식 준비, 공약실현 방법 마련이 그것이다. 박 당선인은 특히 민생 공약 실현에 특히 방점을 찍고 있고, 정부는 업무보고에서 이에 필요한 재원 조달의 어려움 내지 불만을 나타냈다. 이로 인해 정부와 인수위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박근혜 당선인이 정부 보고에 ‘격노했다’ ‘격노하지 않았다’ ‘불쾌해하기는 했다’는 언론 보도, 윤창중 대변인 브리핑, 박선규 대변인 브리핑이 이어졌다.

당선인 측과 인수위 내부에선 ‘점령군 소리 듣지 않는 인수위’ ‘조용한 인수위’ ‘성공한 인수위’가 되고자 인수위 업무를 개혁했는데 이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며 당혹스러워한다. 인수위 관계자는 “당선인의 공약 중 당장 실행할 만한 것을 찾아내 정책으로 구현해야 한다. 정부에 재원조달 방안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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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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