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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농단으로 무능화, 정치화” “엄정 중립으로 정보력 확대”

국가정보원 개혁 논란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인사 농단으로 무능화, 정치화” “엄정 중립으로 정보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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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중병 앓고 있다”

▼ 국정원 직원 인사 논란은 어떻게 보나.

“국정원은 출신지역에 따른 차별과 혜택이 제일 심한 조직 중 하나였다. 김대중 정권 때 특정지역 출신 직원들을 어설프게 내보내 혼쭐이 났다. 나중에 법원에서 뒤집혀서…. 이런 경향이 없어지지 않았다고 본다. 인사권자와 가깝다는 게 인사에 고려됐고 적재적소에 배치가 안 된다는 말도 있었다.”

정치권과 사정기관 일각에선 인사상의 문제가 아마추어리즘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조직 내에 원 원장을 지지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간의 갈등이 빚어졌으며 이런 과정에서 도곡동 숙소 건, 리언 파네타 CIA 국장과의 비밀면담 건이 외부에 알려졌다”는 주장도 있다.

도곡동 숙소 건은 원 원장이 내곡동 관저 대신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입주한 도곡동 I빌딩을 개조해 숙소로 사용했다가 2011년 8월 외부에 알려진 사건이다. 주거시설 무단 변경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국정원은 “원세훈 원장이 내곡동 관저를 수리할 때 도곡동 시설을 임시 거처로 사용했다. 도곡동 시설은 관저가 아니고 안가(안전가옥)”라고 해명했다. 2011년 2월엔 국정원 직원들이 인도네시아 특사 보좌관 숙소에 무단으로 들어가 노트북을 몰래 들여다보다 발각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대선 때 민주통합당은 국정원 담당관의 기관(부처, 공공기관, 국회, 기업, 노동단체, 학교 등 사회 주요 기관) 출입을 철폐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대선 후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도 이 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정원은 활동 공간으론 해외파트와 국내파트로 구분되고 업무 내용으론 정보수집파트와 정보분석파트로 나눠지는 경향이다. 기관 출입이란 주로 국내 정보수집파트 담당관(정보관·IO·Intelligence Officer)의 기관출입을 의미한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대통령직인수위 A씨와의 대화 내용이다.

▼ 기관 출입을 폐지해야 하나.

“이젠 그럴 때가 됐다. 노무현 정권 때도 없애려고 했는데 우선 필요하니까 묵인했다. 정보기관 직원이 자기 신분을 노출시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각 기관에 나갈 이유가 없다.”

▼ 국정원 직원이 기관장 등 주요 인사를 만난 뒤 존안자료 같은 것을 작성하고 이것이 공직 인사 때 참고자료로 쓰일 텐데.

“국정원법이 정한 본연의 업무분야인 대북, 산업, 방첩, 보안, 외사, 공항, 항만 등에만 집중하면 된다. 나아가 이런 분야만 남기고 국내파트 자체를 없애야 한다.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할 여지를 차단하는 길이다. 정치 정보 수집은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하면 되고 비리 수사는 검찰이 하면 된다. 최고권력자들이 국내파트를 통치에 활용한 측면이 있다. 국가 보위는 무한대지만 정권 보위는 무한대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 선진국 중에 정보기관 요원들이 사회 각 기관을 출입하는 나라가 거의 없다.”

전직 국정원 간부 출신인 D씨는 “담당관의 기관 출입과 관련해 국정원 내 인사와 운영상의 문제로 이런 활동 중 일부가 외부에 부정적으로 비치게 자초했고, 이에 따라 지난 대선 때 민주통합당이 담당관 출입제도 폐지를 공약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휴민트 복구 더디다”

국정원은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을 북한의 발표를 접한 뒤에야 알았고 최근엔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제때 감지하지 못했으며 노동당 대표대회 연기, 핵실험 전망 등 북한 관련 정보의 부정확성 때문에 국회로부터 여러 차례 질타를 받았다.

이에 대해 국정원 1급(실장) 간부를 지내고 퇴임한 C씨는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은 진보정권 10년을 거치며 무력화된 대북 정보라인의 복원이 급선무였는데, 그런 문제를 다소 소홀히 한 것 같다”고 했다. B씨는 “우리 국정원의 대북정보가 취약하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방첩능력이 뛰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당선인 캠프에 참여했던 한 전직 국정원 인사는 “국정원은 국내파트와 해외파트가 각각 미국의 FBI와 CIA에 해당할 정도다. 국정원은 국가안보와 방첩, 대공정보를 전담하는 명실상부한 정보조직으로 개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국정원 간부 D씨는 “박근혜 정권에선 ‘낙하산 실세’가 인사를 농단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공정한 인사를 구현하고 정치색을 완전히 배제하는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대북 정보력 논란과 관련해 국정원의 대북 휴민트(Humint, Human Intelligence·인간정보) 망이 붕괴돼 더디게 복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당선인의 한 측근은 “국정원이 북한을 유리알처럼 들여다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TV로 북한 소식을 아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D씨는 “3급 이하 직원들이 수뇌부를 신뢰하면서 신명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신동아’는 국정원 논란에 대한 국정원의 반론을 들어보기로 했다. 국정원은 e메일 답변서에서 “원세훈 원장 재임 기간 중 정치적 중립을 엄중히 지키고 있다. 인사를 공정히 했고 정보역량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다음은 국정원과의 일문일답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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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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